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보다는 얇은 책이라 시작했는데 속도 내기는 힘들었다. 하루면 다 읽겠다 싶었는데 며칠 동안 가방에 넣어 다녔다. 주인공이 처한 상황이, 시대가, 문장이 던지는 그림자가 여러겹으로 무거웠다.
두 개의 기관차, 자유를 향해 달리는 비밀 열차와 목화 산업을 위해 달리는 노예제의 열차는 모두 살과 피를 연료로 쓰고 있다. 매케한 연기와 어두운 터널, 그 안을 어름어름 더듬어가면서 읽었다.
각 역, 주, 농장과 인연들을 통과하면서 의례처럼 버려지는 목숨과 사연들. 코라가 이후에도 잊지말고 기억하길 바란다. 발렌타인 농장의 대학살 속 열정적인 토론들은 인권과 역사의 다른 곳에도 투사되어 읽혔다. 1880년대 미국 남동부를 벗어나는 말과 글의 힘. 하지만 토니 모리슨의 책에서 느낀 감동과 끈적한 아름다움은 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