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어느 저녁에 품게 되는 우주 발생론이다. 밤마다 몽상가는 우주를 다시 빚기 시작한다. 

낮 동안의 온갖 염려 따위에서 벗어날 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독이 지닌 저 모든 힘을 

몽상에 부여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우주를 빚을 줄 아는 고유한 기능을 몽상에 복원시켜 준다. 

그는 밀로슈의 말이 얼마나 진실된가를 느낀다. "온 우주가 그야말로 우리 육체 속을 관류한다." 




<공기와 꿈>에 은하수의 상상력에 바쳐진 아주 짧은 장이 있는데 

저런 문장들로 시작한다. (한국어판 번역이다). "은하수의 상상력"은 부정확한 표현이겠고 

은하수가 자극하는 상상력. 은하수의 상상. 상상된 은하수. 영어로는 "imagination of the Milky Way" 구절에 

이 모두가 포함될 수 있겠지만 저 구절을 "은하수의 상상력"으로 옮길 수는 없는 거 같다. 


극히 바슐라르적 문장들이고 

이런 문장들이 좋아야만 바슐라르를 읽게 되고 

바슐라르를 중요한 사상가로 보게 (볼 수도 있게) 될 텐데 

..... 그 자신의 시대에나 지금이나, 이런 문장들에 반응하는 이는 극소수인 거 같다. 

몽상과 우주발생, 우주기원, 우주형성을 연결함. 처음엔 말장난 아니면 심한 과장으로 

보이겠지만 그렇지 않고 여기.......... 이런 얘기 쓰면서 고심하다가 서재 들어옴. 



오늘도 일어날 때가 아닌데 일어났다. 

아니 어제 일어났다. 저녁 7시에 누웠고 

의식이 다시 돌아왔을 때 시계를 보니 10시 40분경이었다. 

7시에 누웠지만 처음엔 책을 보고 다음엔 오디오북을 타이머 설정 없이 틀었으므로 

실제 잠에 든 시간은 두 시간 조금 넘을 거 같다. 


재난이다. 

오늘은 또 어떻게 늦게 자기에 성공하냐. 아마 낮에 자게 되지 않을까. 

자정 무렵, 다음 잠은 어떻게 잘 잘 수 있을까 근심한다. 이번 잠은 실패했어도 다음 잠부터 잘 잔다면

출구가 더 잘 보일 터인데. 근심은 두 시가 되어도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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