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솔로몬의 <1750년 이후 대륙철학>은 기대 이상 

재미있고 도움되는 책. 지금 읽는 칸트 장에서는 그렇다. 


이런 대목이 있다. 



경험이나 인식이 있기 위해 필요한 조건 중 하나가 자아의 존재다. 경험을 하고 그 경험을 이해할 자아가 필요하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어떤 경험이든 "누군가의" 경험이다. 이 점에서 칸트는 데카르트의 유명한 진술을 반복할 뿐이다. 그러나, 우리 경험의 통합성은 초월적 필연성으로만 설명될 수 있다고 칸트가 주장할 때, 그는 데카르트 너머로 간다. 그 난해한 칸트의 범주 연역, 이것은 외부 세계에 대한 우리 인식을 증명하는 데카르트의 시도와 비슷하다는 (훨씬 더 정교하고 세련된 것이긴 하지만) 의견이 항상 있어 왔다. 그러나 칸트의 자아 개념과 자기 인식 개념은 단지 추론되는 것에 불과한 게 아니며, 경험의 가능성의 조건에 불과한 것도 아니다. 칸트에게 자아는, 그 자체로 경험의 원천이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칸트에게 자아는, 세계가 존재하기 위한 조건이 된다


이 관점은 순전히 넌센스로 보일 수도 있다. 

철학과 학부생이라면 재빨리 반론할 것이다. 

우리가 (우리 중 누구라도) 여기 있기 오래 전부터 세계는 존재했다고. 그리고 

우리가 (우리 모두가) 사라지고 난 다음에도 이 세계는, 파괴를 견딘 후의 이 세계일지라도, 오래 존재할 거라고. 

(......) 



이런 거 언제나 좋다. 

"철학과 학부생이라면 재빨리 반론할 것이다." 

저 문장이 들어가는 글을 매일 하나씩 읽을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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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6 13: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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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6 15: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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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6 17: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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