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잠들면 서재로 숨었다 - 육아에 무너진 여자를 일으킨 독서의 조각들
김슬기 지음 / 웨일북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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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을 올리고, 나에겐 아내 며느라는 타이틀이 추가되었습니다. 나는 하나인데 새로운 조직이나 관계망이 형성될 땐 역할을 부여하는 타이틀이 생겨납니다. 아기를 낳으면 아기에겐  나는 엄마가 되고 남편은 아빠가 되겠지요. 너무 많이 부여되는 역할과 타이틀 때문에 진짜 나를 잊고 살아갑니다. 내가 있기 전에, 난 역할 수행에 최선을 다하고, 최선을 다하다보면 뭔가 모를 허무함과 답답함에 사무치기도 하지요.  아직 부모가 되기 전이지만, 엄마의 역할을 미리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육아의 고충을 털어놓는 엄마들의 이야기를 세겨들어 봅니다. '내가 엄마가 된 순간엔 어떨까, 잘 견뎌낼 수 있을까, 변한 내 자신을 보면 난 나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라는 호기심 섞인 염려가 쓰나미처럼 밀려들 때가 있습니다. 나도 모르게 가끔음 엄마가 될 준비, 마음가짐 등을 미리 생각합니다. 그리고 엄마가 되는 순간 다양한 감정변화를 마주해야 하는데 그땐 어떻게 할지 고민될 때가 있는데, 그땐 책을 읽거나 번역공부, 언어공부를 해야겠다고 다짐한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엄마이자 아내인 김슬기 작가는 책을 통해서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아이가 잠들면 나는 서재로 숨었다에 실었고, 그녀의 책을 읽으면서 결혼생활과 육아에 대하여 자리잡지 못한 내 생각의 방향성을 잡아봅니다. 



■ 아이가 잠들면 서재로 숨었다 내용 ::


저자 김슬기는 육아와 책에 관해선 유명한 블로거(나무와 열매)이자 작가예요. 그녀가 자신의 일상을 담고 고민을 담아 맥락에 맞춰서 책의 한 구절을 언급하고 그녀의 생각을 더합니다. 독후감과 서평과는 또 다른 느낌이랄까요? 이 책도 그런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저자 진짜 자신과, 엄마로서 자신, 아내로 자신과 대립된, 그 속에서 진짜 자신을 찾고 엄마와 아내로서의 역할을 하는데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합니다. 가장 힘겨워 하는 건, "좋은 엄마"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증으로, 또 "좋은 엄마"라는 자격이 없다는 생각에 스스로 수치심을 느꼈다는 점입니다. 좋은 엄마가 될 수도 없고, 좋은 엄마가 될 자격도 없다는 생각이 들면, 얼마나 혼란스러울까요. 자신의 내면적 혼란을 글에 담고, 그 힘겨운 과정 속에서 진짜 자신과 엄마로서의 자신이 성장하는 과정들이 그러져 있습니다. 무엇보다 그녀가 극복하고 성장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은 책이였고, 책을 읽으면서 그녀의 고민과 마음의 짐을 하나둘씩 덜어낼 수 있었다는 걸 언급합니다. 책이 그녀를 구하고, 그녀도 책이 뻗어주는 도움의 손길을 넙죽 잘 잡았던 겁니다. 진짜 자신으로서, 엄마로, 아내로서 성장기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책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진짜 자신을 찾으려는 내적갈등으로 시작하지만, 진짜 자신이 소중한 만큼, 아이 자체로도 아주 소중하며, 사회적으로도 아이는 아이답게 커갈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었으면 하는 바람과, 가족 구성원들이 자본주의적 수단이 아닌, 인간으로서 대우받는 행복한 세상으로 거듭나길 바라는 마음도 담겨져 있습니다.



■ 느낀점 ::


책의 내용에서도 언급했지만, 좋은 엄마가 될 수 없고, 좋은 엄마가 될 자격이 없다고 느꼈을 때 밀려오는 수치심과 죄책감을 나는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라고 고민하게 됩니다. 책의 초반엔 저자 자신과 엄마로서 자신의 균형을 맞추려 하는 동안, 내적 갈등이 얼마나 심했는지, 글을 읽으면 감정이입이 되어 힘겹기도 했습니다. 엄마가 되어야 하는 순간을 받아들이기가 그토록 어려운 일임을 간접적으로 경험해봅니다. 그렇게 처절해보이는 사투는 포기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어떻게든 이겨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 생각도 들었습니다. 책의 초반엔 어둠의 터널에 있는 듯 했으나, 그녀를 이끌어 주는 책 이야기가 나오면 빛이 드리우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만큼 그녀에겐 책의 존재가 구원의 빛처럼 느껴졌을 것이라 짐작도 해봅니다. 책을 통해서 스승을 만나고 몰랐던 세상을 들여다보면서, 좁았던 그녀의 시야는 서서히 넓혀집니다. 독자로서, 그녀의 글에 감정이입하니, 시야가 같이 움직이더라구요. 저자는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책을 통해서 많은 깨달음을 얻습니다. 육아와는 다른 개념의 고통이지만, 개인적으로도 심적 갈등과 고통이 심할 때, 책을 통해서 치유를 하고 고통을 받아들이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니, 책과는 죽을 때까지 친해져야겠단 결심을 해봅니다. 엄마가 되는 순간, 호르몬의 작용도 있겠지만 갖은 무게감으로 나를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우울감과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면, 책을 통해서 나를 찾으려고 노력할 것이며, 엄마란 무엇이며, 엄마가 되면서 아이와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지, 곰곰히 성찰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미리, 책을 알아보고 읽어보며 예행연습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요. 저자의 책은 예비엄마가 진짜 엄마가 되기 전에, 마음의 준비를 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예비 엄마를 위한 책이기도해요. 그리고, 이미 엄마지만 여전히 엄마 역할이 어려운 분들이 읽으면 공감되고, 방법과 방향성을 찾는데 도움이 될거예요. 개인적으론, 그녀의 이야기 속에서 하나 둘 소개되는 책에 관심이 쏠리더라구요. 저자 자신에게 영감을 준 문구들이겠지만, 마음에 와 닿는 문구로 책의 내용을 이야기하는데, 참 흥미롭게 느껴졌거든요. 얼마나 책을 많이 읽으면 자신의 이야기 속에 맥락에 적절하게 책의 내용이 쏙쏙 나올까요? 그녀가 언급한 책엔 포스트잇을 다 붙였네요. 독서목록에 추가해야 할까봐요. 


■ 좋은글귀 ::


p. 19 '나는 문제가 있어.''나는 너무 멍청해.''나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인간이야.''내 안에서 끊임없이 나를 평가하며 비난하는 내면의 목소리, 세상에서 가장 지독하고 잔인한 평론가를 불러오는 감정, 이것이 바로 수치심이다.


p. 32 브레네 브라운은 말한다. 진정한 용기는 '내가 누구인지에 대해, 그리고 내가 경험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그것이 좋은 나쁘든 솔직하고 당당하게 말하기 위해 필요한 내면의 힘과 진실함'이라고. 진심에서 우러나 자기 생각을 말하는 것이야말로 '평범한 용기'이고, 이러한 용기가 바로 우리가 갖춰야 할 힘이자 퍼트려야 할 가치라고.


p.51 나는 왜 '좋은 엄마'라는 프레임에 나를 맞추려고 안간힘을 쓰며 발버둥 쳤을까. 세상에 태어나는 아이들 모두가 다른 모습인 것처럼 세상에 존재하는 엄마를 모두가 다른 것이 당연한데, 아이는 엄마 혼자 책임지고 키울 수 있는 존재가 아닌 것이 당연한데. 나는 자녀 양육의 책임을 오로지 엄마에게 강제하는 '좋은 엄마''숭고한 모성'이라는 포장에 세뇌당하고, 주입당하고, 철저하게 복종했다. 내가 처한 상황과나를 억압하는 생각이 얼마나 부당한 것인지 인지하지 못한 채, 내가 매우 주체적인 사람이라고 단단히 착각한 채로 말이다.


p. 89-90 내가 글을 쓰든 말든, 작가를 꿈꾸든 꾸지 않든, 이 세상 어느 누가 신경을 쓸까, 신경은커녕 관심도 없는 일에 나 혼자 지레 겁을 먹고 눈치를 보고···. 더 이상 나를 평가하지 말자. 그냥 내 마음대로 내가 하고 싶은 걸 하자. 쓰고 싶으면 쓰자. 쓰고 싶은 걸 쓰자. 내가 쓰는글은 나만 쓸 수 있는 나만의 글이다. 그건 그거대로 가치가 있는 것이다! 내 맘대로, 내 멋대로, 화근하고 당당하게 자신감 충전!


p. 113 내일의 문제는 내일의 나에게! 오늘 의 나는 오늘에 충실하게! 함께여서 행복한 오늘에 집중하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한면 우리의 내일 또한 반짝일 거라 믿고 간다. '이런 일'이라는 그들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우리만의 오늘을 산다. 세상의 강요에서 벗어나 우리만의 행복을 찾는다. 우리는 오늘도, 지금 이 순간을 누리는 삶을 산다.


p. 172-173 <<코스모스>>를 만난 뒤 나는 인간이라는 존재, '나'라는 존재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 되었다. 나의 몸과 연결되어 있는 우주에 대한 이해 없이 과연 나를 제대로 알 수 있을까? 답은 '아니요'였다. 아니요, 아니요, 결코 아니요! 우주는 나와 상관없는 과학자들만의 세계가 아님을 알게 되었다. 우주에 대한 이해와 탐구가 나와 인간, 인류와 자연, 세계와 지구에 대한 이해를 가능하게 함을, 나는 비로소 깨달았다. 


p. 180 <<인간이 그리는 무늬>>, <<탁월한 사유의 시선>>의 저자 최진석 교수는 우리의 시선을 높이는 것이 생각의 높이를 올리는 것이라 말한다. 시선이 올라가면 생각이 올라가고, 생각이 올라가면 삶이 올라가고, 그렇게 한 명 한 명 삶이 올라가면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와 국가의 높이 또한 올라간다. 철학을 한다는 것은 어렵고 고리타분한 이론을 외우며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고, 철학이란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글을 보며 깨달았다. 


p. 218 나를 돌아보았다. 좋은 성적, 이름 있는 대학, 그럴듯한 직업,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정하는 화려한 성공. 나는 그런 것들에 목을 매며 달려오지는 않았는지. 아이들에게 공부만을 강요하며 성적으로 줄을 세워 평가하지는 않았는지. 아이에게 옆에 있는 친구가 나만큼 소중한 존재임을 알려주고 있었는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생각해볼 시간과 기회를 주었는지. 다시 한 번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치열하게 보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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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 적금밖에 모르던 39세 김 과장은 어떻게 1년 만에 부동산 천재가 됐을까? - 5년 만에 자산을 100배로 불린 투자고수 렘군의 단기속성 부동산 스쿨
김재수(렘군)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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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저는 결혼식에 맞춰서 힘겹게 신혼집을 마련하지 않았습니다. 신혼집을 무리해서 마련한다는 것은 말그대로 무리수라고 판단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결혼생활의 시작은 남편이 부모님과 함께 살아온 집에서 시작키로 했습니다. 남편과 시댁식구들은 지금까지 무주택자로, 서울에서 월세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시댁 부모님 댁에 산다고 하면 대부분 생각들이 형편이 넉넉하고 미래를 준비하기에 좋을 것이라 짐작합니다. 하지만 그 반대입니다. 남편과 시부모님은 합리적입니다. 월세는 남편이, 관리비는 부모님이 납부해왔습니다. 그리고 새 식구로 제가 들어왔고, 또 새로운 식구가 생길 것을 고려하여 우리들은 새로운 공간을 마련키 위해서 시간투자를 하며 노력을 해야하는 상황입니다. 신혼부부라는 개념으로 접근한다면 특별공급의 혜택을 볼 수 있겠지만, 평수가 85평방미터로 제한적이라, 공 부모님과 함께 살기 위한 공간으론 부족하단 생각이 들었어요.  분가보단 시부모님과 함께 가족을 구성하며 살아갈 수 있는 우리집 마련을 목표로 하고, 부동산 공부를 시작했지만 여전이 어렵게만 느껴집니다. 책도 읽어보고, 유튜브 강의를 참조해보고, 물건이 나오면 투어도 다녀봤지만 어떻게 접근할지 몰라서 그저 막막하기만 하더라구요. 그러니까, 아무것도 모르니까 몰라서 너무 답답해서 접근방법을 알고 싶어서 김재수(렘군)의 10년 동안 적금밖에 모르던 39세 김 과장은 어떻게 1년 만에 부동산 천재가 됐을까?(이하 적.모.부)를 읽어봤습니다.



■ 적.모.부 내용 


저자도 우리와 같은 생계형 노동자였으며, 생활에 비해 들어오는 고정수익은 한정적이며, 재산을 불리는 방법으론 절약과 저축밖에 몰랐던 사람이었습니다. 나름의 방식대로 열심히 살았지만, 열심히만 살아가는 삶에 대한 의문이 생겼고, 내 집 하나 마련하지 못한채 불안에 떨고 걱정하는 삶을 살고 싶지 않은 마음으로 부동산 공부에 매진했다고 합니다. 저자는 회사생활을 병행하며 부동산 관련 인터넷 카페에 접속해 관련 게시물을 하나도 빠짐없이 읽고, 부동산 교육이 있으면 무조건 듣고,  전국을 두 번이나 돌며 부동산을 실제로 보고 조사를 하는 등 열의를 다합니다. 이런 열의 덕분에 눈감고도 부동산 시세를 이야기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저자가 시간을 투자하고 직접 발로 뛰며 얻어낸 부동산 지식과 정보들을 블로그에 올려서 공유하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사람들을 직접 만나서 무료로 부동산 관련 상담을 해주기도 했습니다. 평범했던 저자가 부동산 전문가가 되기 까지 과정을 간단히 소개하고, 적.모.부 책 전반엔 부동산에 접근하는 방법과, 부동산을 사고 팔기 위한 조짐, 부동산 사이클과 입주물량 파악과 예측 및 주의사항, 미분양 정보확인, 종목별(아파트, 빌라, 상가, 재건축, 분양권, 토지) 분석키워드, 신도시와 구도시를 분석하는 방법 등, 부동산 투자를 위한 안목을 키울 수 있는 자료들을 많이 담고 있습니다. 



■ 느낀점 


이 책은 평소에 부동산 분야에 관심있는 분들이 읽으면 막연하게 흩어져 있는 정보를 정리할 수 있고, 부동산초보자가 읽으면 개념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책입니다. 저자도 책에서 언급했지만, 아파트 분양 혹은 부동산 투자는 일반 생필품이나 물건을 사는 개념과는 차원이 아예 다르잖아요.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것은 물론, 모험을 하며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부분들도 너무나 많고요. 그래서 부동산 투자에 선뜻 뛰어든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저자 만큼은 아니더라도, 내집마련을 할 수 있는 힘을 키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결혼 전, 어려운 환경 덕분에 항상 이사를 다녀야했습니다. 이사가 지긋지긋할 정도로 싫었습니다. 그럴수록 우리 집을 마련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져갔습니다. 집때문에 아주 힘겹게 살다가, 제가 결혼하기 5년 전쯤에, LH를 통해서 임대아파트에 들어갈 수 있었고, 겨울엔 따뜻한 물을 쓸 수 있고 여름엔 아주 시원한 아파트로 들어가면서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우리집은 아니어도, 열악한 환경에서 월세를 내며 살아가는 것보단 훨씬 나았습니다. 천국과도 같은 곳이였죠. 친정이 그렇게나마 안정적으로 자릴 잡으니 마음이 편했습니다. 그리고 남편도 우리 친정과 비슷한 환경입니다. 그래도 서울시 종로구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월세를 살 고 있어서 열악하단 생각은 전혀들진 않았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친정과 같은 임대 혹은 영구임대아파트, 분양 등을 공부하면서 방법을 찾아가면 될 것이란 확신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부동산 공부를 하는데, 사실 막막하긴 하더라구요. 그나마 여러자료를 둘러보는 중에 적.모.부를 읽으니, 경제의 기본개념을 다시 파악하고, 종목별로 다양하게 접근하며 분석하는 방법을 알아가니, 시야가 조금씩 넓혀지는 기분이 듭니다. 평방미터를 평수로 환산하는 방법도 배웠다며 ㅎㅎ  무엇보다 저자가 전국을 두번이나 돌면서 얻은 내용을 책에 담아서, 손쉽게 손품을 팔았단 생각도 들게 합니다. 그리고 부동산 관련 내용을 글로 읽고 이해한다는 건 어려울 수도 있는데, 저자가 몸소 부딪히고 공부해서 정리된 내용이라서 그런지, 진짜 편안하게 읽혀집니다. 여러번 읽다보면 놓친 부분들이 다시 눈에 들어오기도 합니다.  부동산 공부의 영역을 넓히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 좋은글귀


p. 31-32 사람들은 부자가 되길 원한다. 기왕이면 남들보다 빨리 부자가 되길 원한다. 그래서 주식, 부동산, 창업, 비트코인, 등 수많은 공부를 한다. 하지만 정작 자본주의 자체를 공부하는 사람은 드물다. 자본주의를 이해하면 돈을 버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어떤 것을 해야 돈을 벌 수 있는지를 보다 명확하게 알 수 있다.


p. 32 화폐 또는 돈을 교환하는 것이 고유 역할이다. 하나의 도구에 불과한데도 사람들은 돈을 갖고만 있어도 무조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쟁기는 밭을 매는 데 쓰여야 농작물을 생산할 수 있는데, 그대로 창고에 두고 농작물이 저절로 생산되길 바라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 화폐 또는 돈은 교환되어야 그 가치가 빛을 발할 수 있다. 

p. 34 욕규 해결이 아니라 세상을 보는 눈을 키우는데 초첨을 맞추면 분명 다른 길이 보일 것이다. 나는 부동산으로 시작했지만 모든 시작이 꼭 부동산일 필요는 없다. 세상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분야는 그 외에도 많기 때문이다. 자신이 선택한 작은 세상에서 원하는 것을 얻어낼 수 있다면 더 큰 세상에서도 분명히 원하는 것을 얻어낼 수 있다. 원리는 같기 때문이다. 


p. 103 대한민국의 부동산은 전체가 하나의 사이클을 보이는 게 아니고 지역마다 다르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한다. 수도권, 경상권, 호남구너, 중부권, 강원권, 제주권, 충청권의 흐름이 모두 다르다. 권역 내에서도 도시별로 사이클 주기가 조금씩 다르다. 이는 곧 전국으로 눈을 돌리면 내가 바닥에서 진입할 수 있는 투자처는 꼭 있다는 뜻이다.


p. 129 현재의 문제점을 빨리 인식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가장 큰 문제는 자신만의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간과하는 부분이 이것이다. 자신의 기준 없이 대상을 선택하려고 한다. 나의 기준이 있다면 그 기준에 맞는지 대입만 해보면 되는데, 기준이 없으니 이리저리 흔들리는 것이다. 내 기준을 뛰어 넘으면 그 곳은 좋은 투자처이고 미달이면 좋은 투자처가 아닌 게 된다.  기준만 있으면 판단이 간단해진다. 

p. 132 내가 부동산 투자를 하면서 더는 불안해하지 않게 된 시점은 높은 투자 수익률을 올렸을 때가 아니다. '나에게도 좋은 투자처를찾을 수 있는 안목이 생겼구나'하고 느꼈을 때였다.



p. 201 좋은 일자리와 가까운 곳에 있는 지역은 대부분 비싸다. 기존에 역세권이 아니었지만 새로운 개발 계획으로 역세권이 되는 지역에 관심을 둬야한다. 사람들이 많이 그리고 자주 이용하는 교통 수단일수록 좋다. 


p. 230 멀리 갈 필요도 없다. 내가 사는 곳에서 반경 500미터만 보더라도 모르는 것 투성이다. 아파트는 인터넷에 매물 정보가 뜨기 때문에 시세 파악이 쉽지만 그 외 부동산은 알기 어렵다. 그래서인지 일반인뿐만 아니라 부동산 공부를 하는 사람들조차 자기 동네의 시세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관심이 없는 사람도 있겠지만 관심이 있는데도 시세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p. 263 아파트는 결국 지역이라는 범주 내에 있다. 아파트의 가격 자체가 오르는 게 아니라 그 지역의 변화로 입지가 좋아지면서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파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지역이다. 아파트 공부를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지역 공부를 한다고 생각하라. 아파트 시세를 공부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지역 시세를 공부한다고 생각하라. 모든 키워드를 지역으로 바꿔라. 그게 올바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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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박완서 지음 / 현대문학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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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기왕성하던 20대엔,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에 대한 불만이 많았고 그런 현실을 거스를 수 있다는 착각 속에서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30대에 접어들고 결혼을 하고 나니 잘 늙어야 한다는 생각에 집중했습니다. 맘에 들지 않은 주변사람들과 내가 속한 사회 혹은 세상과 적절한 타협도 필요하다는 것을 직감했고, 타협을 위한 노력으로 자기계발서만 읽는 습관을 벗어던지고, 여러장르의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영)문학을 전공했지만 문학이 주는 의미와 즐거움도 몰랐어요. 지루한 장르이며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믿었습니다. 문학에 흥미가 없던 이유는 문학에 접근하는 방법을 너무 몰랐던 것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임을 알았습니다. 우연한 계기에 박진성 시인의 산문집 이후의 삶을 읽곤, 문학적 감성이 사람의 마음을 많이 위로하고 공감하며 채워준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이래서 문학을 안다는 분들이 문학의 좋은 점을 늘 노래했나봅니다. 문학이 참 좋은 장르라는 걸 깨닫곤, 문학가들에게 관심을 가더라구요. 그래서 어떻게 접근해야할지 몰라서 집의 책장을 훑어 보았습니다. 책장엔 박완서 소설가의 산문집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가 꽂혀 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박완서 소설가의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그의 작품을 한번도 읽어보진 못했어요.



■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내용  


박완서 소설가의 살아온 인생에 관한 이야기, 그녀의 취향과 성향, 문학적 감성,  그녀가 읽어왔던 책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산문집입니다. 그녀의 어린시절은 일제의 영향도 받았고, 6.25전쟁도 겪었던, 격동적인 한국의 근대사를 몸소 경험해야만 했던 이야기가 담겨져 있습니다. 자신의 감정과 성격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여유도 담겨 있습니다. 산문집 전반은 어떤 질서가 있거나 연관성이 있다기보단 그저 느낌가는대로 생각나는대로 적어 내려간 듯한 글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 느낀점 


박완서 소설가의 산문집만 읽었는데, 글을 쓰는 사람은 다재다능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글 쓴다는 걸, 한편으론 너무 쉽게 생각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봅니다. 글과 친해져야겠다고 결심했던 계기는 영한 번역의 어려움을 알고부터입니다. 내가 아는 한글의 표현엔 한계가 있다는  직시하곤 책도 읽고, 생각을 글로 표출하는데, 여전히 글쓰는 건 어렵게만 느껴집니다. 그런데 거기에 글쓰는 훈련은 기본이고 모든 감각을 열어서 그 느낌을 글로 표현할 줄도 알아야 하고, 세상에 존재하는 상식과 세상의 흐름도 읽을 줄도 알아야 하고, 관찰력도 좋아야 하고... 정말로 많이 많이 알아야 마음에 와닿는 글을 쓸 수 있겠더라구요. 눈이 자연스럽게 굴러가고 마음을 콕콕 건드려서 위로하는 힘이 있는 글을 쓰려면 얼마나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할까요? 산문집을 통해 사람 박완서를 만난 기분이 듭니다. 어떤 삶을 살아왔고, 어떤 성격이며, 당신이 책과 글을 접할 수 있었던 계기는 무엇이었는지, 어떤 책이 당신의 글에 큰 영향을 주었는지,  그녀와 마주 앉아서 그녀의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었습니다. 



■ 좋은글귀


p. 28 이 세상에 섬길 어른이 없어졌다는 건 이승에서의 가장 처량한 나이다. 만추처럼. 돌아갈 고향이 없는 쓸쓸함, 내 정수리를 지그시 눌러줄 웃어른이 없다는 허전함 때문이었을까. 예년에는 한 번 가던 추석 성묘를 올해는 두 번 다녀왔다.

p. 40 인간의 참다움, 인간만의 아름다움은 보통사람들 속에 아무렇지도 않게 숨어 있는 것이지 잘난 사람들이 함부로 코에 걸고 이미지로 만들 수 있는 건 아닐 것 같다. 문학의 이름으로 추구하는 건 진실인가. 말로 표현된 것의 자유와 한계, 읽히고 싶다는 욕망 때문에 조작한 이미지, 경박한 과장, 분식에 불과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p. 65-66 기억 중 나쁜 기억은 마땅히 썩어서 소멸돼야 하고, 차마 잊기 아까운 좋은 기억이라 해도 썩어서 꽃 같은 것으로 태어나야 하는 것을.

p. 126-127 그가 남기고 싶은 묘미명도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그리고 러너) 적어도 최후까지 걷지 않았다"라고 적고 있다. 그의 오만이 전율스럽다. 그는 혼자 있는 걸 좋아하고 운동도 누구하고 경쟁하고 적수를 의식하는 게 싫어서 혼자서도 얼마든지 가능한 달리기를 좋아했다고 말하고 있는데 과연 경쟁자 없는 운동이 가능할까. 아마도 그의 적수는 자기 자신일 것이다. 이 세상에 나하고 맞설 적수는 나밖에 없다는 것처럼 도저한 자신감, 우월감이 또 있을까.

p. 148 제목만 보고도 처음 읽었을 때의 행복감이나 감동이 젊은 날 그랬던 것처럼 가슴을 설레게 하는 책은 못 버린다. 책으로 젊은 피를 수혈할 수도 있다고 믿는 한 나는 늙지 않을 것이다.

p. 155그 밑줄 친 문장이 당장 고통을 벗어나게 해주었다는 얘기는 아니다. 지금 나는 보통 노인과 다름없이 내 건강이나 우선적으로 챙기며, 내 속으로 낳은 자식들과 그들이 짝을 만나 새롭게 만든 가족들의 기쁜 일을 반기고 어려움을 나누며 정상적으로 평범하게 살고 있다. 이렇게 되기까지 소리 없이 나를 스쳐 근 건 시간이었다. 시간이 나를 치유해줬다. 그렇다면 시간이야말로 신이 아니었을까.

p. 179 이 지그상에서 나에게 허락된 시간도 이제 골인 지점이 얼마 남지 않았을 것이다. 이 나이까지 살면서 하나 깨달은 게 있다면 비슷한 기억을 되풀이하며 어디로 가고 있을 뿐 처음은 없다는 사실 정도이다. 

p. 215 글을 쓰다가 막힐 때 머리도 쉴 겸 해서 시를 읽는다. 좋은 시를 만나면 막힌 말꼬가 거짓말처럼 풀릴 때가 있다. 다 된 문장이 꼭 들어가야 할 한마디 말을 못 찾아 어색하거나 비어 보일 때가 있다. 그럴 때도 시를 읽는 다. 단어 하나를 꿔오기 위해, 또는 슬쩍 베끼기 위해.시집은 이렇듯 나에게 좋은 말의 보고다. 심심하고 심심해서 왜 사는지 모르겠을 때도 위로 받기 위해 시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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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자
류시화 지음 / 김영사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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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 그것만큼 힘겨운 일도 없죠. 때에 따라 비판도 해야하고, 맞지 않는 건 맞춰가면서 살아가야하는데 참 여유있는 소리다라고 생각했던 때도 있었습니다. 모든 것들이 내 삶에 걸림돌인데, 그 걸림돌을 보고 있자면 화부터 나는데, 뭘 어떻게 받아들이라는 건지, 정말로 알다가도 모를 때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 걸림돌에 수십번 걸려보니, 받아들이는 것이 무엇인지 알겠더라구요. 걸림돌을 무조건 방해요인으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걸림돌은 걸림돌일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왜 걸리고 멈춰지게되는지, 생각합니다. 무조건 앞으로 나가기만 할 뿐, "앞으로 나가는 이유와 방향성"이 전혀 없었다는 걸 깨닫습니다. 있는 그대로 봐야, 본질이 눈에 보입니다. 걸림돌은 걸림돌의 역할만 했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걸려서 멈춰보니, 보이는 것들이 있었죠.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과 일맥상통하죠. 대부분 무엇 때문에 나아가려는지도 모른채, 걸림돌에게 원망하고, 제거하는데 온 힘을 씁니다. 그러면, 진정 내가 원하는 삶을 찾으려는 시야도 가려지고요. 평생 걸림돌과 씨름하는 삶만 살다가겠죠. 상상만해도 끔칙한 일이라 생각이 들어, 있는 그대로 보고 주변을 둘러보기로 맘 먹습니다. 받아들임에 관한 흩어져있던 생각들을 한번에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 책이 시인 류시화의 "지구별 여행자"입니다. 




■ 지구별 여행자 내용 


시인 류시화가 젊은 날에 밀려오는 허무와 본질에 대한 갈망으로 인도여행을 떠났고, 15년 동안 인도를 여행하며 경험하고 깨달음을 얻은 내용을 담은 에세이 입니다. 시인 감성으로 적어 내려간 글귀로 적어 내려간 인도여행의 에피소드가 참 흥미롭습니다. 인도 사회, 문화, 분위기, 사람들의 채취가 그대로 담겨져 있습니다. 에세이를 통해서 영적스승을 뜻하는 "구루"의 존재도 알게 되었고요. 인도를 오고가며 시인이 갈증을 느꼈던 삶의 본질에 대한 깊은 혜안도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 느낀점 


지구별 여행자라는 제목의 책이 남편의 선반 위에 그대로 꼿혀져 있었습니다. 책도 인연이 맞으면 딱- 읽게 되잖아요. 이 책도 그 책 중에 하나입니다. 눈에 늘 밟혔고, 아침독서 때 읽었습니다. 단순한 여행에세이로만 본다면 오산! 많은 내용을 한 번에 접할 수 있어요. 인도를 간접적으로 여행하고 온 듯한 기분이 들어요. 왠지 인도를 다 알게 된 느낌이랄까요? 여유만 되면 내일 당장이라도 인도를 갈 수 있을 것 같은 충동도 샘솟습니다. 인도사회와 문화에 대한 단순한 동경만 그려놓진 않앗습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의 인도를 책에 그려 놓았습니다. 특히, 인도 사람들의 뻔뻔함이라 해야할까요?  영적 깨달음과 마음 수양을 추구하는 인도에서는 인도사람들도 물질엔 찌들어도 마음만큼은 여롭습니다. 그러나, 정말로 멋진 말을 던지곤 돈을 달라는 기이한 풍경. 뭔가 덤탱이를 씌우는 것 같으면서 명언을 날려주는데, 읽는 내내 솔직히 어이가 없었습니다. 이 또한 문화차이에서 오는 어이없음이겠지요. 처음엔 인도인들이 이해되지 않앗습니다. 적절한 경계태새를 가지고 인도인들을 들여다 봤는데, 어느순간 설득당한 듯 고개를 끄덕이면서 인도인들과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어이없는 일이 어디 인도뿐이겠습니까. 우리 일상도 크게 다를바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렇게 책장을 넘길수록 인도를 받아들이게 되더라구요. 참 신기했습니다. 첨엔 경계로 시작했다가 익숙함으로 마무리한 에세이예요. 마음도 든든해지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을 체감하게 되더라구요. 



■ 좋은글귀


p. 15 인간 존재의 완성을 이룬 자, 깨달음을 어은 자는 누구인가? 그는 천한 사람이든 귀한 사람이든, 부자든 가난한 자든, 선한 자든 악한 자든 모든 인간 존재에게서 신을 발견하는 자라고 비하르 요가 학교의 창시자 스와미 사티야난다는 말했다.



p. 39 "한 가지가 불만족스러우면 모든 것이 불만족스러운 법이오. 당신이 어느 것 한 가지에 만족할 수 있다면, 당신은 모든 것에 만족할 수 있을 것이오."


p. 40 "신이 준 성스런 아침을 불평으로 시작하지 마시오. 그 대신 기도와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하시오.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 불평을 한다고 해서무엇을 얻을 수가 있겠소? 당신이 할 일은 그것으로부터 뭔가를 배우는 일이오."

p. 43 "행복의 비밀은 당신이 무엇을 잃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얻었는가를 기억하는 데 있소. 당신이 얻은 것이 잃는 것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기억하는 일이오."




p. 51 누군가 나에게 말했다. 이 삶은 스스로 선택한 것이라고. 삶에서 겪게 되는 대강의 줄거리들을 나 자신이 선택해서 태어난 것이라고. 자신에게 필요한 배움을 얻어 더 높은 영혼의 단계로 올라가기 위해······.


p. 112 때론 그런 것이다.자의든 타의든 어느 순간 우리는 아무도 없는 진공 상태 같은 곳에 던져진다. 길은 가도가도 끝이 없다. 그곳에선 내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어딘가를 향해 가는 것조차 무의미하다.

p. 114 해가 뉘엿뉘엿 지고, 집시들은 침묵과 평화로움 속에 한 지친 여행자를 말없이 받아들였다. 가진 것은 없지만 마음은 넉넉한 사람들이었다./그들은 내게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 중인지조차 묻지 않았다.




p. 146 "점성술사는 내가 몇 살에 무엇을 하고 누구를 만나게 될 것인가를 예언하면서 이렇게 말했어요. 내가 어디서 무엇을 하든, 중요한 건 내가 원하는 삶을 찾는 일이라고. 그것이 곧 내 운명을 실현하는 일이라고 말예요. 그땐 그것이 잘 이해가 안 갔지만, 지금은 그 뜻을 알 것만 같아요."



p. 224 인도는 내게 무엇보다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게 했다. 세상을, 사람들을, 태양과 열에 들뜬 날씨를, 신발에 쌓이는 먼지와 거리에 널린 신성한 소똥들을. 때로는 견디기 힘든 더위와, 숙소를 구하지 못해 적망한 기차역에서 잠들어야 하는 어둔 밤까지도 받아들여야만 했다. 그것은 나 같은 여행자에게 숙명과도 같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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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아델
레일라 슬리마니 지음, 이현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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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속에도 여러가지 모양의 욕망이 있습니다. 시도때도 없이 자유롭게 표출하고 싶으나, 표출해야할 것이 있고, 반대의 경우도 있잖아요. 영화나 책을 통해서, 여러 색깔의 욕망을 보면, 내맘을 들킨 것 같아서 괜히 보기 싫거나, '난 그런 부류의 사람이 아냐"라며 고상한 척도 했었죠. 소설의 느낌상 뭔가 외설적인 느낌이 들면, 작품으로 들여다 보지 않고, 괜한 도둑이 제발 저린냥, 호기심은 있는데, 이런 마음을 어떻게 들여다 보고 다뤄야할지 몰라서, 야한 이야기나 오고가고 다소 비도덕적인 전개로 흘러가면 못 읽고 못 들여다 봤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표출은 직접적으로 하지 못해도 스스로에게는 솔직해지자는 차원에서, 신간 소설 그녀,아델을 읽었습니다.



■ 그녀, 아델 줄거리


35살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파리지앵 아델, 그녀는 신문기자이며 의사남편과 귀여운 아들도 있습니다. 표면적으로 보면, 그녀의 삶은 남부럽지 않을 정도로 아주 안정적입니다. 누구나 그녀와 같은 삶을 원하겠지만, 그녀는 그녀의 일상을 만족할 수 없어서 아무에게나 쉽게 자신의 몸을 허락하며 아슬아슬한 이중생활을 감행합니다. 즐긴다는 개념보다는 자신에게 폭력을 가할 정도의 자극을 추구합니다. 그녀는 성욕을 표출하고 남자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그녀가 두려운 것은 고독입니다. 고독을 떨쳐내고자 대범하면서도 은밀하게 자신의 성욕을 표출합니다. 그러나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끝날 줄 모르는 그녀의 질주에 브레이크가 걸립니다.



■ 느낀점 


이런 류의 소설을 읽으면, 단순히 "외설적"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인간의 원초적인 본성을 이해하지 못할 땐 그랬어요. 하지만, 여자로서 삶을 살아가면서, 아니. 성욕을 느끼는 한 사람으로서 이 책을 읽었을 땐, 읽어내기엔 조금 껄끄럽다가도, 뿜어져 나오는 성욕을 가감없이 표현하는데 희열도 느껴졌습니다. 우리는 성욕을 말로 표현하는 것을 아직 낯간지러워합니다. 하지만 글로 표현된, 그 동안 억눌린 원초적인 본능을 마주한다는 것은 대단히 반가운 일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여기선 자신의 삶을 만족할 줄 모르는 파리지앵 여성의 욕망을 표현하는데, 그녀를 통해서 우리들의 자아상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조건을 채워갈수록, 또 다른 것을 채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우리들의 모습. 채워가는 건 행복과는 완전 반비례되는 아주 아이러니한 상황과 항상 씨름합니다. 무엇보다 주인공 아델이 두려워 하는 고독. 고독에 대한 의미와 정의가 새롭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지만, 아직까진 고독을 통제하기엔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겁없이 성욕을 폭발적으로 표출하다가, 이후엔 더욱더 심한 고독을 느끼는 아델을 보고 있자면 고독은   없앨 수 있는 "어떤 것"은 절대 아니라는 것입니다. 만족에 집착할수록 사람은 자기파괴적으로 변모한다는 것도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고독을 없애야만  만족하는 삶을 사는 것인지, 욕망을 무조건 충족해야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인지, 나에게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 책 속 한 줄 


p. 20 아델은 이 직업을 좋아하지 않는다. 살기 위해 일을 해야만 하는 사실 자체를 경멸한다. 이델은 타인들의 시선을 받고 싶다는 욕망 외에 그 어떤 욕구도 가져본 적이 없다. 한때 배우를 꿈꾼 적도 있었다. 파리에 와서 배우 수업에 등록했으나 결국 자신이 얼마나 하찮은 존재인가만 확인했을 뿐이다.



p. 44 뤼시앙(주인공 아델의 아들)은 버겁다. 아델에게 뤼시앙은 좀처럼 맞추기 힘든 거북한 존재다. 아델은 복잡하게 뒤얽힌 여러 감정선 중 어디에 아들을 위한 사랑을 품어야 할지 도무지 알 수 없다. 아이를 맡겨야 한다는 패닉 상태, 옷 입힐 때의 짜증, 잘 나가지 않는 유모차를 밀고 언덕을 기진맥진 오를 때, 그 모든 일들에 분명 사랑이 있다는 걸, 그녀는 의심치 않는다. 서툴게 매만진 사랑, 일상의 희생양. 스스로를 위한 시간을 낼 수 없는 사랑.


p. 236 그녀는 만족이란 걸 모르는 욕망에 대해, 추스르는 게 도저히 불가능한 충동에 대해, 마침표를 찍는 게 도무지 어려운 고뇌에 대해 리샤르(주인공 아델의 남편)에게 설명하려 애썼다.

p. 253 "예,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완치라는 거 말인데요. 그것도 끔찍해요. 무언가를 잃어버린다는 거잖아요. 무슨 말인지 아시죠?"

p. 263-264 그녀가 아무 거리낌 없이 다가갈 만한 유형의 그런 남자다. 신경이 곤두서면서 방향 감각이 흔들린다. 그녀가 두려워하는 건 남자가 아니라 고독이다. 누가 됐든, 누군가의 시선을 더 이상 받지 못한다는 것, 무심한 익명이 된다는 것, 군중 속의 하찮은 돌멩이가 된다는 것이 두렵다. 

p. 276 "만족을 모르는 인간은 주위의 모든 사람을 파괴하는 법이야."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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