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나게 재밌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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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땀을 쥐고...는 아니고 챕터가 끝날 때 마다, 아 작가님 선수시네, 라고 생각하며 곧바로 다음 챕터를 읽었다. 짧은 소설이지만 내용은 가볍지 않고 (그럴리가, 이언 매큐언 소설인데) 넘치는 발랄함은 신랄함으로 다크한 유머의 리듬을 탄다.

 

알려진대로 햄릿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소설이라 처음부터 자꾸 햄릿 틀에 이 소설을 우겨넣고싶어진다. 하지만 그 연관성을 보이면 보이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즐기면서 읽어도 된다. 태아의 서술이라니, 이런 개뻥이 있나, 라고 화내면 곤란합니다. 소설이니까요. 이매지네이션. 작가의 크리에이션. 하지만 그 속에서는 꽤나 설득력있고요. 태교의 소중함 다시 깨닫습니다. 사실 세익스피어의 햄릿도 이런저런 생각과 고민과 푸념 독백이 넘치고 정작 이 아들 (서른이나 넘게 나이드신 분)이 하는 게 뭐 있냐, 싶은데 우리의 태아님은 꽤나 적극적으로 사건에 개입하죠. 근데 아무래도 엄마 Trudy 뱃속에는 능구렁이 들어앉아있는 거.

 

스릴 넘치고 재기 넘치고 발랄함과 끔찍함이 충만하며 음청 야한 소설. 그의 친구 루슈디가 좋아했을 것 같아요. 유유상종이라고. 역시 똑똑한 사람이 쓴 사악한 소설입니다.

 

스무디나 마시러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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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7-05-26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다 읽으셨네요!

유부만두 2017-05-26 11:49   좋아요 0 | URL
네. 재미있었어요.!

유부만두 2017-05-26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s://itunes.apple.com/kr/podcast/ian-mcewan-on-his-novel-nutshell-books-podcast/id168200814?i=1000374855561&mt=2
 

갑자기, 아무 이유 없이, 이런 책을 샀다. 그냥. 표지도 평범하고 (실과 교과서에 실릴 법한 그림에 뜨악한 표지) 저자도 잘 몰랐고 내가 듣던 팟캐스트도 아닌데. 실은 요즘 읽던 보르헤스가 너무 어려워서 술술 빠르게 읽히는 (소설 아닌) 신간을 찾다가 골랐을 뿐.

 

책을 통해서 인생을 배운다는 말에 비웃었는데 반성한다. 맞다. 새 책, 젊은 사람들에게서 꾸준히 배우며 살아가는 게 맞다. 이번 대선을 치루면서 남편과 약속했다. 일흔다섯이 넘으면 애들 따라 투표하던지 아예 투표를 말아야한다고. .... 이 책엔 내가 몰랐던 사람들, 나보다 젊고 나보다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법에 대해서, 그들 나름대로의 원칙과 터득한 기술들을 나누고 있었다.

 

돈 이야기, 시간 이야기, 일하는 이야기의 중심은 언제나 '자신'이어야 한다. 맞는 말이지만 어디 그게 쉬운가. 그 본질을 꺼내서 이야기해야 한다. ... 다만, 이 책에서 소개하는 일상들이 꽤나 '독립'적이라 그 나름대로의 자부심이 지나친 게 거북했다. 거대자본 나빠, 우린 소자본으로 바르고 PC하게 살아가고있지, 이런 분위기다. 이런 삶도 있구나 하며 경이롭게 읽었지만 내 나이와 내 굳은 마음으로는 거기 까지. (실은 어느 일상기술은 그저 정신승리로만 보이기도 했다) 그나마 가장 공감하며 읽은 부분은 '정리'의 기술 부분의 정철씨. 그의 덕후 일상에는 나도 모르게 맞아,맞아, 하며 박수치게 되었다. 책을 덮으며 과연 어떤 기술을 배웠나, 곰곰 생각해보니...나 자신의 처지를 인정하는 게 먼저구나 싶었다. 나는 밖에서 본다면 꽉막힌 기성세대 아줌마. (아, 싫어진다)

 

또 하나의 젊은 세대의 색다른 삶의 모습을 담은 책. 일본인 저자의 편의점 알바 경험을 녹여낸 소설이다. 빠르게 SSG읽을 수 있고 경쾌하고 무덤덤한 묘사에 은근한 철학이 담겨있다. 하지만 그 철학을 뭐라뭐라 풀자면 귀찮고 또 꼰대스럽게 된다. 민폐남의 묘사가 꽤나 짜증나도록 실감났고 결말도 엄청 문학적이었는데 뭐랄까 이 생생함은 징그럽기도 하다. 불편한 부분을 어쩔 수 없이 보는 기분, 그런데 내가 느끼는 감정이 정답이 아닐까 걱정스럽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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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그레타 가르보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책소개 방송을 듣고 읽기 시작했는데, 첫 챕터의 앞부분만 내가 기대했던 대로였다. 나머지는...많이 달랐다. 속표지의 사진은 그레타 가르보가 은퇴후 찍힌 파파라치 사진인데, 오버사이즈 코트와 구두가 특이하다. 사진가의 말로는 (그역시 어떤 사명감을 가졌다는데...개뿔) 그레타 가르보는 사진 찍히는 걸 의식하고 있었고 어느정도 용인한 것 같았다고 했다. 사진에서 그리고 표지의 작은 구멍과 처연한 무채색에서 외로움이 강하게 스며나온다.

 

그런데!

 

이 책은 외로움, 격리감, 그리고 그 해법으로의 소통을 현대 미술사 (의 야사)에서 찾고 있다. 강렬하고 (너무 폭력적이고 쎈) 일화와 그 고통이 빠르게 읽어내기에는 힘겨웠다. 동성애자, 이민자, 언어로는 완벽하게 자신을 표현하지 못하리라 두려워한 사람들, 어린시절 학대받은 기억들, 쌓여가는 울분, 혹은 정신적 비명을 담은 메아리들. 가학적인 그림과 파괴적인 행위들은 소통을 향해 내뻗었고 어느정도 해방과 자유를 가졌다지만 뉴욕시의 젠트리피케이션에 맞물려 다시 소외되고 격리되었다 (고 저자는 보았다). 몇몇 뉴욕과 시카고의 외롭게, 혹은 요란하게 살다 사후에 조명 받은 예술가들. 그들에게서 외로움, 고독, 그리고 어쩌면 정신적 불안까지 위로받고 답을 얻었다는 저자와는 달리, 나는 많이 힘들고 (왜냐? 책 내용이 쎄요. 막 쎅쓰! 총기 발사! 학대! 자살! 마약! 이러거든요) 그 소통의 의미를 제대로 알아 먹기가 힘들었다. 특히 발가벗어 (양말과 구두만 신겨서) 나무에 대롱대롱 매달린 소녀들을 묘사한 그림은 예술가의 학대받은 과거의 표현이라기보다는 그 가학성에 편승해서 학대자의 빠워를 즐기는 것 같이 보였다.

 

도시, 외로움, 고독, 그리고 기대와 좌절, 그래도 소통....

현대 예술사를 더듬으며 외부인, 타자, 소수인들의 몸부림을 읽었다. 어쩌면 나는 외롭지도 못하는 둔감한 인간인가, 잠깐 고민했다. 아, 그런데, 책은 알차고 멋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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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반복되는 투정, 혹은 자부심 처럼 "별나고 이상한" 글은 아니었다. 하지만 불편했다. 여성학자의 시선이 불편한 게 아니라 다듬어지지 않은 문장 때문이다. 문장과 문장 사이에 툭툭 끊어지는 불친절한 흐름. 어느 부분은 영 이해가 되지 않아 전공자에게 설명을 부탁해보기도 했는데, 단정짓고 단언하는 문장 자체에 문제가 있어 보이기도 했다. 저자가 내용 파악을 제대로 하는지도 의심스럽고. 하지만 감히 저자에게 무어라 전공자 운운할 수는 없다. (무서우니까) 

 

저자의 강한 자기 인정, 자신감이 부러웠다. 흔들림 없는 저자로서의 자세가 기억에 남는다. 그가 읽은 많은 책들과 함께. 하지만 내가 영 불편해 하며 접했던 김훈 작가의 소설을 향한 찬사에는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아, 개인차이겠지. 이런건. 하지만 나이탓인지 마구 빠져들지는 못했다. 저자는 자기 나름대로 읽었으니 나도 '유부만두 나름대로' 계속 읽어가겠다. 이제 나이값 좀 하면서 쫄보에서 벗어나기만 하면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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