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소녀
미셸 뷔시 지음, 임명주 옮김 / 달콤한책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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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서평엔 따로 주의 표기를 하지 않는 이상 스포는 거의 없습니다^^


오랜만에 책 내용 자체가 페이지 터너가 되는 책을 만났다.

책 읽는 속도가 몹시 느린 나도 520페이지 분량을 순식간에 읽어 내렸다.

한 챕터가 몇페이지 안되고 또한 다음 챕쳐가 너무도 궁금해서 쉴 새 없이 책장을 넘겨야했다.

역시 진정한 페이지 터너는 책 내용 자체여야한다^^

 

1980년 12월 23일 다들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들 떠 있던 그날 터키발 파리행 비행기가 몽테리블 산에 추락하고 만다.

생존자는 단 한명 태어난지 3개월쯤 되는 여자 아기 하나.

공교롭게도 그 비행기에는 생후 3개월 된 여아가 둘 타고 있었고,

비트랄 가와 카르빌 가는 서로 자신의 손녀라고 긴 싸움을 하게 된다.

당시에는 유전자 검사도 없었고, 또한 비트랄 가도 카르빌 가도 자신의 손녀의 얼굴을 제대로 본 적이 없었기에,

증인이라고는 6살 난 카르빌가의 손녀 마르빌이 유일했고 때문에 두 가문은 법정 싸움을 하게 된다.

하여 두 가문 중 한 가문이 잠자리 소녀(기적의 신생아의 별명이다.)를 차지(?)하게 되는데,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상대 가문에서는 크레둘 그랑둑이라는 사립 탐정을 고용하여 무려 18년 동안이나 그녀의 존재를 밝히는 수사를 맡기게 된다.

 

이 이야기는 그 크레둘 그랑둑의 일기를 읽는 중에 18년 전의 진실에 다가가게 되는 마르크(비트랄 가의 손자)의 단 이틀동안의 기록이다.

 

 
마르크가 단 이틀 동안 정신 없이 접하게 되는 수많은 진실들의 충격은 고스란히 내게도 전해졌다.

사실 반전의 일부는 책 머리에서 짐작했던 바였지만(나는 원래 트릭은 못 풀어도 반전이 이럴 것이다는 상당히 잘 맞춘다.) 끝까지 결말을 짐작하긴 어려워 정신없이 책장을 넘겨야만 했다.

평일엔 독서할 시간이 별로 없는데 그림자 소녀때문에 늦게까지 독서를 하게 되어 며칠간 수면 부족이다^^;

 

또한 마르크의 이틀동안의 어마어마한 동선은 작가의 지리학자적 면모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이 책을 읽은 사람은 아마 몹시 프랑스 여행이 가고 싶어질것이다.

 

프랑스 스릴러는 처음이었다.

그 첫 작품이 책의 표지만큼이나 매력적이었다.

작가의 다른 작품도 곧 출간 예정이라는데 그 또한 기대된다.

 

 

덧) 책을 읽으며 내내 마음 졸였는데 마지막 페이지를 읽으며 미소 지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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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유다의 별 - 전2권 유다의 별
도진기 지음 / 황금가지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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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부장판사라는 특이한 이력의 이름마저(필명 아닌 실명이라던데) 굉장히 추리소설가답게 느껴지는 도진기 작가.
사실 명성은 익히 들었지만 읽어 본 작품은 "선택"이라는 단편 한편 뿐이었다.
선택을 굉장히 인상깊에 읽었던 터라 다른 작품들도 읽어봐야지 하는 중에 나온 신간이 유다의별.

소재가 일제강점기 사이비종교 백백교라한다.
왠지 올 한해를 들썩이게 만든 모 종교를 떠올리게 하면서 구미가 당겼다.

주인공은 여러 추리물이 그러하듯 어둠의 변호사라는 별칭이 붙은 고진 그리고 이유현 경감...두 콤비.
그들의 시리즈물인 어둠의 변호사 3번째 이야기라고한다.
(첫번째 두번째 시리즈도 읽어봐야겠다. 책 속에서 각주로 등장하는 부연 설명덕에 굉장히 궁금해졌다.)

어느날 광목끈을 쫓는 복면 강도들이 설치게 되고,
고진과 이유현은 이들의 행방을 쫓는 와중에 백백교와 관련성이 있음을 알게된다.
대원님이라 불리우며 추종받는 용해운이라는 백백교 교주를 쫓는 이야기이다.

그를 쫓는 과정에 밀실 트릭, 종교에 대한 맹목적 광신, 추적, 보물 찾기, 반전 등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구미가 당길만한 많은 소재들이 버무려져있어 흥미로웠다.

또 한편으로는 뭐 많은 추리소설들이 그렇긴 하지만, 거의 모든 사건이 고진의 직관에 의해 꼬였다 풀리는 점이,
흥미로우면서도 가끔 공감이 가지 않아 아쉬운 점 또한 있었다.
그리고 소설 말미의 반전은.... 아마 이런 류의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어느정도 예측하지 않았을까?
그점 또한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그러나 트릭과 반전에 대한 고진의 참 친절한 해설과 그림은 정통 추리소설을 읽는 재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어 좋았다.


나는 그동안 우리나라 미스테리엔 참 무지했었다.
"무시"해서가 아니라 "무지"해서.
이제 뒤늦게 우리 미스터리의 재미를 알아가는 중이다.


덧) 초판본이라 그런가... 오탈자가 너무 많다.
그리고 어법에 맞지 않는 표현도 꽤나 많았다.
이를테면 부정형 서술어 앞에서 "일체"는 "일절"로 적어야하는데 죄 일체로 표기되어 있더라.
이런거에 살짝 민감한 사람으로서 이런 점은 소설에 몰입하는데 방해가 된다.
출판사에서 교정에 좀 더 신경을 써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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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전달자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20
로이스 로리 지음, 장은수 옮김 / 비룡소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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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주림이나 가난도 없다.

아픔이나 고통도 슬픔도 없다.

미움 증오 분노도 없기에 전쟁 또한 없다.

12살이면 마을 원로가 직업까지 정해주고 그에 맞는 훈련을 하여 그 일을 하면 된다.

배우자나 자녀를 원하면 이 역시 적절한 배우자나 자녀를 배급(!)해준다.

한 기초가족에겐 2명의 아이만 배급된다.

아이들이 독립을 하게 되면 부모는 자녀없는 부모들과 함께 모여 살게 되고,

나이가 들어 노인이 되면 노인의 집에 모여 살다가 "임무 해제"를 맡는다.

선택의 고민도 할 필요 없고 미래에 대한 불안도 느낄 필요가 없다.

 

하지만.....

 

실용적이지 않기에.....

 

사랑이 없다.

행복도 없다.

색깔도 없다.

음악도 없다.

아름다움도 없다.

사전이나 매뉴얼 외엔 책도 없다.

 

이런 곳을 유토피아라 부를 수 있겠는가?

 

이 책 속에서 말하는 지금으로부터 아주 멀고 먼 미래의 모습이다.

 

주인공인 조너스는 돌아오는 12월에 12살이 되고 자신이 어떤 직위를 받게 될지 걱정되고 설렌다.

그런 조너스가 받게된 직위는 그 마을 최고의 영예의 자리인 "기억보유자"이다.

즉, 실용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제거해버린 먼 과거의 기억들을 보유하여 마을이 위기에 처하면 조언을 하는 역할이다.

조너스는 현재의 기억 전달자로부터 과거의 많은 기억들을 전달 받게 된다.

그러면서 그는 혼란스러워지고 어떠한 결정을 하게 된다.

 

작가는 책속에 우리 인생과 관련된 많은 철학적, 사회적, 정치적 질문들을 던진다.

때문에 이 책이 청소년 문학 범주에 속한다는 것이 조금 놀라웠다.

 

사람은 과연 아프지 않고 고통스럽지 않고 슬프지 않으면 행복한 것일까?

 

 
당신은 저런 세상이 있다면 그곳에서 살고 싶은가?

책을 읽는 동안 나 자신에게도 여러번 질문을 던져 보았다.

아니!....라고 확고하게 답할 수 없었던 것을 보면 역시 나는 실용주의에 물든 "어른"인가 보다.

 

씁쓸하다.

 

다만, 조너스의 선택과 용기에 응원과 박수를 보낸다.

 

덧) 월E나 설국열차와는 또 다른 심오함과 즐거움이 있는 소설이었다.

기회가 되면 영화도 찾아 봐야지 싶다.

 

 

 

기억 전달자 - 10점
로이스 로리 지음, 장은수 옮김/비룡소

 

 

p.169 조너스는 친구들이 아무 활력도 없는 생활에 아주 만족한다는 사실에 종종 이해할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 그리고 친구들을 전혀 변화시킬 수 없는 자신에게 무척이나 화가 났다.

p.244 조너스, 네가 강에서 사라져 버린다고 해서 기억도 너와 함께 사라져 버리는 게 아니란다. 기억은 영원하기 때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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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자 - 속삭이는 자 두 번째 이야기 속삭이는 자
도나토 카리시 지음, 이승재 옮김 / 검은숲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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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자 - 10점
도나토 카리시 지음, 이승재 옮김/검은숲

 

 

 

누구나 살면서 한번쯤 이대로 그냥 사라져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을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각....선에서만 그치지만 한편으론 실제 행동으로 옮겨 정말 사라져버리는 사람의 숫자도 굉장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 소설은 그들의 이야기다.
그들의 그들의 나약함을 이용하려는 악의 논리의 이야기다.

20년 전에 사라졌던 실종자들이 살인범이 되어 나타난다.
실종전담반에 몸 담고 있던 밀라는 속삭이는자 이후로 다시 한번 원치 않는 살인사건 수사에 어쩔 수 없이 발을 들이게 된다.
수사 과정에서 경찰내에서 왕따인 인문학자 겸 특별수사관인 베리쉬를 만나 이 사건을 파헤쳐 가는 이야기이다.

솔직히 툭 까놓고 말하면 전작인 속삭이는자에 비해 긴장감이나 몰입도가 확연히 떨어졌다.
사실 소설 초반엔 뭐이리 사건 전개가 지지부진한가 싶어 지루한 면도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속삭이는자...는 거의 매 챕터마다 반전이 등장했었으니까......

하지만 중후반을 넘어서면 그 특유의 몰입감 넘치는 사건 전개가 살아나고 결말 부분에선 다시 한번 소름돋는 공포와 스릴을 맛 볼 수 있다.
결말과 반전만 놓고 봤을 땐 속삭이는 자...보다 훨씬 충격적이었다.
마지막 장면은...으.....다시 생각해도 소오오름이;;

그리고 사회적인 메시지는 훨씬 더 깊고 무거워졌다.

선을 실현하기 위해 저지른 악행은 과연 선인가...악인가?
...하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는 작가......
하지만 그에 대한 답 또한 제시한다.

그리고 난 그의 생각에 동의한다.

"선행을 위해서 저지른 악행은 선도 악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덧) 틀림없이 나오리라 확신하는 속삭이는자 3번째 이야기...기다려지고 기대된다. 3편에선 부디 밀라가 좀 더 행복하길 바라면서......

 

 

 

"선행을 위해서 저지른 악행은 선도 악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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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물 검역소
강지영 지음 / 시작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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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장난을 빙자한 한자와 영어의 콜라보 유머가 나는 참 좋다.
세종특별수사대 시아이애이가 그랬고,
조선 기생 홍금보가 그랬고,
이번에 읽은 신문물 검역소가 그랬다.

스무살 청년 함복배는 과거에 급제하여
(원래는 장원감인데 피치못할 생리적 욕구와 불운으로 장원을 놓쳤다고 본인은 그리 생각한다 ㅋㅋ)
머나먼 제주 새로운 관청인 신문물검역소의 소장으로 부임하게 된다.

하여 신문물을 연구하고 검역하게 되는 와중에 박연(벨테부레)이 제주에 표류하게 되고 신문물검역소에 같이 머물며 신문물 연구를 돕게 된다.

그 과정에서 정말이지 "불아자"와 "곤도미"를 연구하는 부분은 눈물이 날 정도로 웃겼다.

계속 이런 식으로 전개가 되는건가 싶었는데...
갑자기 제주에서 처녀들의 연쇄살인 사건이 터지며 이야기가 스릴러로 전환된다.

막판 반전은 사실 아무 생각없이 읽어 내려갔던터라 적잖이 놀라기도 했다.

적절한 유머 코드에 로맨스를 양념으로 주재료는 미스테리물..... 이 모든 걸 잘 버무려 이야기를 풀어가는 작가의 능력이 돋보이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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