식스핏언더 명장면 중 이것도 있다. 

네이트가 시애틀에서 죽은 사람 시신을 수습하러 시애틀에 가고 

(시애틀엔 그의 악연, 구여친이 있고. 릴리 테일러가 연기한 리사. 구여친 집에 가게 되고) 

네이트가 그러듯이 브렌다도 그들의 관계에서 '갇혔다' 느끼기 시작한 즈음. 


시애틀 도착한 네이트가 브렌다에게 전화했을 때 

욕조에 물을 받고 있던 브렌다는 있지 않은 관심을 가장하면서 말하다가 

....... 지금 물받고 있어. 물 식는다.. 하고 끊는다. 


그리고 목욕을 시작한 그녀는 

턱 밑까지 물에 몸을 담근 채 다른 남자와의 섹스를 꿈꾸기 시작하는데...... 




왜 어째서 명장면일지 이걸로는 알 수 없다시다면 

욕조에 물 받는 그 몇 초만을 반복 (무한 반복) 재생해 드리고 싶다. 

오늘 저녁 계속 생각난 장면. 당신이 피로할 때, 당신이 입 다물고 싶을 때. 입을 열 수 없을 때. 

당신은 목욕해야 한다. 


그래서 목욕을 하려 했으나 못했고 

맥주 마시는 중이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 

맥주로 내면의 목. 욕. 목 to the 욕. 


넷플릭스 <너의 모든 것> 원작 소설 You. 

얼마 전 맥주 마시다가 꼭 그걸 들어야만 할 거 같아져서 오디오북 구매했던 책. 

넷플릭스 시리즈가 원작에 얼마나 충실했나 조금 놀라울만큼 (이거 혹시, 책이 후속이었던 거 아니야?) 

대사만이 아니라 말로 정확히 고정이 안되는 것들까지 거의 완전히 일치한다. 


미국의, 미국 상류층의, 미국 정신 추구자들의, 삶에 대한 

그 염증과 풍자까지도. 


저런 게 나오다니. 

저렇게 건조하게 자기를 보는 책이. 

................. 이러면서 미국이 진정 어떤 면에서 대단하다고 감탄까지 하게 된다. 

식스핏언더에게도 보내야 할 경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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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9-09-12 0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뭐지, 에쿠니 가오리의 냉정과 열정사이에 여주인공이 그렇게 목욕을 자주 하더라고요. 그 책 생각나네요.

몰리 2019-09-12 07:36   좋아요 0 | URL
지쳤을 때 힘주는 확실한 걸로 목욕만한 게 없는데도
그게 또.... 오히려 확실한 걸 알기 때문인가, 미루고 안 하고 싶어지고
숙취 고통을 확실히 알면서도 꼭 음주를 선택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