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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베르만 해도 '감정교육 (1869)'에 마드무아젤 바트나라는 독신 여성을 등장시켜 페미니스트들을 은근히 조롱한다. 바트나는 "프롤레타리아 해방은 여성 해방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바트나는 "모든 직종의 문이 여성에게 개방되어야 하며 사생아 친부 조사, 새로운 법령 제정, 결혼 제도 폐지, 혹은 최소한 '좀 더 합리적인 결혼 제도 수립'등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 이런 권리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힘으로 싸워 눌러야 한다고 바트나는 단언한다. "좋은 머스킷총으로 무장한 1만 명의 여성 시민이 파리 시청을 벌벌 떨게 만들 수 있었다." 


















코뮈나르(코뮌 지지자)보다도 더 위험하게 여겨진 것은 여성 혁명가의 등장이었다. 플라뇌르에게는 거리가 '탈정치 공간'이었을 수 잇으나, 플라뇌즈에게 탈정치는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은 일이었다. 코뮌이 지속되는 동안에 미국 기자 한 명이 여자들이 19세기 식 화염병 같은 것을 파리 건물 지하로 던지는 것을 보았다는 진위를 알 수 없는 보도를 했다. 그래서 페트롤뢰즈, 곧 '방화를 하는 여자'라는 인물상이 생겨났다. 당시 사람들은 여성 혁명가를 도무지 통제가 불가능한 사람, 어떤 남자보다도 위험한 존재로 생각했다. 프랑스혁명 동안에는 여자들이 집 밖에서 다섯 명 이상 모이는 것이 불법이었다. (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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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답게 나는 지도 보는 일을 좋아했다. 태양계 지도와 지구의 지도. 무엇보다 지역의 지도를 들여다보면서 어머니와 내가 살고 있는 페어펙스처럼 낯익은 거리가 밖으로 뻗어나가 내게는 낯선 다른 거리들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리고 이 거리들이 또 다른 거리와 도로, 고속도로로 연결되다가 나라 전체로, 대륙으로, 종내는 지구로 어떻게 차례차례 이어지는지 추적하기를 좋아했다. 지리학상의 지구가 있다. 인류 (내 생각에 이 인류란 남자가 아닐까 싶다)가 측량하여 이름 붙인, 정치적 명칭으로 이루어진 지구. 또한 지질학적인 지구가 있다. 역시 측량을 하긴 했지만 지리학상의 지도보다 앞서 생긴 지도로 그려낸 지구. 여기서 출발하여 결국에는 저기로 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이 나를 매혹했다. 우주의 어느 지점에서 출발해도 다른 지점으로 여행할 수 있다. 능력만 있다면. 


50년대 여고생들의 갱단 이야기. 면도칼 좀 씹으면서 '몹쓸' 남자 인간들을 패버리는 언니들 이야기 같은데 불광동 여우파 더하기 성장소설 느낌. 하지만 또 가슴을 후벼파겠지. 조이스 캐럴 오츠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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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0-09-12 09: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캬... 저도 곧 읽어야겠어요!
이거 동명의 영화도 있는 거 아세요? <클래스>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로랑 캉테 감독 영화라 영화도 괜찮을 거 같은데, 전 원작 읽고 나서 보려고 여태 미루고 있네요. 다가오는 추석 연휴에 책도 영화도 다 봐야겠습니다!

유부만두 2020-09-12 12:21   좋아요 1 | URL
그쵸?! 저도 책 읽은 다음에 보려고 아껴뒀어요. 실은 이 책도 신간일 때 사서 묵힌 거고요;;;; 진하고 강렬하고 묵직하게 천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실은 조이스 캐럴 오츠는 제게 좋고 나쁘고를 오가거든요.
그들, 카시지 가 별로였고
좀비는 좋았고요.

잠자냥 2020-09-12 13: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츠는 좋고 나쁘고를 오가는 편인데, <폭스파이어>는 왠지 좋은 편에 속할 거 같아요. ㅎㅎㅎ
 

표지에서 '시녀 이야기' 의상이 보여서 아, 그 버터 이야기가 나오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별다른 고민 없이 읽기 시작했는데 아.... 이 책은 헐렁헐렁 음식 이야기나 하고 넘기는 책이 아니었다. 너무 각잡고 철학을 논하지는 않지만 음식!이 책에서 쓰인 이유가 그저 독자의 흥미와 침샘을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고, 그 이상을 알려주는 문화적 코드와 분석을 품고 있어서 '지적'으로도 유혹적인 부분이라고 말한다. 아무럼요! 


맛보기로....


<나를 찾아줘>는 단순히 여자와 남자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크레이프를 만들고 와인을 마시는 여자와 팬케이크를 먹고 맥주를 마시는 남자에 관한 이야기다. 길리언 플린은 음식을 상징적으로 활용해 완벽해 보이는 부부가 서로에 대한 환상을 깨가는 이야기에 사회계층과 지역 간의 차이라는 서사을 엮어 넣어 깊이 있는 의미의 층을 만든다. [...] 촘촘히 엮인 디테일들은 에이미와 닉의 차이는 남자와 여자의 차이가 아니라 계층적 차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들의 이야기는 현대 미국 사회에서 심화되어 가고 있는 계층 간, 지역 간의 차이와 갈등을 드러낸다. 



독일 철학자 포이어바흐는 '인간은 곧 그가 먹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는데, 단순한 '먹방'의 포인트는 그 말과 맞닿아 있다. 인간을 먹는 존재로 인식한 포이어바흐는 음식이 피가 되고, 피는 심장과 뇌가 되고, 곧 사상과 정신이 된다고 했다. 음식은 인간의 몸과 생명 그리고 존재 그 자체이니, 음식을 먹는 것은 개인의 주체성을 표현하는 가장 강력하고 근본적인 수단이다. 그래서 이런 음식과 인간의 관계는 인간의 주체적 의식이 파괴되는 미래를 예측한 디스토피아 소설에서 중요하게 다뤄진다. 


(전자책이라 페이지 수가 없음) 


이 책에서 자주 언급하는 책은 


물론 현대는 부르디외의 구별짓기 보다 더 복잡하고 더 다층적으로 상/하 문화가 계층 별로 나타나고 IT 발전과 함께 그 경계가 무의미해 보이기도 하지만, 뭐랄까, 긍정하기 싫지만 그 선이 도처에 그어있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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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0-09-10 09: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로필 바꾸셨네요!!! 너무 이쁜 책들이라 꽂아만 두어도 흐믓할 기세입니다^^
전 읽는건 자신없고 그냥 구입만 할까요? ㅎㅎㅎㅎㅎ

첫번째 두번째 제인 오스틴이에요. 하트뿅뿅!!

유부만두 2020-09-10 16:06   좋아요 0 | URL
펭귄사이트에서 얻어온 사진이에요. 제인 오스틴 특별 컬렉션!!!!
갖고 싶지만 읽을 것 같지 않아서 사진으로만 가져보려고요. ^^ 하트!
 

<어린이 청소년>

스티커 별, 오카다 준/이경옥 역, 윤정주 그림, 보림, 2018

연동동의 비밀, 이현, 오승민 그림, 창비, 2020

아몬드, 손원평, 창비, 2017


<만화 그래픽노블>

은수저 1-14 세트, 아라카와 히로무, 학산문화사, 2017 

고래별 1, 나윤희, RHK, 2020 

책 좀 빌려줄래?, 그랜트 스나이더/홍한결 역, 윌북, 2020

나는 죽는 것보다 살찌는 게 더 무서웠다, 라미, 마음의 숲, 2019  

조지오웰, 피에르 크리스탱/최정수 역, 세바스티앵 베르디에 그림, 마농지, 2020

어제 뭐 먹었어? 1-6, 요시나가 후미, 삼양출판사, 2012 


<비문학>

Intimations: Six Essays, Zadie Smith, Penguin Books, 2020

삐삐 언니는 조울의 사막을 건넜어, 이주현, 한겨례출판, 2020 

여름 교토, 최상희, 해변에서 랄랄라, 2019

세계 학교급식 여행, 오진희, 안드레아 커티스/박준식 역, 소피 캐손 그림, 이본 데이폰푸어딘 사진, 내 인생의 책, 2013 

문학을 홀린 음식들, 카라 니콜레티/정은지 역, 매리언 볼로네시 그림, 뮤진트리, 2017

면역에 관하여, 율라 비스/김명남 역, 열린책들, 2016

나보코프 문학강의, 나보코프/김승욱 역, 문학동네, 2019  



<문학>

저주토끼, 정보라, 아작, 2017

나의 피투성이 연인, 정미경, 민음사, 2020

라이팅 클럽, 강영숙, 민음사, 2020

돌이킬 수 있는, 문목하, 아작, 2018



<영화 드라마>

인간실격 

겟 아웃 

인스턴트 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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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0-09-01 0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대단하세요!!

유부만두 2020-09-01 12:25   좋아요 1 | URL
전 완독 기준으로 올려서요, 많은 책들은 예전에 시작해서 조금씩 읽다가 이번 달에 완독한 것들이에요. ^^

단발머리 2020-09-01 13: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아~~~ 많이 읽으셨어요! 전 나보코프 시작은 했었는데... 쩝...

유부만두 2020-09-01 17:01   좋아요 0 | URL
잘 보세요. 만화책이 많다요?
 

영화 '토이스토리'가 나오기 한참 전부터, 우리 집안에서는 장난감들이 우리가 방을 떠나면 살아 움직인다는 것이 상식이었다. (54)


난 엄마에게 삐삐 같은 여자애가 옆집으로 이사 오면 어떨 것 같으냐고 물었다. 엄마는 별로 좋을 것 같지 않다고, 삐삐가 토미와 아니카의 엄마를 (그리고 나를) 그리도 불안하게 만든 이유를 이해한다고 답했다. (69)


그해에 언니에게는 내가 돼지고기를 먹는 것을 볼 때마다 귓가에서 '윌버'( "샬럿의 거미줄" 주인공 돼지)라고 속삭이는 고문 같은 버릇이 생겼다. (103)


"제일 좋아하는 책이 뭐에요?"는 내가 제일 두려워하는 질문 중 하나이다. (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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