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강변
임미옥 지음 / 봄봄스토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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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지나간다. 피하려고만 하지 말고 지나려니 하고 견디다보면, 태풍이 바다를 뒤집듯 내안의 썩은 찌꺼기들을 뒤집어 결국 앞으로 나가게 한다. 이별의 고통을 경험한 이에겐 다시 찾아온 사랑은 바라만 보아도 행복하듯, 어둠이 있기에 빛이 소중하고, 아픔이 있기에 치유를 은혜로 여긴다. -p. 55





산다는 건 결코 비루하지도 그다지 고풍스럽지도 않은 엇박자, 발품을 팔면서 한 박자 늦게 철지난 옷을 찾아다니며 고르는 것과 같은 것이 아닐까. -p. 174





산다는 건 어떤 것일까. 삶의 다채로운 경험들과 감정들이 모여 나라는 존재를 가꾸고 이뤄나가는 것이 아닐까. ˝꿈꾸는 강변˝의 저자 임미옥은 ‘임미옥은 산소편지‘라는 코너에 수년가 글을 기제해왔다. 그리고 그 글들을 엮어 이 책을 출간하였다. 저자는 ˝세상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 . 어딘가에 있을 산소 마을을 꿈꾸며 쓴다.˝ 라고 말한다. 그리고 저자는 짧은 수필들에 이런 마음을 담아 글을 쓴다. 이 책은 짧은 수필들을 엮어 44개의 이야기를 담았다. 사랑과 삶, 고뇌, 만남과 이별, 그리움, 우정 등 살아가는 나라는 존재를 둘러싼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추억하며 이야기한다. 누구나 조우하게 되는 수많은 감정들과 순간들을 개인적이지만 보편적인 감정들로 드러낸다. 





저자가 겪었던 순간들과 감정들이 때론 낯설게 때로는 익숙하게 다가온다. 삶을 살아가고 나이들어가고 또 사랑한 저자의 기록들이 짧은 글들이지만 압축적으로 녹아들어있는 글들을 읽으면서 때론 앞선 시대를 산 저자의 이야기가 이해가 되지 않기도 했지만 글을 써내려간 저자의 감정들을 헤아려보며 저자는 과연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 생각해보면서 읽어보니 사랑이니 후회니 그저 흘러가는 강물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 그저 바다와 태양이 보여주는 일몰을 바라보며 커가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누군가의 딸로 아내로 엄마로 살아온 세월을 돌이켜가며 저자는 각양각색의 추억들을 마음에서 손으로 기억에서 글로 옮겨 낸다. 





강은 여전히 흐른다. 강물음 돌을 닳게 하고 바다로 흘러 간다. 오늘도 강은 잉어 떼들을 살찌워 내놓고 그곳에선 물살 따라 은빛 잉어들이 뛰겠지 ... . 지축이 흔들리며 천재지변이 일어나 산이 무너져 내리고 또 다른 산이 생겨나도, 긴 시간이란 바람에 의하여 흩어졌다가도 언젠가는 평지가 되기도 한다. -p. 179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왠지 모를 지난 날들을 추억하게되고 그저 소중한 줄 모르고 지나쳐온 이제는 빛바랜 시간들을 떠올려보게 되었다. 저자는 ‘강물이 저 혼자라면 어찌 빛이 내겠는가. 햇빛에 반영되어 더욱 아름다운 것을‘이라 저자만의 간직한 이야기들을 글로 쓰는 순간들이 행복하다고 그리고 언젠가 깊은 강물에서 노닐 수 있지 않겠는가 말하며 삶의 조각들이 저마다의 무게가 다르지만 역시 또 자신을 이룬 이야기임을 글을 통해 보여준다. 그저 풍경을 바라봐도 그저 슬픔과 역경을 겪어도 글로 이야기하며 또 하나의 강물을 만들어내는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가장 개인적이지만 보편적인 삶의 지혜를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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