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너는 노땡큐

이제 너는 노땡큐 - 세상에 대들 용기 없는 사람이 뒤돌아 날리는 메롱
이윤용 지음 / 수카 / 2019년 2월

" 더 이상 다치고 싶지 않아요.

무례한 당신을 정중히 '삭제'합니다."

책의 첫 느낌은 귀엽다.

소심한 듯 당찬 듯! 혼자 만의 상처를 꾹꾹 간직하지 않고 슬슬 털어내는 듯한 노 땡큐라는 단어를 외친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내 안에 숨어있던 버럭이 부끄러워지는 기분이다. 난 언제 한 번쯤 이런 식으로 타인에게 소소한 상처를 주고 살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 나 편하자고 상대방에게 불편함을 느끼게 하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

이런 마음이 생기는 것을 보면 나도 참.. 내 성격 주장 여러 번 하고 살았구나 하는 마음이 든다. 그때그때 좋고 싫음이 확실하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최근엔 아이를 키우면서 엄청 참고 있는데 이런 책을 만날 때마다 나의 수양은 아직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깨달음을 위한 책은 분명 아닌 거 같은데.. )

나에게 불편한 감정을 준 사람들에게 뒤돌아 날리는 소심한 주장과도 같은 이야기인데.. 왜 난 바늘에 찔린 거 같은 느낌이 드는지.. 웃음도 나고 또 다른 의미의 자기반성 책으로 다가왔달까...

책의 제목은 분명 상처받은 자신의 마음을 향한 귀여운 발악 같은 느낌인데... 다 읽고 나선 반성의 기운이.... 올라온다. 과거의 나를 향한 반성.

남을 향한 걱정의 한마디였지만 상대방에겐 지나친 관심일 수도 있었다는 것.

알고 보니.. 알 보고니.. 하는 소문의 진위도 알지 못하고 소문을 퍼나르는 행동을 했던 적은 없는지.

솔직히 평소의 나라면 소문이라 여긴 소문에 그냥 그러려니 하는 마음이 있기는 하지만 정작 그 소문의 당사자와 엮인 이에겐 이제 까지의 관심과 소문이 그 사람에겐 조언이라는 이름으로 내뱉어지는 경우가 생기기에... 은근 나의 행동에 따끔한 바늘이 되어 돌아왔다고 할까... ?

걱정이 돼서,라는 말로 남의 사생활에 쑥 끼어드는 사람들

걱정이 돼서,라는 말로 남의 상처에 소금 뿌리는 사람들

걱정이 돼서,라는 말로 심란한 속을 더 뒤집어놓는 사람들. (p20)

세상에 대들 용기 없는 사람이 뒤돌아 날리는 메롱~

용기가 부족한 사람, 다른 말로 소심하면서 자기주장보다는 순응하는 쪽에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쓴 세상을 향해 날리는 메롱과도 같은 주장. 어느 부분에서는 공감이 어느 부분에서는 반성의 내용이 반이었다.

조금은 소심하게 사회생활을 하지 말자는 의도도 숨겨져 있고 작고 사소함에 상처받는 나를 위해 이런 부분은 과감히 머릿속 감정 속 삭제를 감행하자는 의도도 있어 나름의 귀여운 상처치유 에세이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또 상처받은 삶이라도 그 삶 속에 느낄 수 있는 소소한 땡큐의 재미까지.

사람 사이에서는 희로애락이 있다. 그렇기에 삶을 살아가는 재미라고도 하고, 주변 사람들과의 부대김이 있기에 또 그날 그날의 인생이라 하지 않을까 한다. 같은 행동을 했음에도 누군가에게는 가슴을 울리는 감동으로 누군가에게는 영혼 없는 행동이 될 수도 있기에, 그 모든 것을 신경 쓰면서 행동하기엔 힘들다. 하지만 나를 위한 삶을 생각한다면 이런 소소한 상처는 훌훌 털어버리고 아름답고 울림 있는 감정은 기억해 두는 것이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