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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여우스캔들 1~3 세트 - 전3권
차소희 지음 / 연필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당찬 기생 초란과 날랜 어사 시호의 좌충우돌 흥미진진한 기행담!
“저쪽 뒷산에 작은 샘이 하나 있는데 그 샘물이 글쎄 요력을 가지고 있다지 뭐니. 먹으면 젊어질 수도 있다나 뭐라나……. 그래서 얘기를 듣고 있었어.”
“그럼 그 물을 가져와야지?”
“아, 그건 안 된대. 여우샘이 괜히 여우샘이겠니. 근처에만 가면 여우가 나타나서 사람을 홀린대.”
“내가 여우한테 홀리는 게 빠를까, 내가 여우를 홀리는 게 빠를까?”
초란. 한양에서 가장 유명한 기방인 화룡관의 기생이자 조선 제일 가는 미모의 소유자.
신기도 있고, 사기도 잘 치고 영민하며 돈을 좋아함. 사건사고의 현장에 언제나 있다..
시호. 하늘에서 내려온 어사. 주신의 명을 어기고 인간 세상으로 내려온 신수들을 잡는 일을 하고 있다. 상냥하면서 인자하지만 초란이나 친구들에게 해를 입히면 화를 낸다.
조선 제일 기생 초란. 기방에 들락거리는 막되 먹은 선비도 영민한 꾀로 한방 먹이는 당찬 기생이지만,
돈에 눈에 먼 행수의 꾀임에 넘어가 늙은 영감과 하룻밤을 보내게 됐다. 그런 위기의 순간 초란의 방문을 펑~ 차고 들어온 이가 있었으니... 도깨비방망이를 훔쳐 간 영감을 잡으러 온 시호였다.
"선비님도 이 빌어먹을 영감과 한패인가요?"
하지만 졸지에 초란에게 의심을 받게 된 시호.
거기에 눈앞에 보이는 모습에 시호는 헛 웃음을 터트리지만...
영감을 때려잡는 초란의 모습이 마음에 들어 자신과 동료가 되기를 제안하게 된다.
초란은 영감 구타 사건으로 인해 더 많은 빚을 떠안게 되지만 시호가 그 돈을 갚아 주게 되면서 시호 일행과 함께 조선에 있는 신수들을 잡으러 돌아다니게 된다.
조선 여우 스캔들의 이야기들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전래동화의 이야기들이다.
혹부리 영감, 선녀와 나무꾼,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 망주석 재판, 금도끼 은도끼, 흥부 놀부 등 친숙한 이야기의 흐름을 따르고 있기는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동화 속의 주인공들의 새로운 시선과 그 주변인들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런 문제들은 슬기롭게 해결해 가는 초란과 시호의 모습을 보게 된다.
도깨비방망이를 훔친 영감이라던지, 미움을 받으면 능력을 빼앗기게 되는 선녀라든지, 막대한 재산을 가지게 된 팥죽 할머니라든지... 동화이지만 조선 시대의 사회상과 현대적인 성향이 적절하게 버물어져 재미난 이야기들이 에피소드처럼 진행이 된다. 하지만 이런 동화책 속의 내용만이 나온 것이냐!!
그것은 또 아닌~
과거 시호와의 인연이 있던 이들이 줄줄이 등장을 하게 되면서 시호와 초란의 일행에 희로애락이 더욱더 강해진다.
여우 시호를 죽여야만 신령이 될 수 있는 도사 휘율.
이백 년 동안이나 시호와 쫓고 쫓기는 관계인 호랑이 한오.
시호를 사랑하는 건지 집착하는 건지 알 수 없는 과거의 여인이자 죽마고우. 여우 진설.
시호와의 악연으로 인해 가까워질 수 없는 존재. 신령 어춘.
거기에 시호가 어사의 일을 하는 이유가 인간이 되어 죽은 후 그 영혼으로 지옥에 가서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형벌을 받고자 한다는 말을 하면서 초란과 시호의 여행의 목적을 이야기하지만 점점 그들이 신수들을 잡아들이기 시작하면서 묘한 주신과 그들의 관계가 드러난다.
급기야 주신에 반하는 신수들도 등장을 하면서 또 다른 커다란? 사건이 일어날 듯 이야기가 진행이 된다.
빠질 수 없는 로맨스.
전체적인 흐름이 전래동화의 흐름을 따르기 때문에 사건의 해결이나 실마리는 쉽게 드러나지만 이들의 로맨스는 뭐랄까 잔잔하면서도 자연스럽고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고 해야 하나...
시호는 뭐든 시원시원 영민하게 일을 해결하는 초란에게 점차 마음을 빼앗기고 좋아한다고 이야기하지만 워낙에 다정한 성격 때문에 초란은 언젠가 자신과 다른 삶을 살아간 그를 위해 마음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런 그들 사이에 신령이 되고자 하는 도사 휘율이 등장하면서 약간의 긴장감이 조성이 되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휘율은 인간인 초란도 어사인 시후도 싫어합니다. 츤츤데는 케릭인데.. 마지막엔 어찌나 짠 내가 나는지...
"돌려보내도 내가 돌려보내고, 겁박을 해도 내가 하고, 죽여도 내가 죽입니다.
초란에 대해서는 내가 먼저 말했습니다. 다른 이가 끼어드는 것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라며... 초란을 은근 괴롭히는 것은 자신의 몫인 양 이야기하는 휘율.
"내가 있고, 여우가 있습니다."
"낭자를 지킬 존재 말입니다."
이리 주인공인 시호보다 더욱더 빛난 어록을 남겨주시니..
연재 당시 휘율의 인기가 시호만만치 않게 있을 듯한 느낌적이 느낌이 든다.
최근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자주 읽어주다 보니 어찌나 반가웠던 전래동화인지...
거기에 동화 속 이야기와 주인공들의 기행담을 적절하게 버물어 주셔서 이야기의 흐름이 에피소드 형식이면서도 다음 에피는 어떤 동화와 맞물리게 되는지 기대하면서 보게 된다.
에필에 주인공들의 후일담이 많지 않아 아쉽기는 하지만 시호와 초란의 여행 내내 함께 했으므로 만족한 마무리였다~~
네가 죽음을 선택하는 삶을 살지 않도록, 이번 생의 내가 만들어 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