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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기운 차게 시작한 여러 권의 책들은 이런 저런 이유로 놓아버리고 겨우 두 권을 읽었다.

 

단편적인 것의 사회학, 은 기대에 못미치고 엉성했다.

 

피츠제럴드의 장편 Tender is the Night 는 캐릭터 공감이 Gatsby 못쟎게 어렵고, 지루하게 긴 소설...이라고 느끼는 순간 비틀리며 엉뚱한 사건이 터지는 소설이다. 쓸쓸하게 빛난다고나 할까. 유럽에서 호화롭게 사는 미국인, 그것도 90년전 사람들 이야기가 공감이 될 리는 없다. 인종차별, 빈부격차가 아무런 거리낌 없이 펼쳐지고 문장도 Gatsby에 비해서 평범하다. 그래도 묘하게 이끌려가며 읽었다. 부의 정점, 젊음의 최고봉에서 그들은 어떤 상실감을 느꼈을까.

 

올해 amazon 에서 시작한 미드 Z : the Beginning of Everything 을 보려고 회원가입 다시 하고 법석을 떨었지만 재생불가..ㅜ ㅜ 피츠제럴드가 소설로 은근히 또 노골적으로 젤다를 그렸는데, 미드로 표현되는 그녀의 일생은 어땠을까 궁금하다. Tender is the Night에는 젤다의 일대기가 아니지만 주인공 딕보다 더 존재감이 크다. 딕은 어쩐지 험버트 험버트를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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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포스팅을 할 때만 해도, 하루 건너 한 번씩 짧게 계속 쓰려고 했...었으나, 핸드폰으로 쓰기는 너무 어려웠다. 마음 먹고 컴 앞에 앉아서 오일장 일정이라도 따르려 했...으나, 그역시 이런 저런 주위 방해로 틀어져 버렸다. 그러니 일주일에 한 번은 올려야겠다고 계획 수정.

 

새해 첫날 부터 읽기 시작한 책은 ..뭔가 사회학을 제목에 달고는 있지만 사회과학 책이라기보다는 엣세이류에 가깝다. 소수자, 타인, 차별받는 사람들의 생활을 대화를 통해서 가깝게, 하지만 넘어서지 않는 선에서 스케치 하듯 그려냈다. 하지만 그들은 저쪽에 있고 화자나 독자는 이쪽에 있...다고 여기는 순간 '그 사람들'에 재일한국인들이 포함되어 당황했다. 그렇겠군요. 하지만 덤덤한듯 보였던 화자/필자의 시선이 꽤나 위압적이다. 여자, 특히 저소득층 (어린) 여자를 대하는 그의 인터뷰 말투나 일본 특유의 황실, 전쟁 중심 어휘가 그대로 번역을 통해서 정정되지 않은 채 실린 페이지를 읽는 마음은 불편하다. 번역은 새로운 의미가 첨가되고 바뀌는 거라는 저자의 한국판 머릿말이 무색하다. 이 얇은 책을 다 읽고 나서 조금 더 타자, 소수자의 입장을 생각하게 되는 게 아니라...(이것 역시 오만이고 편견이겠지만)....만화 심야식당의 다양한, 하지만 낯선 어느 특별한 집단을 구경한 느낌만 남는다. 통일된 주제 아래 묶인 책이 아니라고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탓일지도 모른다.

남녀차별 끝내주고, 인종차별 화려하며, 금전숭배 극단인 이 소설은...그래도 피츠제럴드의 소설이기에 읽고 있다. 어쩌면 갯츠비도 비슷했을텐데, 더 긴 소설이라 내 마음이 냉랭하게 대하고 있는지도. 철부지 여자들도 싫고 딕도 싫고, 에이브도 싫고, 어, 사람들이 이렇게 막 죽고 그러는 것도 싫은데, 뭐야, 왜 갑자기 딕을 더 파고 드는걸까.... 하지만, 뭔가 은근한 퇴폐적 아름다움이랄까, 그런게 나를 붙잡고 있습.... 시대상을 고려하고 읽어야 하며, 인물들이 나빠도 소설은 좋을 수 있다는, 빨책의 '설국' 옹호론이 여기에도 적용될까?

 

 

 

 

 

어렵다고, SF작가라고 겁만 먹었던 테드 창의 단편집을 드디어 시작했다. 첫 수록작 부터 신선하게 예상을 뒤집는다. 두번째 수록작을 읽으면서 작년에 본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를 생각했다. 최고의 수준으로 뇌를 활성화 해서 신체까지 완벽하게 제어한다니! 아, 그렇다면 작심사흘 같은 건 절대 모르겠지. 나의 환상의 극대화가 이루어진 느낌. 나도 원한다, 이런 기적, 엄청 똑똑해지는 것! 비극으로 끝날 수 밖에 없어도 좋아.

 오류에 부닥친 수학자 아내를 바라보는 남편의 안타까움을 그린 세번째 단편 역시 반 넘게 ...아, 수학....하고 읽었지만 그 섬세한 심경의 변화는 따라 갈 수 있었다. 너무 다르지 않은 하지만 색다른 이야기를 읽는 중이다. 한 번에 읽기보다는 나눠서 읽어야 할 책.

 

 

 

겨울 프로젝트랄까....매일 밤, 막내와 한 챕터씩 읽기로 했다. 이제 겨우 항해를 시작한셈. 하지만 읽기 시작하기 전, 남편이 아주 커다란 스포일러를 터뜨렸다. ...그거, 괴물아님. 잠수함임. ...아, 사람아....나도 복수하고 싶지만, Mr. Mercedes 범인이 어떻게 잡히던가? 기억이 안난다. 읽으면서 가슴 졸였던 생각은 나는데, 왜 결말이 생각 안나는 걸까?

어린이들이 읽기엔 꽤나 진입장벽이 높다. 모비딕 생각이 마구 났다. 난 모비딕의 배를 띄우지도 못했었지...

 

 

 

 

 

 

 

말과 글에 대한 사르트르의 자서전인데 책장이 더디게 넘어간다. 빡빡한 글자들 사이에 잡생각이 끼어들어서 하루에 서너 쪽 밖에 못읽고 있다. 사르트르의 잘난척이 엄청나서 미운 마음이 생긴다. 작년에 조바심에 구입해서 읽기시작해놓고 ...내 마음이 식었어.

 

 

 

일요일 오전, 남편은 막내와 둘이서 '스타워즈 로그원'을 보러 극장에 갔고, 큰 아이는 잠에서 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나는 커피를 진하게 한 잔 더 마시고 빨래나 돌려야 겠다. 점심메뉴를 검색하고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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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17-01-11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2016년 책 정리도 안한 나로서는 유부만두가 대단하다고 밖에! 당신 인생의 이야기는 가끔씩 꺼내서 또 읽곤하는 내가 무척 좋아하는 책이야. 이번에 영화로 나왔길래 영화보러가기전에 또 다시 꺼내서 읽었지. 유부만두도 좋아하기를.

유부만두 2017-01-11 14:38   좋아요 0 | URL
영화요??!!!!! 멋지겠네요!!!! 찜!

psyche 2017-01-12 06:07   좋아요 0 | URL
당신 인생의 이야기중 네 인생의 이야기를 영화화 했어. 영화제목은 arrival 땡스기빙때 봤는데 아직 한국은 개봉안했나봐. 그 내용을 어떻게 영화로 표현했을까 무척 궁금했는데 그래도 그정도면 잘 표현한거 같긴한데 나는 책보다는 별로였어. 근데 책을 안읽고 별로 안보고싶어하면서 나한테 끌려서 간 아이들은 보고나서는 다 영화 괜찮았다는 하더라.
 

지난 봄에 놓친 NT 연극 영상˝햄릿˝을 만났어요.
클로즈업이 많은 덕에 배우의 얼굴을 원없이 봤고, 현대적인 대사와 무대, 해석으로 세 시간의 공연(상영) 시간이 지루하지 않았죠. 막 영화 같더라구요.

무덤에서 만나는 해골, 요릭! (루슈디의 단편을 기억하면 더 벅찬 마음~) 커다란 화면으로 나만 (읭?) 바라봐주는 베니;;...아니 햄릿!
책읽고 가시면 대사의 의미와 언어유희를 63246577588배 더 누리실 수있죠.

작년에 읽고 다시 읽은 햄릿은 새롭더군요. 지난번 민음사판 햄릿은 오필리아나 왕비에게 너무 못되게 굴어서 미웠는데 문학동네 햄릿을 (아마 이미 배니를 상상하면서 읽었기에 ;;;) 읽을 땐 그의 고통이 느껴졌어요.아 멋지고 꽉찬 일요일 밤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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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의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너무 멋을 부렸거나 너무 잔인해서. 보다 만 영화는 "친절한 금자씨" 와 "올드보이" 고 그럭저럭 보았던 건 "스토커" 와 "박쥐". 둘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도 그의 글에 관심을 가진 건, 어느 팟케에서 그가 책을 꽤 많이 읽는다고 칼럼도 많이 썼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온지 한참 지나서 그가 복수3부작을 완성한 즈음 때 까지 쓴 칼럼과 한 인터뷰 꼭지를 모은 책을 읽었다. 십일 년 전에 나온 책이 생각보다 덜 촌스럽고, 그동안 저자가 심하게 상하지 않아서 괜찮다. 책도 기대 이상.

 

1부의 신변잡기성 짧은 토막글들은 그럭저럭 허영기 있는 감독님 느낌, 2부는 자부심 넘치는 감독님 느낌에 3부는 (하, 난 하나도 본적도 없는 영화들 이야기) 열정 넘치는 덕후 느낌이다.

 

그가 책을 많이 읽은 건, 글의 스타일이나 내용, 구성에서 보인다. 할 말과 쓸 글이 넘치는데 그는 누르고 있는 중... 이 책을 읽고 그의 영화를 더 찾아 볼 것 같지는 않지만 그가 추천하는 책은 읽어볼 생각이다. 우선 "소리와 분노". (이 책에서 추천하지는 않는다. 그의 추천 내용 역시 팟캐에서 들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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