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권 니체 연구서 고전 중 이 책도 있다. 

리처드 샤흐트. ("사크트"라고 나는 써오긴 했는데 

번역된 그의 책에서 저자명은 샤흐트...) 41년생이고 책은 83년에 초판이 나왔다. 

30대 후반에서 사십대 초를 다 바친 책. "감사의 말"을 보면 원고를 넘기기로 한 시한을 

어기고 탈고까지 시간을 끌던 동안 내내 양해한 출판사에게 감사한다, 적지 않은 시간 나를 

이 책 원고에 뺏겨야 했던 아내와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감사한다... 같은 얘기가 있다. 


이 책 출간 30주년을 기념하는 논문들이 나올만큼 영향력 인정받는 책. 


샤흐트는 지금도 왕성히(아마 젊을 때보다 더) 활동 중이라 

검색해 보면 2010년대 이후 나온 글들도 여럿 찾아볼 수 있는데 

내가 읽은 니체 연구자들 중에선 가장 재미있는 필자다. 이 분 글은 시작하면 별 어려움 없이 끝까지 읽을 수 있고 

읽는 동안 (좋고 재미있는 글 읽을 때의) 그 짜릿함이 있다. 말장난도 과하지 않게 그러나 많이 하는 편이고 

어떤 경우엔 현실 웃음 자극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런 면모는 이젠 노인인 그의 면모였음을. 

그를 미국에서 니체 연구를 이끄는 인물 중 하나로 확고히 지도에 놓은 이 책엔 

그런 면모가 오직 '잠재'하고 있을 뿐임을 


오늘 서너 페이지 읽으면서 

깨달음. 




인생의 의미는 청춘에 있음. 

이런 얘기가 비엔나 학파를 (비엔나 학파의 삶과 죽음을) 다루던 책 Exact Thinking in Demented Times에 나온다. 

비엔나 학파의 유명한 인물들 중 한 사람의 신조였다. The meaning of life is in youth. 이게 말이 안되는 거 같은데 (구문으로도 의미론적으로도) 그런데 말이 된다. 그게 말이 되게끔 말을 거든 적지 않은 시인, 예술가, 철학자들이 있기도 했겠고. 


늙어서 (늙어가면서야, 늙은 다음에야) 

젊음의 의미를 알게 하는 논문들을 다수 쓰고 있는 리처드 샤흐트. 

젊을 때는 쓰지 못했던 글을 쓰고 있는 리처드 샤흐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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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19-07-27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래 읽은 몰리님 글 중에 제일 저릿저릿거려요. 주말에는 좀 쉬세요.

몰리 2019-07-27 17:00   좋아요 1 | URL
아 그러고 보니 토요일이었어요.
(주말인 줄 모르고 공부... 가 아니고
졸다 깨다 취하다 휙휙 하루하루가 지나가니 사는 게 사는 게 아닌)
주말에 어울릴 뭔가를 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