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0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함께 읽는 도서로 선정된 기욤 뮈소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인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 기욤 뮈소의 이름이야 익히 들어왔고 작품 중 몇 가지도 읽어본 적은 있지만 이렇게 마음 먹고(?) 그의 작품을 접하게 되니 뭔가 새로운 기분이다. 그동안 읽었던 그의 작품들에 대한 생각은, 재미있다는 것. 잘 고른 덕분인지는 몰라도 접했던 이야기 대부분이 보통 이상은 되었던 것 같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가 국내에 출간되고 어느 새 13년. 지금까지도 꾸준하게 그의 작품이 발표되고 있는 것을 보면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독자들이 꽤 많다는 의미 아닐까.

 

2006년 9월, 캄보디아에서 자신의 목숨을 걸고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는 예순살의 의사 엘리엇 쿠퍼. 한 오지 마을에서 집으로 갈 헬리콥터를 떠나보내고 입술이 기형이 된 한 아이를 수술한다. 자신의 손자를 수술해준 것에 대한 감사인사를 전하며 '반드시 이루었으면 하는 소원'에 대해 질문하는 아이의 할아버지이자 부락의 촌장. 엘리엇은 그 질문에 세상 누구보다 소중했던 단 한 사람이었지만 30년 전에 세상을 떠난 일리나를 꼭 한 번만이라도 다시 만나고 싶다고 대답하고, 그의 대답에 노인은 작은 황금색 알약 10개가 담긴 병을 건넨다. 그것은 시간여행을 가능하게 해주는 묘약!

 

한편 1976년 9월, 서른 살의 엘리엇. 그는 플로리다에서 일리나와 황홀한 휴가를 보내고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으로 향하는 중이다. 이별의 시간은 쿨하게, 길게 끌지 않는 것이 암묵적인 조건이었지만 어쩐 일인지 이 날, 일리나가 엘리엇을 따라 공항으로 들어온다. 두 사람의 아기를 갖자고 이야기하는 일리나에게 엘리엇은 농담으로 응수하고, 일리나는 상처받은 채 그와 작별한다.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엘리엇. 그런 그 앞에 파자마 차림의 노인이 나타나 자신은 30년 후의 엘리엇이라는 말을 남긴 채 갑자기 사라진다. 그 후로 계속되는 몇 번의 만남. 2006년의 엘리엇은 1976년의 엘리엇에게 일리나가 곧 죽는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서른 살의 엘리엇은 그녀의 목숨을 구하는 대신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무언가를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한다.

 

누구나 한 번쯤 바라게 되는 소원. 자신이 소망하는 그 때로 다시 한 번 돌아갈 수 있다면-에 대한 물음으로 시작되는 이 작품은, 인생에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그 소중한 것을 위해 자신의 또 다른 무엇을 과연 포기할 수 있는지에 대해 자문하게 한다. 일리나를 살리고 싶어하는 서른 살의 엘리엇. 하지만 과거를 바꾸면 2006년의 자신에게 분명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생각한 예순살의 엘리엇에게는 일리나만큼이나 소중한 딸, 앤지가 있다. 비극적인 가족사로 아이 갖는 것을 두려워했지만 일리나를 잃을 수는 없는 1976년의 엘리엇. 결국 2006년의 엘리엇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앤지를 만나기까지 암흑같은 시간을 보내는 그를 보면서 말로 다할 수 없는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런데 마지막에 이어지는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라니! 이대로 끝나는 건가, 정말 정신없이 읽었는데 선물같은 반전이 기다리고 있어 즐겁게 깜짝 놀랐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수많은 선택을 하고, 그로 인해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한다. 후회도 하고, 자책도 하고, 원망도 하고, 감사도 하면서. 조금의 미련도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작품과는 달리 우리는 과거의 선택을 되돌릴 수 없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숨가쁘게 펼쳐지는 스토리 속에서 그런 우리의 현실을 대리만족 시켜주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이 작품을 읽으면서 자신에게 있어 최선의 선택은 무엇인지, 미래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을만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한 번쯤은 되돌아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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