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주는 부모 자존감 높은 아이 - 성공한 CEO가 말하는 미친 자존감의 힘
현승원 지음 / 시크릿하우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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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아주 섬세한 사람이라 두줄이에게 부모로서 본보기를 줘야한다는 고민에 빠져 있어요. 처음엔 고민을 미리 한다고 핀잔을 줬지만, 시간이 점차 지나고보니 남편의 고민은 쓸데없는 고민이 아니더라고요.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고 막연하게 좋은 부모가 되기보단, 부모로서 어떤 마음을 먹고 행동하느냐에 따라, 아이들은 영향을 받을 것이란 생각에 "부모로서 본보기"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개인적으로도 평소에 생각했던 것이, 좋은 학교와 직장에 들어가기 위한 기술적인 부분보단, 아이가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필요한 근기를 어떻게 키워주느냐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읽게 된 책이 현승원의 믿음 주는 부모 자존감 높은 아이입니다.



■ 믿음 주는 부모 자존감 높은 아이 내용 및 구성


이 책의 저자는 현재 교육업계에서 성공한 스타강사이자 CEO로, 유년기에 그렇게 특별하지도 않았던 그가 현재의 위치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는 그의 부모님이 믿음을 심어주고 자신의 자존감을 높여준 덕분이라고 언급합니다. 이 책에서 공부를 잘하고 성공할 수 있는 기술적인 측면을 알려주기보단, 공부 잘하고 성공하기 전에 갖추어야하는 근간인 1)자존감 2) 경제관념 3)정직 4)꿈 5)독서 6)겸손 7) 나눔에 관한 7가지 주제로 책의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느낀 점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가세가 기울어도, 그래도 힘겨운 순간이 있어도 부모님에게 받았던 사랑과 믿음의 힘으로 버틴건 사실입니다. 초등학교를 끝내고 집에 오면 오빠랑 나는 집을 어질러뜨리는 것이 놀이이자 즐거움이였는데요. 다만 일에서 퇴근한 부모님은 우리 남매가 어질러 둔 집을 치우느라 애를 먹으셔야 했죠. 대신 크게 야단치는 일은 없으셨어요. 그런 노고 덕분에 마음껏 어지르고 아이답게 놀며 성장할 수 있었어요. 다만, 세세한 소통이 없었죠.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세세하게 교육받았다기 보단, 눈치껏 파악해야했고, 어려운 일을 겪으면 부모님에게 쉽게 전달할 수 없었어요. 부모님은 늘 바빳으니까요. 


그리고, 가장 아쉬운 것이 경제관념입니다. 내가 세뱃돈을 열심히 모으면 엄마는 "나중에 꼭 돌려줄께." 하고 가져가셨는데, 그 이후로 돌려주는 일이 없으셨죠. 어려서 힘이 없다보니, 돈은 엄마에게 드리는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성인이 되어서도, 돈을 벌면 내 호주머니를 채우는 것보다 힘겹게 생활하시는 엄마께 드리는 것이 효도라 여기고 습관적으로 드렸어요. 내가 벌어들인 돈은 가정생활을 유지하는 쪽으로 활용했지, 절대 나의 미래를 위해서 돈 관리를 하지 못했어요. 시간이 지나서 머리가 좀 커지니까, 내가 돈에 대한 개념도 없었고 나의 미래를 위해 돈을 올바르게 활용하지 못햇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땐 나도 모르게, 내 돈을 그냥 가져갔던 엄마에 대한 불신이 올라왔습니다. 내 미래를 위한 기반을 전혀 마련해두지 못한 것이 가정 형편과 부모 탓이라며 원망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당신들도 부모나 가족들을 희생하며 사는 것이 당연한 줄 알고 살았기에, 우리들에게도 당신들이 배운 그대로 가르쳐줄 수 밖에 없었다는 걸 이해합니다. 하지만, 나로서 기반이 바로잡혀야, 나도 살고 부모나 가족을, 나아가 조직의 리더로 성장했을 때 직원들을 감당할 힘이 생긴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죠. 


저자는 어린시절에 그렇게 특출난 아이도 아니였고, 공부에도 그렇게 소질있는 아이는 아니였습니다. 다만, 저자의 부모님은 저자의 존재가치를 높여주고, 경제관념을 올바르게 인지시켜주면서 부모로서 모범을 먼저 보여주었습니다. 대신 잘 해내지 못하는 건 허용해도, 거짓말을 하는, 정직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선 아주 엄격하게 나무랐다고 합니다. 부모의 진심어린 훈육 덕분에, 저자는 성인이 되어 자신을 흔드는 상황에서도 쉽게 포기하지 않고 밀어 붙이는 힘이 생겨났고, 매사에 정직하게 처신한 덕분에 사람들의 신뢰를 얻어서 지금의 자리까지 올랐다고 합니다. 그는 부모님의 믿음을 먹고 자라서 소위 "기를 꺽지 않은 덕분"에 그는 자존감이 내제되어 있었던 겁니다. 유년기와 청소년기에 쌓이고 쌓인 근기의 초석인 그의 자존감은 성인이 되어서 제대로 빛을 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영어도 전혀 할 줄 모르는 청년이, 과외를 시작하고, 학원가를 전전하며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스타강사로 거듭나고 지금은 지식공유 플랫폼 기업의 창업자이자 대표이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부모님으로부터 배운 믿음, 경제관념, 정직은 커다란 조직을 이끌어나가는데 큰 힘이 되기도 합니다. 


좋은 대학에 입학하고 좋은 직장 혹은 훌륭한 직책을 얻는 기술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확보할 수 있으나, 저자가 언급한 믿음, 자존감, 정직, 꿈, 경제관념 등을 기본으로 몸에 체득하지 않는다면,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얻은 명예와 부는 허울 뿐일 것입니다. 외부적으로 얻은 물리적인 조건들을 얻기 위한 그릇을 키우기 위해선, 시간이 걸리더라도 내실을 꾸준히 다지는 것 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고 생각해요. 이를 많이 간과하죠. 눈에 보이지 않으니까. 나도 "착한 사람이 되라. 정직한 사람이 되어라"라고 말하는 부모가 되길 원치 않습니다. 저자의 부모님들처럼, 본보기를 보여주는 어른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 부모가 나에게 보여준 사랑과 믿음, 그리고 자식에 대한 책임감을 본받되, 당신들에게서 배우지 못한 경제관념과 꿈에 관해선 나와 남편이 보완해야할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이 책은 부모의 마음가짐과 태도가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책이자, 부모이기 이전에, 나로서 성장하고 성찰하게 하는 책이기도 합니다. 어렵지 않은 에피소드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만큼 실천할 수 있는 동기도 부여합니다. 



■ 책글귀


p. 28 자존감이란 먼저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것이니까요. 부모님의 사랑을 받았다면 그리고 그 사랑을 느꼈다면, 이제 자기 자신에게 사랑을 듬뿍 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자존감이 높아집니다. 부모는 아이에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귀한 존재'라는 메세지를 항상 전해줘야 합니다. 아이의 자존감을 높여야 합니다. 아이의 서억이나 행복이라는 나뭇가지는 자존감이라는 뿌리가 탄탄할 때 무한히 자랄 수 있습니다. 아이의 성공과 행복은 자존감에서 시작됩니다.


p. 38-39 자존감이란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에서 꽃피는 열매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주위를 둘러보면, 똑같이 허름한 옷을 입고 있다 해도 표정은 모두 같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볼품없는 옷차림에서 창피해하고 어깨를 움츠리지만, 어떤 사람은 차림새에 개의치 않고 어깨를 당당하게 폅니다. 이처럼 가진 것이 없어도 당당함을 잃지 않는 이들이 바로 자존감이 높은 사람입니다.


p. 39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자신감을 떨어뜨리는 부정적인 외적 상황에도 쉽게 굴복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내면의 힘을 바탕으로 외적 상황을 바꾸려고 노력합니다. 내면이 탄탄하니까요. 현재에 무릎을 꿇고 고개 숙이기보다는 현재를 이겨내려고 노력합니다.

p. 54 아이들은 부모를 끊임없이 관찰합니다. 그래서 부모가 잘못하면 불안해하고, 부모가 믿을 만하면 든든해하죠. 아이도 부모를 믿을 수 있어야 합니다.


p. 81 정직한 품성은 아이가 어렸을 때 부모님이 어떻게 훈육하느냐에 좌우된다는 것을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수없이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부모님은 아이 성적이 떨어지면 세상이 무너진 듯 느끼면서도 아이가 거짓말을 하거나 부정직한 행동을 할 때는 아직 어려서 그런 거라고 은근슬쩍 넘어가곤 합니다. 부모님들 마음속에 '정직보다 성적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인데, 저는 이런 태도만큼은 당장 고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p. 89-90 저는 성적으로 혼내지 않고 정직하지 않은 태도로 혼을 내신 부모님께 지금도 깊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성적이란 열심히 공부하면 오를 수 있는 것이지만, 정직이란 한번 흔들리면 되돌리기 힘든 품성이자 삶의 태도이기 떄문입니다. 나쁜 짓은 처음 하기에 힘들지, 반복하기는 쉬운 법입니다. 한번 유혹에 빠진 마음은 이후부터는 너무나 쉽게 흔들리거든요. 그러니 어릴 적부터 저를 다잡아 주신 부모님이 어찌 고맙지 않겠습니까.


p. 106 부모의 청사진이 아이의 감정을 좌우하는데, 그 감정이 행동을 낳고 행동이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부모의 청사진이 '이거 하면 안되고, 저거 하면 안 된다'는 식이라면 결과적으로 아이 역시 안전한 길로만 가게 됩니다. 과연 익숙하고 편한 길에서 성공과 행복을 만날 수 있을까요?


p. 119-120 정직한 것은 손해아 아니라 이득임을 아이에게 가르쳐야 합니다. 정직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게 오히려 성공의 지름길임을, 행복은 그릇된 방식으로 얻을 수 없는 가치임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합니다. 그게 부모의 진정한 의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정직'이 아이를 키우는 데 너무나 중요한 교육 철학이기 때문입니다. (중략) 아이의 행복을 바란다면, 정직을 물려주어야 합니다. 아이가 자라 많은 사람을 만나고 자기만의 꿈을 꿀 때, 순수할 만큼의 정직은 큰 힘을 발휘하게 될 것입니다.


p. 133 (중략) 부모부터 흔들리면 아이는 자신이 꿈과 목표를 정할 수가 없게 됩니다. 심리적으로 늘 불안정하기 때문에 마음속으로는 원망하면서도 결국에는 부모님의 품으로 숨어들게 됩니다. 원망과 의존이라는 악순환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캥거루 부모니 헬리콤터 부모니 하는 신조어까지 있듯이, 우리 애는 나 아니면 안 된다고 푸념하면서 다 큰 아이를 끌어안고 살게 되는 거죠.


p. 160 (중략) 투자를 한 만큼 아이에게도 정확히 알려줘야 합니다. 요즘 아이들은 매우 영리합니다. 지극히 현실적이기도 하고요. 그렇기에 아이에게 투자하는 돈이 얼마인지 직접 이야기해줘야 합니다. 요구하면 무조건 주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고마워하는 게 아니라 부모의 지원이 당연한 것으로 압니다.


p. 162 꿈도 마찬가지입니다. 꿈은 정해진 게 아니라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부모님의 유연한 사고가 필요합니다. 아이와 머리를 맞대고 함께 대화하며 꿈을 꾸어야 합니다. 꿈이 없다면, 아이의 욕구를 끊임없이 자극해야 합니다. 아이가 인정받고 싶고 칭찬받고 싶다는 욕심을 부릴 때까지 아이의 장점을 자극하는 것입니다. 아이가 자신감을 얻을 수 있도록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야 하며, 꿈에 경쟁력이 있는지도 날카로운 잣대로 확인해야 합니다.


p. 176 독서를 많이 한 아이들은 주체적으로 사고하는 힘이 뛰어납니다. 그 밖에도 이해력과 포용력이 넓어지는 등 수많은 장점을 가지게 됩니다. 한 권의 책을 통해 저자의 다양한 경험과 사고를 흡수하는 것이니, 수천 권의 책을 읽었다면 수천 명의 경험을 간접 체험한 셈이니까요.

p. 189-190 아이가 버릇없고 나쁜 행동을 하고 거짓말을 해서 걱정이라면, 아이가 무엇을 보고 자라는지부터 생각해야 합니다. 혹시 부모님 자신이 그 나쁜 행동을 하면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깊이 성찰해야 합니다. 아이를 바르게 키우고 싶다면 부모 자신부터 겸손하게 행동하고 모범이 되는 삶의 모습을 보이면 됩니다. 아이를 닦달할 게 아니라, 부모부터 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p. 201 "나도 우리 부모님처럼 살아야겠다." 자식에게 이런 말을 들을 때 부모의 기분은 어떨까요? 자식이 진심으로 자신을 존경하고, 자신이 살아왔던 삶을 따르고 싶다는 말을 들을 때의 느낌 말입니다. '힘들었지만 그래도 내가 잘 살았구나' 하고 너무나 가슴 뿌듯하지 않을까요?

p. 212-213 부모가 믿고 지지해주면 아이는 절대 포기하지 않습니다.(중략) 부모가 자기를 믿고 지지해주면 아이는 절대 포기하지 않습니다. 쉽게 무너지지도 않습니다. 상처를 받아도 치유해줄 따뜻한 품이 있다는 걸 알기에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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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선하게 명상하고 싶다
김태형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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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5시 기상을 하면서 마음공부 관련한 원서로 번역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원래 심리와 마음에 관해서 관심이 많은 편인데, 마음공부 원서로 번역하면서 머리로만 알고 있던 심리와 마음 분야를 온전히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기도와 명상으로 영역이 확장되어 가고 있는데요. 종교라는 바운더리에 나를 가두는 걸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기도와 명상으로 나를 온전히 내려놓고 싶다는 간절함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인지, 기도와 명상 중에, 명상쪽으로 더 마음이 기울어서, 명상관련 신간도서인 김태형의 나도 선하게 명상하고 싶다를 읽어봤습니다. 



나도 선하게 명상하고 싶다 내용 및 구성


책 제목에서 "선한 명상"이라는 단어에 꼿히더라고요. 이 책은 1)스트레스로부터 시작된 명상 2)손아귀 속에 들어온 명상 3)명상의 실체 4)호흡의 세계 5)미지의 세상, 총 5부와 들어가는 말과 맺은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자는 젊은 시절 방랑자의 삶을 꿈꾸었는데, 그 꿈 때문인지 직장을 여러 곳을 유랑하듯 옮겨다녔습니다. 그러다가, 목표하던 방랑자의 삶을 추구하기 위해 40대 중반에 명예퇴직을 하고, 여행와 명상을 접목시켜 세계를 유랑하기로 결심합니다. 이후에 고난과 번뇌에 맞서 살아가는 인간 본성의 근원을 알고 싶어 인생 후반부에는 전업 명상가를 자처하고 살고 있습니다. 책에선, 그가 명상가를 찾아가 호흡을 통한 명상을 배워가는 과정을, 대화체로 풀어갑니다. 명상에 대한 궁금증을 저자가 독자들을 대신하는 듯, 질문을 던지면, 전문 명상가가 이에 대한 답을 해주는 형식인데요. 명상에 대한 기본 용어가 다소 생소하지만, 명상 자체에 관심있다면 아주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느낀 점 


어린시절에는 나의 예민 레이더가 아주 둔감한 편이였지만, 청소년기에 집안의 엄청난 풍파를 겪으면서 예민 레이더가 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집안이 무너지다보니 많이 의기소침해진 것도 원인이지만, 자연이 관장하는 모든 기운에는 어두운 면과 밝은 면이 있다는 걸, 어린 나이에 일찍 알아버린 겁니다. 밝은 삶을 살다가 갑자기 어루운 삶을 살아가다보니, 아니, 완전 밑바닥으로 떨어지고 보니, 세상의 온갖 기운들이 온몸으로 느껴졌고, 심지어 무섭기가지 했습니다. 그리곤, 나도 모르게 주변 상황과 사람들의 기운을 읽기 시작했고, 그 기운을 어떻게 해석해야할지 몰라서, 심적으로 방황하는 삶을 살기도 했습니다. 지난 날의 나의 마음을 표현하자면 "피폐하다"라고 늘 말합니다. 마음이 너널너덜 찢겨진 듯한, 누구도 나를 보호하지 않는 듯 내동댕이 쳐진 듯한 삶을 살았으니까요. 하지만, 마음으로 그렇게 바닥을 기고, 긁는 동안 마음을 알고 싶어서 심리공부를 했고, 지금의 나를 만났습니다. 이 책을 읽곤, "아- 그때 내가 일찍 명상을 만났더라면"이라는 생각이 확~드는거예요. 물론, 그 당시엔 명상과 인연이 없었으니까, 지금에라도 만났다는 것이 감사할 따름이지만, 아쉬움이 올라오긴 하더라고요.


이런 아쉬움이 드는 이유 중에 하나가, 기운을 읽다보면 자칫 교만에 빠지기 쉽고, 사람들의 아쉬움을 건드려서 내 실속을 차리고 싶은 유혹에 빠져들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도 그런 유혹에 얼마나 휘둘리고 저울질 당한 적도 많습니다. 다행이 나에겐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어서, 내가 다져지지 않은 상태에선 실속을 격하게 차린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선하게 기운을 읽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늘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이 책의 저자도, 사회생활을 하던 중, 불합리한 상황에 부딪히곤 이를 그냥 둘 수 없어서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갈등을 겪습니다. 스트레스는 자연스럽게 엄습했고, 예전에 잠시 배우다가 중단했던 명상을, 명상가를 직접 찾아가 명상에 다시 몰입하는 과정을 대화체로 풀어서, 글의 내용이 전개됩니다. 명상이라 하면 호흡을 통해 긴장을 이완하고 자기 몸을 비롯한 주변의 기운을 읽고 자신을 성찰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본질적인 목적을 뒤로 하고, 영엄한 능력을 얻고자 집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자 또한 명상 훈련을 하면서 특별한 영적인 능력에 집착하는 모습도 보이는데, 명상가는 이를 경계토록 저자에게 충고합니다. 책을 읽다보면, 왜 "선한 명상"이라고 제목을 붙였는지 알겠더라고요. 기운을 잘 읽다보면, 사람은 누구나 자기교만에 빠지기 쉽거든요. 명상가는 저자에게 중용을 언급합니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서는 안되고,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채워가면서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걸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책은 대화체로 진행되어서, 명상의 본질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명상에서 쓰여지는 전문 용어들이 나와서, 하나하나 개념파악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으나, 명상에 대한 호기심이 샘솟더라고요. 


이 책을 통해서 한 가지 알게 된 가장 중요한 사실은 " 잘못한 일들에 대해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고, 뉘우치고, 양보하고, 화해하는 마음 그 자체가 굉장이 높은 차원의 기운이고 에너지(p. 180)"이라는 것입니다. 진실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혹은 주어진 삶을 있는 그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용서하고 뉘우치고, 양보하고 화해하는 마음, 그리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라고 충고하는데, 이와 같은 마음이 쉽게 세워지지 못한 이유는 "높은 차원의 기운이고 에너지"이기 때문이라는 점에서, 확~ 와닿았습니다. 쉬운 것 같아도, 절대 쉽지 않는 "용서, 반성, 양보, 화해, 그리고 감사", 이와 같은 마음씀씀이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고, 이들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절대 선한 명상에 집중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옳고 그름을 귀신같이 판단하는, 지나치게 합리적인 성향을 가진 내가, 따뜻하고 선한 마음을 품는 것이 힘든이유를 알아낸 것입니다. 아주 당연한 것이라고 여긴 마음가짐이 알고보니 아주 고차원적인 수양에 해당하더라고요. 무엇보다 선한 명상에 갈증을 느낀 이유도 알겠고요.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은 분들


욕심에 치우치지 않고 중용을 지키면서 마음을 수양하고 싶은 분들, 주체할 수 없고 감당할 수 없는 내 마음을 바로잡고 마음의 본질을 선하게 깨우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 책글귀


p. 48 "명상에 임하기 전에 반드시 염두에 두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명상을 하더라도 주변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고 서로 아껴 주는 마음으로 해야 하는 거예요."


p. 63 "명상의 기본 워칙은 조화와 중용입니다. 어느 한쪽이 잘된다고 그곳에만 집착해선 안 될 일이예요. 부족한 곳을 더 열심히 풀어 주셔야죠."


p. 71 "무아에 든다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겠지만 몰입하면 가능해요. 명상에 몰입하면 옆에서 무슨 일이 발생하건 아무 소리도 안들리거든요.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무릉도원에 온 것과 같은 은은한 향이 몸에서 풍기게 됩니다. 그렇게 앉았다 일어나면 5분 정도 시간이 지난 줄 알았는데, 두세 시간이 훌적 넘게 흘러가 있곤 했어요."

p. 73-74 "명상은 마음입니다. 마음만 먹으면 다 되는 거예요. 안 될지도 모를거란 가정은 일절 하질 마세요. 정심으로 꾸준히 호흡에 임하면 누구나 다 기본적인 선까진 갈 수 있는 겁니다. 다만 제가 해 왔던 행동들을 반면교사로 삼아서 도를 넘어서는 행동만 피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p. 99 "(중략) 생각과 호흡의 무서움을 아셔야 합니다. 호흡이 깊어질수록 생각에 힘이 실리는 거라고요. 자신의 생각에 책임을 지겠다는 마음이 명상가가 가져야 할 기본 덕목이란 말씀이지요."

p. 100 "마음을 연다는 게 그런 겁니다. 제가 지금 드린 말씀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실천하려는 마음 자세 그 자체가 개심이고 비움인 거예요. 기존에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을 비우세요. 그래야 중단전이 열리면서 명상의 단계가 올라갈 수 있는 겁니다."


p. 110-111 "(중략) 그렇게 기운이 바뀌려면 먼저 자신의 엔진부터 교환해야 하는 겁니다. 기존의 엔진을 들어내야 하는 거지요. 그 들어내는 방법이 바로 개심이고 자기 없음인 거예요. 가슴속 깊숙이 겸손해지고 낮아져야만 그에 걸맞는 연료가 들어오면서 중단전도 뚫리는 거라고요.(중략)"


p. 114 "(중략) 기운은 빛으로 된 파장 에너지로 볼 수 있습니다. 호흡 속에 기운이 있고, 기운의 흐름이 파장 에너지이며, 그 파장에너지가 바로 정보 그 자체인 거지요. 우리가 호흡으로 기운을 받는 것은 결국 기운 속에 들어 있는 정보를 수신하는 거예요. 정보를 익혀서 깨달음의 길로 조금씩 나아가는 겁니다."


p. 132 "(중략) 자연과 소통하다 보면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한뙈기의 땅이라도 내가 직접 가꾸고 일구다 보면 그 당과 연결된 대자연의 심리까지 느낄 수 있게 되는 거니까요. 인간의 보살핌과 사랑을 받는 자연의 행복을 느끼면서 저도 같이 행복해지는 겁니다."


p. 141"(중략) 날 괴롭히는 현실처럼 명상하기 최적의 조건은 없는 거예요. 제가 만만치 않다고 한 건 그 벽을 뛰어넘는게 힘들단 소리인 거였죠. 명상가에게 있어 뛰어넘을 벽이 있다는 것처럼 소중한 자산은 없는 겁니다. 갈등이 없으면 발전의 동기도 생기지 않는 거니까요."


p. 160-161 "저를 이상한 사람 취급하는 지인들 마음에 대처하는 것이 어려운 거예요. 제 딴에는 영의 세계에서 읽은 소중한 정보를 토대로 금쪽같은 조언을 해 주는 건데 상대방 입장에서는 허무맹랑하게 들리는 경우가 대부분일 테니까요. 그렇지만 제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뒤늦게 알게 되죠. 그래서 이중삼중으로 고달픈 겁니다. 처음엔 정신병자 취급하는 마음 때문에 힘들고, 나중엔 경외의 눈길로 쳐다보면 마음이 부담수러운 거예요. 어떤 경우엔 돈이나 명예와도 같은 유혹의 손길이 뻗쳐 오기도 하고요."


p. 163 "(중략) 결국은 파장이에요. 우리가 명상을 배우는 목적도 호흡으로 만물의 파장을 꿰뚫어 우주 삼라만상과 하나 되는데 있다고 볼 수 있는 겁니다. 근데 온갖 잡다한 유혹들이 공부를 방해하면서 발목을 붙잡는 거예요. 그런 유혹의 파장을 초월해서 근원의 세계로 나아가야하는데 한정된 파장의 공간에 갇혀 버릴 우려가 있는 거지요."


p. 164 "물욕, 성욕, 명예욕, 권력욕 등 인간이 본능적으로 추구하는 욕심들이 다 유혹의 뿌리인 거예요. 빨리 깨닫고자 하는 욕심도 그렇고요. 특히, 어떤 능력처럼 보이는 현상에 집착하는 마음이 제일 무서운 유혹일 수 있습니다. 그런 집착하는 마음에 걸맞는 파장 에너지와 동조를 일으키면서 사람이 이상하게 변해 가는 거지요."


p. 165 "(중략) 그 감각이 전부인 것처럼 푹 빠지진 마세요. 명상의 핵심 요체는 평상심에 있습니다. 매사에 감사하고 어던 상황에서도 휘둘리지 않는 무심의 상태가 진정한 초능력인 겁니다."


p. 172 "파장으로 읽은 세계는 함부로 누설하지 않고 호흡 공부를 위해서만 화룡해야 하는 것이죠."


p. 180 "그래서 호흡을 배우는 거예요. 명상이란 게 그런 거지요. 잘못한 일들에 대해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고, 뉘우치고, 양보하고, 화해하는 마음 그 자체가 굉장이 높은 차원의 기운이고 에너지인 겁니다. 그 기운의 힘으로 콜타르처럼 엉겨 붙은 번뇌와 애증의 껍질을 녹여 버리는 거예요. 녹는 과정에서 엄청난 탁기가 풍겨 나오기도 하는 것이고요."


p. 189 "저도 무조건적인 포용을 말씀드리는 건 아닙니다. 권리를 주장할 땐 열심히 발언도 하고, 싸울 일이 생기면 최선을 다해 언쟁해야겠지요. 하지만 어떤 상황 하에서든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상대를 사랑과 연민으로 감싸 안으면서 맞대응하는 것이 중요할 겁니다. 원망하는 마음이나 독설, 폭력과 같은 모든 부정적인 에너지를 버려 내고서 말입니다."


p. 190 "(중략) 결국 명상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은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로군요.", "당연한 말씀입니다. 에고라는 장애물을 없애고 이렇게 공동체 생활도 해 보는 거니까요. 나라는 장애물을 비워 내는 첩경은 부대낌입니다. 내가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유형의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살아 보는 것처럼 빠른 공부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p. 202 "(중략) 조금 더 성숙한 마음으로 주위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안나 주었다면 병도 안 왔을 텐데 말이에요. 명상도 결정적 전환점을 뛰어넘었을 것이고요. 어떤 상황이 찾아와도 그 속에 빠져 허우적거리지 말았어야 했죠."


p. 216"(중략) 내 생각이 없어야 하는 거예요. 그리고 궁극적으로 자기 없음이 실현되어야 하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선 감정과 이성의 틀로부터 벗어나야 하는 것이고요. 자신을 한계로 몰아세우는 주변 환경을 감사와 축복으로 생각하고 늘 깨어 있어야 하는 거죠."


p. 217 "(중략) 명상에 들면서 엉뚱한 마음이 피어나는 건 아닌지 자꾸 점검해 봐야 하는 거예요. 호흡을 좀 잘 된다고 날 세우려는 용렬한 마음은 없는지 수시로 체크해 봐야 하는 겁니다. 때로는 주위 사람들의 소소한 언행이 나를 극단으로 몰아세울 수도 있는 거고요.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인사성 없는 분들은 활짝 웃으며 인사를 하는 것이 중요한 테스트가 될 수 있겠고, 평소 방 청소를 안 하는 분들은 주변을 정리하는 습관을 키우는 것이 절실할 수도 있는 거지요."


p. 217-218 "이쪽 공부가 원래 그런 거예요. 우선 굵직하게 모난 부분들을 망치로 쳐내고, 다음엔 조각칼로 하는 미세 공정이 들어가는 거지요. 최종적으론 사포로 곱게 갈아 내는 작업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고요. 자신의 마음을 갈고닦아 보석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수련이고 명상인 것이지요."


p. 246 "현실 세상이란 게 고통스러운 면도 있겠지만 양쪽 세계 모두 동전의 양면과도 같이 소중한 것 아니겠어요? 삶의 애환이 깊어질수록 내면의 나는 더욱 단단해지는 거니까요."




■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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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D] 시 쓰는 남자 시 읽는 여자
이승규 지음 / 부크크(bookk)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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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성규의 두번째 시집 시 쓰는 남자 시 읽는 여자를 읽었습니다. 함축적인 시의 감성을 쉽게 접하고 싶어서, 책장에 꼿혀 있는 그의 두번째 시집을 꺼내서 읽었어요. 문학작품을 이해하는 힘이 약해서, 그러나 문학에서 느껴지는 감성들을 접하면서 세상의 향기를 맡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더라고요. 그래서, 시집을 읽었습니다



시 쓰는 남자 시 읽는 여자 내용 및 구성


표지만 보면, 꿀떨어지는 사랑에 관한 시집 같아보입니다. 물론 사랑에 대한 주제가 기본으로 깔려있는 시집이긴 합니다. "연인과의 사랑","사회를 향한 사랑","세상에 대한 사랑". 1) 한 여자 2) 암호 3) 시간여행자 4)그대에게, 총 4악장으로 구성된 시집이예요. 시 한 편 한 편의 구성이 아주 간단하면서 깔끔합니다. 시에서 여백의 미가 많이 느껴져서 많이 음미해야 하는 시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느낀 점


"사랑"이라는 단어를 빼놓고 시를 이야기 한다면, 참 허전할 것 같아요. 나는 약간 무뚝뚝한 성격이라, 시를 통해서 "사랑"이라는 감성을 더 많이 배워야하거든요. 조금 냉랭한 면도 있어서, 기도나 명상을 하면서 마음 속 온화한 마음을 가져볼려고 노력 중인데, 여전히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럴때마다, 연인이든, 사회든, 세상이든... 누군가 혹은 무언가를 향한 사랑을 노래하는 시를 음미하면 그 속에서 따스함음 간접적으로 느끼곤 합니다. 이 시집을 통해서도, 사랑에 대한 설렘, 아픔, 슬픔을 담고 있는데, 어린시절 어설펐던 사랑도 생각나고, 이별에 대한 아픔도 생각나서 추억 앓이도 해봤습니다. 그리고, 물질만능주의를 살아가는 요즘, 사랑이 매말라가고, 사랑의 정서도 많이 매말라가고 있음을, 느끼고, 물질이 우선이어도 결국엔 사랑은 항상 기본으로 깔려 있어야, 그나마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가 있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길게 길게 나의 생각을 반영해주는 듯한 글을 읽어도 좋지만, 때론 짤막짤막 그러나 여운이 있는 시가, 호흡하며 삶을 음미하게 합니다.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은 분들


사랑에 갈증을 느끼고, 사랑의 따스한 온기를 느끼고 싶은 분들은 시를 읽어보세요. 시는 함축적이지만, 여백이 있어서 여백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호흡하면서, 글자 한 자 한 자의 의미를 되새기며, 삶을 이해할 수 있거든요.



맘에 와닿는 시


p. 11(인연) 내가 걸었던 길을/ 너도 걸었었구나//내가 본 풍경을/너도 보았었구나//(중략)모든 순간이/모든 사람이 다아/소중한 인연이었구나.

p. 26(특별한 사람) 왜 눈을 못 마주칠까/그냥, 마주보면 되는데/왜 얼굴이 빨개질까/그냥,좋아하면 되는데/왜 심장이 뛰는 걸까/그냥, 다가오면 되는데 (중략)


p. 38(세상을 바꾸는 힘)세상의 희망은/유식하고 근엄한/어른들의 머리에/있지 아니하다.//세상의 희망은/ 순수하고 따뜻한/ 아이들의 영롱한 마음/거기에 있다.

p. 59(위로)살다보면/이 일이 아니면 안 되는 것도 없고/이 사람 아니면 안 되는 일도 없다.//그러니 그대 낙심하지 말라/신호등을 놓쳐도/다음 신호가 온다.//(중략)/사람을 놓쳐도 더 큰 사람이 온다.(중략)


p. 98-99(나만의 걸음)조금 느리고/조금 뒤쳐져도//나만의 걸음으로/천천히 걸어가기로 했다.//앞서가는 사람이 이으면/박수를 쳐주고/뒤처지는 사람이 있으면/같이 가자고 말해주고//(중략)빨리 간다면 볼수 없었던/모든 사람들과, 모든 풍경들을/할 수 있는 한/오래 오래 바라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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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위해 사느라 오늘을 잊은 당신에게 - 90세 현직 정신과 의사의 인생 상담
나카무라 쓰네코 지음, 오쿠다 히로미 정리, 정미애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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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너무나 불우한 환경에서 살다보니 성인이 되면 불우한 환경에서 벗어날 힘이 생길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바라는 성인이 되었을 때, 마음이 너무 설레였습니다. 미성년일 때 못하는 것을 성인 신분(?)에선 뭐든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사회를 경험해보니 세상살이가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고, 미성년일 때 몰랐던 성인사회에 대한 환상이 와장장 깨지 시작했습니다. 오히려 앞으로 살아갈 날들에 대한 막막함이라고 해야할까요. 무서웠습니다. 뜻하지 않는 난관에 부딪혔을 땐 너무나 아팠고 상처받았습니다. 그럴때마다 삶의 지혜가 있는 진짜 어른이 길라잡이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간절함이 더해지더라고요. 현실에선 깨어있고 지혜가 충만한 어른을 만나기는 쉽지 않더라고요. 내가 의지하고픈 어른들 조차도, 하루살이가 너무나 힘겨워보였으니까요. 그럴때마다 책을 통해서 멘토를 만나고 위안을 얻었는데요. 이번에도 만났습니다. 90세 일본인 정신과 의사 나카무라 쓰네코. 그녀의 책 내일을 위해 사느라 오늘을 잊은 당신에게를 통해서, 삶의 지혜를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내일을 사느라 오늘을 잊은 당신에게 내용 및 구성


이 책은 에세이 형태이며, 에세이 속 주인공은 현재까지도 정신과 의사로 근무 중인 90세 여성입니다. 담담하게 그려가는 그녀만의 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그녀의 동료인 오쿠타 히로미가 직접 정리한 에세이예요. 에세이는 1) 무엇을 위해 일하나요? 2)기대하지 않아야 인생이 잘 풀린다 3) 인간관계의 오묘함 4)마음의 평정 찾기 5)일과 가정을 양립해가는 비결 6)하루하루 담담하게 살아가기, 총 6챕터로 구성되어, 일의 목적, 인간관계, 마음다스리기, 죽음을 대하는 방법 그리고 일과 가정의 균형을 잡는 방법을 다루는 삶의 지혜가 담겨져 있어요. 그리고 각 챕터별로 에피소드도 담겨져 있는데요. 각 에피소드의 제목은, 1)종전 직전, 히로시마에서 오사카로 홀로 떠난 소녀 2)시대의 격량에 흽쓸려 의사의 길로 택하다 3)정신고 의사가 일생의 과업이 된 이유 4)결혼, 출산, 전업주부 그리고 뜻밖의 복직 5)번민, 고뇌, 그래도 계속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인생 최악의 나날들 6)남편을 떠나보내고 늙어서도 다시 일터로 이며, 나카무라 쓰네코의 일생을 담은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느낀 점


그녀가 쓴 책의 일본 원제는 心に折り合いをつけてうまいことやる習慣 인데, 혼자서 사전을 뒤적거려가면서 의미를 번역해보려고 했으나 실패! 그러나 책장을 다시 훑어보다가, 나카무라 쓰네코의 글을 엮은 오쿠타 히로미가 쓴 "글쓴이의 말"의 "내 마음과 타협하여 인생을 풀어가는 방법"이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오는 거예요. 원제의 제목이 아마, 이것이라 짐작을 해봅니다. 에세이 속 글을 읽다보면, 글의 내용이 우리말로 번역된 제목과 연계성이 많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요. 그래서 원제를 찾아봤습니다. 물론, 쓰네코가 조언하는 내용을 전반적으로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하루하루 주어진대로 충실히 살라"는 내용이긴 합니다만, 오히려 삶에 대한 마음가짐과 태도, 삶을 살아가는 "방법"에 관한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있거든요.

에세이를 통해서 만나 본, 90세 여성 정신과 의사 나카무라 쓰네코는 참 멋지고 지혜로우며 개방적인 어른임은 분명합니다. 소위, 꼰대의 느낌이 전혀들지 않고, 세상의 변화와 순리를 잘 따라는 지적인 여성으로 느껴지는 건 사실이예요. "내가 살아보니, 이게 맞아. 저게 맞아"라며 고집과 아집으로 똘똘뭉친 어른이 아니고 아주 유순하면서 내적으로 강한 어른이어서, "쓰네코처럼 늙고 싶다"라는 간절함이 생기더라고요. 그녀가 전하는 삶을 대하는 방법은 우리가 자주 들어왔던 이야기들이예요. 힘을 빼고, 완벽을 추구하지 말되, 주어진대서 충실하라는 것, 그게 전부예요. 하지만, 너무나 당연시 들어왔던 말들이 눈과 마음에 쏙쏙 들어오는 이유가 뭔지 곰곰히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생각해보니, 그녀 스스로 지금껏 그런 본보기를 보여줬던 것이며, 몸과 마음으로 체득한 지혜가 고스란히 글로 담겨졌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혼자서 내려봤어요.


무엇보다 가장 와닿는 부분이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추는 부분이었어요. 딸이라는 타이들에서, 결혼하면서 아내와 며느리라는 타이틀이 생겼고 곧 있으면 엄마라는 타이틀이 추가되거든요. 나 또한 나만의 일에 갈증을 느끼는 사람이라, 일도 잘하고 가정도 잘 지키고 싶은 욕심이 있거든요. 이에 관하여 "잘해내는 방법"에 대해서 늘 고민하고 있었는데요. 그녀의 글을 통해서, 방법을 찾습니다. 그 방법은 "잘 해야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잘"이라는 말에 너무 매여서 살아왔던 것은 아닌지, 때론 힘을 빼고, 그럭저럭 해내고 있다는 것 또한 만족스러운 시선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그녀를 통해서 배웠습니다. 예전에 조교로 처음 일하던 때에, 어느 교수님이 "김선생,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마"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그 당시엔 교수님의 충고가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일을 해보니 온 몸에 바짝 힘이 들어가고 긴장한 내모습을 발견하곤, "내가 너무 잘하려고 애쓰다"보니 스스로를 힘겹게 몰아붙이고 있었다는 걸 알았죠. 그래서 늘 실수가 잦았습니다. 실수하고 나면 자책을 밥먹듯이 했고 자신감을 뚝 떨어졌고요. 잘하려고 긴장하며 살아가는 삶, 오히려 나에게 여유를 주지 않고 몰아붙이는 삶이죠. 힘을 빼는 방법을 조금씩 터득하면서, 주어진데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노력을 하는 것, 그리고 만족할 줄 아는 것, 그것이 내가 내 삶을 대하는 태도가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외에 거리를 두는 인간관계, 외로움과 죽음을 대하는 태도 등에 대한 내용도 담겨져있습니다. 에세이의 전체적인 느낌은 서문에서도 언급했지만, 담담하고 유순하고 차분해요. 그리고 쓰네코 그녀만의 묵직한 내공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앞으로 살아가는 삶의 여정은 망망대해지만, 삶의 롤모델이자 길라잡이같은 그녀가 삶을 대하는 태도를 마음에 각인하며 살아가면, 삶 그자체가 무섭지만 않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삶은 살아갈만하다는 생각도 덤으로 들고요.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은 분들


막막한 삶을 두고, 어찌할바를 모를 때 지혜로운 멘토를 찾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그 멘토는 삶을 대하는 태도를, 살아가는 방법을, 자혜를 알려줍니다.


■ 책글귀


p. 28 '하지 않는 것보단 낫겠지'라는 마음가짐이 일을 착실히, 꾸준하게 할 수 있는 비결입니다. 그런 마음가짐이라면 과도한 기대를 하지 않기 때문에 성가시고 불쾌한 일이 생겨도 '뭐 살다 보면 이런 일도 있는 거야'하고 느긋하게 넘길 수 있죠. 그러다가 간혹 생각지도 못한 기쁜 일, 즐거운 일이 생기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p. 32-33 무릇 인간이 어떤 큰 결단을 할 때는 '더 분발하자'라는 긍정적인 마음뿐 아니라 '도망치고 싶다'라는 부정적인 마음도 공존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즉, '도망치고 싶다'라는 마음도 인생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의 일부죠. 중요한 건 어느쪽이든 '자신의 의지로 결정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결정한 결과에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p. 42 젊을 때 욕구 불만을 지렛대 삼아 좀 더 열심히 사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럴 만한 에너지와 잠재력이 있을 시기이니까요.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자신을 제대로 인식해 '더, 더'를 하나씩 버려야 편해집니다. 하루하루가 괴롭다면 무언가를 자꾸 보탤 것이 아니라 '이거면 됐어'하고 수긍하는 길도 있지 않을까요?


p. 48-50 솔직히 타인을 변화시키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100% 불가능은 아니지만 어지간한 노력으로는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행동을 바꿀 수 없습니다. 갖은 수단을 다 써가며 몇 년, 십 몇 년씩 철저하게 관리하겠다는 각오와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죠.(중략) 타인의 성격이나 행동을 변화시키는 일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므로 내가 어떻게 하면 될까, 어떻게 행동하면 조금이나마 쾌적해질까, 그러한 관심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하는 편이 자신에게 오는 부담을 고려할 때 훨씬 효율적이죠. 


p. 56 나는 결국 혼자라는 생각으로 살아가면 타인에게 필요 이상으로 집착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홀가분해진답니다. 쓸데없는 일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일이 더는 무섭지 않아요. 결과적으로 그렇게 사는 것이 내가 사귀고 싶은 사람과 사귈 수 있어 좋은 인간관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p. 60 남이 무언가 해주는 걸 당연시하면 고마움을 잊어버립니다. '이 정도야 당연히 해줘야지'라는 사고방식은 인간관계를 망치는 큰 요인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상대가 무언가를 해주는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님을 인식하고 살아가면 사소한 일에도 고마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p. 80 저마다 일상에서 겪는 고민들을 즐겁고 유쾌하게 이야기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편안해질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공감한다는 건 상대방 입장에서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입니다. 조언을 하거나 눈이 번쩍 뜨일만한 묘안은 주지 못하더라도, 누군가 자신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 사람은 마음이 조금 편안해집니다.


p. 89 나이가 들수록 젊은 사람이나 아랫사람이 표면상으로는 위사람에게 맞춰주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다고 우쭐대서는 안 됩니다. '내가 당신보다 윗사람'이라는 아집은 되도록 버려야 나는 물론 주변 사람도 편안해집니다. 더구나 그러한 아집이 없으면 거리낌 없이 "이것 좀 가르쳐주시겠어요?" "좀 도와주세요"하고 젊은 사람에게 부탁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답니다.


p. 106 (저자 쓰네코 스승인 가네코 교수의 조언) "정신과 의사는 조언을 통해 환자가 병이 낫는 방향으로 가도록 도울 뿐 치료한다고 생각하지 말 것. 좋아져서 다행이네요, 애 많이 쓰셨어요, 하고 환자 본인을 칭찬 할 것. 병이 나았다고 해서 절대 자신이 고친 거라며 으스대지 말 것."


p. 121 사실 '잘 안 풀리는 시기'에도 자잘한 '잘 풀리는 일'은 많답니다. 이를 테면 큰 재난 없이 잘 살고 있다거나 가족이 건강하다, 맛있는 걸 먹었다, 친한 친구가 있다 ……등 찾아보면 좋은 일도 꽤 있습니다.


p. 130 중요한 건 자신감을 기르는 것보다 자신의 성향을 제대로 파악하는 일입니다. 예컨대 예민한 사람은 대담한 행동은 잘 못해도 세세한 부분에 눈길이 미칩니다. 반대로 유들유들한 사람은 세심함은 부족하지만 개방적이고 유쾌하죠. 이처럼 자신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해서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을 솔직하게 인식하는 겁니다.


p. 146-147 체면이나 남보다 돈을 더 벌 수 있다는 이우로 자신을 희생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에요. 내가 건강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습니다. 이토록 풍요롭고 평화로운 시대에 수면 부족이나 극단적인 편식으로 건강하지 못한 사람이 너무도 많습니다. 푹 자고, 건강한 식사를 하고, 몸과 마음의 기반을 다지는 것. 그것이 모든 것의 근본입니다.


p. 157 완벽함을 추구하다 좌절하기보다는 어설프게나마 계속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기는 절대 넘어가선 안 돼! 하는 마지노선을 일단 그어두고 그 선 밑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하자. 그 선을 밑돌지만 않는다면 어중간해도 괜찮아.' 이렇게 생각하고 나면 그다음은 '될 대로 돼라'입니다. 


p. 160 그렇다 해도 육아는 여간 고단한 일이 아닙니다. 특히 아이가 어릴 때는 일과 가정을 양립하기가 쉽지 않을테지요. 환자들이나 직장의 젊은 여성들과 이야기를 나눠봐도 그렇습니다. '난 이렇게 아등바등 하는데 왜 이모양일까?'하고 가정이 성가신 짐이 될 때도 있는데, 그럴 대는 포기할 수 있는 건 과감히 포기하세요. 육아도 가정도 적당한 정도면 그만입니다. '그럭저럭' 해내면 충분해요.

p. 170 아이들은 어른의 행동과 본심을 전부 꿰뚫어 봅니다. 그러니 아이들을 달라지게 하려면 스스로 달라져야 합니다. 이처럼 사람을 키움으로써 자신이 어떤 인간으로 살아가고 싶은지를 깨닫게 됩니다.


p. 223 인간은 근본적으로 홀로 살아가야 합니다. 나를 100% 도와주는 사람도 없거니와 나에게 온종일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도 없죠. 이를 염두해 두는 것이 인생을 잘 살아가기 위해서 가장 중요합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건 내 인생이라고 주체적으로 생각하세요.


p. 226 인간은 자기중심적이라서 '이렇게 살아야 한다' '저렇게 살아야 하면 안 된다'라는 식으로 단정 짓는 경향이 있습니다.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 훌륭하다거나 꿈을 이뤄야 가치가 있다고들 하죠. 이 말들에 그다지 수긍이 가지 않는다면 그 느낌을 믿으세요. 인생의 만족감은 다른 누군가가 결정해주는 것이 아닙니다. 누군가와 똑같은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규칙도 없습니다.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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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독 시대를 타파할 독서의 기술 - 혼자 읽기부터 북클럽 참여까지 실전 독서 매뉴얼
박순영 지음 / 미래문화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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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럽게 직장으로 그만둬서 직장에서 하는 일 외엔 할 줄 아는게 없다는 것을 자각하자, 살아갈 길이 너무나 막막했습니다. 방황하다가 마주했던 것이 책이었습니다. 어떤 장르의, 어떤 주제의 책을 읽을지 몰라서, 내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심리학분야의 책들을 읽기 시작했고, 지금까지도 심리뿐만 아니라 마음, 기도, 명상관력 책들을 읽고 있어요. 책을 제대로 읽기 시작한 건, 5년도 채 되지 않습니다. 책이 삶에 있어서 유용하다는 것 쯤은 감으로(?) 알고 있고, 흥미롭다는 건 알지만, 책을 잘 섭렵(?)하고 있는지는 정확하게 잘 모릅니다. 다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읽은 책들에 대한 감상평을 작성하고, 책 속에 있는 글귀를 필사하면서 각인하는 것인데 그래도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거든요. 이런 생각이 들때면, 독서지도를 받은지, 아니면 독서모임을 가서, 다양한 독자들이 책을 대하는 태도가 확인하고 싶기도 합니다. 그나마 박순영의 난독시대를 타파할 독서의 기술을 읽고 독서에 대한 나의 이런 의문점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얻어봅니다. 



■ 난독 시대를 타파할 독서의 기술 구성


이 책의 표지에서부터 독서의 기술이 어디에 초점을 두고 있는지 대략파악할 수 있습니다. "혼자 읽기부터 북클럽 참여까지 실전 독서 메뉴얼", "독서 입문자, 독서 모임 운영자, 독서 경영 기업의 필독서"라고 표기 되어 있습니다. 이 책에는 1)책과 함께 숨쉬는 방법이라는 소제목 아래 책을 고르는 방법, 책을 읽는 방법이 담겨져 있으며, 2)사람들과 함께 독서하는 방법이라는 소제목 아래, 독서모임의 특징, 독서모임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과정에 대해서 언급하며, 3)독서 훈련과 독서 커리큘럼이라는 소제목 하에, 공교육 및 장르를 연관시킨 독서훈련법,독서시 주의사항과 참조사항, 저자가 추천하는 장르별 책들에 대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느낀 점


저자는 박풍휴라는 필명으로 "쓸모없는 아이들(1~2권)"을 집필한 저자입니다. 그의 책은 방대한 데이터를 근거로 우리나라 학생들이 왜 쓸모없는 아이들로 전락할 수 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우리나라 공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에 관한 보완점들을 시대적, 순차적, 사실적, 체계적으로 자료를 담고 있습니다. 독서의 기술이라는 제목으로 그의 책을 두번째로 접했는데요. 저자의 철저한 자료분석과 경험에 근거로 하여 독서와 관련한 내용을 담았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책을 펼쳤습니다.


책을 펼쳐보니, 역시나 방대한 문헌, 자료와 책을 접한 유경험자의 흔적이 느껴집니다. 독서 입문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책을 장르별로 분류하여 장르별 특징을 설명해두었습니다. 그러나 책의 중반에서 후반부로 갈수록 초첨을 둔건 "독서모임"에 관한 내용입니다. 개인적으로 독서모임에 대한 호기심은 있지만, 차마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독서모임의 다양한 특징, 진행방식, 그리고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었는데, 앞서 언급한대로 이 책은 독서에 함께 참여하는 공동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책 표지에 "독서 공동체로 삶의 지혜를 나눈다"라는 문구가 있거든요. 이 문구가 책의 전반의 주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책을 혼자서 읽으면 한계점을 느끼는 건 사실이예요. 책을 읽을 때 독자로서 내가 중점을 두는 부분은 한정되어 있고, 나의 생각이 늘 옳은 것은 아니기에, 다른 독자들은 같은 책을 읽고 어디에 주로 중점을 두고 있는지, 책에 대한 견해는 어떠한지 궁금할 때가 많거든요. 저자는 독서도 소통의 일환으로 두고, 독서 모임을 통해서 독자들이 다양한 관점의 견해와 혜안을 공유하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겠더라고요. 그러니까, 선입견 없이 세상을 바라는 눈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어필하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독서모임 이외에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서평쓰기입니다. 책을 그냥 막연하게 읽다보니 책만 읽고, 어떤 내용을 읽어왔는지 전혀 생각나지 않으면, 책을 읽으나마나한 느낌이 들어서, 읽은 책에 대한 독서 감상문을 써왔습니다. 그러나, 독서감상문을 쓸 때도, 책의 내용을 어떻게 요약해야되는지 모르겠더라고요. 저자의 말대로 적어도 한 권의 책을 2번이상 읽어야 서평을 쓸 수 있다는데, 진짜 내용만 요약하려면 책을 다시 읽게 되더라고요. 저자는 1) 문학 : 줄거리와 패석 위주의 서평 2)문학 : 등장인물과 해석 위주의 서평 3)문학 : 감상 위주의 서평 4)비문학 : 내용 요약 위주의 서평(책에 대체로 동의하는 입장) 5)비문학 : 비판적 서평 와 같이 다양한 서평예시를 제시합니다. 아직 독서감상문 수준에 그치지 않는 나에겐 서평예시가 아주 유용하더라고요.


여전히 독서초보자인 나로서도, 독서는 여전히 어려운 영역임은 틀림없습니다. 어린시절부터 독서지도를 받고, 독서와 친해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성인이되어서야 알겠더라고요. 책과 친해지는 방법을 몰라서, 책을 쌓아두고 성을 만들어서 놀았던 기억만 있지, 책을 통해서 세상에 대한 간접경험이나 지혜를 얻는 방법을 전혀 모르다보니,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나의 기준과 맞지 않으면 늘 부정적으로만 바라봤지 시야의 영역을 확장시켜서 보질 못해서 늘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계속해서 후회하기 싫어서 30살이 넘어서라도 책과 친해지려고 노력해왔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개인적으로 궁금한 독서모임의 진행방식과 분위기, 독서모임에서 취해야할 태도 등을 간접적으로 배우고, 서평에 대한 조언을 구할 수 있어서 좋았지만, 독서지도서 혹은 독서지도 지침서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독서, 혹은 독서법에 대한 내용이 아주 방대한데, 최대한 읽기 편하도록 축약한 듯한 노력도 눈에 보입니다. 왜냐하면, 독서와 공교육을 관련지은 내용도 있거든요. 책 초반부는 쉬운데 책장을 넘길수록 조금은 난해한 부분도 있어서, 집중해서 읽어야 해요.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은 분들


앞서 느낀 점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책은 도서지도서에 가깝습니다. 독서를 좋아하고 독서로 인해서 세상을 조금더 희망적이고 흥미롭게, 혹은 다양하고 풍부하게 바라보는 시야를 가진 분들이, 다양한 연령층이 독서의 묘미를 함께 즐기고 독서를 통해서 삶의 지혜를 얻었으면 하는 예비 독서 지도사나 독서 지도사인 분들에게 추천하고자 합니다. 독서지도에 대한 내용이 체계적이고 상세해서 독서지도를 위한 참고서로 딱 좋은 것 같아요.



책글귀


p. 35 문체의 독자성이 작가의 스타일입니다. 거기에서 독자는 작품의 분위기와 서술의 호흡을 느낄 수 있습니다. 좋아하는 작가가 있다면 그 사람의 스타일을 좋아하는 것입니다. 스타일이 없거나 문체가 저열하다면 굳이 읽을 필요가 없습니다. 상투적이고 조악한 단어들을 늘어놓고 있다면 과감히 읽지 않는 것이 지갑 사정과 정신 건강에 이롭습니다. 


p. 54 책을 많이 읽는 것은 좋습니다. 그러나 많은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읽은 책의 권수에 목표를 두지 마세요. 문제는 양이 아니라 질이며, '많이 읽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읽으냐'입니다. 질 높은 독서에도 돌이킬 수 없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연구서까지 몇 권 읽어 내는 수준이 된다면, 일반서 중에 함량이 낮아 도저히 참고 읽기 힘든 책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버리고 만다는 것입니다.

p. 60 '단장취의(斷章取義)'라는 말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책이나 말에서 필요한 말만 쏙 골라서 자기 식대로 해석하는 것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한 뒤 저자의 주장을 비판하는 것은 좋습니다. 하지만 맥락을 무시하고 자신이 저자의 주장과 대비되는지 호응하는지조차도 모르는 책 읽기는 위험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시각이 있어 책의 한 토막만 읽고 넘기는 것은 저자의 본의를 해치고 오해할 위험이 있습니다. 저자가 연구하고 공부하여 체계를 세운 뒤 집칠한 책을, 구성과 맥락을 모두 무시한 채 읽는 것은 좋은 독서 방법이 아닙니다. 책은 내용도 중요하지만 어떤 흐름과 설계를 가졌는지도 중요하니까요.

p. 67-68 반론독서는 가장 재미있는 파생독서입니다. 우리는 책을 읽을 때 자연스럽게 저자의 말에 우호적인 태도를 갖게 됩니다. 내가 이만큼 시간을 할애하고 읽느라 노력했으니 이 독서를 매몰 비용으로 여기서 싫어서 저자의 말을 되도록 신뢰하려는 마음을 갖기 때문입니다. 일반서의 저자들은 결론 내리기를 좋아하고 독자적인 주장을 하며 특정 사안에 대한 성급한 일반화의 비약을 하기도 합니다. 독자가 이런 것을 스스로 판별하여 자기 반론을 메모하면 좋겠지만 이것이 어렵다면 아예 반대되는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p. 71 등장인물의 심리를 분석한다는 의미는 단순히 그들의 '성격이 어떠하다'가 아니라 그들의 정신세계를 들여다보는 것을 뜻합니다. 등장인물을 '심리적 존재'로 전제합니다. 주인공은 어떤 욕망을 갖고 있으며, 그 욕망을 위해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이와 같은 행동 때문에 어떤 사건이 벌어지며, 이 사건으로 인해 어떤 인물에게 어떤 영향을 주며, 그 영향을 받은 인물이 지닌 욕망은 어떻게 평가되고, 다시 주인공의 욕망은 어떻게 왜곡되는지를 순차적으로 또는 역순으로 따져 보는 방식입니다.

p. 86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바탕으로 시를 해석해 보세요. 해석의 방향은 정말로 무궁합니다. 내가 잘못 해석한 것이 아닐까, 이런 걱정은 무의미합니다. 시는 내가 어떤 사전 지식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 어던 경험을 했느냐, 어떤 처지에 있느냐에 따라 느낌이 많이 달라집니다. 시는 소설과 달리 단어와 단어, 행과 행 사시에 여백이 훨씬 많습니다. 독자가 감상할 때 할 인은 중간 여백을 채우며 훌적 비약하는 것입니다. 시의 해석, 그 여백은 독자의 체험과 생각입니다. 시작점과 끝은 정해져 있지만 그 사이의 여백은 시인이 독자에게 준 초대장과 같습니다. 이 여백을 채우며 시는 완성됩니다. 독자도 시인이 됩니다.


p. 117 독자가 작품을 읽고 얻은 독서 경험을 자신의 삶에 적용하려는 의지가 강할수록 토론에 유리합니다. 책을 읽고 생각이 바뀌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인생이 책을 만나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도 있죠. 이렇게 책을 통해 깨닫는 바가 독자 인생에 큰 영향을 줄 만한 것일 때 깊은 논의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p. 127-128 (중략) 책을 읽는 목적은 자기 신념을 공고하게 하는 것보다는 자기 생각의 보완과 확대에 있습니다. 다른 독자와의 만남에서 자기 생각을 고수하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스스로 독서 효과를 부정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p. 129-130 독서 모임에서 '드는 것'은 '받는 것'이며 '말하는 것'은 '주는 것'입니다. 즉, 듣기만 하면 받기만 하는 것이죠. 다른 사람에게 빚만 지고 있다는 것을 알려 줘야 합니다.

p. 180-181 서평은 글에 책 내용보다 자신의 독서 경험이 풍부하게 드러난 경우를 말합니다. 서평은 일기 형태나 독후감 형태처럼 독백을 빙자하여 쓴 글이 아니라 분명하게 자신의 서평을 읽을 사람을 의식합니다. 서평은 글을 읽을 사람에게 도움을 주려는 목적(이 책을 읽어야 할지 말지, 어떤 내용이며 책의 수준은 어떠한지를 알려주는)에 가장 충실합니다. 책을 다양하게 분석하고 작가의 핵심 주장과 근거를 파악해냅니다. 책의 장점과 한계점도 말해 주며, 만약 작가의 논리에 의구심이 든다면 그런 점을 지적해 줍니다. 적어도 2번 정도는 읽어야 서평을 쓸 수 있습니다. 서평은 특정 책에 관한 리뷰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창작 활동입니다. 독서의 연장선이면서 본격적으로 나의 글을 쓰는 행위입니다. 읽기, 듣기, 말하기 과정을 모두 거쳐 내 언어로 정리하는 것입니다. 서평은 책 한 권에 관한 훌륭한 귀결입니다.


p. 182 책의 정체성은 책을 읽기 전에 알고 있어야 할 사항입니다. 만약 모르고 읽었다면 읽는 도중에 알아낼 수도 있습니다. 책 이외에 작가가 어떤 활동을 했고 그동안 어떤 책들을 출간했는지를 살펴봄으로써 책이 정체성을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문학은 그 작품이 속한 문예 사조나 지역 문학의 특징, 작가의 신념 등을 미리 알아 두면 책의 정체성을 파악하기가 쉽습니다.


p. 183-184 서평은 분명 책에 대한 일종의 평가이므로 쓰기 어렵고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서평을 쓰려면 이 정도 노력은 감수해야 합니다. 여러분이 서평을 공들여 쓴다는 것은 책을 쓴 작가의 노고에 대한 예의입니다. 문학의 경우에는 비슷한 시기, 비슷한 주제의 작품을 찾아보거나 다른 판본의 번역을 대조해 보는 과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p. 235-236 만약 누군가로부터 내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비판을 받는다면, 자신의 생각을 변호하거나 그의 말을 받아들여 수정하거나 보완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토론의 기본 전제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내 생각이 비판받는 것을 나 자신이 비판받는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자존심이 상하고 얼굴이 화근거리며 상처를 받기도 하고 분노가 치밀어 오르기도 합니다. 자존감이 강한 사람은 감정적으로 대응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하기를 두려워하게 됩니다. 또, 비판을 해야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말을 완곡하게 표현할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저 사람의 생각을 비판하면 상처받지 않을까?'하는 우려 때문에 어쩌면 비판하려는 것을 포기할 수도 있습니다.


p. 260-261 글을 읽을 수 있는 능력과 책을 읽을 수 있는 능력에는 분명히 차이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글을 잘 읽어도 책을 읽는 것에는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이 존재합니다. 자본주의와 성과주의 사회에서 우리는 가시적인 성취나 금전적 이익에 도움이 되는 것만을 하도록 은연중에 강요받습니다. 독서는 확실히 어떤 가시적인 성취나 이익을 얻어 내려는 목적에는 제한적입니다. 그럼에도 책을 읽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면 여러분이 비물질적이며 정신적인 향상을 도모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p. 269 좋은 책, 읽어야 할 책은 건전한 논증으로 이루어진 정합적인 책입니다. 그러나 이 책들은 절대적인 진리를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저마다의 전제에서 출발한 결론을 말할 뿐이며, 따라서 상대적인 진리를 알려 주고 있는 것입니다. 고전 도서가 지금까지 읽히는 이유는 그 책들이 시공을 초월하여 절대적으로 옳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에게 아직도 정신적 작그을 주고 새로운 생각을 재생산하도록 돕기 때문입니다. 그 안에는 수많은 선조가 고민하고 얻은 다양한 진리가 담겨 있으며 이것들을 허투루 유실하지 않고 축적하고 전달여 더 나은 인류가 되도록 도와줍니다.


p. 358-359 좋은 독자는 책을 잘 이애하면서도 책의 논조에 그대로 끌려다니지 않습니다. 비판할 점을 찾고 평가하고 재해석합니다. 우리는 시간 위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책은 과거에 멈춰 있습니다. 책이 살아 움직이려면 늘 당대의 좋은 독자가 현대적으로 재해석해줘야 합니다. 과거의 것을 현재의 잣대로 평가하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과거의 맥락에서 이해하되 그것을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를 고민하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좋은 독자가 되어야 합니다.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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