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중독자는 

다 못 들은 강의가 줄을 잇고 있지만 

또 강의 구입했다. 강의 시작 중독자. 

1강에 열광한다. (열광이 시든다). 다른 1강을 찾는다. 

(....) 분명 어떤 강좌든 제1강이 가장 흥미롭게 들리고 

기대에 차게 하긴 한다. 이어질수록 지쳐 간다. 


제이 가필드는 스미스 대학 철학과 재직한다고. 

서양 철학은 "서양" 철학으로 부르라. 서양 철학만 철학이냐? : 이런 주장으로 

크게 논란을 자극한 바 있다고 한다. 불교, 힌두교, 동양 전통에 깊은 관심이 있다고. 

그가 제작한 강의는 "인생의 의미: 세계의 위대한 전통에서 가져온 관점들". 


이 강의에 

<우상의 황혼>을 읽는 두 세션이 있다. 

사상가들을 논의하는 강의에서, 흔히 그들 저술 중 무엇을 특정하기보다 

두루 개관하면서, 인용을 하더라도 출전은 상관없다는 태도로, 임하는 경우가 더 흔하던데 

이 분은 "<우상의 황혼>은 니체가 마지막으로 출간한 책, 그의 성숙한 사유 정수가 담긴 책"임을 

강조하면서 시작하고 그 두 세션이 둘 다, 니체의 다른 책이 아니라 바로 이 책에 바쳐지는 강의임을 

분명히 한다. 


강좌가 제작된건 2010년대 초로 짐작되는데 

(넷플릭스가 스트리밍 시작하기 전. 그러나 넷플릭스가, 세상이 바뀌었음의 새로운 증거이던 시절...) 

당시 니체를 읽는 포스트모던 관점은 이미 한물간 유행이 된지 오래였을 것이다. 그런데 그는 

자기는 포스트모더니즘 관점에서 니체를 읽었으며 자기가 이해하는 니체는 그 관점 안에 위치하고 

그래서 여기서도 그 관점에 충실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밝히고 강조한다. 


그 두 세션에서 그가 "아무말대잔치"하는 건 아니다. 

아 이게 포스트모던 니체구나....... 실감하게 하는 내용이긴 한데 

(여러모로 거의 논파되었거나 주변으로 밀려난...) 여기선 이런 독해가 가능하고 

저기선 저런 독해가 가능하고 그때는 옳았고 지금은 틀리고 내일 다시 옳겠고 이런 게, 야 이게 정말 위대함의 증거 아니면 뭐냐. 




<우상의 황혼> 하나만 읽는 과목을 나도 잠시 상상해 보았다. 

니체 자신이 쓴 니체 입문서라 카우프만은 평가했던 책. 

그러게 굉장히 재미있을 거 같았다. 별의별 논의를 다 할 수 있을 거 같았다. 

학생들도 웃고 나도 웃고. 그들도 울고 나도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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