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고 재능있고 따뜻, 아니 뜨겁고 복잡한 사람 심시선 여사와 남편들, 딸들에 아들, 그리고 손녀들 더하기 손자 이야기다. 매 챕터 시작에 심 여사의 글과 인터뷰 일부가 인용되는데 그 글들의 전체가 계속 궁금해진다. 특히 <어쩌다보니 마지막으로 남은 사람, 2002>의 재출간(?)을 기대한다. 


심 여사의 자녀들, 읽으면서 조금씩 알게 되는 그들의 '특이점' 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모래사장의 예쁜 조약돌이나 조개껍질 처럼 놓여 있어서 반갑게 주워 담으면서 읽었다. 이런 인생, 이런 역사, 이런 사랑과 사람들이 한 가족에 모여 있을 리 ... 없겠지. 어쩜 블랙쉽이 하나도 없어. 가족이 이렇게 (아무리 비용이 해결된다고 해도) 여유있는 일정으로 하와이 여행을 '추모'의 목적으로 과거를 까발리거나 원망하는 쌈박질 없이 해낸다니, 그것도 제삿상엔 각자 창의성에 기댄 선물을 올린다니. 너무나 예쁘고, 너무나 가짜 같잖아.  


그래도, 이런 소설이 있어야한다. 씩씩하고 착한 사람들의 이야기. 읽으면서 계속 '이게 진짜일리가 없어'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믿고 싶었다. 따뜻한 정세랑 작가의 글이 내 맘의 더러운 기름을 닦아줄 것만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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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튜버 영상을 처음 접한 5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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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표현으로 '백성'은 농민 쯤 된다고 한다. 흙과 땀 냄새 풍기며 빈한하게 살 것 같은 농민이 (더 정확하게는 축산업 종사자) 호화롭게 산다는 역설적 상황을 보여주는데 그 '호화로움'이 매우 현실적이다. 좋은 공기, 넓은 땅, 질 좋은 먹거리 등. 하지만 모자라는 수면 시간과 상상을 초월하는 노동 강도가 기본으로 깔려있다. 어떠냐, 이 대단한 축산업, 너희 도시껏들이 모르는 진짜배기 생명의 땅! 우리가 느그들을 먹여 살리고 있단 말이다! 같은 만화다. 


저자 아라카와 히로무는 '은수저' 만화로 먼저 알게된 작가다. 나는 애니판을 시즌 1, 2를 챙겨 봤었는데 농업고등학교의 치열한 노동과 더 치열한 급식이 이토록 재미있을줄 몰랐다. 하지만 그 재미란 게 은근히 피맛을 풍긴다. 귀여워하던 아기 돼지를 곱게 키워서 ... 잡아 먹는다. 정성들인 바베큐로 인간들이 모여서 잔치를 한다. 호러 만화 아님. 

이 만화 백성귀족에서도 그 감출 수 없고, 감출 생각도 없는 생명의 순환 이랄까, 피의 진실 같은 게 나온다. 낙동업은 소의 젖을 기본으로 한다. 젖은 엄마가 아가를 위해 만들어 내는데 일단 농가에서 송아지를 만드는 방법은 매우 인위적 혹은 기업적이다. 물론 강제적이다. 그렇게 만들어지는 우유를 짜내고 뽑아내고 판다. (송아지는 보내버린다, 고 심플하게 알려준다. 어디로 보내겠냐고) 우유로 생산하는 치즈와 버터, 도시인들이 찾거나 무시하는 농산품들의 유통도 이야기한다. 분명 저자는 고기도 유제품도 (더해서 채소도) 가리지 않고 잘 먹는 사람이지만 이 만화는 역설적으로 내가 유제품을 먹지 않는 걸 칭찬하고 있었다. (2018년 9월부터 비건입니다.)   

재미도 있고 (피와 착취당하는 동물이 나와도) 너무나 열심히 몸으로 일하고 싸우는 등장인물 (이라지만 소 가죽을 뒤집어 쓰고들 있음)이 밉지 않다. 쓰다보니 인간들을 동물로 그려놔서 그 착취 관계가 흐려지나 싶다. 아 영악하여라. 저자가 암소로 그려진 만큼 여자 작가라 다시 마음을 주었다. (이런이런) 이렇게 열심히! 몸을 움직이면서! 흙냄새 풍기면서 (똥냄새는 사절) '일하는' 사람들이 좋다. 하지만 주인공이 '화이팅' 이거나 '힘내!' 하는 장면들의 배경컷이 욱일기 모양이라 ... 종종 쎄하다. 이런건 일본 만화를 볼 때 참아야하는 건가, 우리나라 번역본에선 수정할 순 없었을까 싶었다. 6권까지 나왔는데 일단 4권까지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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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학 병리학 학자가 정리한 '죽음'에 대한 책. 책 말미에 2권이 예고되어 있어서 이 책은 서문 같은 느낌이 든다. 실제로 책 내용은 기존의 죽음, 부검, 법의학자의 역할에 대한 기존 지식을 쉽게 정리한 것이다. 저자의 개인적 '인사이트'가 보이지 않아서 아쉬웠다. 착실한 저자의 모습은 짐작할 수 있지만 책이 매우 새롭거나 특별하지는 않았다.


삶과 죽음 사이의 '그레이 존'에 대한 고민이 비중 있게 다루어진다. 죽음이 죽음 다워야 삶이 더 생생하리라. 생명연장술로 아직 특별실에 누워있다는 회장님도, 얼마전 읽은 책 '꽃은 알고 있다', 한국 법의학의 창시자로 언급되는 문국진의 책도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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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유투브 저 말에 (몰랐어요, 처음 들어요. 이런 희한한 이름은 잊기가 더 어려운데) 책을 사서 (조금 숙성 시킨 후) 읽었다.

총 655쪽 중 9쪽에 해당하는 짧은 이야기 <노힐부득과 달달박박>. 7세기 신라시대의 두 건장한 청년이 속세를 떠나 불가에 입적하여 조용히 도를 닦는데 한밤중 여인이 찾아온다. 부득과 박박은 서로 다른 식으로 이 여인을 대하는데, 짠!, 반전이 생긴다. 여인의 정체와 두 승려의 우정이 진짜 모습을 드러내는 결말.

중국 당나라 연호를 쓰는 시절이라 씁슬하고 여자를 탕녀 혹은 성모 (석가의 어머니 마야부인) 이분법으로 대하는 건 더 씁쓸했다. 이 두 승려가 살림까지 차렸다가 버리고 떠난 부인들과 아이들은 어찌 되었을까. 얼마전 읽은 뉴스엔 n 번방 범인 중에 승려가 있었다고 했는데 남자는 승려와 성범죄자를 다 할 수도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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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01093753277 2023-10-09 0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우리역사가 아니기때문

a01093753277 2023-10-09 0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국사기와 삼성기 단군세기를 읽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