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10불 쿠폰을 어쩌다 받게 되어서 

아마존에서는 블루베리 농축 캡슐만 (아직 쿠팡이 팔지 않는다) 사고 책은 사지 않는다

기조로 세 달은 지난 거 같은데 오늘 쿠폰 쓰고 아마존 결제했다. 블루베리 캡슐도 사고 

책도 샀는데 플로베르와 투르게네프 서간집 포함. 투르게네프, D. H. 로렌스의 그 유명하지만 

헷갈리는 제목 책과 비슷하게 헷갈리는 제목 책을 쓴 그. "아들과 연인" 계열. 찾아보면 

확정 되겠지만 찾지 않는다. 하여튼 "A and B" 제목인데 둘 사이는 대칭이 아니며 책을 읽기 

전엔 왜 그 제목일까 알 수 없는 제목, 제목들. 


들었던 노문학 강좌 교수가 

투르게네프를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사상 소설"의 원조가 그라고 한다. (나는 토마스 만이 원조일 거 같진 않지만 

성장 소설과 마찬가지로 사상 소설도 독일이 원산지고 본진.... 이겠거니 막연히 생각했었다). 

엄청난 양의 편지를 남겼다. 유럽의 여러 작가들과 편지로 교류했다. 편지도 극히 아름답게 쓴다. 

이미 읽지 않은 다수 서한집들이 집에 있고 그 중엔 플로베르의 서한집 두 권도 있다. 그것들 

읽지 않으면서 이걸 왜 사냐고 하기엔, 이건 플로베르보다는 투르게네프 때문에. 




마사 누스바움과 사울 레브모어가 

"잘 준비된 노년"의 요소로 말하던 것 중 

"그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책들이 있다"가 있었다. 


극히 당연하고 극히 중요한데 

별로 얘기하지 않는 사항, 특히 한국에서는. 그들보다 훨씬 덜 대화문화라서기도 하겠지만 

평생을 두고 읽을 책들이, 그러니까 청년 시절부터 시작해 삶을 공유할 책들이, 그들에 비해 

훨씬 적기 때문이기도 하다 생각했다. 셰익스피어, 단테, 마르크스, 기타 별처럼 많은 (건 아닌가) 

거장들의, 잘 번역되고 잘 만들어진 책들. 


저 두 사람이 말하던 잘 준비된 노년의 요소들 중 

내가 그나마 하고 있는 건 이게 유일했다. 책들이 있다. 

그 밖의, 그것들 없이는 책들도 사라질 요소들, 은퇴 후의 자금... 등은 

생각하는 순간 바로 악몽의 시작이므로, 일단 부인("denial")으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