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하 臣下
류기성 지음 / 바른북스 / 2019년 11월
평점 :
품절


신하 



입을 가진 신하로서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없다면 올바른 신하가 아니다 (p.136)



선친의 말씀에 따르면, 조정의 윗자리에 있으면 백성을 근심하고, 강호에 물러나 있으면 임금을 걱정한다고 했습니다. 임금과 백성을 걱정하는 까닭은 나라에 충성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p.204) 



무령군은 자신의 출신을 문제 삼는 그들과 무언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바로 조선의 신분제도와 전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p.216)




류자광이라는 인물은 역사책에서 스치듯 보았던 유교중심의 서자차별주의 속에서 서얼임에도 보기드물게 정1품의 관직까지 올랐다. 조선시대는 신분차별이 심한 유교적 사관을 국가사상으로 삼고 있어서 아비가 양반이라고해도 어미의 신분이 천하다면 양반으로서 제대로 인정 받지 못하고 배척받는다. 류자과 역시 아비는 양반이었지만 어미의 신분 때문에 얼자로 배척받으며 조정의 들어갈 때부터 쭈욱 많은 대신들의 배척과 차별을 받았다. 



류자광은 세조때 과거에서 세조의 눈에들어 서자임에도 불구하고 장원이 되어 조정대신들의 눈치를 받으며 정치계에 입문하여 예종, 성종, 연산군, 중종의 이르기까지 왕들을 섬겼던 인물이다. 류자광은 재주가 뛰어났지만 어미가 종이기에 서자의 신분으로 많은 제약과 양반들의 배척을 받았다. 하지만 왕들에게 이례없는 총애를 받으며 당시 서얼의 신분으로선 오를 수 없는 정1품관직에 올랐지만 그도 삼정승이나 삼사 대간 등 주요관직엔 오르지 못했다. 그럼에도 류자광은 남이의 반역계획을 밝혀 공신으로서 인정받았지만 끊임없이 대신들의 배척을 받으며 유배와 시련을 반복적으로 겪었다.  



류자광은 역사 속에서 부정적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아서 솔직히 이번 소설을 읽기전에는 류자광은 충신보다는 간신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 소설을 읽으며 생각해보니 서얼출신임에도 이례적으로 등용된 그를 시기질투하는 인물들도 많았을 거라고 생각하니 그를 부정적으로 해석하는 역사들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이 소설은 류자광의 생애에서 주요사건들을 각색한 소설로 류자광을 둘러싼 사건들을 되도록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역사책에서 부정적으로 그려졌던 류자광이라는 인물을 재조명한다. 



이 소설은 그리 길지않아서 읽는데 얼마 걸리지않았는데 이 소설을 읽으면서 느꼈던 생각은 적어도 그는 간신은 아니었지 않았을까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신분차별때문에 보이지않는 벽에 부딪혀 배척을 받아 유배와 시련을 당한 것을 보면 정말 그 당시 뛰어난 인재들마저도 차별적인 인식에 사로잡혀 그 사람의 충심과 진가를 보지 못하는 모습이 안타깝고 애석하게 느껴졌다. 특히나 대표적으로 사림의 현인이라고 불리는 김종직조차도 류자광의 인물됨보다 신분차별적 관점에서 그가 썼던 현판조차도 떼어버렸다는 사연은 그 당시 조선시대에서 신분차별의 만연함을 보여준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당시 조선의 모습과 부정적으로 그려졌던 류자광을 다시 이해할 수 있었다. 조선시대는 특히나 왕권과 신권의 조화를 추구했던 나라였기에 신하로서의 자리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소설을 통해 참된 신하는 신하로서의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인물이며 류자광 역시도 신하로서 신하의 역할을 수행했으며 왕을 섬기며 백성을 위하는 인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년왕 단종을 죽인 잔인한 세조의 측근이어서 그리 긍정적으로 바라보진 않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류자광에 대해 새롭게 재고 해볼 수 있었다. 그래서 류자광이라는 인물을 간신의 이미지로만 보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 균형있는 비판적인 시선으로 역사를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란다. 이 책을 통해 조선의 신분차별과 류자광이라는 인물을 다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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