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7/400. 깡디드 (볼테르)

볼테르의 신랄한 풍자를 신밧드의 모험 읽듯이 따라갔다. 죽었나 했던 인물들이 툭툭 부활해 튀어나오고 유럽을 거쳐 남미대륙, 엘도라도, 다시 서남아시아를 거쳐 유럽과 터키를 훑는 여정은 별로 놀랄 일도 없지만 뀌네공드의 오빠 남작의 고집은 참 한결같다. 막판에 깡디드도 할 말 뱉어내 주어 체증은 조금 가셨다. 하지만 이 세상, 최선이라 맹목적으로 믿건 말건, 밭을 갈아야 한다, 로 단순하게 결론 내기에는 더 복잡한 곳이 아닌가. 금수저로 태어나 세상의 바닥을 친 두 여인들을 생각해도 그렇고, 그 여인들 주변에서 주머니의 다이아만 짤랑 거리는 깡디드가 툭하면 꺼내드는 최선 타령은 지겹다. 이 소설을 문학의 범주에 놓아서 많은 사람들이 각잡고 읽어야 하는걸까. "그녀의 딸 뀌네공드는 나이 열일곱에, 혈색이 좋은데다 싱싱하고 통통하며 먹음직스러웠다. (128)" 라고 적으며 소설을 시작하고, 노동찬양으로 마무리 지은 볼테르는 영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모든 지방에서의 첫 번째 관심사는 사랑이고, 두 번째 관심사는 험담하는 것이며, 세 번째 관심사는 멍청한 말 하는 것입니다. (242)

 

 

"악이 있건 선이 있건, 그것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지존께서 배 한 척을 이집트로 보내시며, 배 안에 있는 생쥐들이 편안할지 혹은 불편할지를 생각하며 난감해하시는가?"

"그러면 어찌해야 합니까?" 판글로스가 다시 여쭈었다.

"주둥이 닥치는 길뿐일세." 탁발승의 대꾸였다. (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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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5/400. 혼신의 신혼여행 1 (메가쇼킹)

376/400. 혼신의 신혼여행 2 (메가쇼킹)

두달여에 걸친 자전거 전국여행, 혼신의 힘을 기울여 완주해낸 메가쇼킹 부부의 신혼여행기록이다. 2권에 이르면 사진이 더 많아지고 되풀이되는 패턴 (날씨 나쁘거나 예상외의 일이 벌어짐, 부인 화냄, 남편이 음식으로 달램, 무한반복)이 지리하다. 귀여운 말장난이 계속되다보니 나도 모르게 '옥삼바리'가 나오는 타이밍을 맞추기도 했다. 그들이 이런 여행을 해냈지만 결혼은 중도하차 했다는 걸 뒤늦게 듣고 슬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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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5-10-29 0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분 지금은 제주도에서 쫄깃센터라는 게스트하우스 겸 문화센터? 를 운영하며 재미나게 사시더라구요^^

유부만두 2015-10-29 09:08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이 책에서도 작가의 발랄함이 잘 보였어요. 전국 자전거 일주라니, 그 깡다구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어요.
 

374/400. 난 커서 바다표범이 될거야 (니콜라우스 하이델바흐)
어부 아빠와 엄마랑 사는 소년. 수영을 잘 하는 소년에게 엄마는 바다속에 사는 신비한 생물들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소년은 아빠와 엄마의 빛나는 비밀을 알게된다. 가슴 아프고 아름다운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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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혜윰 2015-10-27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진짜 매력적이라 막 갖고 싶어지더라구요^^

유부만두 2015-10-27 19:44   좋아요 0 | URL
그쵸 그쵸!!! 전 바다생물 나오는 장면이 너무 멋졌어요! 살짝 무섭지만 아름다운.... 하지만 엄마 이야기는 ㅜ ㅜ

그렇게혜윰 2015-10-27 19:45   좋아요 0 | URL
선녀와 나무꾼 생각 났어요..
 

370/400. 형이 짱이지 (정다이)
형아는 뭐든 다 잘해. 겁도 없고 용감하지. 야광팬티로 도둑도 쫓아내. 예쁜 간호사 누나한테 주사맞으며 흐흐 거리는 여유도 부리지.(짱구, 너냐?) 그래도 옷에 붙은 벌레는 무서.... 그땐 더 큰 형아가 도와줌.

371/400. 악기가 된 호랑이 (이윤희 글. 송수정 그림)
노래 잘 부르는 게 소원인호랑이는 놀림을 받아가며 열심히 노력한다. 육식을 그만두고 작은 소리를 내며 연습을 계속하는데 그 불쌍한 모습에 감동한 하느님이 악기로 만들었다. 우리나라 전통 타악기 `어`가 되어 미소짓는 호랑이. 매우 안쓰럽다. 해설엔 꿈을 이루려 노력한 안데르센 이야기가 나오지만 이 호랑이 얘기랑은 다른 거 아닐까.

372/400. 생일도둑(로랑 수이에. 올리비에 수이에)
장미향 나는 못난이 괴물이 생일을 훔치면 아이는 생일 파티만 못하는 게 아니라 몸도 마음도 성장을 멈추고 학교만 계속 다녀야한다. 괴물 빅토르의 문제 (결국 부모님 탓)를 알아준 바스티앙이 괴물의 마음을 달래 문제를 해결하는데, 매년 같은 토끼인형만 선물하는 건 너무했네...

373/400. 발린 책을 돌려주러 갑니다 (이우연)
시원하고 멋진 수채화 그림책. 우시시 우시시 소리내지 말고 지나가는 숲길엔 동물도 나무도 펄펄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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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8/400. 고로지 할아버지의 뒷마무리 (아사다 지로)

표지의 일본풍 옷을 입은 노인의 모습이 우스꽝스러운건 사무라이 복장에 칼을 찬 그가 버들을 쥐고 한가로이 고양이를 희롱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이지 유신 후, 개화 정책에 반발하는 막부 세력들은 친왕 정부와의 전쟁에서 패하고 뿔뿔이 흩어진다. 외국의 신문명, 시계와 양력, 그리고 단발과 양복들은 그들에게 어색하고 거북하지만 먹고 살려면 무사로서의 자부심이나 주군에 대한 충정 대신 재빠른 계산과 적응력이 필요했다. 메이지 유신의 이야기가 껄끄럽기도 하지만 일본에도 개화기에 적응하지 못한 인간군상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지막에 실린 단편이 표제작인데, 쓸쓸하지만 툭 털고 살아가는 저자의 뚝심이 보인다.

 

369/400. 발 달린 벌 (권기만)

오랜만에 읽는 시집. 노란 시집. 소재는 쉬운 듯하고 이미지도 떠올릴 수 있는데, 왜 감상을 적으려니 꽉 막힌 느낌이 드는지. 다시 읽어야 하나보다. 아무데도 가지 않았는데 시집 한 권으로 온 세상을 헤집고 온 기분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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