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의 변신
피에레트 플뢰티오 지음, 이상해 옮김 / 레모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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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속 여성의 위치를 재정립한 소설!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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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비너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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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다 동물병원에서 수의사로 일하고 있는 데시마 하쿠로에게 걸려온 한통의 전화. 자신을 아버지가 다른 동생 야가미 아키토의 아내라 소개한 그녀, 가에데로부터 아키토가 실종되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결혼했다는 이야기에도 깜짝 놀랐는데 실종이라니!! 몇 년 동안 왕래가 없었기 때문에 아키토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몰랐던 하쿠로는 남편이 없는 상황에서 '아주버님'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매달리는 가에데에게 흔들린다. 결국 아키토의 행방을 찾기 위해 어머니의 죽음 이후 오래 전 인연을 끊었던 야가미 가를 다시 찾게 되는데, 양아버지인 야스하루마저 병으로 위독한 상태였다.

 

33년 전, 하쿠로의 친아버지인 데시마 가즈키요는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났다. 원래 무명화가였던 아버지는 세상을 떠나기 직전 도형 같기도 하고 단순한 무늬 같기도 한 신비한 그림을 그리고 있었지만 '관서의 망'이라는 이름을 붙인 그 그림이 완성되는 일은 없었다. 그 후 간호사였던 어머니가 야스하루를 만나 재가하고 동생 아키토를 낳은 것이다. 명문 가문이었던 야가미 가는 아키토에게 큰 기대를 걸었고, 아기였을 때부터 제왕학을 도입, 특별한 교육을 시켰다. 그 교육 덕분인지 타고날 때부터 천재였던 것인지 아키토는 어린 시절부터 명석한 두뇌와 어린 아이답지 않은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지금은 IT 관련 일을 하고 있고, 사업 때문에 가에데와 함께 시애틀에 갔다가 야스하루의 상태 때문에 갑작스럽게 귀국하게 되었지만 갑자기 사라져버렸다는 것-이 가에데의 설명.

 

한편, 어머니 데이코는 16년 전 외할머니 댁 욕조에서 사고로 사망했다.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키토는 무언가 석연치 않음을 느꼈는 지 장례식장에서 하쿠로에게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다. 시간을 건너 뛰어 새롭게 싹트게 된 의심. 아키토의 실종은 어머니의 죽음과 관계가 있는 것인가, 뇌와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던 야스하루와 친아버지 가즈키요는 어떤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었는가, 아키토는 과연 살아있는가, 야가미 가의 사람들과 심지어 가에데마저 수상쩍게 보이는 상황 속에서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매듭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작가가 흩뿌려놓은 미스터리 씨앗이 제법 많다. 아키토의 실종부터 갑자기 나타난 가에데의 정체, 어딘가 음흉해 보이는 야가미 가의 사람들, 사라진 '관서의 망'과 야스하루가 하고 있던 연구의 실체, 어머니 데이코의 죽음까지 과연 이 사건들이 어떻게 하나로 합쳐질 것인가 지켜보는 재미가 무척 쏠쏠했다. 예상치 못했던 반전과 범인에게마저 연민이 느껴지는 비극적인 사건에 대한 진실, 그리고언제나처럼 깔끔한 마무리까지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작품. 어떻게 이런 생각을 떠올릴 수 있는 것인지, 역시 작가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닌 것이다!!

 

조금 응큼하면서도 솔직하고 사람 사이의 선을 넘지 않으려고 애쓰는 하쿠로의 캐릭터가 무척 재미있었다. 매력적인 가에데에게 끌리면서도 동생의 아내라는 자각은 분명히 하고 있어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모습이나, 야가미 가의 수상쩍은 남자 유마가 가에데에게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이 귀엽게 느껴졌다고 할까. 그런 그의 캐릭터를 배우 쓰마부키 사토시가 연기한다고 하니 궁금하기도 하고 기대된다. 한동안 일본드라마를 보지 않았는데, 오래 전 매력을 느꼈던 그의 연기가 다시 보고싶어질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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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파트리크 쥐스킨트 리뉴얼 시리즈 - 전8권 - 깊이에의 강요 + 로시니 + 비둘기 + 사랑 + 승부 + 좀머 씨 이야기 + 콘트라바스 + 향수 열린책들 파트리크 쥐스킨트 리뉴얼 시리즈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김인순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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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좋은 책이 읽기도 좋다! 그게 파트리크 쥐스킨트 작품이라면 더할 나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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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화불기 1
좡좡 지음, 문현선 옮김 / 북로드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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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자마자 부모에게 버림받고 약령진의 거지 화구를 만나 동냥으로 삶을 연명했던 화불기. 사실 그녀의 몸 속에는 거리에서 꽃을 팔고 소매치기로 연명하다 마지막에는 사기 결혼 행각을 벌인 후 도망치다가 절벽에서 떨어져 죽은 소녀의 영혼이 들어 있다. 깨어나보니 중국 고대의 걸인 화불기의 몸 안에 있엇던 것. 그렇게 화구와 함께 살아가다 다섯 살 때 큰 눈이 내리면서 화구가 얼어죽고 추위를 피해 들어간 것이 개집이었다. '개 어미'인 아황의 젖을 빨고 함께 밥을 먹으며 살벌한 겨울을 넘긴 불기의 이야기를 들은 약령장 임씨 가문의 노부인. 사람을 시켜 불기를 데려오라 이른 후 이후 임씨 가문 후원의 채마밭에 들여 물 뿌리는 계집종으로 삼았다.

 

그런 아황을, 불청객 운랑이 순식간에 죽여버렸다. 불기의 분노는 거세지고 위협하는 그의 품에서 벗어난 불기는 큰 소리로 도둑이 들었다 외친다. 개구멍으로 도망가며 언젠가 복수하러 오겠다는 운랑의 말에 겁을 먹은 불기. 그 길로 화구 아저씨의 도기를 챙겨 도망가고 허물어져 가는 성황묘에 잠시 머물고 있던 막약비와 검성을 만난다. 임씨 가문 사람들을 따돌리기 위해 막약비의 시동인 검성이 바로 그 도둑이라며 뒤집어씌우고 산으로 올라가 고구마를 맛나게 구운 불기 뒤에서 갑자기 들리는 목소리. 막약비는 망경 막부의 작은 주인이자 천하제일 미남으로 어릴 때부터 신동 소리를 들었고 10세 때 부친을 잃은 후에는 방원전장을 장악한 인물이었다. 아름다운 외모에 잠시 홀라당 넋을 잃기는 했지만 거리에서 잔뼈가 굵어진 불기인지라 그리 호락호락 당하지만은 않는다. 옥신각신 옥신각신!

 

검성이 도둑이 아니라고 증언하는 대신 불기가 임씨 가문에서 도망친 것에 대해 벌을 받지 않게 해주겠다고 합의한 그들이 산을 내려왔을 때,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옛날, 칠왕야와 정을 나눈 설비라는 여인이 그와 원치 않은 이별 후 딸을 하나 낳았는데, 그 후 집안의 강요에 못이겨 결혼한 뒤 일년도 못되어 세상을 떠났다. 이제서야 딸의 존재를 알게 된 칠왕야가 사방에 뿌리고 있는 설비의 초상화를 본 임씨 가문이 불기를 의붓딸로 맞이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몸은 열세 살 소녀지만 그 누구보다 노련한 불기는 지금 상황을 받아들여 '어디 한 번 해보자!' 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설비가 예전 혼인을 피해 잠시 머물던 곳이 하필 망경막부. 그런 그녀에게 연정을 품어버린 막약비의 아버지와 질투로 눈이 멀어 설비의 행적을 설씨 가문에 알려버렸던 어머니. 막약비는 칠왕야의 노여움을 피하고자 자신이 직접 막부로 불기를 데려가 아가씨로서 훈련(?) 시키려 한다. 막부로 향하는 불기 일행의 목숨을 위협하는 검은 무리와, 위험에 처한 불기를 구해주는 연의객, 그리고 칠왕야의 아들이자 세자인 진욱이 등장하며 불기의 운명은 하루아침에 거센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타임슬립 소설이라 해서 <보보경심> 같은 줄 알았는데, 살짝 다르다. 전생과 현생의 이야기. 전생에서 불행했던 불기는 고대 중국에 와서도 갖은 고생을 다하지만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입담과 처신으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나가고자 한다. 그런 불기의 곁에서 그녀를 위협하기도 하고 보호하기도 하는 막약비는, 전생에서 불기에게 소매치기와 사기 결혼을 시켰던 산 오빠였다! 불기가 전생에서 죽음을 맞이한 그날 밤, 그도 사고로 목숨을 잃었던 것. 그가 눈을 떠보니 이미 다섯 살 막약비의 몸이었는데, 그 또한 전생을 잊고 지금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최대한 활용하며 살아가기로 결심했다. 그런 그에게 자꾸만 전생의 그 아이를 떠올리게 하는 불기는 이상한 소녀다. 그리고 불기가 위험할 때마다 나타나 구해주는 연의객. 복면을 쓰고 나타나는 그의 정체가 정말 너무나 궁금했는데 1권 후반부에 그의 모습이 드러난다! 어느 새 연의객을 좋아하게 된 불기. 그리고 막약비의 사촌으로 다시 만난 운랑과 칠왕야의 아들인 진욱까지 미남밭에서 조신하게 있어도 좋으련만, 불기는 누군가가 자신의 운명을 정해버리는 것이 영 마뜩치 않다.

 

망경막부에 원한을 가진 무리들의 위협과 어우러진 불기의 애정전선이 읽는 이로 하여금 쫄깃한 재미를 맛보게 한다. 과연 그녀의 운명은 어떻게 될 지. 불기가 좋아하는 연의객의 마음과 막약비의 앞으로의 행보가 어마무시 궁금하다. 얼른 2권으로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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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둥의 궤적
리베카 로언호스 지음, 황소연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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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바호 족 창조 신화에서 현세를 가리키는 ‘다섯 번째 세상’이 대홍수와 전쟁 때문에 무너진 뒤 북미 남서 지역의 보호구역만이 거의 유일하게 남은 세계, '여섯 번째 세상'. 그 세상에서 매기 호스키는 괴물 사냥꾼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녀와 함께 하던 스승이자 동료인 네이즈가니로부터 영문도 모른 채 일방적으로 버림받은 지 수 개월. 자신의 트레일러에서 칩거하며 괴로워하던 매기는 괴물에게 납치당한 소녀를 구해달라는 의뢰에 루카추카이에 와 있다. 어딘가 범상치 않은 괴물의 정체. 괴물을 처치하고 자른 목을 들고 쎄보니토 번화가에 사는 최고의 괴물 전문가 타흐 영감을 찾은 자리에서 그의 손자인 카이를 만난다. 괴물을 만든 배후에 마법사가 있을 것이라 짐작한 타흐 영감은 '대 치유술사'의 길을 걷고 있는 카이를 매기의 파트너로 적극 추천하고, 매기는 괴물의 잘린 머리를 보고 무언가 알고 있는 듯 툭 던진 카이의 한 마디에 함께 길을 떠난다.

 

기후 이변인 '큰물'이 지나가고 에너지 각축전이 벌어지면서 서서히 멸망하고 있는 북미 대륙. 장벽으로 바깥 세계와 단절된 나바호 족의 땅 디네타에 살아남은 것은 스스로를 '디네'라 부르는 토착민 만이 아니었다. 전설 속에서만 숨 쉬는 줄 알았던 신과 괴물, 신비한 능력을 지닌 영웅의 등장. 매기 또한 할머니와 살아가던 중 마법사 일당의 습격을 받고 부족의 혈통을 통해 전해지는 '클랜 파워'에 눈을 떴다. 그녀의 모계는 호나가하니, 매우 빠르게 돌아다니는 능력. 부계는 카하나아니, 살아 있는 화살로 불리는 그 능력은 누군가를 '기가 막히게' 잘 죽일 수 있게 해주는 도구이자, 위기 상황에서 그녀를 살아남게 해주는 구원 같은 힘이었다. 네이즈가니는 그녀의 본능 속에 잠재되어 있는 카하나아니로 인한 피에 대한 갈망을 질병이자 악으로 규정하며 매기를 떠났다. 그렇다면 자신은 괴물인가, 정체성에 대한 고민으로 괴로워하는 그녀를 눈부신 미남이자 '대 치유술사' 애송이인 줄 알았던 카이가 위로한다.

 

아칸소 주 콘웨이에서 아메리카 원주민 출신의 어머니와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후 백인 가정에 입양되어 성장한 작가 리베카 로언호스. 주민 대다수가 백인이었던 지역에서 성장하며 아웃사이더로서의 정체성을 느꼈던 그녀를 지탱해준 것은 SF와 판타지였다고 한다. 자신의 뿌리인 아메리카 원주민의 역사와 문화에 강한 애정을 간직한 채 나바호 자치국에서 직장 생활을 했던 그녀는 그 때문인지 작품 여기저기에 그 애정을 드러내면서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역사와 부당한 대우 등에 대해 호소하기도 하는 듯 하다. 2018년 [진정한 인디언 체험으로 안내합니다]로 휴고 상, 네뷸러 상을 석권하고 신인 작가에게 주어지는 어스타운딩 상까지 수상했고, [천둥의 궤적]으로는 로커스 상을 수상했다.

 

카이와의 로맨스나 매기가 가진 능력에 대해 생각보다 아쉬운 작품이었다는 평도 있었지만, 포스트 아포칼립스와 아메리카 원주민 신화가 결합된 이 작품을 나는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사실 취향저격. 매기의 능력은 초능력이라고 하기보다는 내면에 잠재된 본능과도 연결된 것이어서 아메리카 원주민 신화와 결합되어 그 신비감이 더했고, 카이와 쌓아가는 애정전선에는 심지어 나까지 두근두근했다. 네이즈가니가 매기를 악이자 질병으로 규정한 것에 비해, 카이는 있는 그대로의 그녀를 받아들이며 순수하게 그녀의 능력에 감탄한다. 사랑이 또 다른 사랑으로 잊혀진다는 설정이 아니라, 누군가 나의 존재를 가감없이 받아들여준다는 것, 바로 거기에 인간이 그 어떤 절망 속에서도 다시 한 번 기운을 내어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원초적인 힘이 있다는 메시지가 참 좋았다. 그 메시지가 매기의 능력과 어우러져 그녀가 한층 성장해가는 면모를 더 돋보이게 한다.

 

신과 괴물, 영웅의 이야기라 해서 전혀 고루하지 않고 감각적이다.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속도감과 장면의 화려함들은 조만간 이 작품도 영화로 제작되지 않을까 기대하게 만들었는데, 그렇다면 과연 이 역할을 누가 맡을까 궁금한 캐릭터들이 참 많다. 주인공 매기와 카이는 물론(이 엄청난 꽃미남을 대체 누가 연기할 것인가!), 동지인 듯 적인 듯한 마야, 그리고 신이자 신의 아들인 네이즈가니까지, 생각만으로도 기대된다. 속편을 예고하면서 여운 있게 마무리한 결말. 어서 빨리 다음 작품을 만나보고 싶다!

 

** 출판사 <황금가지>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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