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이 제목의 드라마인지 영화를 본 적이 있었는데, 이번 영화는 2017년 작이다. 


어머니 (아버지가 재혼한 새어머니) 49재를 지내는 이야기인데, 여주인공 처지가 고구마 백만 개다. 그중 구십만 개는 남편과 남편의 내연녀, 그리고 시어머니가, 나머지 십만 고구마는 고모가 안겨준다. 고작 바람 피운 걸로 난리 피우지 말라며 어서 돌아가서 풍으로 누워있는 시어머니를 보살피라고, 아이 없는 삶은 어쩌고 저쩌고 .... 하아.. 그러다 갑작스럽게 전환해서 49제의 피날레를 '훌라 댄스'로 함께 마무리 한다. (심시선 여사의 십 주기에도 나오는 훌라 댄스. 훌라는 원래 제사나 의례 용 춤이었다고 한다) 더한 최절정의 고구마는 남편과 여 주인공이 함께 맡는다. 


레시피의 하나 하나는 이제 '독립' 할 사람을 위한 음식 조리법, 생활 관리법 일텐데 그걸 받아든 사람들은 고인을 그리워 할 지언정 그녀 생시의 바쁜 나날을 몰랐다. 영화에 음식 장면이 별로 안나와서 아쉽다. 레서피라며...  


무료 영화라고 해서 틀어놓고 집안일을 했다. 고구마 백만 개 아니고 천만 개였다. 나 원래 고구마 좋아하는데 당분간은 못 먹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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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20-06-18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유부만두 2020-06-19 21:45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단발머리 2020-06-19 07: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고구마 좋아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0-06-19 21:45   좋아요 0 | URL
전 찐고구마 파 입니다. 단발머리님은요?

단발머리 2020-06-19 21:49   좋아요 1 | URL
전 군고구마를 좋아하지만 자주 먹을수는 없어 찐고구마를 먹는다고 합니다^^

유부만두 2020-06-19 22:12   좋아요 0 | URL
군고구마는 여러 상황이 받쳐주어야 가능하니까요.
일단 겨울! 일단 양철통에서 구워주는 아자씨!
이상하게 집에서 이런 저런 냄비나 오븐으론 그 맛이 안나더라고요.

고구마 타령을 하고있지만
담주에 전 초당옥수수 배송을 받는답니다. (얌냠)
 

소설 속의 등장인물들이 어떤 책을 읽는지 살펴본다. 왜 그 책이 이런 저런 상황에서 읽혔는지 생각해본다. 더 가까워 지는, 혹은 더 미워지는 인물들. 

릴라는 베케트의 희곡을 레누보다, 니노보다도 앞서 읽는다. 

 영어판에는 Another Happy Day로 단수로 표기되어있지만 인물 묘사가 복수형 해피 데이스가 맞는 듯하다. 


아이를 데리고 공원에서 산책하다가 옛 초등학교 선생님을 만난 릴라, 읽고 있던 책은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다. 세속적이고 지겨운 인생에 대한 이 책이 이해하기 어렵다고 하자 선생님은 어려운 책은 나쁘다고 잘라 말하고, 릴라는 선생님에게 자신의 '평범한 일상'을 노골적으로 보여준다.


레누는 고등학교에서 세계의 폭을 넓힌다. 정치와 역사를 더 배우면서 고향을 벗어나려 애쓴다. 

레누가 열심히 읽는 책은 Federico CHabod와 루소다. 

릴라가 계속 공부했더라면 어땠을까, 레누는 생각한다. 퀴리 부인이나 Grazia Deledda 같은 소설가가 되었을지도 모른다고 넬라에게 말한다. 아니면  Nilde Iotti 처럼 정치인이 되었으리라고. 넬라는 웃으면서 릴라가 ugly beauty를 가졌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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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0-06-24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금도 첨 페란테 읽으면서 저 장면.... 릴라가 아이 돌보면서 공원에서 <율리시스> 읽던 장면의 충격이 잊히지를 않아요. 그런 생각을 했어요. <율리시스>가... 내가 모르는 또 다른 <율리시스>가 있나?!? 그랬습니다.
읽기는 읽어야하겠어요, 율리시스... 끄응....

유부만두 2020-06-19 21:46   좋아요 0 | URL
아, 저는 기권이에요.
단발머리님의 율리시스 리뷰를 읽는 걸로 대신할게요.
그런데 제가 책은 샀답니다?? ㅎㅎㅎㅎ 예전에 도서정가제 실시 전에 오십프로 할인일 때 두꺼운 책들 엄청 샀어요. 아, 그 책 다 읽을 순 있을까요?

단발머리 2020-06-19 21:52   좋아요 0 | URL
그 때가 진짜 찬스 중의 찬스였는데... 전 그 때 많이 못 샀네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랑 <길가메쉬 서사시> 읽고 나서 읽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0-06-19 22:09   좋아요 0 | URL
아아아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저 그걸 큰 애 군복무 기간에 읽겠노라고 큰 소리 쳐놓고 아즉도 이러고 있습니다.
길가메쉬는 어린이판도 있으니까, 어찌어찌 해낼 순 있을거고요.

프루스트..하아...프루스트...
일단 전 1권에서 (2/3 읽었어요.) 스완씨가 그 문제 많은 여자를 사랑(일까요, 과연)하는 거 까지 읽었어요. 저도 언젠간 읽으려고 해요. 그런데 이젠 시간제한을 두지 않으려고요. ㅎㅎㅎㅎ 오래 살아야 해요. 다 읽으려면!
 

비슷한 표지의 책탑들.


책탑하면 링컨 책탑. 

https://www.fords.org/blog/post/a-34ft-tribute-the-lincoln-book-tower/


10미터가 넘는 높이로 링컨에 대한 책을 쌓아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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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앤과 코넬은 책을 많이 읽는다. 고등학생 마리앤은 쉬는 시간에 프루스트를 읽는다. 그래서 더더욱 외톨이다. 코넬은 '공산당 선언'을 읽어보라고 권하는데 이미 읽었지만 마리앤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마리앤의 독서 목록에 도리스 레싱의 책이 있다.



























영문과로 진학하는 코넬은 도서관에서 '엠마'를 읽는다. 등장인물의 결혼에 신경을 쓰는 건 지적으로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해도, 엠마가 결혼 문제로 고민하는 장면에서 살짝 흥분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코넬의 수업 중 발표는 아서왕의 죽음이다. 


코넬과 마리앤은 편안하게 연인인듯 아닌듯 함께 영화를 보는데, 의미 심장하게도, 아니 클래식하게 쉘부르의 우산. 
















유럽 여행을 하다 마리앤을 만나는 코넬, 그녀에게 줄 시집을 챙겼고 자신의 백팩엔 낡은 제임스 설터 책이 있다. 

 
















따지고 들자면, 마리앤은 정말 싫은 캐릭터였다. 작가가 되는 코넬이 차라리 조금 더 나은 인물, 아니 조금 덜 갑갑이인 것 같지만 둘다 싫었다. 그런데 책은 재미있게, 젊은 감성으로 하지만 싼티 덜 맡으며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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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정은 마음 붙일 곳이 필요했다. 아픈 아이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비명을 지르고 싶어져서, 그러나 비명을 지를 수 있는 성격은 아니어서 머리를 통째로 다른 세계에 담가야만 했다. 끝없이 읽는 것은 난정이 찾은 자기보호법이었다. 
우윤이 낫고 나서도 읽는 일을 멈출 수 없었다. 우윤의 병이 재발할까봐, 혹은 다른 나쁜 일들이 딸을 덮칠까봐 긴장을 놓지 못했다. 언제나 뭔가를 쥐어뜯고, 따지고, 몰아붙이고, 먼저 공격하고 싶었다. 대신 책을 읽는 걸 택했다. 소파에 길게 누워 닥치는 대로 읽어가며, 아이를 먹이고 입히고 키웠다. 죽을 뻔했다 살아난 아이의 머리카락 아래부터 발갉 사이까지 매일 샅샅이 검사하고 싶은 걸 참기 위해 아이가 아닌 책에 시선을 고정했다. 낙관을 위해, 현재에 집중하기 위해,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나기 위해 책만한 게 없었다. (23)


쓰는 게 뭐 대단한 것 같지? 그건 웬만큼 뻔뻔한 인간이면 다 할 수 있어. 뻔뻔한 것들이 세상에 잔뜩 내놓은 허섭쓰레기들 사이에서 길을 찾고 진짜 읽을 만한 걸 찾아내는 게 더 어려운 거야. (166)


온 가족이 모여 있을 때 입을 벌리고 있으면 공기 중에 가득한 단어들이 시리얼처럼 씹힐 것 같았다. 말들을 소화해 내려면 버거웠고, 긴 가족 여행은 확실히 지쳤다. 물속에 내내 잠겨 있는 쪽이 나았다.말을 하고 싶지 않은 것에서 더 나아가 생각을 하고 싶지 않았다.  (169)


어른들은 기대보다 현저히 모르고, 알고 싶어하지도 않는다. (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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