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제국의 역사 - 상식으로 꼭 알아야
이경윤 지음 / 삼양미디어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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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다시 찾아온 상식시리즈입니다. 이번에는 로마 제국의 역사에 대해 알아볼까나요? 시대물을 좋아하는 저는 미국드라마 <Rome> 과 <스파르타쿠스> 도 무척 즐기면서 봤어요. 책으로 지식을 아는 것도 좋지만 영상으로 보니까 더 인상적이고, 소시민들의 삶도 엿볼 수 있어서 좋더라구요. 두 작품 모두 19금이라 제 동생은 한동안 '누나가 어떻게 그런 걸!' 이라며 놀려대기도 했지만,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실 거에요~두 작품 모두 야하기는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요  그렇죠?  

그런데 왜 우리는 이렇게 로마 역사에 대해 궁금해하는 걸까요?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고, 로마를 소재로 한 책이나 드라마가 어김없이 화제가 되는 것을 보면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로마가 대체 뭐길래?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어쩌면 책 앞부분에 적힌 한 문장으로 요약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서양 문화와 역사의 근간이 되는 로마제국'. 오늘날 사용하는 여러 법전이나 정치제도, 목욕탕, 엘리베이터 등이 모두 로마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은 정말 흥미로워요. 상상할 수도 없는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우리에게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에 그토록 로마를 외치게 되는 걸까요? 그 때도 사람이 살았고, 그들의 문화가 우리 생활 속에 살아있다는 것. 경이롭습니다. 

로마제국의 역사라고 하면 가장 먼저 카이사르가 떠오르죠. 광활한 대륙을 정벌하고 이집트의 클레오파트라와도 연관되며 제정이 시작되기 전 가장 극적인 사건의 주인공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로마 역사를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흥미로운 사람들이 꽤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로마의 시조로 알려진 아이네이아스와 로마를 건국한 로물루스를 필두로 그들의 역사를 훑으면서 멸망까지의 흥미로운 사건과 인물에 대해 알려준답니다.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얻게 된 한 가지는 영화 <글래디에이터>에서 폭군으로 등장한 황제의 모델이 로마 역사상 최악의 황제로 불리는 콤모두스라는 사실이에요. 사실 오래전에 그 영화를 봤을 때부터 대체 저 사람의 모델은 누구일까 궁금했었는데 이제야 궁금증이 해결되었네요. 

긴 설명은 필요없을 듯 합니다. 로마 역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기억할 필요는 없지만 저처럼 새로운 사실 하나만이라도 알게 된다면 그것으로 족하지 않겠어요? 자칫 어렵고 헷갈리게 여겨질 수도 있는 그들의 역사가 에피소드 중심으로 소개되어 있어 비교적 이해하기 쉽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 하겠어요. 수많은 그림과 사진, 도표가 그 이해를 돕고 있으니 한 번으로 어렵다면 여러 번 훌훌 읽어보면 좋을 책일 듯 합니다. 이 책을 읽고 있던 저를 보신 아부지도 지금 재미있게 읽고 계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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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살인
윌리엄 베이어 지음, 김승욱 옮김 / 작가정신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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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는 순간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 <새>를 떠올리실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저도 그랬거든요. 대학생일 때 교양과목으로 들었던 '영화의 이해' 수업 시간 중 보았던 영화 <새>. 저는 어렸을 때부터 비둘기를 무서워했답니다.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비둘기가 날면 사방 10미터로 벼룩이 날린다는 근거없는 소문에 대한 혐오와 그 조그만 부리로 쪼면서 쫓아올 것만 같은 공포감이 한데 뒤섞여 있다고 할까요. 그런 상태에서 <새>를 봤을 때의 그 감정이란!  한동안 '세상에 새보다 더 무서운 건 없어'를 남발하면서 학교를 다녔던 것 같아요.
 
그렇게 무서운 새가 벌이는 사건이라면 안 읽었으면 될텐데, 제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바로 이 작가가 데이비드 헌트라는 가명으로 발표한 [누가 큐피드의 동생을 쏘았는가] 를 인상깊게 읽었기 때문이죠. 샌프란시스코를 배경으로 색맹인 탓에 세상을 흑백으로만 볼 수 있는 여자주인공도 좋았고, 음울한 분위기도 마음에 든 작품입니다. 첫번째 작품에 대한 인상이 워낙 강렬해서 '새'가 등장해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답니다. 첫번째 만남만큼 두 번째도 좋을 것인지, 내가 가지고 있는 새에 대한 편견도 깰 수 있을지 궁금하기도 했고요.
 
히치콕 감독의 새들이 아무 (제 기억에는) 이유없이 자유의지로 사람들을 공격했던 것에 반해, [새의 살인] 에서의 새는 인간에게 길들임을 당합니다. 배고픔을 이용해 새의 감각을 날카롭게 길들인 범인은 새와 자신을 동일시시키면서 자신이 직접 할 수 없는 일에 새를 이용하죠. 미국드라마에서 흔히 보이는 성적환상의 실현. 범인은 자신의 성적환상을 새를 통해 실현시키는 겁니다. 새가 강하게 하강해서 여자를 공격하고, 부리에 목을 박아 해를 입히는 장면들을 몰래 지켜보면서 '새'로 태어나지 못한 운명을 저주하기도 하면서요. 범인은 급기야 인간을 자신의 새로 만들기 위해 돌입해요. 그 대상은 방송국 기자 팸. 팸은 야심있는 기자로 사건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지만, 덕분에 범인의 표적이 됩니다.
 
결말 부분에서 범인이 팸을 '새'로 길들이는 장면은 섬뜩해요. 인간이 인간을 그런 방법으로 다룰 수 있다고 상상하는 것 자체가 잔인하죠. 작가의 상상력이 대단하다고 해야 할 지, 작가의 정신세계가 독특하다고 해야 할 지 알쏭달쏭할 정도랍니다. 그런데 작가 역시 제가 가진 '새'에 대한 이미지를 바꿔놓지는 못했어요. 사실 이 책에 등장한 '새'는 굶주림에 길들여져 있고 사람을 공격하기는 하지만 본래는 매우 날쌔고 용맹한 존재에요. 뒷부분에서 자유를 찾아 힘차게 날아가는 장면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광대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전개 자체가 속도감이 없고, 범인이 처음에 그런 일을 벌이게 된 동기가 약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누가 큐피드의 동생을 쏘았는가] 에서 보여주었던 독특한 분위기도 느껴지지 않았고요.
 
더욱 알쏭달쏭 한 것은 형사 제이넥의 역할입니다. 작가는 후에 이 제이넥을 다른 작품에서도 등장시키는 모양인데, 이 작품에서 형사인 그의 역할은 비중이 그리 크지 않습니다. 오히려 팸보다 수사력이 더 떨어지는 듯도 하고, '딱히 그가 등장하지 않았어도 내용 전개에 크게 지장을 주지는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음. 여러모로 [누가 큐피드의 동생을 쏘았는가] 보다 부족하게 느껴진 이야기였습니다. '새'에 대한 저의 좋지 못한 감정 때문이었을까요? 으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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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에 한번은 동유럽을 만나라 일생에 한번은 시리즈
최도성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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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홀로 일본여행을 하고 온 뒤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어디를 가든 혼자서도 잘 돌아다닐 수 있겠다는, 혼자 여행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별 거 아니라는 자신감. 그래서인지 요즘은 자꾸 평소 가고 싶었던 동유럽 쪽으로 마음이 쏠린다. 나는 서양문화보다는 동양문화에 끌리고, 서유럽보다는 동유럽 쪽에 마음이 기우는 편이다. 그 중에서도 체코와 터키는 가만히 앉아서 여행하는 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웃음이 번지는, 요즘들어 가장 가고 싶은 곳 1순위다. 내년 휴가는 체코로 가볼까 생각하던 중 동유럽에 관해 재미있는 책이 나온 것 같아 덜컥 품에 들였다. 

눈 덮인 궁전과 야경, 석양빛에 물들어가는 도시의 사진들로 가득 채워진 표지만 바라봐도 마음이 설렌다. 저자는 이 책에서 동유럽 중 체코와 폴란드, 슬로바키아를 소개하고 있는데 다른 두 나라보다 체코의 비중이 약 2/3 정도로 가장 크다. 체코에 관심을 두고 있던 나는 무척 반가웠지만 동유럽의 여러 나라를 둘러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다른 독자들은 약간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체코하면 역시 프라하.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으로도 유명한 바로 그 도시에서 가장 먼저 나를 반긴 것은 카를 교이다. 하얗게 눈 덮인 프라하를 배경으로 카를 교를 건너는 수많은 사람들이 찍힌 사진을 보고 있자니 금방이라도 그 곳으로 가고 싶어 안달이 났다. 낭만과 신비의 색인 보헤미안 블루가 잘 어울리고 가장 유서깊고 아름다워 각종 영화와 CF 촬영지로도 유명하다는 이 다리에는 전설이 있다. 바츨라프 4세 때 여름에 군데군데 무너진 카를 교를 보수하던 인부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악마와 계약을 맺어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만다. 아내는 아기를 갖고 있었는데 아기를 낳은 후 아내는 곧 목숨을 잃었고, 아이는 커서 엄마의 영혼을 위로하는 진혼곡을 연주하는 악사가 되었다고 한다. 이것이 지금도 카를 교에서 악사들이 음악을 연주하는 이유라고 하는데 카를 교 뿐만 아니라 체코의 곳곳에는 수많은 전설과 신화가 숨어 있다. 

이 책은 다른 여행서와 좀 색다르게 관광명소나 맛집들만을 소개하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맛집소개는 눈에 띄지도 않고 관광명소라고 할 것도 없이 주로 저자가 깊은 인상을 받은 장소들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체코와 관련된 유명인들, 베토벤이나 카프카, 아인슈타인과 모차르트 등과 관련된 일화와 장소들에도 비중을 두었는데 단순한 여행서라기보다는 예술기행서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리는 책이다. 체코의 비극적인 역사와 민주화를 일궈낸 과정, 서민들의 문화와 여행지에서 만난 친절한 사람들과의 에피소드가 적절히 버무려져 한층 수준높은 여행예술서를 만들어낸 것이다. 

폴란드에서는 역시 비극적인 유대인 학살과 관련해서 이야기하고, 슬로바키아는 체코와의 뗄래야 뗄 수 없는 역사와 베토벤에 대해 서술한다. 이력만 봐서는 잘 모르겠지만 저자는 아마 음악과 문화 전반에 걸쳐 지식이 풍부한 사람이 아닌가 싶다. 그 중 베토벤에 관해서는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군데군데에서 베토벤에 대한 일화를 소개하면서 그에 대한 애정을 자랑한다. 

체코에 왜 그렇게 가고 싶은 지 잘 모르겠다. 교토도 그랬다. 남들은 일본여행은 이제 안 가도 되지 않느냐고 했지만, 평소 교토에 가보는 것이 소원이었던 나는 친한 친구가 같이 다른 곳으로 여행가자는 권유도 뿌리치고 홀로 교토로 떠났었다. 내년 여름도 올해처럼 충만한 용기가 나를 찾아왔으면 좋겠다. 말은 조금 걱정되지만 가서 카를 교에 서보고 싶고 프라하성도 직접 보고 싶다. 여행서는 읽을 때 행복감을 주지만 가서 직접 보는 것보다 더 큰 충만함은 없다는 것을 이제 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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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안 윈터
대프니 캘로테이 지음, 이진 옮김 / 시작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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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땐 저도 발레리나를 꿈꿨습니다. 냐하하하  가녀린 몸과 긴 팔다리, 하얗게 빛나는 튀튀와 핑크빛 발레슈즈는 저의 선망의 대상이었죠. 그 때는 어렸으니 핑크빛 발레슈즈 속에 숨겨진 길고 긴 고통의 시간들을 알리 없었지만 저도 우아한 백조가 되고 싶었답니다. 소녀들을 겨냥한 소설들 중 주인공 대부분이 발레리나였다는 것도 아마 한 몫했을 거에요. 여자아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발레리나를 꿈꿔보지 않았을까요? 발레를 배우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는 없지만 그래도 어렸을 때 조금 배워놓았더라면 지금처럼 이렇게 뻣뻣한 몸은 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은 듭니다. 

[러시안 윈터]의 주인공은 발레리나입니다. 암울했던 사회주의 러시아에서 오직 발레만이 전부였고 사랑에 몸을 던진, 실력있는 무용수 중 한 명이었죠. 젊은 시절 그토록 찬란하게 빛났던 그녀의 몸은 이제는 늙고 병들어 운신조차 하기 힘듭니다. 그녀가 가진 상처와 고통이 몸을 더 무겁게 만들었을지도 몰라요. 러시아의 시인 빅토르 엘신의 아내이자 완벽한 발레리나였던 니나. 현재 그녀는 미국에서 홀로 외롭고 쓸쓸하게 병든 몸을 지탱하며 간신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첫눈에 반하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했던 빅토르와 니나. 왜 지금 니나 옆에 빅토르는 보이지 않는 것일까요. 

과거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니나라면 그리고리는 현재를 살고자 하는 남자, 하지만 과거의 기억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입니다. 출생의 비밀을 안고 오랜 세월 그 뿌리를 밝히기 위해 노력해온 그는 진실의 단서가 니나에게 있음을 압니다. 하지만 니나는 그리고리를 거부하죠. 니나와 그리고리, 그리고 그리고리의 부모를 둘러싸고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인지, 소설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서서히 덮여있던 장막을 거둡니다. 그 장막 뒤에 웅크리고 있던 진실은 오랜 세월을 고통과 상처, 후회와 배신감으로 몸부림쳐 온 니나의 마음을 치료해주는 한편, 더 큰 후회를 남기게 될 겁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가 주변상황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혹은 자신의 판단이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에 결정을 내리기 전에 상대방에게 한 번 더 물어볼 수 있는 용기가 있다면, 오해로 인한 비극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한 번만 더 그 사람을 만났더라면, 내가 알고 있는 건 이것인데 혹시 내가 잘못알고 있는 거냐고 물어봤더라면. 그런 후회들을 남기지 않기 위해 우리 노력해보면 어떨까요? 자존심? 두려움? 오해로 수 십년을 허비하는 것보다는 자존심을 버리고 두려움을 이기려는 용기가 필요해요. 

2009년 런던도서전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는 [러시안 윈터]는 전개가 조금 느릿느릿해서 초반에 몰입하기는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다 읽고 난 후, 여운이 참 크네요. 인생이 대체 무엇인지, 사랑은 무엇인지, 안타까움과 애틋함으로 가슴 한 쪽이 아릿아릿합니다. 오직 사랑이 없는 곳에만 비극이 있다는, 옮긴이의 말이 무겁게 다가오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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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도 키스 - 내가 선택한 금지된 사랑 뱀파이어 아카데미 시리즈 3
스콜피오 리첼 미드 지음, 전은지 옮김 / 글담노블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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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 아카데미>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가 드디어 출간되었습니다! <트와일라잇> 시리즈 이후 뱀파이어물이 속속 등장하는데요, 대부분의 작품들이 여주인공의 뱀파이어와의 사랑을 오글오글하게 그려놓는 데 그치고 말았죠. <뱀파이어 아카데미> 시리즈 역시 물론 뱀파이어가 등장합니다. 하지만 이 시리즈에는 뱀파이어를 지키는 수호인 댐퍼가 등장해서 조금 독특한 관계를 설정하고 있습니다. 여주인공의 로맨스도 등장하지만 그 오글오글한 연애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는 점이 쪼콤 마음에 들어서 계속 주시하고 있었답니다. <트와일라잇> 이후 그 어떤 시리즈도 계속 읽어나가지 못했었는데, 이 시리즈만 유일하게 결말이 기대되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 세 번째 이야기를 보면서 시리즈물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등장인물들은 2권에서 정말 엄청난 사건을 겪었습니다. 특히 여주인공인 로즈는 가장 친한 친구인 메이슨을 잃었죠. 스트리고이에게 납치당한 모로이(뱀파이어) 를 구하기 위해 정말 힘겹게 싸웠지만 메이슨의 죽음을 겪은 로즈는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변화를 겪게 됩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친구 리사의 경호를 소홀히 할 수는 없는 법! 특히 아카데미에서 드디어 실전수호 수업을 듣게 되어 있는 터라 그녀는 내심 리사를 수호하게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그렇게 얄미워하던 리사의 남자친구 크리스티안이 수호 모로이로 지정됩니다. 티격태격 하는 듯 하지만 어느 새 서로에게 익숙해져 가는 두 사람. 그 와중에도 2권에서 리사를 납치, 고문한 빅토르의 재판이 아직 열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등장인물들은 그의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떠납니다. 그리고. 정말정말 말도 안 되는 엄청난 사건이 일어나는 것이죠. 2권의 일과는 비교도 안 되게요. 

기본적인 설정에는 변함이 없지만 2권까지 속도감있게 전개되던 이야기가 3권부터는 조금 느릿하게 진행됩니다. 불필요한 인물로 생각되는 이들도 많이 등장해서 이름도 좀 헷갈렸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우려되던 사항은 '죽은' 메이슨의 등장입니다. 유사한 뱀파이어 시리즈물 중에 <하우스 오브 나이트>라는 책이 있습니다. 역시 뱀파이어가 등장하고, 특이하게도 이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뱀파이어들입니다. 뱀파이어들 간의 사랑과 모험을 그리고 있다고 보면 되는데요, 이 책에서도 역시 주인공의 친한 친구가 죽음을 맞고, 그 친구가 다시 살아나는 기이한 설정이 보입니다. 저는 [섀도키스]를 읽으면서 '설마, 그 책을 따라가는 건 아니겠지' 라며 쪼콤 가슴을 졸였답니다. 4권을 봐야 알겠지만, 부디 그런 유사한 설정은 하지 말았으면 하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다른 시리즈에 비해 오글오글 러브신이 좀 적은 것이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렇다고 사랑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뱀파이어가 등장하는 미드나 소설에 오글오글 러브신이 꼭 들어가야 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나마 재미나게 읽던 뱀파이어 시리즈였는데, 3권을 읽고 나니 어째 맥이 좀 풀리는 느낌도 듭니다. 긴 호흡을 이어갈 수 있는 탄탄한 구성과 탁월한 문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했던 독서 시간이었습니다.  설마. 뱀파이어 시리즈물에서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는 일이 4권에서 일어나는 건 아니겠죠. 그 점이 궁금하여 4권을 기다리지 않을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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