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브랜드 평전
도로시 클라크 윌슨 지음, 이순희 옮김 / 좋은씨앗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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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늘 행복을 추구하면서도 그 속에서 고통과 괴로움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그런 고통과 괴로움이 항상 우리를 따라 다닐때마다 "이렇게 고통스러운데 왜 살아야하지?"라는 의문을 품을 때도 많았습니다. 늘 인생에는 빛과 그림자, 음과 양이 존재한다는 말은 들었어도 현실에 대입해보고 적응하는데 무뎠습니다. 낮과 밤이 있듯, 인간의 삶에도 낮과 밤이 있을건데, 삶은 밝은 낮처럼 잘 풀려야 좋은 줄만 알고 있고 밤처럼 어두우면 안풀렸다고 단정을 지어버리는 그런 흑백논리때문에 괴롭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결국엔 어디에 관점을 두느냐에 따라 고통과 괴로움의 선택여부도 판단된다는 생각도 드네요. 이처럼, 고통이란 왜 존재하는 것인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지 의문일 때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달라이라마의 행복론이라는 책을 통해서 고통에 대한 내용을 들여다 보다가 외과의사이자 나병환자전문의로 유명한 폴 브랜드를 알게 되었습니다.  폴 브랜드는 나병환자들을 들여다보면서 그들이 통증을 느끼지 못해서 그들 몸을 파과적으로 만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통증이 주는 불쾌감을 우리 몸에 닥치는 위험과 상처에 대한 경고로 인식하여 우리몸을 보호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는 문구를 보고, 폴 브랜드가 연구했던 통증은 어떤 것이며,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어떠한 철학으로 삶을 살았는지 등등 궁금해졌습니다. 그가 직접 적은 저서는 확인할 수 없어서, 일단 폴 브랜드 평전을 찾아 읽었습니다.




■ 폴 브랜드 평전 내용


평전은 평론을 곁들여서 적어 내려간 전기입니다. 평전에는 폴 브랜드의 일대기가 담겨져 있습니다. 폴을 기점으로 폴의 할아버지대와 폴의 부모님 세대의 이야기도 담겨져 있습니다. 윗 세대가 폴의 인생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를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할아버지대엔 건축업으로 자릴 잡았지만 폴의 아버지는 할아버지 가업을 잊지 않고 의료훈련을 수료하고 선교활동에 뛰어듭니다. 선교활동을 위해 인도에서 자릴 잡습니다. 폴의 아버지는 제시 브랜드는 개척정신이 강한 사람이어서 험준한 곳에서 의료활동을 병행하며 선교활동을 했으며 폴의 어머니 또한 정신력이 아주 강인하며 두 분은 신실한 기독교인이자 선교사입니다. 폴의 부모님은 세상의 따뜻한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의 사람들을 치유하며 선교활동을 펼칩니다. 폴은 부모님의 확신과 열정을 보고 자라며, 이런 성장배경은 자신의 삶의 방향을 찾아가는데 자양분이 됩니다. 폴은 부모님과 같은 신앙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기술력도 하나씩 익혀갑니다. 아버지가 행했던 의료활동에 대해선 거부감이 있어서 그는 건축기술을 열심히 익혔습니다. 그러나, 나중엔 이 두 기술을 전적으로 활용하게 되는 일들과 마주합니다. 그건 나병환자들을 치료하는 일이었고, 폴은 그 일이 자신의 소명이라 믿으며 평생을 바쳐 나병 치료 연구와 나병환자들이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살아갈 수 있음을 인지시켜주며 온 세상에 나병에 대한 선입견을 바꾸고 의료기술을 발전시키는데 큰 기여를 합니다. 무엇보다 사람 한 사람 사람의 가치를 잘 활용해서 함께 풍요로운 삶을 만들어 나가는 따뜻한 이야기가 담겨진 평전입니다.



■ 느낀점


고통과 통증에 대한 의문으로 만나게 된 폴 브래드. 평전을 읽고 통증과 같은 고통에 대한 의문을 해소하는 그 이상의 여운을 가슴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기독교에 대한 그릇된 편견이 있었기 때문에, 평전을 읽어가는 내내 주님만 찬양하면 어쩌나..라는 염려와 신앙적으로 편중된 평전은 아닐까하는 염려도 있었으나, 읽다보면 그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딱, 폴 브랜드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신의 저주를 받은 사람만이 걸린다고 소문난 나병. 그러나, 폴이 나병을 연구하기 이전에 나병은 질병의 일종이며 나병에 대한 대중적인 인식을 바꾸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던 나병분야의 권위자를 만나면서 그는 자신만의 소명을 찾게 됩니다. 폴은 외과전문의라, 나병엔 크게 관심없었지만  나병환자들의 손을 보곤 이를 복원시킬 수 있는 쪽으로 본격적인 연구에 돌입하게 됩니다.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나환자들은 손을 활용하고 기술을 익힐 수 있는 수준까지 이르게 됩니다. 게다가 나환자들은 통증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을 발견하면서 통증으로 인해 신체를 보호할 수 있는 중요한 신호라는 것을 감지합니다. 이로서 통증에 대한 새로운 발상이 생겨나며, 그는 나병의 치료와 연구에 박차를 가합니다. 세상으로부터 외면받은 존재들을 세상 속에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했던 폴 브랜드. 한 가지 분야에 열정을 다하면 자신 뿐만 아니라 주변도 함께 성장하며 더불어 살아갈 수 있음을 알려줍니다. 어떻게 한 사람이 이렇게 큰 힘을 발휘하는지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는 이상적이고 훌륭한 리더상입니다. 폴은 생명 그 자체에 편견이 없으며, 인간 스스로도 알지 못하는 잠재성을 일깨워서 그들이 세상을 살아갈 자릴 마련해주며 그들은 그 자리에서 자신의 꿈을 쫓아갈 수 있도록 방향성을 잡아줍니다. 내가 쓴 느낀점만 본다면 폴 브랜드는 아주 완벽한 사람이로 보이지만, 그의 삶이 결코 완벽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다만, 실수와 실패를 대하는 태도가 남달라서 완벽해보였던 겁니다. 나병을 연구하고 인식의 변화를 주는데는 엄청난 시행착오가 더 많았겠지요? 그의 인생철학이 언급된 "즐거움과 고통은 상반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 그 두 가지는 서로 의존하면서 보다 풍요로운 인생 경험을 만들어 가는 것"라는 구절에서 폴의 인생과 폴 자체를 한번에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 좋은글귀


p. 20-21 생활방식의 면에서 보면, 닥터 브랜드는 물질주의와 신비주의 사이, 그리고 예언주의와 실용주의 사이에서 중용의 길을 걸었다. 벨로아의 사람들은 브랜드를 정신적인 깊이와 희생적인 봉사라는 특징을 가지는 인물이면서 동시에, 재치있는 농담도 잘 하고, 마아말레이드와 망고를 좋아하고, 고속질주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다.


p.30 그는 인생철학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을 터득하게 되었다. 즐거움과 고통은 상반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 그 두 가지는 서로 의존하면서 보다 풍요로운 인생 경험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확신이었다.

p. 32 닥터 브랜드는 자신이 가진 의료 활동의 기본원칙을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장 소중한 자산은 바로 영혼과 살려는 의지, 존엄한 존재라는 자각, 그리고 인격입니다. 이것을 잃어버리게 되면, 재활할 수 있는 기회는 오지 않습니다. 이것을 잃어버리게 되면, 재활할 수 있는 기회는 오지 않습니다. 우리의 일은 힘줄이나, 뼈, 신경조직에 관련된 기술적인 것일 수도 있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들 뒤에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p. 117-118 인도의 더위와 먼지 속에서, 똑똑하고 도발적인 힌두교도들을 쉴새없이 찾아다니는 전도 활동에 한 평생을 바친 끝에, 갑자기 회의와 절망감에 빠져버린 자신의 모습이었다. 나는 옳은 길을 가고 있는가? 내가 옳은 길을 가고 있다더하라도, 아무도 나를 믿는 사람이 없다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당장 자신이 가고 있는 길에 대해 아무런 의심도 가지지 않고 있었고, 그런 의심에 시달리는 자신의 모습을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 하지만 만에 하나, 그런 의심을 가지게 되면 어쩌란 말인가!


p. 184 나병 분야의 권위자인 코크레인은 마드라스 주 나환자들을 돌보는 일 뿐만 아니라, 나병에 관한 대중적 인식을 바꾸기 위한 지속적인 교육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의 주장의 요지는 나병은 대부분의 질병처럼 세균 때문에 생기는 질병이며, 원인 모를 천벌이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오랜 옛날부터 나병은 죄를 지은 사람에게 내리는 신의 저주라는 인식이 퍼져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나환자들을 사회적인 수치로 여기고 배척해 오고 있었다.


p. 312-313 "통증은, 수많은 세포로 구성된 살아 있는 유기체가 자기를 보존하는 데 있어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통증이 사라지게 되면, 그 신체는 자기 신체의 각 부분의 성패가 신체 전체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사실을 지각하는 능력도 일어버리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통증이 사라지게 되면, 나머지 신체 부분은 서로 경쟁하는 상태로 돌아가게 됩니다. 결국 우리 신체가 살아 남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는 통증에 의해 좌우되는 것입니다.(중량) 신체의 경우도 그렇지만, 이 새로운 관계에 있어서도, 성공의 열쇠는 통증을 감지하는 것에 있습니다. 인간 신체의 조화로운 작용은 우리에게 기쁨을 선사합니다. 하지만 사람들 사이의 관계는 우리에게 슬픔을 안겨줍니다. 인간 사회에서 우리가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은 우리가 충분히 고통을 겪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본 포스팅은 직접 구매한 책을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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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라, 개정판
루이스 L. 헤이 지음, 박정길 옮김 / 나들목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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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전엔 우리집은 아주 풍요롭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아주 드라마틱한 가정환경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빚을 못 갚아서 살고 있던 집에서 쫓겨났습니다. 집에 빚이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다만 아버지만 건강이 안 좋다는 정도였지, 심각한 재정난에 시달린 건 전혀 예상치 못했습니다. 월세집에 사는데 설상가상으로 월세를 제때 못내니 집주인은 우리집에 처들어와서 집세 내라고 독촉했습니다. 집주인 뿐이겠습니까, 빚쟁이들도 한 몫했습니다. 진짜 사람 사는 일이 이런건가 싶을 정도로 세상이 무서웠습니다. 그렇게 흘러흘러 희망과 긍정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살았습니다. 너무 가진 것이 없다보니 내세울 것이 없어 사람들의 눈치만 봤고, 도움을 받아도 즉각적으로 보답할 수 있는 물질적인 여유도, 말로 전하는 센스도 없어서 사람들과는 늘 갈등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되는 일이 없었습니다. 자신감도 없었고, 안좋은 일이 생기면 무조건 내 탓. 내가 못난 탓이라 생각했고 늘 주눅들어서 살아야 했죠. 그렇게 암울한 삶을 20여년을 살았고, 30살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의 눈치 때문에 주도적으로 살지 않은 탓인지 사는게 힘겨워졌습니다. 그리고 덜썩 주저 앉았죠. 어둠이 깊은 마음의 동굴로 들어가 밀폐된 삶을 살다가 어느 순간 "나도 행복할 권리가 있잖아. 행복하게 살아도 되는 거잖아"라는 생각이 번뜩 들었습니다. 동굴에서 나왔고, 조금더 적극적으로 살아보려고 했습니다. 그러더니, 조금씩 풀려가는 것을 체감했습니다. 괜찮아지고 나아지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는데 5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하나씩 이뤄가는 재미를 느끼는데, 스스로에게 브레이크가 걸립니다. 예전에 한창 앓고 있던 역류성 식도염이 재발했습니다. 조금만 힘이 들고 체력적으로 무리를 하면 꼭 재발하고, 식도염이 있을 땐 우울감에 빠져서 스스로가 너무나 괴롭습니다. 이렇게 브레이크가 걸리면 "역시, 난 안되나봐"하며 체념도 합니다. 그리고 다시 덜썩 주저 앉는 것을 반복했습니다. 그러다, 김새해 작가의 유튜브 방송에서 루이스L.헤이의 치유(You can heal your life)를 소개하며 몸의 아픈 부위에 따라 마음 상태를 체크할 수 있는 내용을 알려주었습니다. 그 내용을 접하면서 목표를 이뤄가는데 내가 뭔가를 빼먹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나와 나의 삶에 대한 생각을 바꿀 수 있었습니다.



■ 치유 내용


이 책의 원제는 'You can heal  your life 당신의 삶을 치유할 수 있어요.'입니다. 우리의 삶을 치유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라 합니다. 그리고 우리들의 생각 그 자체가 곧 우리의 삶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우리의 생각이 삶을 좌우하고 생각에 따라 삶이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지금 이순간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진정한 힘이 발휘될 수 있으며 익숙한 불행함에서 새로운 행복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저자는 말해줍니다. 그리고 우리 몸에 발생하는 온갖 질병들은 우리들이 만들어 낸 것이라 우리들의 생각이나 마음을 바꾸면 질병과 고통도 회복할 수 있다고 언급합니다. 마음가짐과 생각을 관계/일/성공/부유함 그리고 건강 등을 연관시켜서 차분하지만 단순한 어조로 이야기를 이끌어 갑니다. 그러니까, 맥락만 정확하게 짚어 줍니다. 이 책에서 관심이 가는 부분은 우리가 다양하게 겪고 있는 질병들이 어떤 마음에서 왔는지 언급하는 부분입니다. 신체부위가 가진 기능과 그 신체 부위에 나타나는 병들로 마음을 체크할 수 있어서, 우리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데 힌트가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책의 제일 끝부분에서, 저자의 삶이 적혀있는데요. 그녀의 삶은 상상 그 이상으로 아주 참담했습니다. 참담했던 자신의 인생을 절대 부끄러워 하지 않고 이야기 해줍니다. 그녀가 힘겨웠던 삶을 살았음에도, 자신의 삶을 바꾸고자 하는 의지가 강렬했고 그 속에서 얻은 지혜를 사람들에게 액기스만 쏙쏙 뽑아서 요령만 알려주는 책이 치유입니다. 


■ 느낀점


김새해작가의 유튜브를 통해서 접한 치유. 아픈 부위를 보고 나를 힘들게하는 마음가짐을 확인할 수 있을 듯 해서 이책을 읽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짐작해보는 나를 힘들게 만드는 마음가짐은 "스스로가 무능력하며 책망하는 마음"이었습니다. 목표가 뚜렸한데, 목표한대로 빠르게 이끌어 가지 못하면 "이것밖에 안되는 거야? 이걸 못해서 그렇게 난리야? 빨리 해야지, 어서"라며 스스로를 재촉했습니다. 또 새롭거나 이해가 안되는 상황이 있으면 소화를 시키겠다는 마음가짐보단 브레이크를 겁니다. 그러니까 "소화를 시켜야 하는 이유 알려주지 않으면 난 절대 소화 못해" 라는, 장벽같은 특유의 고집이 있습니다. 그래서 위장장애를 비롯한 식도염이 자주 재발했던 거예요. 재발을 막으려면, 마음을 쓰거나 생각하는 방식을 바뀌야 겠다는 결심이 섰습니다. 새롭고 이해 안되는 것이라도 일단 들어보고 판단하는 마음가짐, 혹은 생각하는 습관을 가져 보기로 했습니다. 이에 심적인 여유가 필요한데, 여유라는 것은 진심으로 나를 사랑하는데서 비롯된다는 것을 깨닫고 루이스 여사가 제시하는 "나는 너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받아들인다"라는 말을 주문하듯 틈만 나는대로 읇고 있습니다. 이런 작은 실천을 통해서 무의식적으로 자리잡고 있던 안좋은 기억과 그때의 감정이 일렁이면서 튀어나옵니다. 그땐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격해지지만, 그 마음이 어디에서 오고, 어떤 마음인지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힘이 생기면 주체할 수 있는 마음에 휘둘리지 않더라구요. 예전에 바쁜 일상 속에서 열심히만 살 땐, 빨리 안정되고 싶어서 확실한 해답이 아는 것 같으면 거들떠도 보지 않았습니다. 그때 내가 치유를 읽는다면 아마 거부했을 거예요. 이런건 절대 밥 먹여주지 않는다고요. 그러나, 돌고 돌아보니, 후회하고 또 후회해보니 늘 내 옆에 있어주는 건 내 자신이었지 타인이 아녔습니다.  일이 잘되든 못되든 나와 함께 있어준 스스로의 존재를 너무 당연시 했거나 함부러 대했다고 생각하니 나에게 미안해지더라구요. 나를 몰아세우지 않아야, 나는 나를 지켜주고 나를 먹여 살려줍니다. 감사할 땐 따뜻하고 예쁜 말로라도  감사함을 표현하고, 미안할 때도 상대의 입장을 생각해서 진신어린 사과를 표현할 수 있겠더라구요. 일이 잘못되고 누군가와 갈등을 겪을 땐 "내가 못나서 이런일이 발생한거야. 나 때문이야"라는 무조건적인 책망은 오히려 피해의식을 자라나게 해서 사과는 커녕 오히려 변명하다가 못난 나를 더 들어내는 꼴이 됩니다. 마음의 여유, 마음의 부자가 되려면 일단 나를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고 인정할 건 인정하며 사랑하면 됩니다. 저도 그렇게 해보니, 특유의 자신감이 생겨나더라구요. 타인이 나를 인정해주는 건 한순간이며 사라질 거품입니다. 거품이 사라져도 한결같이 있어주는 건 우리 자신입니다. 자신을 항상 위로하고 격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치유의 내용을 설명하는 대목에서 언급했듯이, 루이스의 삶을 들여다보며 반성도 하며 위로를 얻었습니다. 그녀만큼은 파란만장한 삶을 살지 않았지만, 내 주변엔 모두 안좋은 일이 있어서 나에게 희망이 없다고  믿었던 삶을 반성하고, 나만 힘든 삶을 산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위안도 얻습니다. 누구나 삶에 대한 애환과 예기치 못한 일들로 괴로운데, 대부분의 사람들도 표현만 못할 뿐 그들 나름대로 너무나 고단한 삶을 살았을 것이라 생각하니, 더이상 나 스스로와 상황을 원망할 이유가 없겠더라구요. 이 책을 통해서 늘 말로만 듣던 "생각대로 행동한다" "나를 사랑하라"라는 말이 이제서야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용서를 하든, 분노를 내려놓든, 이건 타인이 좋은게 아니라 부정적인 상황에 매여 늘 불행한 삶을 더이상 살지 않을 나 자신을 위한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내가 잘 살고자 하는 마음을 쓰고 방향을 잡는데 에너지를 쓸 수 있는 자유로움을 얻게 되는 것이죠. 스스로를 치유하고 스스로를 바로 세우는 힘이 있어야 방향과 목적을 정해서 하나씩 하나씩 이뤄가며 살아갈 수 있겠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서 배웠습니다.



좋은글귀


p. 40-41 나는 삶이 실제로는 매우 단순하다고 믿는다. 우리가 주는 대로 돌려 받는 것이다. 우주는 우리가 선택한 모든 생각과 믿음을 절대적으로 지지한다. 자신이 매우 초라하고 보잘 것 없을 때, 우리는 주위에 있는 어른들의 반응을 보고 우리 자신과 인생에 대해 어떻게 느껴야 하는지를 학습하게 된다. 우리가 지닌 생각은 우리가 자라면서 경험으로 재탄생한다. 우리는 단지 생각의 방식만 다루면 되고, 힘은 항상 현재에 있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 


p. 41 계속해서 나는 겉으로 드러난 문제가 무엇이든 간에, 내가 사람들과 다루는 것은 단 한 가지, 바로 '자신을 사랑하기'라고 설명한다. 사랑은 기적의 약이다. 자신을 사랑하면 인생에 기적이 일어난다.

p. 61 내가 믿기로 선택하면 나에게는 진실이 된다. 당신이 믿기로 선택하면 당신에게 진실이 된다. 우리의 생각은 서로 다를 수 있다. 인생과 경험도 서로 다르다. 

p. 63 문제가 무엇이든 간에, 모두 사고 패턴에서 비롯되는 것이고, 사고 패턴을 바꿀 수 있다. 

p. 71 우리 모두는 인생이 바뀌기를 원한다. 상황이 더 좋아지고 쉬워지기를 바란다. 그러나 우리 자신이 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는 것은 굉장히 싫어한다. 우리 자신은 그대로 있고, 다른 사람이나 상황이 바뀌기를 바란다. 다른 사람과 상황을 변화시키려면 우선 우리의 내면이 변화해야 한다. 사고방식, 말하는 방식, 표현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 외부의 상황도 변할 것이다. 

p. 117 우리가 자신의 어느 부분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면, 많은 경우 그 이상한 점이 바로 우리 개성이다. 우리만 갖고 있는 특별한 점이다. 자연은 절대로 반복하는 법이 없다. 지구가 생긴 이래로 똑같은 눈송이가 내리거나 똑같은 빗방울이 떨어진 것은 한번도 없다. 심지어 데이지꽃도 서로 생김새가 다르다. 지문이 서로 다르듯이, 우리도 서로 다르다.

p. 133 지식을 넓히기 위해 가능한 많은 방법을 실행하다 보면 결과가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당신의 삶에 작은 기적이 일어나는 것을 보게 되고, 없애고 싶었던 것들이 적당한 때에 사라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갑자기 인생에서 바라던 일이 이루어질 것이다. 상상도 못했던 보너스를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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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론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0
존 스튜어트 밀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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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시절, 나름 영문학을 전공한답시고 어깨에 힘을 주고 다니곤 했습니다. 영어 전공자잖아요. 영어과이고 영어과 졸업하면 영어를 왠지 잘해낼 것 같은 그런 기대에 부풀었다고 할까요? 대학교에 입학하고 원하는 과에 입학했다는 것만으로 소속감도 느끼고, 영어실력을 보장해줄 것 같은.. 환상. 시간이 지나니 말그대로 진짜 환상이었습니다. 어딜 들어가든 하기 나름이고 나의 역량에 따라 결과가 좌우 된다는 것을, 어깨에 힘빼고 나니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깨힘 빠지기 전엔 도서관에 가서 멋내려고 이해하기 힘든 철학책을 쌓아두고 읽다가 잠든 적도 한두번이 아닙니다. 철학에 관심이 있다... 정도였지, 철학을 읽기엔 활자를 꾸준히 들여다보는 힘 자체가 부족했던지라, 멋지게 보이려고 철학책을 읽는다는 건 무리수 였습니다. 이런저런 삶에 대한 고비를 겪으면서, 책을 진지하게 들여다 보게 되었고 나를 알아가면서 나의 성장배경, 내가 소속한 사회 혹은 국가, 그리고 세상으로 시야가 확대되었습니다. 책을 읽을 때도 목적이 있어야 하고, 목적성을 두고 책을 읽어가면 독서의 범위도 넓어지더라구요. 독서의 범위를 넓힌 김에, 수면제 역할을 했던 고전 중에 고전,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을 집어 들었습니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합니다. "자유"가 무엇인지 궁금했습니다. 삶을 살아가는데 자유를 느낍니다. 시간적인 자유와 경제적인 자유를 늘 꿈꾸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유로운 환경에서 살아가는데도 생각을 하고 판단을 내리는데 암묵적인 제약이 따른다는 것을 늘 느끼곤 했습니다. 무언가에 의해 통제 당한다는 기분이랄까요? 단순히 의지에 문제인 것인지, 그렇다면 그 의지는 자유를 쫓는데 왜 망설이고 두려워하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 자유론 내용


자유론은 다양한 출판사에서 다양한 번역본이 나왔는데, 저는 현대지성의 자유론을 읽었습니다. 자유론으로 들어가기 앞서, 자유론의 저자인 영국의 철학자이자 경제학자인 존 스튜어트 밀의 생애와 시대적 배경을 거론합니다. 이를 먼저 읽으면 자유론이 탄생한 계기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밀은 자신의 스승인 제러미 벤담의 영향을 받아 공리주의를 자유론의 기초로 삼았습니다. 여기서 공리주의란 "사람은 언제나 최대의 행복을 산출할 수 있는 방식으로 행동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에 밀은 쾌락의 질을 구분하여 지적이고 도덕적인  형태의 쾌락이 육체적인 형태의 쾌락보다 우월하며, 행복과 만족을 구별하여 행복이 만족보다 더 높은 가치를 지닌다고 해서 '만족한 돼지가 되기보다 불만족스러운 인간이 되는 것이 낫고, 만족한 바보가 되기보다 불만족스러운 소크라테스가 되는 것이 낫다'는 말을 남깁니다. 그만큼, 인간은 불완전하다는 것을 인정하여  끊임없는 토론과 경험을 통해서 잘못을 시정하며 불완전함을 보완해나가고, 행복을 추구하면서 삶을 살아갈 능력이 있다고 시사합니다. 그래서 개인의 의견이 다수와 다르다고 하여 박해를 받아서는 안된다는 전제하에 '사상의 자유','선택의 자유', '결사의 자유'를 강조하며, 사회나 국가가 개인에게 행사하는 권력이 도덕적으로 정당한 한계를 지닐 수 있다고 제시합니다. 물론, 개인의 자유를 거론할지라도 개인도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조건은 있습니다. 밀은 개인의 자유를 신을 중심으로 하는 철학적 신학적 근거에 초점을 두지 않고, 사회 혹은 국가라는 테두리 안에 살아가는 사회적 시민적 근거로 인간의 자유를 논합니다. 그래서, 도덕적 윤리적인 기준을 두되, 국가와 개인을 다각도의 관점을 두고 아주 중립적인 측면으로 '자유론'을 논하고 있습니다.


■ 느낀점


자유론, 한마디로 어렵습니다. 너무 읽고 이해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자유론을 읽고 나의 생각을 적어내려간다는 것은 모험입니다. 그러나, 수시번 되뇌이며 읽다보면 입 쩍쩍 벌어집니다. 밀이 살았던 시대의 문제와 현시대의 문제는 아주 유사합니다. 아니, 아주 똑같습니다. 그의 논리는 시간을 초월합니다. 현시대의 문제라고 한다면 자율적인 사회 속에서 자유롭게 살아간다곤 하는데 늘 제약을 경험했고, 그 제약 때문에 너무나 힘듭니다. 우리의 삶에 공식이 있더라구요. 초중고등학교, 대학교까지 똑같이 입학하고 똑같이 졸업해서 취업하고, 결혼하고 아이 낳고 살아야 한다는 공식.  아랫사람은 윗사람들에게 올바른 소릴 하면 안된다는, 무조건적인 복종을 권하는 공식. 이런 공식이 인생을 마치 책임져주는 것 마냥 세뇌를 시킵니다. 이런 공식을 거부하면 전체주의가 발동해서 사회 속에 속하지 못하도록 암묵적으로 몰아내기까지 합니다. 저는 이런 답답함을 느낄 때마다 성격 급하고 심약한 제 탓이라고 몰아붙였습니다. 그러니, 되는 일이 없었죠. 개인이 생각하기엔, 세상이 이상하게 돌아가는 것 같고, 자유를 보장하고 노력한 만큼 보상을 해준다는 미끼로 노예근성을 누리게(?) 하는.. 즉, 행복해지고 싶어서 돈을 버는데 죽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는 것부터 뭔가 이상하다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에게 의견을 전해도, 일에 체계가 없어서 자존감이 낮아서 그런것이라곤 합니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심리적인 문제로 치부한다는 것은 조금 억울했습니다. 분명히 시대적 상황과 사회적의 구조의 영향도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역사의 흐름도 공부하고, 경제관념도 배워가며 여기까지 왔는데, 자유론을 읽고 무릎을 '탁'하고 쳤습니다. 좋은 의미로 보자면 국가라는 울타리아래 국민들의 질서를 바로잡으면서 국가를 운영하기 위해 이념을 세운다는 것은 알겠지만, 국가를 이끄는 권력층은 이런 좋은 취지를 악용해서 그들의 기득권 혹은 권력을 행사하기 위해 국민의 삶에 개입합니다. 그러니까 일관된 사상, 이념, 생각들을 국민들에게 세뇌시키죠. 이런 세뇌가 따지고 보면 국민의 삶에 개입하는 것입니다. 밀이 주장한 특정 한 개인이 다수의 의견과 달라도 옳은 말일 수 있고, 지금껏 밀고온 진리와 정설이 틀릴수도 있으니,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가며 소수 옳은 말을 하면 수용하고 틀린건 시정하면서 사회를 발전시키고 성장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밀의 주장을 들여다보면서, 타인의 생각을 듣고 무조건 틀렸다고 단정지어서는 안되겠단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타인에게 나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을까봐 생각을 숨기고 잠재워서는 안되겠다는 결심도 하게 됩니다. 즉, 개인의 의견과 개성의 다양성을 존중해야 개인도 성장하고 개인이 성장하면 국가도 성장한다는 밀을 주장하는데, 숨통이 트였습니다. 물론, 이 책은 꾸준히 반복해서 읽어봐야 합니다. 하지만, 자유론이 좋은 점은, 인간은 시민적 사회적 존재도 들여다보고 개인 한 사람의 자유를 허용하는 전제하에 국가 혹은 개인, 어느 한쪽으로 치우지지 않고 중립적 도덕적 관점에서 주장을 펼쳐서 오히려 신뢰가 간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표현이 조금 어려워도 파고들고 싶은 욕심이 생겨납니다. 그리고,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은  철학, 역사, 예술, 경제, 정치 등을 다루는 고전을 읽어보는 계기와 동기를 마련해 주었으며 나아가, 이런 내용들을 100프로 이해해서 쉽게 풀어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좋은글귀


p. 19 아무리 옳다고 할지라도, 거기에 진리의 모든 것이 다 담겨 있을 수는 없다. 아무리 옳은 것이라고 할지라도, 거기에는 틀린 것이 있고, 아무리 틀린 것이라고 할지라도, 거기에는 옳은 것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개개인에게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사상의 자유'와 자신의 의견을 거리낌 없이 표현하고 토론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가 반드시 필요하다. 

p. 52 인간의 자유가 절대적으로 보장되어야 하는 고유한 영역은 이런 것들이다. 첫 번째는 "의식"이라는 내면의 영역이다. 거기에는 가장 포괄적인 의미에서의 양심의 자유, 사상과 감정의 자유, 실천적이거나 사변적이거나 과학적이거나 도덕적이거나 신학적인 모든 주제에 대해서 자신만의 의견과 정서를 가질 절대적인 자유가 속한다. (중략) 두 번째는 취향과 추구의 자유다. 이것은 자신에게 맞는 인생 계획을 세우고, 우리가 하고 싶은 일들을 행하며, 그 결과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지는 것이다. 

p. 63 모든 주의를 기울여서 할 수 있는 한 가장 올바른 의견을 만들어내고, 그 의견이 올바르다는 것이 아주 확실한 것이 아닌 경우에는 다른 사람들에게 그 의견을 절대로 강제해서는 안되는 것은 정부와 개인의 의무다. 

p. 100 모든 반론을 반박하기 위해서는 먼저 모든 반박이 제시될 수 있는 자유로운 토론이 있어야 하고, 또한 만족스럽게 반박되었음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반대자들이 스스로 만족하는지 만족하지 않는지를 밝힐 수 있는 모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p. 115 지금으로서는 헤아릴 수 없이 먼 미래의 일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어쨋든 인류의 지성이 아주 높은 수준에 진입할 때까지는,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고 토론이 벌어지는 것이 유익하다.

p. 126 다양한 의견을 공존하게 하는 것은 그런 편견이나 간과를 극복하고서 이루 헤아릴 수 없이 소중한 진리에 도달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대가로 여겨야 한다. 

p. 136 인간이 불완전한 동안에는 서로 다른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하는 것이 유익한 것과 마찬가지로, 서로 다른 다양한 삶의 실험들이 존재하는 것이 유익하다.

p. 139 인류의 경험을 자기 방식으로 해석하고 사용하는 것은 인간에게 주어진 능력들을 성숙하게 발전시킨 사람들의 특권이자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해 필수적인 조건이다. 기록으로 남겨진 인류의 경험 중에서 어느 부분을 자신의 환경과 개성에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찾아내는 것은 개개인의 몫이다.

p. 150 개개인의 본성이 마음껏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사람들이 서로 다른 삶을 살도록 허용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개개인에게 그런 삶을 허용하는 수준이 높은 시대일수록, 그 시대는 인류 역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기고, 후대의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

p. 164 인류 역사 속에서 민족들은 흥망성쇠를 겪게 되는데, 상당한 기간동안 발전하여 찬란한 문명을 꽃피우다가, 어느 때가 되면 진보와 성장이 멈춰 서게 된다. 그렇다면 언제 멈춰 서게 되는 것인가? 그것은 바로 그 민족 속에 개성이 발 붙일 곳이 없게 될 때다.





■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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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다운
B. A. 패리스 지음, 이수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요즘, 부쩍 소설, 에세이, 시를 읽는 재미를 들였습니다. 대학교 때 문학을 전공했음에도, 전혀 밥벌이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아예 등한시 했었죠. 핵심만 집어주는 듯한 자기계발서만이 삶을 사는데 유용한 장르라고 생각했는데, 책의 장르일뿐 문학류에서도 삶을 대하는 태도와 마음가짐 등을 성찰하는 계기를 마련해주더라구요. 문학에는 삶을 다각도로 들여다 볼 수 있게 하는 힘이 있다는 것을 어느 시인의 산문집을 읽고 알게되었습니다. 그래서 문학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소설을 접할 땐,  안그래도 사는게 팍팍한데 소설에서 조차 팍팍한 삶을 들여봐야 하냐며..거부했죠. 하지만, 그런 극적장치에 의미하는 바와 상징하는 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의미와 상징하는 바가 무엇인지 어떤 결론에 도달하는지, 왜 그런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극의 흐름을 따라가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소설을 읽다보면 숨죽이며 흐름에 모든 감각을 맡겨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리고자하는 신간소설 브레이크다운도 정신을 꼭 붙들고 읽어야 해요. 그래야 끝까지 읽을 수 있어요.





■ 브레이크다운 줄거리 


비가 억수같이 퍼붓는 여름날의 밤, 캐시는 집에 가는 길에 숲속으로 난 지름길로 차를 몰고 갔습니다. 숲속 지름길로 가면 집에 금방 도착할 수 있거든요. 남편 매튜도 그녀가 숲속 지름길로 절대 못가게 만류하지만, 그녀는 말로만 알겠다하고 그 길로 들어섭니다. 그렇게 긴장감 넘치게 운전을 하며 집으로 가는 중 멈춰 서 있는 차 안에 어떤 여인과 눈이 마주칩니다. 처음엔 도움이 필요한 듯 해 캐시의 차를 잠시 멈췃다가 차 속에 있는 여인이 어떠한 미동도 보이지 않자, 캐시는 다시 두려움에 휩싸입니다. 혹여나 안좋은 일에 휘말려 들어갈지도 모른다는 직감에, 캐시는 차에 시동을 걸고 집으로 향합니다. 그녀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지친 몸을 이끌고 침실로 들어가 잠에 취합니다. 평화롭게 흘러가는 그 다음 날, 캐시가 비오는 날 도로에서 눈이 마주쳤던 여인의 사망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알고보니 캐시가 아는 사람이었던겁니다. 그때부터 캐시는 그녀를 위험에서 구해주지 못했다는 죄채감에 시달리며 삶이 조금씩 피폐해져 갑니다. 무엇보다, 캐시의 어머니가 치매를 앓다가 돌아가셔서 그녀 또한 유전적인 영향으로 기억력 자체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혼란에 빠져 들어갑니다. 거기에 그녀의 기억들이 조각나기 시작하면서 히스테릭하게 변하는 캐시를 중심으로 이야기는 전개됩니다. 



■ 느낀점 


줄거리에서 설명한대로, 캐시의 어머니는 치매를 앓다가 돌아가셨습니다. 그런 어머니를 캐시는 돌아가실 때까지 부양했습니다. 어미니가 돌아가신 후엔 그녀만의 행복한 삶이 시작되는 듯 했으나, 지인의 의문스러운 죽음을 시작으로 캐시의 삶이 이상하게 꼬여갑니다. 소설 속 여주인공 캐시는 원래부터 산만하고 뭐든 잘 까먹는 인물로 설정되어 있고, 치매를 앓은 어머니와 직결시켜놨습니다. 그래서, 그녀의 심리를 따라 소설을 읽다보면, 불안한 감정이 마구 이입됩니다. 불안하다 못해 답답할 지경입니다. 이런 느낌을 받도록 작가가 의도한 것인지, 아니면 답답하게 적어내려 간 것인지 모르나, 읽다보면 고구마입니다. 그러나, 왜 고구마같은 답답한 상황이 설정되었고, 주인공은 왜 이렇게 히스테릭한 상황으로 몰고가는지 이유가 궁금해져서 소설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계속해서 읽어 나갔습니다. 몰입감이 있는 소설이긴 해요. 답답하고 예민한 극적인 흐름이 어느 정점에 가선 실마리를 찾게 됩니다. 그리고 예상치도 못했던 결말이거나, 예상했던 결말에 도달합니다. 예상치 못했다면 반전이고, 예상했다면 왜 그런 일들이 캐시에게 일어났는지 상황을 파악하고 싶어서 끝까지 읽게 되는 것 같아요. 결말은 깔끔하게 정리됩니다. 그리고, 통쾌하기도 하면서 씁쓸하기도 합니다. 결정적인 이유를 말해버리면, 눈치빠른 독자들은 소설을 읽지 않고도 파악할 수 있는 스토리라는 점 그래서 결정적인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겠네요. 



■ 소설 속 글귀


p.  236 내 처지를 깨닫게 되자, 내가 어떤 지경까지 떨어졌는지 자각하고 나자, 정신이 번쩍 든다. 무기력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행동을 취할 결심을 하게 된다. 내 삶을 회복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본다. 적어도 일상생활은 되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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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의 삶
박진성 지음 / B612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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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오면서 멈춰진 시간 속에서 살아본 적 있나요? 저는 사춘기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시간이 멈췄고, 학교생활과 사회생활을 하면서 인간관계에 얽혀 갈등을 겪을 때 시간이 멈췄고, 잘 다니던 직장생활을 때려치우면서 시간이 멈췄습니다. 환경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멈춰버린 듯한 시간 속에 머물면 살아서 숨쉬는 것 빼곤, 온몸이 어딘가에 꽁꽁 묵여있는 느낌이 감돕니다. 그럴땐 의지대로 아무것도 되지 않는 듯 해서, 나를 시간 속에 가둔 뭔가를 하염없이 원망하기도 합니다. 원망하다가 안되면 날 원망도 해보고, 날 원망하다 지치면 비로소 주변을 둘러보기도 합니다. 멈춰버린 시간은 그 속에 갖혀있는 나를 이해하고, 주변을 이해하는 순간  시간을 물흘러가듯 흘러가고 있고, 나도 그에 따라 흘러가고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주변엔 나 말고도 그런 사람들이 참 많다는 것을 알게되고, 난 그저 시간 속에 갇혔을 뿐, 다른 이는 멈춰진 시간 속에 갖혀진 건 물론, 죽다 살아난 사람도 있습니다. 멈춘 시간 속에 갇혀봤거나 죽음과도 같은 삶을 살고 있는 분들이 읽으면 좋은 산문집이 있습니다. 산문집의 제목은 이후의 삶입니다.


■ 이후의 삶 내용 ::


산문집의 저자, 박진성은 시인이라고 합니다. 이 책을 접하면서 그를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사실 문학분야(시,수필,문학 등)엔 잼뱅;; 영문학을 전공했음에도, 그 문학들이 인생이 무슨 특약처방을 내려주겠냐며 멀리했고 방법론적인 자기계발서만 읽었거든요. 암튼, 삶의 쓴맛을 알고, 그 쓴맛을 이해하는덴 문학만한 장르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수필부터 조금씩 접하는 찰나에 만나게된 시인입니다. 그런데, 미투운동이 문학계에 휘몰아치면서 그도 성범죄라는 낙인에 찍혔습니다. 2016년 10월 20일부터 거의 2년에 가까운 시간, 그는 그 시간 동안 죽은거나 다름없었습니다. 죽음과도 같은 시간을 견뎠고, 그 시간을 힘겹게 힘겹게 견뎌서 다행히도 무협의로 판결 났습니다. 이 산문집에는 자신에게만 몰입할 수 밖에 없었던 멈춰버린 시간 속에서 겪은 심정들을 담고 있으며, 미투운동 및 그와 관려한 마녀사냥식의 언론플레이의 문제점 등을 간접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산문집의 초반엔 회색빛이였다가 서서히 밝은 녹색 빛으로 바뀌어가는 것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저자의 상황을 알고 읽으니, 더욱더 그런 것 같습니다. 참 아이러니 한 것은, 분노가 많고 억울할 법한데, 그의 한 글귀 한 글귀, 한 문장 한문장엔 차분함이 묻어납니다. 분노가 달아오르지 않고, 묵직하고 차분합니다. 늘 뜨는 감정은 가라앉고, 차가운 이성과 따뜻한 감성이 공존합니다. 불행과 행복이 공존하는 세상을, 자체적으로 바라보는 힘도 생기게 합니다.



■ 느낀점 ::


미투운동이 일렁일 때, 사실 통쾌했습니다. 약자의 입장에서 당하고도 아무말 하지 못하고 죄인처럼 살아가는 여성들을 볼때면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화가 치밀었기 때문입니다. 여성이라는 존재는 예나 지금이나 약자이며, 남성의 성적 노리개에 불과하다는 피해의식이 심하게 자리잡혀 있던 것도 한 몫했습니다. 각계각층에서 마구마구 터저나올 때, 충격과 시원함이 동시에 공존했고, 약자라는 피해의식이 사라지는 듯 해서 좋았습니다. 하지만, 부작용이 나오더군요. 무조건 '가해자는 남자'라는 편중된 사고가 생기더군요. 그래서 미투운동이 커지는 만큼, 흐름을 타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유포된 소식들은 진짜로 둔갑해서 대중들의 시선을 자극합니다. 또 거기에 분노하고, 이유와 내막을 알지 않고, '뻔하다'는 섣부른 판단을 내려 무고한 사람을 범죄자로 만들어 손발을 꽁꽁 묶어 버립니다. 매도나 다름없지요. 사회적 약자라는 피해의식과 열등감은 온전한 사람도 범죄자로 만들 수 있다는 아찔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진위여부를 파악하고 비판하는 태도를 지녀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비난이 아닌 비판을요. 예전에, 저도 따지고 보면 쌍방의 오해문제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목소리 큰 쪽에서 무조건적으로 몰아붙이니, 대부분 그 사람의 말을 듣고, 저는 바로 죄인이 되어버렸습니다. 그 당시엔 제가 비난의 대상이니, '무조건 사과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에 빠졌습니다. 빨리 사과하고 끝내라는 말만 계속 들었습니다. 사과를 하기 이전에 상황을 설명하는데, 그건 '비겁한 변명'에 불과했으며 저는 고집만 내세우는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참 억울하더군요. 다른 사람들을 붙들고 이야기한들 귀찮은 이야기로 취급 당했습니다. 방법이라고 한다면 그냥 버티는 일 밖에 없었습니다. 버텨봐야,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더라구요. 박시인의 버팀에 관한 산문집을 읽곤 맘 한켠에 자리잡고 있던 지난 억울함이 씻겨졌습니다. 나만의 고통이 가장 큰 고통인 줄 알았는데, 이 세상을 살아가는 누구라면, 나 말고도 억울한 일을 당하고 사는 사람들이 많구나..라는 생각도 들고, 자신이 옳다면 끝까지 버텨서 자신을 지켜내면서 결백함을 증명해야 한다는 것도 배우게 됩니다. 무엇보다, 내 자신도 마녀사냥을 당해봤는데, 피해보상하듯 똑같이 누군가를 매도하는 것이 아닌, 한발짝 물러나서 합리적인 비판 혹은 비평의 태도를 가져야 하는 중요성도 깨닫게 됩니다. 


■ 좋은글귀 ::


p. 43 먼 곳까지 왔다. 다시 돌아가는 것이 하나의 선택지고 더 멀리 가는 것이 또 하나의 선택지다. 다시 돌아가지도 못하고 더 멀리 가지도 못하고 우물쭈물 서성거리는 어떤 시간과 공간이 있다. 돌아갈 곳도 없고 더 멀리 갈 곳도 없이 스스로에게 꼼짝없이 잡혀 있는 사람들이 있다. 

p. 46 "밤은 참 많기도 하더라"고 쓴 사람은 작가 이상이다. 시간만큼 기이한 물질이 또 있을까. 어떤 밤은 정말 많다. 몇 겹으로 겹쳐진 밤이다. 어떤 밤은 참 많고, 또 어떤 밤은 너무 적다. 과잉이거나 결핍인 시간의 균형점을 찾아가는 행위가 독서인 것 같다. 시간이 홀연 사라지고 책과 나만 남았을 때의 경이는 인간이 부여받은 축복 중 하나인 것 같다. 참 많기도 한 밤들은 책 속으로 녹아서 얌전해진다. 오늘밤은 그렇게 통과하고 있다. 

p. 60 절망하지 않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어쩌면 희망하지 않는 것인지 모른다. 더 절망할 힘도 없고 희망을 희망할 힘은 더더욱 없다. 놓으려고, 다 놓아버리려고, 홀가분해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p. 87 기쁜 날을 정해 놓고 기뻐할 수는 있지만 슬픔은 느닷없이 찾아온다. 어쩌면 슬픔 자체의 속성은 '느닷없음'에 있는지도 모른다. 

p. 88 나무는 절대로 다른 나무의 초록을 방해하거나 괴롭히지 않는다. 나무의 오롯이 자신의 리듬과 자신에게 주어진 물과 바람과 햇빛, 그리고 어둠으로 계절들을 지날 뿐 다른 나무를 탓하지 않는다. 

p. 102 시의 '자기 치유적 효능'은 하고 싶은 말을 다 쏟아내는 데서 오는 게 아니라 하지 말아야 할 말과 해서는 안 되는 말, 말할 수 없는 것들을 말하지 못하는 '어쩔수 없음'을 배우는 데서 오는 것 같다. 잘 말하기 위해서는 잘 침묵해야 하니까.

p. 119 희망과 행복, 이런 낱말들이 신기루라면 그 반대의 절망과 불행 역시 신기루일 것이다. 우리의 시야는 대체로 환시고 착시고 약시여서 한쪽만 실재라고 믿는다. 희망과 행복, 이런 낱말들이 거짓이고 허구라면 절망과 불행 역시 거짓이고 허구일 것이다.

p. 205 그 '사라짐'과 '지나감' 없이는 삶 자체가 불가능하다. 당신도 언젠가 살기 위해서 누군가를 용서한 적이 있을 것이다. 누군가도 살기 위해서 당신을 용서한 적 있을 것이다. 그런 보이지 않는 마음들을 헤아려 보면서 작은 공원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지나갔고, 지나가고 있고, 지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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