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설화와 기담사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ㅣ 잘난 척 인문학
이상화 지음 / 노마드 / 202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시리즈 중 설화와 기담에 다룬 책이 나왔다. 매번 여러가지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이번에는 기담이라니, 여름이고, 덥고, 오소소한 이야기 하나 들으면 딱 좋을 것 같아 책을 읽기 전부터 기대기대. 얼마 전 이윤기님의 [그리스 로마 신화] 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 책에도 그리스 로마 신화들도 대거 포진되어 있어 더 반갑고, 어떤 신화가 실려 있을지 궁금했더랬다. 동양과 서양을 아우르는 다양한 전설, 설화, 신화, 전래동화 같은 옛날 이야기를 읽는 재미에 폭 빠져 시간 가는 줄 몰랐던 것 같다.
신화와 전설, 영물과 괴물과 요괴, 괴담과 기담, 믿기 어려운 사실들, 이승과 저승-이라는 챕터에 맞춰 동서양의 이야기가 흘러넘친다. 중국과 일본의 창세신화부터(우리나라 신화는 왜 없었을까 궁금했다. 다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인가;;) 시작해 도깨비와 늑대인간, 저주받은 다이아몬드, 13일의 금요일의 유래, 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 빙의와 퇴마에 신내림, 저승사자, 좀비와 강시까지 어지간하게 이상한(?) 존재들은 다 모여 있는 듯 했다. '루시퍼, 위대한 여성은 어떻게 몰락했나'라는 제목이 보여 고개를 갸우뚱했는데, 루시퍼는 보통 성경에서 타락천사를 지칭하는 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루시퍼는 라틴어에서는 '빛'을 뜻하는 lux와 가져오다를 뜻하는 ferre의 합성어로 '빛을 가져오다'라고 해석되지만, 금성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금성을 비너스라고만 알고 있던 ㅏ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고 할까. 인류가 등장한 이래 불과 수천 년 전까지만 해도 여성이 주도하는 모계사회였지만 그리스 로마 신화를 시작으로 남성 중심의 가부장사회가 도래한다. 게다가 기독교가 널리 퍼지면서 여신들을 폄훼할 명분과 구실이 필요했는데, 이에 여신들의 관능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면서 '창녀들의 여신'으로 매도했던 것이다. 부들부들.
지네가 여인으로 변해 선비를 유혹하는 이야기에 혹부리 영감 이야기도 등장해서 전래동화를 보는 것 같은 기분도 들고 역사적인 인물과 관련된 일화도 등장해 세계사 책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대체적으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었지만 도~저히 수긍할 수 없는 문장이 보인다. '남성들이 본능적으로 여성의 큰 유방과 엉덩이에 대한 판타지를 갖고 있듯이, 여성들은 남자의 크고 굵은 음경에 대한 판타지를 갖고 있다(p198)' 라니! 이봐요 아저씨! 남자들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여성인 저는 그렇지 않거든요! 그런데 모든 여성들이 그런 것처럼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는 문장을 이렇게 책의 한가운데 떡하니 써놓으셔도 되는 겁니까! 혼자만의 생각은 가슴 속에 담아두시고요, 이렇게 공식적으로 책에 실어 저를 비롯한 다른 여성분들의 질타를 받는 일이 두 번 다시 없기를 바랍니다! 이 문장 하나로 책에 대한 이미지가 완정 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