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인생의 질문에 답하다 - 6천 년 인류 전체의 지혜에서 AI가 찾아낸 통찰
챗GPT.이안 토머스.재스민 왕 지음, 이경식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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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전하는 ˝인생에 대한 답변˝에 큰 기대없이 읽었다가, 깊은 감명을 얻었습니다. 챗GPT의 영향력이 우리 일상에 크게 자릴 잡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두려움이라는 두 가지 감정이 맴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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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이 불안을 말한다 - 몸으로 드러나는 마음의 징후에 귀 기울이고 대처하는 법
엘런 보라 지음, 신유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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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에서 느껴지는 <불안>이 감당하기 힘들정도로 불쑥불쑥 튀어나와서, 나를 뒤흔드는 날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 <불안>은 내가 일상에 몰입하는 걸 방해하기도 합니다. 그럴때마다, <불안>을 없애려고 아둥바둥합니다. 치열한 몸부림은 나를 불안의 굴레에 더 빠져 들게 합니다. <불안>에 빠져들고 나오기를 반복하다가 시간을 허비하고 마음까지 피폐해질 때가 많아서, <불안>에 대한 화두를 붙들게 됩니다. <불안>은 풀리지 않는 아주 불쾌한 미스테리 영역인 줄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엘런 보라의 《내 몸이 불안을 말한다》를 읽고 <불안>은 없애야 하는 것이 아니라, <불안>과 마주하여 <불안>이 전하는 메시지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발상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내 몸이 불안을 말한대 내용 및 구성


이 책의 내용 구성은 아주 방대합니다. 신체적 불균형은 단순히 마음의 문제에서만 기인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급변하는 기술발전을 비롯한 인공적인 먹거리와 약물치료 등 여러 가지 요인들로 신체적 불균형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서 우리 몸은 우리가 몸과 마음의 균형을 찾도록 <불안>으로 신호를 보낸다는 것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 <불안>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희망적으로 인지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1부) 모두 다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1~3장) 2부) 가짜 불안을 알아내고 다루는 법(4~11장) 3부)진짜 불안을 경청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방법(12~15장), 총 3부 15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느낀점


"만약 당신이 예민한 사람(예술가,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 생각이 많은 사람, 직감이 뛰어난 사람) 중에 하나라면 당신이 가는 길에는 약간의 불안이 있을 것이다. 세상이 불완전한 이상 어떤 진실은 아플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당신은 다른 사람보다 훨씬 생생하게 그것을 감지한다. 당신의 길은 더 어려운 길이지만 그것은 또한 귀한 사명이기도 하다. 그러나 당신에게 주어진 어려움을 직면하는 용기가 솔직함이 그 길에 빛을 비춰줄 수 있다. 그 작업은 먼저 당신의 신체적 균형을 무너뜨리는 요인을 제거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진짜 불안이 나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주리라는 믿음에 도달할때까지 계속된다.(p.321-322)"


20대엔 나의 모든 오감이 열려있었습니다. 몸을 스치는 바람의 온도, 내가 몸을 담고 있는 순간의 분위기,나를 둘러싼 사람들의 체취와 그들 스스로도 느끼지 못하는 감정과 무의식을 모두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나의 오감으로 느끼는 바를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길하면 '생각이 많다, 그냥 흘려 버려라'라는 피드백을 얻었습니다. 나의 이야기는 그들에게 허무맹랑하고, 듣기 싫은 에피소드에 불과했습니다. 그들로부터 공감을 얻지 못해서 외로웠습니다. 그렇다고 덜 외롭기 위해서 내가 느끼는 모든 것들을 애써 무시하는 것도 안되었습니다. 그래서 외로움을 자처하고, 내가 느끼는 오감에 초몰입을 하게 됩니다. 초몰입의 시간들이 길어지자 외로움에 괴로움까지 더해졌습니다. 괴로움을 이기지 못해서 결국 현실의 속도에 맞춰 살아가고, 오감을 최대한 무시하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내 속에서 느껴지는 고통섞인 <불안>을 외면하기로 한 것입니다.


그때부터 <불안>은 내면 깊숙한 곳에서 나를 옥죄기 시작했습니다. <불안>을 해소해보려고 불필요한 인간관계에 나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고, 에너지가 소진되면 무조건 먹고 커피를 연거푸 마셔댔습니다. <불안>을 해소하려는 나의 행동은 소화불량, 탈모, 비만, 수면부족, 신경과민, 우울증과 무기력증, 공황장애와 같은 신체적인 불편함을 야기했습니다. 겉으론 멀쩡하지만 비정상적인 증상들이 온 몸에 반응하기 시작했습니다. 손오공이 말썽을 일으키면 삼장법사가 주문을 외워서, 손오공 머리에 쓴 금테를 쪼여들게 하여 머리가 아픈 고통을 느끼게 하는 것처럼, 나의 <불안>도 나의 머리를 쪼여들게 했습니다. 거기에 심박수가 빨라지게 하는 호흡곤란까지 더해졌습니다.


엘런 보라의 《내 몸이 불안을 말한다》를 읽기 전까진 <불안>은 날 괴롭히려고 내 몸에 달라 붙은 귀신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정신건강의학자인 저자는 정신 건강을 기능의학적으로 접근하여 <불안>이 단순히 마음의 문제가 아닌 몸 전체의 문제라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실제 임상 경험을 통해서 저자는 <불안>은 신체 불편함에서 비롯된 것임을 반복적으로 확인했다는 것입니다. 저자가 언급하는 "신체의 불편함'의 요인은 살아오면서 겪은 트라우마, 일생을 경험에서 느끼는 스트레스, 당분과 카페인과 같은 먹거리, 휴대폰과 같은 현대기술 등에서 기인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위와 같은 요인들로 신체는 불편해져서 몸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신호를 뇌에서 "불안하다"라고 표현한다는 것입니다.

"몸이 많은 일들로 스트레스를 받아서 불균형상태이니, 지금은 일들을 내려놓고 우선 몸부터 챙겨라"와 같은 메시지를 보낸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이런 메시지를 무시하고 우리가 정해둔 높은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서 계속 무릴하면 <불안>은 우리에게 "멈추라"고 더더욱 독축하게 됩니다. <불안> 그만큼 증폭해서 우릴 무너뜨립니다. 강제적으로 쉬게 되겠지요. 강제적으로 쉬기 전에, 우린 <불안>을 느낄 때 , 잠시 멈춰서 <불안>이 우리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지 신중하게 들어야 한다고 합니다. 불균형을 바로 잡고 전진하자는 의미겠지요. 

저자는 신체적인 균형이 깨져서 생기는 불안을 '가짜 불안', 내면에서 들리는 긴급하고 간절한 목소리를 '진짜 불안'이라고 언급합니다. '진짜 불안'은 내면의 나침반이라고 언급합니다. 우리가 원치 않는 일에 시간과 에너지를 잘못 할애하고 있으면, 스트레스 반응부터 일어나서 신체는 불균형을 호소합니다. 그리고 불안으로 이어지겠지요. 그때 <불안>이 전하는, 메시지에 귀를 기울여보면 스스로를 바로 세울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이에 <불안>에 대한 희망적인 발상으로 전환할 수 있었습니다.

나는 비정상적이고 감당하기 힘들정도로 예민한 사람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리고 내 자신 보단 주변사람들을 살피는데 모든 에너지를 할애했지요. 무엇을 하든 날 위한 것이 아닌 "주변 사람들"을 위해서 동기를 발휘했어요. 하지만, 그럴수록 내 마음은 충족되지 않았고, 보상으로 채워지지 않으니 화가 많이 났고 불안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이젠 나부터 챙겨야 해"라는 <불안>의 메시지를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지금껏 나의 <불안>이 나를 옥죄었던 이유는, 내가 나를 챙기는데 소홀했음을 계속 이야기 하고 있었던 거예요. "다른 사람들 챙기지 말고, 제발 널 좀 챙겨, 응? 다른 사람들 만족시켜주지말고 널 만족시켜줘, 응? 이젠 좀 쉬어줄래? 무리하지 말고?"와 같은 말들이였습니다. 그럼에도 나는 브레이크를 걸지 않고 무조건 질주했습니다. 이 책을 읽지 못했다면 분명 내면적 충돌이나 인간관계에서 충돌사고가 크게 났을 것이라 예상됩니다. 

나는 괴롭고 외로워도, 꾸준히 나의 내면이 소리에 집중하고 살아야했습니다. 내면의 소리와 마음을 맞춰서, 나의 속도대로 살아가는게 맞았습니다. 괴로운게 싫어서 현실적인 타협의 차원에서 현실에 눈을 돌리고, 현실의 속도에 맞춰서 살았지만, 그 선택이 나를 더 힘들게 했습니다. 

서두에서도 언급했지만, <불안>을 일으키는 신체 불균형에 대한 다양한 원인을 현대 기술발달, 정제된 당분과 먹거리, 약물치료와 금단증상, 호르몬 등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가 내면의 소리에 집중하기엔 외부적으로 우릴 자극하는 것들이 너무나 많고, 거기에 무의식적으로 쉽게 현혹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몸은 생존을 위해서 <불안>을 느끼고, 깨진 균형을 잡으려고 우리에게 수많은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걸 인지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고선, 우린 우리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누구인지도 모른채 살아게 되니까요. 우리를 지키기 위해서 <불안>은 늘 작동합니다. <불안>은 해소되어야 할 부정적 감정이자 느낌이 아니라 우리를 지켜내려고 부단히 애쓰는 "내면의 나침반"입니다.


● 마음에 와닿는 책글귀


p. 22 '제가 겪고 있는 불안의 정도를 병으로 봐도 될까요?'라고 묻는다면, 나는 당신이 괴로움을 느낀다는 사실 자체가 유의미하다고 대답하고 싶다. 객관적으로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할 수준인지를 고민하기보다는 본인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불편함을 더 신뢰하기를 바란다.

p. 23-24 불안이 환자의 몸을 통해 말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내가 활용하는 구분법도 있다. 바로 가짜 불안과 진짜 불안이다.이는 의학적 진단이라기보다는, 환자들이 느끼는 불편한 마음의 근원을 찾고 더 행복하고 편안해지는 데 필요한 조치를 한층 신속하게 파악하기 위해 내가 마련한 해석에 가깝다. 이 같은 개념에 눈뜨게 해준 것은 영양요법의 선구자 줄리아 로스가 쓴 책 《기분 치료》였다. 로스는 인간이 진짜 감정과 가짜 가분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p. 25 로스의 패러다임은 불안에도 적용할 수 있다. 가짜 불안은 우리 몸이 신체적으로 불균현한 상태임을 주로 스트레스반응을 통해 알리는 것인 반면 진짜 불안은 삶이 대한 중요한 메시지를 전한다는 점에서 둘은 다르다.

p. 27 불안은 본질적으로 우리 삶을 최대한 풍요롭게 채우는 방법을 알려주는 안내자다.

p. 36-37 장 건강과 관련하여 아직도 상당히 과소평가되고 있는 또 다른 중요한 사실은 바로 장과 뇌의 소통이 쌍방향이라는 것이다. (중략) 장이 편안하고 건강하면 장은 뇌에 '이상없음' 신호를 보내고, 그러면 우리는 평온한 기분을 느낀다. 반면 장내미생물 간의 균형이 깨지거나 우리 몸이 잘 소화하지 못하는 음식을 먹으면 메시지가 변한다. 이 경우, 장은 뇌에 이렇게 전한다. '불안을 느껴라.'

p. 42 내가 나에 대해 아는 것들을 믿어라. 내 몸이 가진 지혜와 회복력을 믿어라. 지금 당신이 겪고 있는 견디기 힘든 증상들 역시 몸이 스스로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신호일 때가 많다. 자연스러운 균형 상태, 즉 항상성으로 돌아가려 노력하는 중인 것이다. 따라서 몸과 싸우기보다는, 상호 이해와 신뢰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p. 42 몸과 관계엣 소통과 존중이 무너진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분노와 절망, 불신, 걷잡을 수 없는 오해가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마치 부부 상담을 받듯이 몸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자. 내 몸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균형을 되찾으려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하려면 몸이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p. 50-51 진짜 불안과 직감은 대개 좀 묵직한 기분으로 나타난다. (중략) 만약 진짜 불안에 귀 기울이고 따르기로 했다면 그것은 황금 나침반이 되어 인생의 변덕을 잘 헤쳐 나가도록 이끌어줄 것이다. 더 많이 성장하고 배우고 사랑하게 도와줄 것이다. (중략) 진짜 불안의 목소리를 듣고 따라는 것에 능숙해질수록 더 많은 것을 성취하고 있기에 오히려 삶이 점점 더 버거워지는 경우도 많다. 때로는 그것이 고통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p. 114 우리가 건강하게 먹어야 하는 이유는 다이어트 문화가 들이대는 잣대에 맞추기 위함이 아니라 우리가 기분 좋게 잘 살기 위함이다. 우리가 음식을 먹는 방식은 자기 몸을 부정해서가 아니라 철저한 자기애에서 나온 행동이어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를 아끼는 마음에서 식습관을 검토한다는 것은 쉽게 손이 가는 음식이 삶을 더 힘들게 만드는 순간을 가려낼 수 있다는 뜻이다.

p. 178 만약 당신이 건강상 이유로 병원을 찾아갔는데 의사가 그것을 무시하거나 별일 아닌 듯 군 다면 괜한 민망함과 부끄러움에 순순히 침묵하지 마라. 자신의 몸을 믿어라. 내 몸은 내가 제일 잘 안다.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고, 저항하고 자기 주장을 내세워라. 내 몸을 의심하기보다는 시스템을 의심해라. 우리 사회는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 그리고 사회의 부당한 부분을 계속 개선해나가는 일에 우리 모두의 참여가 필요하다.

p. 183 여성이 월경전증후군(PMS)로 나타나는 신체적 표현을 좀 더 잘 통제할 수 있으면 이 시기에 오히려 기대하지 못했던 이득을 누릴 수도 있다. 문화적으로 사람들은 이때 나타나는 여성의 감정적 통찰력을 단지 비이성적인 것으로만 보는 경향이 있지만, 나는 한 달 중 이 기간이야말로 내면에 깊숙이 자리 잡은 신념에 접근할 수 있는 떄라고 굳게 믿는다. (중략) 이 기간에는 휴식을 취하고, 내면을 살피고, 한 달 중 이때에만 온전히 드러날지도 모르는 진실을 탐구해야 한다.

p. 231 불안은 버티면 버틸수록 더 큰 힘을 얻는다. 따라서 버티기보다는 불안에 몸을 맡긴 채 그것을 그냥 느끼는 편이 낫다. 배리 맥도나는 저서 <감히 마주 보다>에서 어떻게 하면 불안에 저항하는 대신 그것이 그냥 흘러가게 내버려둘 수 있는지, 그리고 왜 그래야 하는지 설명했다. "불안은 신경이 각성한 상태다. (중략) 일단 당신이 진심으로 불안을 허용하고 받아들이는 지점에 도달하면 불안은 서서히 잦아들기 시작하고 결국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이것이 불안 치료에 필수다."

p. 232-233 '공항'은 주로 '미래에 일어날지도 모를 실패'나 과거의 문제를 곱씹는데서 비롯된다. 즉 상상 속 좌절이나 이미 바꿀 수 없는 아쉬움과 싸우는 것이다. 현재의 순간을 인식하는 것은 공황이라는 뱀파이어에게 마늘을 던지는 행위와 같다. 일단 내 몸으로 관심을 돌리고 나면, 지금 공황을 겪고 있지만 단지 스트레스반응의 일종일 뿐임을 스스로 상기해라. 꽤 불편한 감정이긴 하지만 당신은 안전하다.

p. 239 때로는 당분을 끊고 충분히 자고 장 건강을 회복하는 등 자신의 모든 생리적 측면을 세심하게 바로잡고 최적화해도 여전히 불안하고, 삶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거나 편안하게 느끼지 못할 때가 있다. 이것이 바로 진짜 불안이다. 진짜 불안은 우리에게 '뭔가가 잘못됐어'하고 알려주는 감정의 나침반과 같다. 

p. 239-240 불안이 우리에게 제공할 귀중한 정보를 갖고 있음을 이해하면 결정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중략) 진짜 불안은 당신을 슬쩍 찌르며 '힘들기만 하고 보람 없는 직장은 떠나는게 좋겠어' 또는 '내게 유익하지 않은 관계는 어느 정도 선을 그을 필요가 있어' 또는 '이 세상에서 나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무언가를 할 때가 됐어'하고 말해주려고 존재한다.

p. 241 진실에 귀를 기울이려면 고요해야 한다. (중략) 진짜 불안이 전하려는 진실과 연결되려고 고요하고 잠잠해야 하며, 어떠한 감정의 파도라도 즐길 준비가 되어야 하고 즐길 의지가 있어야 하며 즐길 능력이 있어야 한다.

p. 242 불안이 전하는 진실을 들으려면 불편함이 필요하다. 우리의 진실은 때때로 눈보라와 같이 거세지만, 진실을 받아들이고 그 지혜를 실천하려면 그 거센 눈보라의 한복판에 얼마간 앉아 있을 수 있어야 한다. (중략) 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아마도 우리가 현재 집중하는 것을 막는 요소들이 주변에 너무나도 많다는 점이다.

p. 243 진짜 불안은 약으로 억누르거나 비현실적인 약속과 맞바꿔서 무시해야 할 골칫거리나 불길한 조짐이 아니다. 오히려 그에 귀 기울이기 위해 속도를 늦추고, 고요히 머물며, 좀더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 그리고 진짜 불안이 전하는 진실을 들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나 자신뿐이다.

p 245 만약 혼자 있을 때 주로 공황이 일어난다면 이는 아마도 당신의 삶에서 공동체를 되찾으려는 메시지일 것이다. 친구와 함께 있을 때 외로움을 느낀다면 이제는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여줄 때이거나 새로운 친구들을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엘리베이터에서 자주 공황을 경험하고 불안의 주제가 주로 밀폐된 공간과 관련이 있다면 삶의 또 어떤 부분에 갇혀있다고 느끼는지 곰곰히 생각해보자. 일에서? 연애에서? 다른 사람들의 부탁을 전부 들어줘야 할 것 같고 나보다 타인의 요구를 더 우선해야 할 것 같은 심리적 압박을 느끼는가? 만약 그렇다면 자신의 욕구를 위해 좀 더 목소리를 높이고 스스로를 자유롭게 풀어주려고 노력해야 한다.

p. 245-246 불안이 몸을 통해 보내는 메시지는 종종 당신의 문제를 핵심으로 바로 이끌어준다. 어쨌든 "당신의 가장 심오한 철학보다는 당신의 몸에 더 많은 지혜가 존재한다." 프리드리히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 만약 당신이 두려움없이 질문하고 충분히 오랫동안 고요한 시간을 가지면 결국에는 당신의 몸이 말하려는 메시지를 알아차리고야 말 것이다. 그때 당신이 할 일은 스스로 들은 메시지를 신뢰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느끼는 기분이 어두운 구석에 발을 들이는 순간 다시는거기에 빠져나오지 못할까 봐 두려워한다. 그러나 실상은 반대다. 불안을 억누르지 않고 받아들일수록 우리는 더욱 쉽게 그 안으로 흘러 들어갔다가 다시 흘러나올 수 있다. 

p 246 불안을 직면하기가 어렵다고 느껴진다면, 평생 온갖 불편한 증상에 시달리기보다는 다소 힘들더라도 바로 지금 그 불편한 진실에 마주하는 편이 스슬를 보호하는 길임을 기억해라.

p. 247-248 심리학자 마크 브래킷 박사가 <감정의 발견>에서 쓴 것처럼 "만약 우리가 감정을 파악하고 표현하고 활용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면, 가장 다루기 어려운 감정조차도 좀 더 긍정적이고 만족스러운 삶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p. 249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언젠가는 다가올 고통을 외면하거나 스스로 무감각하게 만들고 싶어 한다. 그러나 취약성을 피하기만 하다 보면 인생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주는 날것의 경험을 놓칠 수 있다. 그러므로 완전히 깨어 있는 편이 낫다. 

p. 252 명상에 대한 흔한 오해 중 하나는 더없이 행복한 상태에 도달하는 것이 주된 목표라 생각이다. 명상을 시작하는 순간 인생이 즐거운 순간으로 가득해지리라 오해한다. 그러나 이는 핵심을 벗어난 생각이다. 우리가 사는 세계는 '모두 행복한 세상'과 거리가 멀다. 오히려 고통과 불평등이 만연하다. (중략) 내가 생각하는 명상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무것도 섞이지 않은 순수한 진실에 도달하는 것이다. (중략) 명상은 정답이 없는 질문이자 진실을 향한 초대장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접근하면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때에 아주 짧게라도 오롯이 현재에 존재하는 순간을 맞이할 것이다. 

p.253 그냥 들어라. 메시지를 전달받은 후에는 마치 마지막 퍼즐 조각을 맞춘 듯이 마음이 가벼워질 수도 있고, 너무나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수면위로 떠오른 고통을 마주하는 일이 힘겨울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그 메세지는 내 자아의 본질이다.

p. 273-274 예민한 구성원은 공동체의 생존에 필수적이다. (중략) 좀 더 개인적인 차원에서 보면, 누군가의 이야기를 아무도 들어주지 않을 때 또는 누군가가 속상한 일을 겪을 때 그들이 느끼는 소리 없는 불안감을 만져주는 이도 주로 예민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공간의 에너지를 바꿔서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이 상냥하고 공평한 기운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든다. 

p 282 우리 문화는 바쁨에 중독되어 있다. 할 일 목록은 끝이 없고 시간은 늘 부족하다. 결핍에 쫓기는 마음이 적절하게 휴식하고 일하는 능력 '모두'를 조금씩 갉아먹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으로 몇 년을 살고 나면 우리는 고갈될 수밖에 없다. 인생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되찾아라. 처음에는 5분, 그 다음에는 10분, 그다음에는 아마도 오후 시간 전체를 진정한 휴식에 내주어라. 이는 당신의 뇌에 '나는 충분하다, 나는 정말로 충분하다'는 신호를 전할 것이다.

p.296-297 아동기의 부정적 경험은 성인이 되어서도 타인과의 관계를 맺는 방식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만약 부모가 감정적으로 미성숙한 모습 또는 나쁜 의사소통 습관을 보였거나 어릴 때 트라우마를 경험한 적이 있는 사람은 관계에 어려움을 느낄 가능성이 더 크다. (중략) 성인이 된 후의 원활한 사회적 교류를 위해 더 나은 조건을 만들려면 과거로 다시 돌아가 어린 시절의 나를 보듬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우리가 부모를 다시 선택할 수는 없지만 스스로에게 '다시 부모가 되어 주는 것'은 가능하다. 

p. 301 아이의 요구를 섬세하게 알아차리고 반응하는 양융자와 함께 자란 아이들은 주 양융작의 관계를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환경에서 경험하는 안정형 애착을 형성할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진료실에서 만나는 환자들은 대게 영유아기에 양육자가 그들의 감정과 욕구에 적절히 반응하는 데 실패한 환경에서 자랐다. 양육자가 정신질환이 있거나 마약이나 알코올에 중독됐을 수도 있고, 보호자 자체가 어릴 적 트라우마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사례도 있었다. 또는 부모가 갑자기 찾아온 위기에 정신이 팔려서 아이의 감정적 욕구를 돌볼 여유가 없었을 수도 있다. 어쨌든 이 모든 상황은 불안형 애착을 형성할 수 있는데, 이는 성인이 된 후에도 타인을 신뢰하지 못하고 버려질까 봐 두려워 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p. 314 통제에 대한 개념을 버리거나 지금 내게 작용하는 더 거대한 힘(그 힘이 무엇으로 느껴지든)에 순응하기란 쉽지 않다. (중략)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 때 우리는 자신가 타인을 탓하면서 분안해하는 경향이 있다. 일들이 특정한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믿으면서 현실과 싸우기 때문에 늘 지치고 불안하다. 사실 불안은 우리에게 무엇을 통제해야 하는지가 아니라 언제 놓아주어야 하는지를 경고한다. 지금은 숨을 크게 들이쉬고 지금의 길이 나를 어디로 데려갈 것인지를 참을성 있게, 용기 있게 지켜봐야 할 때임을 알려준다.

p. 318 인생의 우여곡절이 사실 무의마할 수도 있지만, 만약 당신이 거기에서, 특히 힘든 일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면 그것은 좀 더 평온하고 유연하게 삶을 헤쳐 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p. 319 만약 죽을 만큼 무섭게 사느라 당신의 영혼이 불타고 있다면, 그리고 스스로가 가치있고, 준비되어 있고, 능력있는 사람이라고 느껴지지 않는다면, 그리고 그 갈망이 당신을 홀로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면. 축하한다. 당신은 사명을 받았다. - 자이야 존 Jaiya John, <자유 : 용감한 변화를 위한 치유의 언어 Freedom: Medicine Words for Your Brave Revolution>

p. 321 일단 몸에서 보내는 내면의 속삭임을 듣는 능력을 키우고나면 내가 지금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아니면 길을 벗어났는지를 알려주는 내면의 나침반을 갖게 된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그게 전부다. 우리는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절대 알 수 없고, 거기에 매달리지 않는 편이 현명하다. 그러나 내가 어떤 길 위에 서 있어야 하는지를 확신할 수 없다면 고삐를 늦출 수 있다. 그리고 내가 나를 믿을 수 있는데도 여전히 결과를 통제해야 할 필요성을 느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내가 올바른 길 위에 서 있고 올바른 방향을 향해 있음을 아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p. 321-322 만약 당신이 예만한 사람(예술가, 감성이 풍부한 사람, 생각이 많은 사람, 직감이 뛰어난 사람) 중 하나라면 당신이 가는 길에는 약간의 불안이 있을 것이다. 세상이 불완전한 이상 어떤 진실은 아플 수밖에 없다. 그리고 당신은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생생하게 그것을 감지한다. 당신이 길을 더 어려운 길이지만 그것은 또한 귀한 사명이기도 하다. 그러나 당신에게 주어진 어려움을 직면하는 용기와 솔직함이 그 길에 빛을 비춰줄 수 있다. 그 작업은 먼저 당신의 신체적 균형을 무너뜨리는 요인들을 제거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진짜 불안이 나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주리라는 믿음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된다.



>>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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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이라고 아마추어는 아닙니다
이헌주 지음 / 모루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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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취욕과 성공욕구가 너무도 강한 육아맘입니다. 성취와 성공은 이름이 알려지고 인기가 많아져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름이 알려져야 능력있는 사람이라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알려지는 "유명"한 사람이 아니어도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모든 사람들이 프로라는 걸, 배우엄마 이헌주의 에세이 《무명이라고 아마추어는 아닙니다》를 통해서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더이상 나를 몰아세우지 않아도 되고, 지금 이순간 최선을 다하는 나에게 항상 응원의 박수를 보내기로 결심합니다. 


● 무명이라고 아마추어는 아닙니다 에세이 구성


"세상의 무명이들을 위한 이야기"라는 여는 글을 비롯하여, 1)열여섯, 배우가 되기로 결심하다 2)오~상젤리제!무작정 꿈을 키운 파리에서의 6년 3)서른하나, 연극 무대에 데뷔하다 4)꿈꾸는 배우엄마의 리얼 생존 라이프 5)무명이지만 아마추어는 아닙니다 6)나는 배우다, 총 6장과 "나의 편, 무명이를 응원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장마다 세부적인 에피소드가 있고 배우의 꿈을 꾸게 된 계기, 배우로서 내공을 다지기 위한 그녀만의 산전수전 공중전 몸이 시리고 뼈아프지만 그럼에도 귀한 경험들, 엄마가 되어서도 연기의 열정은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인 배우엄마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습니다.


● 느낀 점


"나는 오늘도 이름 없는 풀 한 포기 배우이자 엄마다. (중략) 저마다 각자의 자리에서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해내는 분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원고를 썼다.(p.9)"

에세이의 여는 글에서 나의 마음을 건드린 글귀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추구하거나 이루기도 전에 나는 엄마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나의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발버둥을 쳤어요. 뭔가 대단한 걸 해야하고 이름을 알려야만 나의 정체성이 자리잡힐 것이라 여겼는데, 배우엄마 이헌주의 이 한마디는 나를 짓누른 부담감을 내려놓게 합니다. 내가 지금에 몸을 담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내 자신 그 자체가 멋질 수 있다는 걸 그녀는 전합니다. 나에게 주어진 일은 육아입니다. 아이의 정서를 안정시키고 아이의 성장발달을 돕는 역할, 너무나 훌륭하지요. 이렇게 육아를 하는 동시에, 나는 마음을 공부하고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글을 쓰고 있으며, 거기에 타로마스터 공부까지 겸하고 있습니다. 당장 다른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 못해도, 나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그 순간의 의미를 해석하며 살아가는 나는 프로입니다. 

배우엄마 이헌주는 "무명" 배우입니다. 16살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에 반해서 그때부터 "배우"의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무조건 노력형이였던 그녀는, 연기에 대한 열정 하나만 믿고, 힘겨운 길을 선택했습니다. 16살 <로미오와 줄리엣>에 반해서, 그녀만의 노력으로 예고에 입학하고, 거기에 대학도 연기학과로 진학합니다. 대학 진학 후에 연기이 몰입하던 시기, 그녀는 세계 예술인을 위한 무대의 장이 펼쳐진, 프랑스 아비뇽에서 연극축제의 열정에 심취하게 됩니다. 그때의 잊지 못할 열정만 믿고 그녀는 몇 년 후에 프랑스로 떠나게 됩니다. 하지만, 프랑스에서 유학생활에는 아비뇽의 열정은 없었습니다. 프랑스의 현지의 민낯을 경험하게 되고, 그녀는 "연기"의 내공을 다지는 혹독한 시간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그렇게 6년을 프랑스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한국에 돌아와서 다시 밑바닥부터 배우의 입지를 다져야만 했습니다. 마음 저 깊은 곳의 울림만 믿고 "연기"에만 몰입하기엔, 현실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꿈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결혼을 해서 아내가 되고 아일 낳아서 엄마가 되어서도 그 열정은 식지 않습니다. 그녀는 "배우"의 삶을 유지하고, 현실의 벽에 부딪혀도 그 속에서 깊은 교훈을 얻어가면서 내실을 다져가는 프로 배우가 분명합니다. 그녀처럼 주어진 현실에 맞춰서 "배우"라는 삶에 몰입해서 서서히 이름이 알려진 배우들은 그들의 이름이 알려지고도, 인기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그들도 똑같이 이야기합니다. "유명"해지는 걸 원해서 연기를 하지 않았다고요. 좋아하는 연기에 몰입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이름이 알려진 것이라고요.

겸손하게 이야기하는 그들의 연기내공은 깊어서, 그들이 출현하는 드라마와 영화를 믿고보게 됩니다. 배우 이헌주도 그들처럼 될겁니다. 대중들이 모르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무명" 배우 인것은 분명하나, 그렇다고 그녀는 연기에 대한 자세와 열정, 마음가짐 만큼은 프로입니다. 삶의 매순간은 준비기간이라고 했습니다. 대신 자신의 소명이나 꿈이 있는 자들에겐 그 시간이 내실을 닦는 기간이며, 그 시간은 엄청난 영광으로 그녀에게 보상할 것이라 확신하게 됩니다.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서, 나도 하루하루를 허투로 살지 않으며 나도 내가 원하는 삶의 방향으로 살아가고 있다며 확신하게 됩니다. 





나의 지금이, 나의 소소한 노력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배우엄마 이헌주 에세이를 통해서,다시 한번더 각인하게 됩니다.


● 책글귀


p. 21 나는 땀이 적고 저체온의 마른 소녀였다. 늘 춥고 차가움에 익숙한 나는 배우들의 숨 가쁜 호흡과 땀방울에 매료되어 뜨거움을 느꼈다. 그렇게 내 안에 불이 붙었다. 16살 금사빠 소녀가 새로운 세계와 만나는 순간이었다. 16살, 그날의 기억이 오감에 새겨졌다. 배우로 가는 길의 시작은 <로미오와 줄리엣>이었고, 나의 로미오는 무대였다.

p. 26 길거리 연습은 처음이 어렵다. 하면 할수록 익숙하고 편해진다. 어쨋거나 길거리 연습의 시작은 어둠이 깔린 동네 놀이터였다. 날것 그대로인 그곳을 무대로 삼아, 내 공간으로 채워간 시간이었다.

p. 27 오랜 시간 해온 길거리 연습은 나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처음 15분은 낯뜨겁고 부끄럽지만, 집중하면 주변의 소음도 귀에 안 들어온다. 오로지 나와 파트너에게 집중하는 순간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정식 연습실에서 느낄 수 없는 여러 가지 영감도 얻게 된다. 날씨와 습도, 바람의 속삭임, 낙엽 바스락거리는 소리, 저 멀리 다투는 연인의 소리까지도 영감이 된다.

p. 40 나는 연기를 하며 살아 있는 자유를 느꼈다. 현재 나는 엉뚱한 이단아 또는 몽상가가 아닌 세상에 발을 내딛고 사는 배우다. 연기는 내가 숨을 내쉬는 숨구멍이다. 나는 연기를 해야 살 수 있는 배우다. 그리고 아이를 키우는 엄마다. 배우엄마가 현재 나의 정체성이다. 배우 엄마의 이야기는 이제부터다.

p. 75 삶에 대한 연민으로 시간을 보내기에는 이미 나는 누리는 것이 많았다. 나는 나를 향한 눈물을 멈추었다. 그리고 당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했다. 누구에겐 별거 아닌 선크림 바르기를 시작으로, 나의 매력을 탐색해갔다. 언어를 배우고자 일단 주변 친구들을 흉내 냈다. 그런 나의 노력으로 언어도 조금씩 발전해갔다. 그리고 나는 빨간 립스틱을 바르기 시작했다. 조금씩 나만의 생기가 덧입혀졌다.

p. 95 배우는 사람의 이야기를 담는 그릇이다. 사람의 언어로 사람의 이야기를 사람의 몸으로 풀어내는 그릇. 어학과 학업 떄문에 많은 공연에 서지 못했지만, 그 기간은 암흑기가 아니었다. 훈련과 성장의 시간이었다. 나는 나만의 이야기를 담을 그룻을 만들고 있었다. 나는 그곳에서 잠잠히 그들의 이야기를 내 안에 담았다. 다시 만나지 못할 인연일지라도 그들의 온기, 웃음, 사연은 나의 그릇 안에 머물러 있다.

p. 129 배우의 자존감은 내가 지켜야 한다. 내가 나를 귀하게 여기고 가치있게 대하는 일, 그것의 시작은 신념을 지키는 일이다.

p. 136 고맙다는 말 한마디에 나는 다시 힘을 얻었다. 어설픈 진심 한 조각도 마음이 아픈 사람에게는 위로가 될 수 있다. 나의 작은 울음이 오랜 시간 동안 달려가 그의 마음에 닿았다. 나는 용기를 내보았다. '내 연기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어. 영혼의 치유까지는 아니더라도 손수건 정도는 될 수 있지 않을까…'

p. 147 배우에게는 기다림이란 숙명이다.긴 기다림의 여백을 무엇으로 채워갈지는 나의 선택이었다. 나는 멈춤 대신 뚜벅뚜벅 걷기를 선택했다. 거리를 걸으며 다른 방법을 찾아 나갔다. 현재 나의 기다림 속에는 육아라는 복병도 함께 있다. 

p. 164 엄마가 되니 완벽해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 나를 코너로 몰아넜었다.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 완벽을 좇는 일처럼 어리석은 일도 없다. 지금도 완벽한 엄마, 완벽한 어른이 되는 것을 내려놓았다. 과감하게 포기할 건 포기하고 아들과 속도를 맞추는 우리만의 이인삼각 놀이를 시작했다.

p. 165 모성은 완전한 형태로 타고나는 건 아니었다. 아들의 키가 자라고 몸무게가 늘 듯 엄마도 진짜 어린이 되어갔다. 아들을 보며 성장을 꿈꾸었고, 아들과 발맞추어 걸으며 새로운 것들을 함께 배워 나갔다.

p. 170-171 여전히 나는 서툰게 많은 엄마다. 완벽하지도 않으면서 완벽함을 추구하고 싶은 마음에 그 괴리감에 속상할 때도 많ㄷ. 그럴 때면 나는 기본으로 돌아간다. 나의 내면 아이를 마주한다. 그리고 '괜찮아, 이미 충분해. 애쓰지 않아도 돼'라고 한마디 해준다. 아들을 키우며 나는 나를 용서하는 법을 배웠다.

p. 176-177 아픈 기억은 상흔이 남는다. 그러나 그 기억은 내 마음의 근력이 될 수 있다. 아이를 키우며 흘린 무수한 눈물은 마음의 근력이 되었다. 육아의 시간은 단순한 희생이 아닌 다시 태어나는 시간이다. 번데기에서 나비가 껍질을 벗고 나오듯 그런 과정이 내게는 육아였다. 이렇게 말하지만 결코 쉬운 시간이 아니다. 매번 여러 겹의 죄책감을 이겨내고 배우와 엄마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했다.

p. 177 내게 결혼이나 출산의 두려움을 토로하는 후배에게 나는 말한다. 그 두려움을 넘어서는 순간, '아주 강력한 폭발이 있을 거야.' 폭발적인 내면의 성장. 깊어지는 사랑. 삶의 무게. 칠흑같은 어둠의 절망도, 오색찬란한 기쁨도 색체도, 버석버석 말라 떨어진 낙엽, 부서지는 햇살의 찬란함도 내 안에 쌓여 지층을 이룬다. 

p. 177-178 나는 '배우 엄마'다. 흔들흔들 실수투성이다. 죄책감을 두른 엄마와 이기적인 엄마 사이에서 여전히 줄다리기 한다. 그러나 이 시간은 내게 축복이다. '배우 엄마'의 시간은 다른 배우들과 다르게 흘러간다.

p. 192 나의 배움을 확장하고 사색하며 사유하는 훈련, 나의 시선을 열어주는 훈련을 하고 있다. 글쓰기라는 또 다른 세계, 그 벽을 넘기 위해서 나는 고전 필사에 많은 정성을 들였다. 고전을 읽는 시간을 시대를 초월해 옛 천재 작가와 나누는 교감이다. 내게 필사는 그 평생의 결과물들을 배우는 시간이 되었다. 문장을 모아 단상을 적으며 나와 대화했다.

p. 198-199 나는 단 한 번도 내가 지망생이나 아마추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슬럼프에 허우적거리던 그 순간에도 나는 프로이고, 배우다. 나에게 배우란 신을 모시는 사람, 예배하는 사람이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배우는 제의를 담당한 사람이었다고 전한다. (중략) 나의 무대는 그 옛날 신에게 드리던 경배이자 찬양이었다. (중략) 나의 태도는 단 한 번도 아마추어인 적이 없었다. 물론 지금은 배우에 대한 나름의 정의가 조금 달라졌다. 하지만 태도는 크게 바뀐 것이 없다. 신을 향하던 경배에서 사람을 향한 위로가 더해졌다.

p. 201 경력이 많다고 프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타가 공인하는 프로라도, 마음이 느슨해지는 그 순간 누구나 아마추어로 전락한다. 또 경력이 적어도 준비와 태도가 프로라면 그 사람은 이미 프로다.

p. 227 지금 내가 걷는 길이 남에게 미련하고 어리석어 보일 수도 있다. 마치 보이지 않는 거인과 싸우는 돈키호테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지금 나의 노력과 행동이 결국 길을 만든다. 거친 자갈 밭길에, 진흙탕을 구르다가도 어느새 확 뚫힌 대로를 만나기도 하는 것이 삶이 아닌가. 지금 걷는 길이 지름길이 아닐지라도 괜찮다. 나만의 길을 만드는 일은 실패에서 시작하기도 한다. 다시 말하건대 실패를 두려워 말자. 두려워서 엉덩이를 떼지 못하면 3년 후에도 6년 후에도 여전히 그 자리에 머물러 있을 뿐이다.

p. 237 글쓰기는 나에게 단단함뿐 아니라 쉽게 흔들리지 않는 무게와 삶의 중심을 깨닫도록 해주었다. 누군가에게는 쓸데없는 일이 내게는 나무꾼의 도끼를 가는 작업이었다. 내 삶에 향을 입히고 나만의 색을 입히는 일이었다. 나의 정서를 확장하고 생각의 폭을 넓혀 연습실 너무 표현을 익히는 중이었다.

p. 258-259 오랜 기다림은 나의 무기다. 묵묵히 어둠 속에서 자신을 성장시킨 매미처럼 기다림의 시간이 주는 힘, 겹겹히 쌓인 이 흐름은 단단한 나의 지지대가 되었다. 크고 작은 촬영 현장의 변화에서도 받아들일 유연함이 생겼고, 당황보다 잠시 숨을 고르고 환기하며 넘어가는 여유도 생겼다. 내가 더 절실하지 않아서 생긴 변화가 절대 아니다. 흔글거리면서도 걸어온 이 길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이다. 배움과 성장의 시간이었다. 

​>>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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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글쓰기 - 기억을 회고록으로, 아이디어를 에세이로, 삶을 문학으로 담는 법
빌 루어바흐 지음, 홍선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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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잘 쓰고 싶습니다. 그러나 나, 나의 경험, 나의 감정에서 비롯되는 글을 잘 써서, 독자들과 공감하고 싶은 간절함이 있어요. 하지만, 나의 성향만 추구하는, 나의 고집만이 담긴 글을 쓰는 것 같아서, 글쓰기의 기본기를 다지고자,빌 루어바흐의 《내 삶의 글쓰기》를 읽어봤습니다.

■ 내 삶의 글쓰기 구성

빌 루어바흐의 《내 삶의 글쓰기》에는 "나"를 시작으로 <기억>을 회고록으로, 아이디어를 에세이로, 삶을 문학으로 담는 방법(부제)을 아주 아주 세부적으로 담고 있습니다. 1) 시작("깨끗하고 불 밝은 곳으로" 를 포함한 총 5과제) 2)기억("지도 만들기"를 포함한 총 9과제) 3)장면 만들기("개구리 해부하기"를 포함한 총 11과제) 4) 큰 아이디어("자동기술"을 포함한 총 12과제) 5)인물과 성격("당신의 아버지를 무대 위로"를 포함한 총 17과제) 6) 무대 위의 자존감("편지 쓰기"를 포함한 총 11과제) 7)사실 찾기("도서관으로"를 포함한 총 14과제) 8)은유와 의미("나와 너의 떨림"을 포함한 총 10과제) 9)바르게 말하기("스타일을 잊어라"를 포함한 총 10과제) 10) 건물 세우기("이어 붙이기"를 포함한 총 8과제) 11)출판하기("좋은 글을 써라"를 포함한 총 13과제)로 총 11챕터 /120가지 과제를 담고 있습니다.



■독후감

빌 루어바흐는 다작을 쓴 소설가이자 논픽션 작가입니다. 이 책의 분량은 500페이지가 넘어요. 그정도로 방대한 책이예요. 저자가 자신의 글쓰기 방법을 아주 세부적이고, 체계적으로 담았어요. 그만큼 글쓰기에 갈망하는 이들을 위해서, 자신이 알고 있는 글쓰기 노하우를 최대한 많이, 최대한 구체제으로 알려주고 싶은 열망이 느껴지기도 해요. 다만, 너무 많은 정보를 알려주려고 해서, 글이 전개되는 중간에 부연설명을 담은 네러티브가 글의 맥락이 끊기게 해서 아쉬움이 있긴해요. 부연설명까지 세심하게 담긴 걸 보면, 작가가 독자에게 오해없이 정보를 전달하려는 목적은 느껴집니다만, 이미 세세하고 체계적이라 조금 과한 느낌도 듭니다.

다만, 온오프라인 글쓰기 강좌에 참여를 못하고, 독학으로 글쓰기 공부에 몰입하고 싶다면, 글쓰기에 도움되는 책입니다. 저자가 글쓰기 기반을 다듬고 출판에 이르기까지 과제를 제시하는데, 과제는 총 100여건입니다. 대단하지요?

무엇보다, 이 책의 제목에서 언급하는 것처럼, 글쓰기는 "나"에서 시작하게 합니다. "기억지도 그리기"로 나의 어린시절에 기억을 떠올려서, 내가 기억하는 그 이상을 조금더 면밀하게 기억해서 그 기억을 글로 묘사하는 과정이 흥미로웠습니다. 뿐만 아니라, 좋은 감정만을 표현하는게 아니라, 내가 느낄 수 있는 좋고 나쁜 감정, 회피하고 싶은 것들을 모두 마주하게 합니다. 이 과정을 훈련하면 글을 포장하고 싶은 눈치에서 벗어나고, 솔직하고 담백하며 덤덤한 글을 쓸 수 있겠더라구요. 저자의 글쓰기 과제를 조금씩 이행하면서, 일상에서 내가 하기 싫은 순간에도 나의 마음과 감정을 둘 수 있고, 외면하고 싶은 기억도 다시 더듬어 보려는 용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글쓰기를 잘 하고 싶어서, 글감을 얻으려는 노력이랄까요? 그 노력이 내가 나 자신에게 한층더 너그럽게 다가가게 합니다. 이런 이유에서 글쓰기는 곧 치유이자, 내제된 창의성을 폭발시키는 원동력이 되나봅니다.

피부로 와닿고 마음을 스치며 기억을 자리잡을 하루하루의 순간들을 모두 소중하게 감싸안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온 몸과 모든 감각으로 체득한 글귀는, 나에게 "나의 회고록이 될 것이며, 에세이가 되고, 문학작품이 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 누군가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공감하고 치유하는데 큰 힘이 되리라, 기대를 걸어봅니다.

■ 좋은 글귀

p. 26 배우려는 사람은 기꺼이 배울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배운다는 것은 변화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배우는 사람은 필요하다면 뿌리까지도 기꺼이 변할 수 있어야 한다. 진정 다음 단계로 올라가기를, 성장하기를 바라는 사람이라면 자신에게 배움이 필요하다는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중략) 자신은 오래전에 모두 통달했다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중략)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이미 다 알고 있다는 생각 역시 버려야 한다.

​p. 44 당신이 쓰는 회고록에서 당신 자신의 인생 이야기는 단지 시작점에 불과하다. 당신은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도약대로 삼아 인간 세계라는 거대한 창공을 향해 새로운 날개를 펼치고 날아오르게 될 것이다.

p. 47-48 (중략)모든 에세이의 출발점은 '나'다. 하지만 수필은 이야기를 넘어서고 단순한 회상을 넘어선다. (중략) 즉, 작가의 머릿속에 든 것이나 작가의 세계와 관련한 모든 것이면 무엇이든 수필의 글감이 된다. 작가 안에 '풍부하게 비축해놓은 마음'에서 뽑아낸 자금들을 이런 식으로 병치해놓으면 '의미'가 따라오게 된다.

p.89 중요한 것은 당신이 매일 글을 쓰는 것, 다양한 글감들을 비축해두는 것이다. 서론이나 결론 따위는 잊어버려라. 이야기를 매끄럽게 마무리 짓겠다는 욕심도 버리고, 글을 완벽하게 만들겠다는 욕심도 버려라.

​p. 131 충분히 관찰하라. 당신이 본 것을 단어로 어떻게 옮길 것인가? 다음번엔 외출할 때는 필기구를 챙겨 가라. 몇 문장을 끼적여보라. 가령 돌담에 대한 인상을 정확히 그려내려면 최소한 몇 개의 단어가 필요하겠는가? 하늘을 가장 간단히 묘사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p. 169 어떤 형태로든 완벽주의가 당신의 발목을 잡는다면 형편없는 글을 한번 써보라. 내가 허락해주겠다. 끔찍한 글, 무시무시한 설명문을 쓰고 하루 이틀 정도 그 글을 벽에 붙여놓자. 글을 고치고픈 갖가지 유혹을 떨쳐버려라. 그렇게 한동안 전시해둔 다음에 그 글을 수정하자. 아니면 내다 버려라. 뭐 어떤가?

p. 179-180 작가라면 누구나 하게 되는 망상, 결국은 우리 작가들이 계속해서 나아가게 하는 환상이었다. 초고를 쓰고 수정하고 구조를 잡고 재수정하는 이 모든 과정은 모두 처음의 선명함으로, 처음의 영감으로 뒷걸음질 치기 위한 것이다. 망상에서 실행으로, '그럴 수도 있다'에서 '그럴지도 모른다'로, 그 다음 '그러하다'로, 그리고 '거의 그렇다'로 휘청휘청 춤을 추며 나아가는 것이다.

p. 196 내 생각은 이렇다. 무슨 이야기를 하든 초고에서는 정확하고 진솔하게, 하나도 남김없이 종이 위에 쏟아붓자. 그리고 사실을 살짝 비켜간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우 경고이자 거대한 표지판이 되어 당신에게 일러줄 것이다. '이 부분의 의미를 가장 꼼꼼하베 따져봐야 해'라고 말이다. 그럼 파헤쳐라. 이야기를 제자리로 돌려놓아라.

p.201 당신의 회고록이나 에세이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은 바로 당신 자신이다. 무대 뒤에서 다른 이들의 삶을 그저 바라보는 위치에 있다 해도 당신은 여전히 자신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끌어나가고, 자신의 눈으로 대상을 바라본다. 그러니 이번에는 당신 자신을 가시방석 위에 올려놓자. (중략) 어떤 상황에서도 낯선 이에게는 알리고 싶지 않은 비밀 10가지(중략)를 적어보자. 당신에 관한 일급비밀 10가지는 무엇인가. (중략)솔직해져라. 꽤 재미있을 것이다. 이 목록은 나중에 찢어서 고양이 화장실에 써도 되고, 연말 파티에서 색종이 조각으로 써도 된다.

p. 241 에세이가 작가와 독자가 나누는 대화라면, 그 안에서도 작가만의 목소리가 드러나야 한다. 그걸로 끝이 아니다. 독자에게 드러내고픈 자신의 이야기를 정확히 전달하려면 작가는 목소리를 적절히 조절할 줄도 알아야 한다.

p. 253 시간은 여러 목소리 중에서도 가장 신비한 영역이다. (중략) 여기서 에세이이나 회고록에 드러나는 시간의 층위를 '작가의 현재'라고 부르자. 작가의 현재 속에서 작가는 삶의 면면을 조용히 되돌아볼 수 있다. 독자가 듣는 목소리의 주인공은 현재의 작가다. 과거의 일을 뒤늦게 깨닫고 끔찍한 재앙도 차분히 되돌아보면서 이야기하고 분석하는 현재의 작가 말이다.

p. 304 너무 많은 작가들이(나를 포함해) 자신이 쓰는 주제를 부끄러워한다. "설명하기가 도통 힘들어요." 언제나 이런 식으로 우물거리는 내 목소리가 내 귀에도 들린다. 나도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 주제에 대해 대화를 나누다 보면 엄청난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논지에 초점을 맞추게 되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도 알게 되기 때문이다.

p. 306 일반적인 독서, 눈앞의 일에 얽매이지 않는 독서는 엘리자베스 하드윅이 말한 에세이스트의 필수 덕목인 '풍부하게 비축해놓은 마음'을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매일 책을 읽으면 훌륭한 책 속의 좋은 글귀와 잡지기사 속의 유용한 정보 토막들이 머릿속에 가득 채워질 것이다. 더불어 이들에 대한 무수한 사례들도 다양한 정보원에서 가득 얻을 것이다. 정보원에는 소설, 전기, 시, 편지 모음, 연극, 영화 시나리오, 번역본, 교과서(과학, 경제학, 철학 등)는 물론이고, 에세이도 해당된다.

p. 328 글을 쓰는 사람들은 그렇게 일찍 철이 들어선 안 된다. 우리의 글이 생기 넘치게 뛰어다니며 놀 수 있는 것은 모두 우리가 아이처럼 세상을 바라보며 생각해내는 연관성과 비유 덕분이다. 이렇게 우리가 만들어낸 연관성과 비유 때문에 독자들이 우리의 작품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그렇게 독자들은 우리가 만든 연관성과 비유를 그들 나름대로 새로 만들어내면서 한없이 즐거워하는 것이다.

p. 329-330 은유를 의식적으로 사용하면 울임이 더 깊고 심리 묘사가 뛰어난 글이 되기 때문이다. 은유가 솜씨있게 잘 가미되면 의미의 층위는 한층 더 두터워진다. 당신이 그 미묘한 층위를 마음껏 조종할 수 있다면, 독자는 뚜렷한 이유는 알지 못한채 당신의 글을 더 즐겁게 읽을 것이다.

p. 414 좋은 글은 영감이 불현듯 떠올라 하루아침에 탄생하는 것이 아니다. 좋은 글은 영감이 느릿느릿 찾아오는 바람에 그 시간이 지질연대처럼 끝이 안 날 것 같이 느껴질 때에야 비로소 탄생한다. 그러다 보면 만 년은 찰나에 지나지 않고, 100만 년은 하루 안에 모두 흘러간다. 기발한 원고를 순식간에 쓰는 뛰어난 작가도 몇몇 있다는데 그것은 경험의 산물이요, 수년에 걸친 피땀 흘린 노력의 산물이다. 날것 그대로의 재능도 눈곱만큼이야 있긴 하겠지만 거의 없는 것이나 다름 없다.

p. 415 작가에게는 운도 중요하다. 하지만 명심하자. 좋은 글이 운을 만든다. 결국 좋은 글이 모든 연줄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주관적인 관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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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55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은지성 지음 / 황소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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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한바대로 꾸준히 밀고 나가다가, 갑자기 딜레마에 빠지는 날들이 있습니다. 발상의 전환도 안되는 그런 날 있잖아요. 마음도 몸도 갑갑한, 마치 시간이 멈춰진 듯한 날들과 마주한 적 있었습니다. 혼자서 마음가짐을 바꿔보려고 애써도 안되서,책 한 권을 펼쳤습니다.그 책은 은지성의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입니다. 생각이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는 건,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만큼 어떤 생각을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딜레마에 빠진 제가 다시 한번 더 각인할 필요가 있어서, 이 책에 몰입했습니다.



●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내용


책의 목차가 참 마음에 듭니다. 마음에 와닿는, 명언같은 글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 모든 것은 자신의 신념에서 시작된다 2부) 내가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3부) 미래를 예측하기보다 미래를 만들어라 4부) 마음먹은 대로 끝까지 해라 5부) 당신이 선택한 길이 모든 것을 바꾼다, 총 5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스스로가 진심으로 바라는 삶을 살고자 한다면, 목표가 명확하고 이에 부합한 생각과 마음가짐 그리고 실천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중요성과 성공 철학이 담겨져 있습니다.



● 느낀점


부당한 상황, 불우한 환경 그리고 온전하지 않은 신체 등 물리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조건에서도, 불굴의 의지를 발휘한 인물들의 이야기와 그들이 전하는 명언을 담은 에세이입니다. 급변하는 세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겐 운명을 개척한 인물들이 전하는 메시지가 내적동기를 꿈틀거리게 만드는 것 같아요. 은지성 작가의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가 발행된지 10년이 되었고 총 55만부가 판매되었다는 기록이 그 증거입니다.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어본 분들이라면, 책 속에서 만난 인물들의 성공스토리와 명언을 보면 익숙하다는 느낌이 먼저 와닿을 거예요. 영화배우 오드리 햅번,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 투자 천재 워렌 버핏, 행복바이러스 전도사 닉 부이치치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인물들이며, 자신을 바로 세우고 주변을 이롭게 하는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인물들이기도 합니다. 그들이 전하는 메시지를 눈으로 익힐 땐 심장이 두군대며 그들처럼 실천하고 싶다면 욕구가 솟아납니다. 특히, 힘겨운 상황에 봉착하면 그들의 명언에 마음을 돌리게 됩니다.


원하는 삶의 방향이 있다면 그곳에 목적을 두고 꾸준히 밀고 나가면 됩니다. 하지만, 눈 앞에 닥친 현실에 연연하다보면 목적성도 흐려지기도 하지요. 제가 얼마전에 그랬어요. 아무것도 해낼 자신이 없고, 하고 싶지도 않았어요. 한계성은 물리적 한계에 도달하면서 몸으로 체감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면, 지레짐작 불가능을 머릿속으로 계산하고 목적성은 무너집니다. 그때 좌절감이 밀려들어요. 좌절감은 어두운 터널같은 분위기에 우릴 밀어 넣습니다. 마치 희망도 없는 것 마냥 말이죠. 그럼에도 한계에 봉착한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억지로라도, 그들의 메시지에 마음을 기대게 됩니다. 그리고 그때서야 느끼죠. 나도 그들처럼 할 수 있다고 생각만 했던 것이 교만이었다는 것을요. 아주 쉽게 생각했어요. 그들처럼 할 수 있다는 생각이요. 하지만, 그들처럼 하려면 엄청난 끈기가 필요하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그들은, 우리도 그들처럼 할 수 있다고 독려하지만, 그들의 생각력과 의지력은 남다른게 확실합니다. 자신을 스스로 돕고, 자신을 믿는데 엄청난 인내력을 발휘합니다. 그들은 자만하지 않고 겸손하되,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득차있습니다. 아, 강한 집념도 빼놓을 수 없어요. 우리의 메시지는 그저 가슴만 뛰게 하는 멋드러진 표현이 절대 아니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자신이 정한 목적성은 사명에 가깝고, 그 사명에 따라 큰 고비를 넘기고 넘겨서, 그런 주옥같은 명언들이 나올 수 있었던 거예요. 물리적 한계에 봉착해보니, 그들의 노고가 느껴졌습니다. 그들이 입지를 다지는데까지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했을 것이고, 그 고통을 과시하지 않고 주변에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그들의 마음은 보통의 사람들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이제서야 깨닫게 됩니다. 그들은 지혜와 덕으로 넘친 성인입니다.



● 좋은 글귀


p. 23 하루를 그냥 살아서는 안 됩니다. 하루를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야 합니다. 우리는 대부분 살아 있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감사하지 않고 표면적으로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간다는 것을 저는 깨달았습니다. (영화배우 오드리 햅번)

p. 42 상황이 나빠지고 진정으로 포기하고 싶을 때가 바로 더욱더 추진력을 발휘해야 할 순간이다. 게임이란 역경이 닥치기 전에 시작되지 않는 법이다. 나는 안 된다고 생각되어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때 지금 그 자리에서 다시 시작하라. 세상에서 가장 큰 선물은 자기 자신에게 기회를 주는 삶이다.(최고 경영자이자 금융가 크리스 가드너)

p. 61 중대한 결정만이 삶을 변화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우리 삶을 변화시키는 것은 우리가 내리는 사소한 결정입니다. 한 번 더 웃어주고 손을 흔들어주고 아픈 친구에게 전화해주는 등 작은 행동이 삶에 큰 변화를 가져다줍니다. (뇌성마비 전설의 판매왕 빌 포터)

p. 89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했지. 머릿속으로 자신이 바라는 것을 생생하게 그리면 세포가 모두 그 목적을 달성하는 방향으로 조절된다고. 앞으로 내 인생은 내가 생각하는 대로 돌아갈 거야. (챔피언 록키 아오키)

p. 105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라. 남들이 생각하지 않는 것을 생각하라. 남들이 하찮게 여기는 일을 하라. 자기 생각과 신념대로 밀고 나가라. 중도에 포기하지 말고 자신을 믿어라.(스타벅스를 문화공간으로 만두 하워드 슐츠 )

p. 127 세상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 아니 그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당신의 생각이 바뀌고 행동이 변하면 그때부터 세상은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 바꿀 수 있는 모든 것을 바꿔라. 다른 각도에서 보고 생각하는 유연성을 갖추어라.


p. 144-145 젊은이들은 자주 제가 무조건 '예'나 '아니오'로 답하길 기대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제 하나의 진리를 믿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젊은이들, 저로부터 그런 답을 듣기 원하는 그 밖의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세상에는 다른 모든 진리를 배제하는 오직 하나의 진리가 아니라 무수한 진리가 존재한다고. 바로 그런 이유에서 저는 다양성의 가치를 신뢰합니다. (중략) 상황은 비관적으로 생각할 때만 비관적이 됩니다. 긍정적인 생각이 나를 긍정적으로 만들었습니다. (서독 총리 빌리 브란트)

p. 146 "내가 먼저 할 일은 나 자신에게 진실해야 한다는 점이다. 어찌 지신이 진실하지 못하면서 남이 나에게 진실하기를 바라겠는가? 만일 그대가 그대에게 진실하다면 밤이 낮을 따르듯 아무도 그대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게 될 것이다. (극작가 월리엄 셰익스피어)

p. 169 당신이 얻고자 하는 게 있으면 머릿속으로 이미지화시켜라. 그것을 얻고 난 후 당신 모습을 상상해보는 것도 좋다.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는 원하는 것을 창조할 수도 있고, 원하는 것을 소유할 수도 있으며, 원하는 존재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이나. 인간의 삶은 그가 생각하는 방식이 낳은 결과물이다.

p. 213 지금이 출발점. 인생이란 하루하루가 훈련이다. 나 자신을 갈고닦는 훈련의 장이고, 실패해도 되는 훈련의 장이다. 지금의 행복을 기뻐하지 않는다면 언제 어디서 행복해지려 하는가? 이 기쁨을 발판 삼아 힘껏 나아가자. 나 자신의 미래는 지금, 이 순간 여기에 있다. 지금 여기에서 노력하지 않는다면 그 노력을 언제 할 건인가? (일본 변호사 오하라 마쓰요)

p. 223 삶은 소유물이 아니라 순간순간의 있음이다. 영원한 것이 어니 있는가. 모두가 한때일 뿐. 그러나 그 한때를 최선을 다해 최대한으로 살 수 있어야 한다. (법정 스님의 《버리고 떠나기》 中)

p. 225 힘들거나 외로워서 삶이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 때 오늘이 삶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해보자. 내가 절박해지면 더누 하루하루를 의미 없이 보내지 않을 것이다.

p. 235 내가 오늘날처럼 크게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내가 무엇을 잘 알거나 스스로 무언가를 해서가 아닙니다. 그건 나보다 그 분야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을 뽑아 쓸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나는 증기식 기계에 대해서는 잘 몰랐지만 그보다 훨씬 복잡한 존재인 사람을 알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강철왕/기부왕 앤드루 카네기)

p. 241 사람이 무언가를 배우면 오래지 않아 그 지식을 활용할 기회가 오는 법이다. 유능하고 자발적인 젊은이가 자신이 성실하고 유능하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할 정도로 단순하고 낮은 자리란 결코 없다. 스스로를 돕지 않는 사람을 도우려 하는 것은 소용없는 일이다. 스스로 사다리를 올라가려는 의지가 없는 사람을 억지로 떠밀어 올라가게 할수는 없다. 좋은 기회를 만나지 못한 사람은 하나도 없다. 다만 그것을 잡지 못했을 뿐이다.(강철왕/기부왕 앤드루 카네기)

p. 274-275 모든 개인은 중요합니다. 모든 개인은 자신의 역할이 있습니다. 모든 개인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절대 잊지 마세요. 우리에게는 세상의 짐이 되지 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재능을 활용해 세상을 더욱 좋은 곳으로 만들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세계 동물학자/환경운동가 제인 구달)

p. 285 자신의 일을 좋아하는 것은 성공의 기본 조건이다. 좋아하지 않는 일에 열과 성을 다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성과가 나타나고, 성과가 나타나면 인정을 받고, 인정을 받으면 더욱 열심히 일해 성공이 눈앞에 다가오기 마련이다. 그야말로 매우 긍정적인 선순환의 법칙이다. 그러니 성공하려면 먼저 자신이 좋아하는 일부터 찾아야 한다.

p. 303 자기 일을 사랑하는 것은 멋진 일이다. 그건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성공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을 피해가지 않는다. 나르시즘에 빠지라는 얘기가 아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자신의 가치를 알고, 자기 능력을 계발해 최선을 다하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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