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민석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 기출문제집 중급편 기출문제집 + 기출해설집 세트 - 전2권 - 3, 4급 시험 대비, 핵심 키워드 연표 제공
설민석 지음 / 단꿈드림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프리뷰에서 언급한 것처럼, 둘째 곰돌군으로 인해 계획했던 휴직 기간이 연장되었습니다. 매일이 소중하지만 평범한 일상이에요. 읽는 책이 바뀌는 것을 제외하고는 흘러가는 시간 속에 아이들은 자라고 저는 늙어(?) 갑니다. 뭔가 눈에 보이는 성과가 필요했어요. ''라는 사람의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것, 몰두할 수 있는 무언가. 이것저것 시도해보았지만 돌고돌아 결국 선택한 것이 또 공부입니다. 어차피 저에게 필요한 공부이니 마다할 것이 없었죠. 호기롭게 고급에 바로 뛰어들까 했지만, 겸손하게, 중급부터 시도해보기로 합니다.

 

설민석 선생님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겁니다. 방송에도 자주 등장해 쉽고 재미있게 역사를 설명해주시는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역사는 어렵다'는 공식에서 벗어나 친숙하고 꼭 알아야 할 것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죠. 경험상 모든 시험의 시작은 기출문제분석이 먼저라는 생각에 역시 한국사 능력검정시험의 기출 해설집을 검색해보았는데요, 마침 설민석 선생님의 기출문제집과 해설집이 출간되어 주저없이 선택했어요.

전체 구성과 특징이에요.

 

먼저 키워드로 핵심을 잡을 수 있게 도와줍니다. 사진에서처럼 특히 기억해야 할 사항을 메모 형식을 빌려 살짝 귀띔해주고 있고요. 최근 5개년 한능검 중급 기출 문제를 분석하여 뽑은 테마별 반출 키워드입니다. 모범 기출문제 부분에는 각 테마별로 가장 중요한 주제의 문제가 실려 있어요.

연관 기출문제도 등장하는데요, 이 부분의 날개단에는 핵심 개념이나 어려운 단어를 설명하거나 사료가 제시되어 있습니다.

 

파트 2는 실전감각을 익히기 위한 자리입니다. 일단 각 회차별로 어떤 문제들이 어떻게 출제되었는지 알기 쉽게 구성되어 있어요.

 

바로 뒤부터 실전 문제지가 실려 있어요. 37회부터 34회까지 총 4회 분량으로 현재 자신의 실력을 체크해볼 수 있습니다.

 

<주목! 눈여겨볼 TOP4>에서는 어렵게 출제되었거나 신유형인 문항을 익히고 향후 학습법을 가늠해볼 수 있게 도와줍니다.

 

문제를 다 풀고 난 후에는 당연히 세심하고 꼼꼼한 해설 강의를 살펴봐야겠죠!

 

 

 

 

해설서에는 요렇게 연표와 그림과 자료로 정리된 한국사까지 만나볼 수 있어요.

 

하지만 저처럼 처음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 준비를 시작하거나 어렵게 느끼는 사람이라면 교재만으로는 독학하기가 힘들죠. 특히 요즘은 공무원 시험에서도 한국사 과목이 검정제로 대체되면서 공신력이 높아짐과 동시에 난이도가 올라가 많은 수험생들이 인강을 활용한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홀로 책을 들여다보면서 공부하기보다는 인강을 들으면 훨씬 이해하기가 쉽지 않을까 싶어요. 특히 설민석 선생님의 한능검 강좌는 스토리텔링 기법을 사용하여 쉽게 암기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덕분에 빠른 시간 안에 고득점을 얻을 수 있게 해준다고 합니다. 지루한 암기에 취약한 분들에게 안성맞춤일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도 인강을 한 번 들어보았습니다.

 

저는 특히 낮 시간에는 아이들에게 올인하느라 육아와 집안일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형편이에요. 새벽 시간을 활용하지 않으면 책 한 줄도 읽기 힘들죠. 그래서 한능검 시험 준비도 오래 망설여왔는데 이번에는 인강 그저 틀어놓고 왔다갔다 하면서 흘려듣기하니 좋더라고요. 대충 들었더라도 나중에 아이들이 잠든 후 다시 보면 기억이 날 때도 많았습니다. 정식 강의를 들어본 것은 처음이었는데 역시 귀에 쏙쏙 들어오는 목소리였습니다.

 

현재 설민석 선생님이 강의하시는 단꿈 인강 사이트에서는 여러 가지 이벤트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단꿈인강 사이트 주소: https://pass.dankkum.com/

이벤트 소개 : 43회 한능검 합격시 100%환급 이벤트 https://pass.dankkum.com/Event/197

기간 내 급수별 한능검 프리패스 구매자 대상 중 합격 인증 시 수강료 100% 환급

한국사 능력검정시험 프리패스 https://pass.dankkum.com/Event/161

"무료가입만해도 한능검 24시간 무제한 프리패스 0"한능검 전 강좌 무료 수강!

42회 한능검 총평해설 서비스 https://pass.dankkum.com/Lecture/Explain/JH

 

짤강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BoiDoWuNlhs

https://www.youtube.com/user/tghistoryqr/videos?disable_polymer=1

 

기출 문제 다음에는 개념서도 설민석 선생님 책으로 선택할 예정입니다.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 준비하시는 분들, 함께 힘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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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랑꾼 그림책에서 무얼 보았나? - 나와 세상을 조금 더 아름답게 만드는 그림책 읽기
김건숙 지음 / 바이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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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랑꾼'과 '그림책'. 내가 좋아하는 두 단어의 조합. 그림책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애도 아닌데 그림책을 왜 읽어-했던 시절이 무색할만큼 나는 요즘 그림책 홀릭이다. 첫째 곰돌군이 태어나고 돌이 되기 전부터 함께 그림책을 읽었다. 똑똑한 아이로 자라기를 바라거나 빅픽처를 그린 것은 아니었고, 그저 내가 좋아하는 책이라는 것을 아이도 좋아해주길 바랐기 때문이다. 책장만 펼치면 신기하고 재미있는 세계로, 시간과 공간 불문하고 떠날 수 있는 이 멋진 여행을 아이도 즐기길 바랐다. 그런데 웬걸. 이 그림책이라는 멋진 세계에 풍덩 빠져버린 것은 아이가 아니라 오히려 나였다. 아이도 물론 수시로 책을 읽어달라거나 밤에 잠에 들기 전에는 반드시 책을 읽어야할만큼 좋아하기는 하지만, 그림책이 주는 매력과 심오한 세계는 나에게 또 다른 문을 열어주었다. 덕분에 집은 온갖 책들이 뒹굴고 쌓여있어 엉망이지만.

같은 책 사랑꾼으로서 다른 책 사랑꾼은 그림책을 통해 무엇을 보는지 궁금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감상도 궁금했지만 어떤 그림책을 읽었는지 소개받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총 19편의 에피소드와 그와 관련된 그림책이 소개되어 있다. 평소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적힌 에세이는 잘 읽지 않는다(생각해보니 잘 읽지 않는 책들이 꽤 있다). 그의 경험이 온전히 내 것이 될 수 없어 공감하기 쉽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그림책 소개 도서들 중에도, 그림책보다는 자신의 아픔이나 고통에 집중하고 그림책으로 인해 그 긴 시간을 견뎌낼 수 있었다는 풍의 글은 질색이다. 자신에 대한 연민을 대놓고 드러내는 것에 냉정하다고 해야 할까. 그럼에도 이 책이 약간이나마 마음에 들었던 것은 자신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이야기도 들어있기 때문이었다.

그 중에서도 <날마다 편지 쓰는 할머니> 이야기가 가장 인상깊었다. 10여년 전부터 편지를 써오신 장형숙 할머니. 이 분은 책이나 기사에서 복사한 것 가운데 상대에게 필요하다 싶은 내용의 뒷면에 편지를 쓰신다. 처음에는 타지에 나가있는 자식들에게, 그 다음에는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은 사람에게, 그리고 이제는 위로가 필요한 사람에게도 편지를 보낸다. 하루에 10여 통의 편지를 쓰신다는 할머니는 세월호 사고에서 살아남은 박준혁 군에게도 편지를 쓰셨다고 한다. 말로만 '잊지 않겠다'고 다짐한 저자를 부끄럽게 만들만큼 행동으로 위로하는 법을 보여준 할머니. 이 할머니의 사연을 보고 서로 친필을 교환한 저자는 단원고 앞에 만들어진 생존자 쉼터에 80만원 정도의 책을 구입해서 기증하기에 이르렀다. 한 사람의 선의와 용기,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는 감동깊은 이야기에 저자는 장형숙 할머니를 [비에도 지지 않고]라는 그림책과 비교한다.

여러 그림책들을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뒷편에는 <일본 그림책미술관 기행>이라는 챕터가 실려있다. [창가의 토토]로 유명한 이와사키 치히로 작가의 그림을 볼 수 있는 치히로 미술관. 세계 최초의 그림책 전문 전시관이라는 데 의의가 있는 도쿄의 이 전시관에는, 치히로 작가의 그림과 세계적인 작가, 지역 화가의 그림을 소장하고 있다. 이와사키 치히로가 자택 겸 아틀리에로 22년간 사용하던 공간을 전시관으로 개조한 것으로 언제라도 작가의 그림을 보고 싶어하는 팬들이 모은 기부금과 치히로 작가의 인세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도쿄 뿐 아니라 나가노의 아즈미노에도 치히로 미술관이 있는데 이 곳은 [창가의 토토]에 나오는 도모에 학원을 재현해놓았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도깨비를 빨아버린 우리 엄마]의 사토 와키코 작가가 운영한다는 '작은 그림책미술관'과 일본 최초로 동화(童畵)라는 말을 사용한 다케이 다케오 작가의 '이루후 동화관'을 방문한 기록도 실려 있다.

총 19편의 에피소드에 실려 있는 그림책은 22권. 저자가 현재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책은 백희나 작가와 사노 요코 작가의 책이지만 이 책에는 사노 요코의 책 두 권만 소개되어 있다. 자신의 관심사와 가치관과 인생관을 연결시켜주는 그림책을 주로 소개했다는 이야기에, 저자가 소유한 다른 그림책과 관련된 이야기들도 궁금해진다. 백희나 작가와 사노 요코 작가는 이름만 들어보고 아직 읽어보지 못했는데 이 분들의 그림책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그 동안에는 그림책을 읽으면서 그저 느끼는 일에 만족하곤 했는데, 오늘부터는 읽는 그림책이 나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을지 한 번 생각해봐야겠다. 아이와도 더 깊이있는 대화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림책의 세계란, 깊고도 오묘하다.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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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중록 1 아르테 오리지널 1
처처칭한 지음, 서미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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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한 소녀가 산길을 걷는다. 잠시 몸을 녹이던 그녀, 황재하가 향한 곳은 장안. 명석한 두뇌와 뛰어난 추리력으로 아버지를 도와 많은 사건을 해결했지만 일가족이 독살당하고 자신은 살인범으로 쫓기는 처지가 되었다. 지인에 의해 몸을 숨기려 올라탄 마차에서 기왕 이서백과 만나고, 황재하는 대담함과 행동력으로 이서백의 환관으로 그의 곁을 지키게 된다. 자신을 도와달라는 황재하의 부탁에, 이서백은 그녀의 신분을 눈감아주는 대신 사건 한 가지를 해결해달라는 제안을 한다. 이 일을 해결해주면 황재하가 누명을 벗을 수 있도록 돕겠다는 말과 함께. 자신의 혼사에 큰 소동이 생길 것 같다는 이서백을 돕기 위해 황재하는 그의 환관 양숭고로 위장하여 그와 함께 사건을 해결해나간다.

'비녀의 기록'이라는 뜻의 제목 [잠중록]은 주인공 황재하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생각을 정리할 때마다 머리에 꽂은 비녀를 빼서 무언가를 끼적이는 버릇을 나타낸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사건 현장을 들락거렸지만 그 때마다 기록할 거리를 챙길 수 없어 머리에 꽂은 비녀를 사용했던 황재하. 그녀의 버릇은 환관 양숭고로 신분을 위장한 후에도 계속되었고, 이는 그녀가 해결하는 사건의 기록이자 그녀 자신을 나타내는 정체성의 상징이 된다. 타고난 신분에 어울리게 처음에는 황재하의 사연과 그녀의 누명에도 아랑곳하지 않던 기왕 이서백은 '사방안 살인사건'을 멋지게 해결하는 그녀의 능력을 높이 사고, 결국 오랫동안 자신을 괴롭혀 온 문제를 그녀에게 털어놓으며 거래를 제안하기에 이른 것이다. [잠중록]은 황재하와 기왕 이서백이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미스터리 사극물이자, 비록 1권에서는 그 기운이 미미하지만 이 둘의 로맨스가 진행될, 러브 스토리이기도 하다.

중국문학 중에서도 접했던 로맨스 소설은 [보보경심]이 유일하고, 개인적인 취향 덕분에 중국 소설은 잘 읽지 않는데도 [잠중록]은 읽기 시작한 순간부터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과하지 않은 감정선, 부담스럽지 않은 대화, 인간의 삶과 욕망을 적나라하게 꼬집으면서도 그런 인간에 대한 연민의 시각을 잃지 않은 이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감탄스러울 정도로 탄탄하다. 화려하지만 어두운 황실의 분위기를 잘 나타내 마치 한 편의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것 같기도 했다. 주인공인 황재하와 기왕 이서백은 물론, 귀족 가문의 자제임에도 검시에 흥미를 가진 주자진, 청량한 자태를 뽐내는 왕온, 그들 주위를 감싸는 예인들까지 독창적이고 입체적인 캐릭터를 자랑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마치 정말 살아 숨쉬는 사람들같은 현실감을 부여해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읽게 만드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잠중록]으로 처음 국내에 소개된 작가 처처칭한의 원래 꿈은 만화가로 만화 잡지 <카툰왕>에 원고를 투고한 적이 있는데, 그 때 그린 것이 바로 [잠중록]의 초고였다고 한다. 굳이 집필기간을 따지자면 13년의 시간이 걸린 역작으로, 그녀가 집필한 10여 편의 소설 중 [잠중록]은 유일한 추리소설로 독자들의 가장 큰 사랑을 받았다. 여자 주인공의 원형으로 당나라 말기의 실존인물 황숭하를, 남자 주인공은 기왕 이자를 원형으로 하여 추리소설이라는 큰 틀 안에서 숨쉬고 살아가는 인물들의 삶을 깊이있게 그려내고 있다. 세상에 사연 없고 상처 없는 사람 없다 하지만 이 작품에 등장하는 악인의 동기와 그가 맞이하는 결말은 가슴이 저릴 정도로 안타깝다. 그럼에도 황재하와 이서백이 중심을 확실히 잡아 '인과응보'에 해당하는 악인의 말로를 보여주는 부분에서는 통쾌하기까지 하다.

총 4권으로 완결되는 [잠중록]은 현재 2권까지 출간되었다. 1권을 읽었으니 당장 2권도 주문할 수밖에. 한 번 손에 들면 절대 뗄 수 없게 만드는 작품의 특성상 2권이 도착할 때까지 조바심이 날 것 같다. 심각한 상황에서도 간혹 위트있는 대사로 미소짓게 하고, 인간사의 다채로움을 보여주는 작품. 다음 권에서는 황재하와 이서백의 사랑선이 조금 짙어져 있길 기대해본다. 아기엄마에게 잠은 중요한 것이거늘, 이 작품으로 나의 소중한 취침시간이 지나가버렸다. 아침이 밝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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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에 빠진 화가들 - 그리스 로마
토마스 불핀치 지음, 고산 옮김, 이만열 추천 / 북스타(Bookstar)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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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우리를 신화의 세계로 인도하는가. 이 책의 추천자인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는 신화가 인문학의 출발점이라고 이야기한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경영과 기술 등의 분야에서까지 인문학적인 소양을 요구하는 추세가 늘고 있다. 여러 매체에서도 인문학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에 대해 관심을 갖는다. 임마누엘은 이 현상을 현대 IT 산업 기술의 원점에 서 있는 애플의 고(故)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애플을 애플답게 하는 것은 기술과 인문학의 결합'이라고 했던 말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본다. 그렇다면 인문학이란 무엇일까. 니체는 인문학을 '인간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 의미를 찾아 마침내는 스스로의 삶을 성숙하게 하고 풍요롭게 하는 학문'으로 정의한다. 이를 바탕으로 임마누엘은 인문학을 '우리의 삶과 주변의 세계에 대한 탐구와 이해를 통해 인간성을 고양시키기 위한 지침'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결국 인간적으로 성숙하여 정신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살기 위한 학문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인간성을 고양시킨다는 것은 무엇이고, 또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라는 의문이 제기된다. 임마누엘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을 움직이는 비밀과 그 비밀에 민감하고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 옛 철학자와 과학자들, 사상가들이 남긴 기록을 바탕으로 항상 다른 관점에서 현상을 보는 법을 익혀야 한다고 말한다. 인류 역사가 흘러오는 동안 알게 모르게 쌓아온 수많은 지식과 지혜의 힘, 그것을 얻기 위한 발판이 신화와 예술이라고 보는 것이다.

 

인류의 역사. 그 바탕에 자리한 가장 근원적인 질문은 '우리는 어디에서 왔고, 우리는 무엇이고, 우리는 결국 어디로 가는가'에 관한 것일 테다. 딸의 죽음으로 인해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진 화가 고갱은 이 화두로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라는 작품을 완성했다. 인간의 삶과 죽음에 관한 고민, 영원히 풀리지 않는 숙제는 언제나 사람들의 호기심과 두려움을 불러일으킨다. 옛 사람들은 그 의문을 종교와 신화를 통해 풀어보고자 했는데, 책에는 메소포타미아 신화, 이집트 신화, 북유럽의 신화, 힌두 신화와 중국 신화등이 소개되어 있다. 그리고 이 책의 주제인 그리스 로마 신화의 방대한 이야기가 마침내 시작된다. 이 책에 소개되어 있는 대부분의 신화는 오비디우스와 베르길리우스의 작품에서 뽑았으나 원전 그대로 옮기지는 않았고 이야기는 일단 산문으로 서술하되 원문에 내재되어 있는 시적인 요소는 살리려고 노력했다 한다. 시의 인용을 자유롭게 했다고 밝히고 있는데 이 책을 읽기 전 접한 동일작가, 토마스 불핀치의 [알수록 다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100]에는 시적인 요소가 거의 없었다는 것과는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추천자인 임마누엘은 신화를 통해 인문학적 기본을 배울 수 있고 인간적인 풍요로움을 얻을 수 있음을 강조했다. 신화에서 비롯되어 현대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용어와 신화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문학작품들도 무수히 많다. 하지만 그런 목적을 두고 읽지 않더라도 신화 읽기는 충분히 즐거운 행위다. 수많은 등장인물들과 그에 따른 갖가지 풍부한 이야기들은 우리가 실제로 접해보지 못한 세계에 대한 동경과 설레임을 선사한다. 게다가 우리처럼 신화를 사랑한 예술가들의 훌륭한 작품들을 함께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은, 인류가 종이를 발명한 것에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을 정도다. 게다가 부록인 <신화 속 계보>에는 신들의 이름과 함께 그들을 표현한 예술작품이 작게나마 같이 실려 있어 한 눈에 신들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다.

신화를 통해 무엇을 얻든 그것은 독자의 몫이다. 만약 임마누엘의 추천사에 부담감을 갖게 되었다면 과감히 떨쳐버리시라. 즐겁지 않으면 독서는 의미가 없으므로. 그저 방대한 신화 속 이야기에 자신의 정신을 맡겨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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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의 여왕 백 번째 여왕 시리즈 4
에밀리 킹 지음, 윤동준 옮김 / 에이치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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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와의 싸움에서 승리하고 타라칸드 제국에 평화를 선물한 칼린다. 살아남은 반란군들은 추방되고, 아스윈 왕자는 라자로 등극하기에 이르렀지만, 왕좌를 내려놓은 칼린다에게는 남은 것이 없다. 친구 자야도, 고향도, 사랑하는 데븐도. 데븐은 악마와의 전투에서 우룩에게 납치되어 저승으로 끌려가버렸다. 살아있는 인간의 몸으로 매일 밤 칼린다의 혼불을 지표삼아 이승으로 돌아오는 데븐. 그러나 밤이 지나면 그는 다시 저승으로 끌려가버린다. 이 상태로는 데븐의 몸과 영혼이 모두 위태로운 상황. 마침내 데븐을 구하기 위한 칼린다의 마지막 여정이 시작되었다.

<백 번째 여왕> 시리즈의 완결편인 [전사의 여왕]이 드디어 출간. 라자 타렉의 백 번째 아내로서 목숨을 걸고 싸움을 계속해온 칼린다는 부타이자 ‘버너’인 자신의 능력을 깨닫고 타라칸드 왕국에 혁명의 깃발이 된다. 처음에는 단순히 자신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시작한 싸움이었지만, 타라칸드 제국의 수도가 반란군에게 점령당하면서 죽은 왕의 아들 아스윈을 찾아 떠난 여정(불의 여왕), 저승에서 풀려나온 악마에게 치명상을 당하지만 결국 그들과의 전투에서 승리한(악의 여왕) 시간들을 거쳐 진정한 버너로서의 능력을 갖추게 된 칼린다. 하지만 아프게도 그녀의 곁에 데븐이 없다.

우룩에게 납치되어 저승으로 끌려간 데븐을 찾기 위한 칼린다의 새로운 모험은, 수메르 신화인 <지하세계로 간 이난나>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난나는 수메르의 여신으로 이스타르라고도 하며 그 이름은 ‘하늘의 여인’이라는 뜻이다. 이난나가 저승으로 간 이유는 사실 뚜렷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고 전해지지만, 일부에서는 저승으로 가버린 남편 두무지를 찾기 위해 명계 여행을 결심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 중에서도 끊임없는 권력욕 때문에 최고신의 영역을 차지하고 죽은 자들의 세계까지 장악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가장 지배적이라고 한다. 칼린다가 저승으로 떠난 이 작품은 <지하세계로 간 이난나>에 모티브를 두고 있지만, 소설을 읽으면 알 수 있듯 전체적인 이야기는 신화와는 그 가지를 달리 하고 있다. 칼린다의 목적은 오직 사랑하는 그녀의 남자, 데븐 나익을 되찾기 위한 것이었으므로.

[전사의 여왕]은 크게 칼린다와 아스윈 왕자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새로운 타라칸드를 건설하기 위해 부타들의 존재를 명확히 하고 그들을 보호하고자 하는 아스윈 앞에는, 국민들의 부타에 대한 두려움과 반감이라는 크고도 높은 산이 있다. 그런 그를 옆에서 돕고자 하는 아스윈의 비라지 가미 공주. 저승에서는 칼린다가 불의 신 엔릴의 도움을 받아 온갖 고난을 뛰어넘고 있다. 개인적으로 아스윈의 시점에서 전개되는 이야기가 조금 느리고 답답하게 느껴져 아쉬웠다. 칼린다의 이야기도 모험이나 판타지에 중점을 두기보다 전생에서의 엔릴과의 관계, 그녀안에 존재하는 칼리와의 의식 싸움 같은 것들이 필요 이상으로 길게 끄는 것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시리즈의 마지막이니만큼 두 사람이 또 하나의 벽을 뛰어넘어 인간적인 성장을 이루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전개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그럼에도 이 시리즈의 마지막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것은, 칼린다의 자야를 향한 우정 때문이다. 데븐을 향한 사랑도 사랑이지만 나에게는 자야와의 우정이 칼린다를 지탱해주는 가장 큰 힘이 아닌가 생각된다. 표지의 책등도 전권을 연결하면 1권에서 자야와 나테사가 수도원에서 결투를 벌일 때 자야가 사용했던 할라디가 짜잔 등장하는데, 예전부터 어떤 그림이 완성될 것 같다는 느낌은 있었지만 실제로 보니 마치 내가 칼린다가 된 듯 자야를 향한 그리움이 물밀 듯 밀려왔다.

한때 칼린다의 마음을 의심한 적이 있었다. 전편에서 보여준 칼린다와 아스윈 왕자의 행동은 충분히 데븐을, 나를 실망시키기에 충분했으니까. 하지만 그 누가 사랑을 위해 저승까지 갈 수 있을까. 자신의 목숨을 걸고 연인을 살려달라고 말로는 간청할 수 있을지언정, 저승이라니. 소설 속 인물임에도 그녀의 용기와 행동력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녀의 모험은 이제 끝을 맺지만,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 속에는 타라칸드 왕국의 칼린다가 오랜 시간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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