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미 에브리싱
캐서린 아이작 지음, 노진선 옮김 / 마시멜로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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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의미는 저마다 다르겠지만 사랑한다는 건 그 사람의 장점 뿐만 아니라 단점까지도 이해하고 사랑하게 된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에 우리는 매번 사랑하고 있으면서도 이별하고 상처받는다.




이 책의 주인공 제스는 열 살의 아들 윌리엄과 함께 헤어진 전남편 애덤이 운영하는 도르노뉴 굽이친 언덕과 수풀이 우거진 포도밭 깊숙이 자리잡은 프랑스 샤토 드 로시뇰로 여름휴가를 떠난다. 샤토 드 로시뇰은 애덤이 운영하는 고성을 개조한 아름다운 호텔이지만 제스는 엄마의 소원이 아니었다면 결코 이곳에 오고 싶지않았다. 엄마의 마지막 소원이 아니었다면 전혀 오지 않았을 이곳에서 제스는 아들 윌리엄의 양육에는 전혀 개입하지 않고 살아온 전남편 애덤과 다시 재회한다. 제스는 윌리엄과 애덤의 친해지기 프로젝트를 추진하지만 여전히 자유분방하고 무신경한 애덤의 모습을 보며 제스의 마음은 복잡하기만 하다.




이 책을 읽으며 초반에는 애덤의 무신경함과 그를 바라보며 복잡한 마음을 삼키는 제스의 모습을 보며 책을 덮을까 생각도 했지만 해피엔딩이라는 말을 생각하며 끝까지 읽었다. 마침내 제스의 비밀과 그 날의 일의 전말을 밝혀지게 되었을 땐 조금은 애덤에게 연민이 생기긴했지만 마지막에 제스에게 다시 청혼하는 장면은 아름답긴했지만. 그래도 애덤이 바람둥이에 무신경한 건 사실이기에 그닥 그를 옹호하고 싶지는 않다. 이 책은 단순히 한 여자와 한 남자의 사랑과 이별의 로맨스 소설이 아니라 삶과 죽음, 회환과 용기 그리고 가족애 등을 다룬 로맨스가족물이다.




이 책의 주인공 제스와 그녀의 엄마가 걸린 병이자 현재까지 확실한 완치법이 없는 희귀병인 헌팅턴병은 ‘전세계적으로 10만명당 5-10명이 겪는 퇴행성뇌질환(Neurodegenerative disease)으로, 대표적 증상으로 행동학적 움직임에 이상과 함께 인지장애(Cognitive impairment)를 동반‘한다. (‘ ‘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이 병은 보통 50대 50으로 헌팅턴 병에 걸린 부모를 둔 자식이 결함이 있는 유전자를 물려받으며 보통 마흔살 전후에 주로 루게릭병과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이 동시에 나타나며 보통 10년에서 20년동안 서서히 병이 진행되면서 이성적 판단, 의사소통, 보행 등을 퇴화시키고 결국 죽음에 이르는 병이다.




이 책의 주인공 제스는 이 병이 언젠가 자신의 엄마처럼 자신을 삼켜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그리고 사랑하는 아들, 윌리엄의 엄마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그저 주저앉지않는다.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사랑하는 가족이 있기 때문이고 이는 마지막에 나온 장면에서 알 수 있다. 그녀는 애덤, 윌리엄과 사랑하는 가족이라는 든든한 울타리를 통해 마침내 헌팅턴 병을 알게 된 그 순간부터 자신을 좀먹던 두려움에서 벗어난다.




울고 웃기는 로맨스소설이라고 생각했다면 이 책이 다소 무겁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허나 이 책은 삶과 죽음 희귀병 그 이상으로 사랑이란 어떤 두려움도 이겨낼 수 있는 값진 무언가라는 걸 새삼 알려준다. 이 책과 함께 거론되는 <미 비포 유>를 좋아했던 독자로서 솔직히 이 책도 낭만 그 이상의 가치를 전해준다. 사랑으로 성장하고 성숙하는 이들을 통해 그저 뻔하게 생각하는 사랑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미 비포 유가 사랑과 죽음에 대한 가치를 생각해보게했다면 이 책은 가족애을 더한 작품으로 불완전한 관계에서 완전한 가족으로 마침내 끝나 제스의 병은 비록 한치 앞도 볼 수 없을만큼 절망적이라도 가족의 사랑으로 두려움을 이겨내는 모습은 희망적이고 행복해 보이게 만든다. 사랑이란 무엇이고 사랑하는 사람 곁에서 함께한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다시 깨닫고 싶은 분들께 잔잔한 울림을 전해주는 이 책을 추천하고싶다.





-p.392


난 헌팅턴병으로 죽어가는 게 아니야. 난 그 병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거야. 둘은 엄연히 달라. 난 날마다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아. 병세가 아주 악화되기 전까지는 그렇게 살 작정이다. 내 주위의 좋은 것들만 생각하고 내게 닥칠 미래는 생각하지 않을 거야. 내가 좋아하는 일만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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