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들에 밀려있고
 일들에 밀려있고
 모임생각들에 밀려있다. 밟혀 터질 것같은 일들, 밀려나온 뱃살같은 책들, 추스리지 못해 거꾸로 입은 옷같은 생각들이 봄에 너저분하다. 봄햇살에 물기라도 빼야할 것 같다. 봄바람에 널자. 책들도- 일들도- 생각들도  주렁주렁 봄바람에 말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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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을 이야기하지만, 얘기하는 이들의 속마음은 세월의 켜로 인해 별반 마음이 없음을 확인한다. 살아내기 위한 타협인 줄 오해했는데 어쩌면 본디 그러한 것이다. 짝사랑의 마음만 있었을뿐이다. 입으로만 인문을 이야기하는 이들이 태반이다. 그것이 현실이다. 그저 유행을 핑계삼아 겉만 나타낼 뿐이다. 십중팔구.  변할 마음도, 더구나 아파하지도 않으며, 살아낼 궁리에 침잠해서 초심의 행방조차 찾을 수 없을 것 같다. 알만한 사람이 어느 곳 집권당 **로 출마한다하고, 삶을 공유했다고 서로 믿고 지난한 기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예상치 못한 결정을 내리는 것도 낭만을 비껴선 현실이다. 서너번의 모임으로 겹쳐 확인한 것이 충격이다. 현실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들리는 이야기는 낭만의 귀만 있는 나에겐 더 더욱 버겁다.

 
생각을 돌려 그저 좋은 사람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는 것이 오히려 혼자 만족적인  것 같다. 누구가 나이에도 불구하고 진보적일 것이란 선판단을 쉽게 내리는 것이 외려 마이너스라는 각성이 든다. 낭만은 현실을 조금도 넘어설 수 없다. 현실에 닿는 순간 스르르 녹는 눈처럼 말이다. 낭만 과잉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실에 잘못 담보잡히면 불과 삼사개월만에 몸의 전향을 선언하기 마련이다. 대학생도 그러한데 하물며 진보적 성향의 인물이라고 다를지 모른다고 착각하고 있거나 세뇌를 주입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더구나 인문이라는 발린 외피와 활동의 경험이 있다는 전력때문에 의아심을 접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가진 것이 없으면 그만큼 쉽고 원칙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겠지?  가진 것이 많으면 하나하나 걸려 무엇을 내려놓을지 결정하기가 쉽지 않겠지? 혼자 생각살이는 너무 외롭다. 함께 생각살이할 입문이 인문이라는 빌미였던 것 같은데 다 착각이다. 그 좋았던 사람들은 이미 현실로 밀려나 잡아챌 수 없다. 저기 늪에 빠져 어쩔 수 없음을 미리 예단하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낭만이 아니라 현실을 이야기한다면 말이다. 인문이 유행임을 명심하고, 인문의 패션을 걸치려는 이들을 경계해야 한다. 낭만이 아니라 현실로 말이다.

 
이렇게 나이듦을 빌어 생각에 편승하면 세대론이나 새로운 친구들의 손을 부여잡는 일이 더 탄탄할 지도 모른다. 아니 그렇게 안개처럼 모호한 구름 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낭만주창자들에게 현실을 꾸겨넣어야 될지도 모른다. 현실을 벌거벗고 있는 스스로 현실의 냉엄함과 통증을 주입해야할지 모른다. 함께 하는 이들에게 생각살이를 강요해야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낭만과 현실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담보잡힌 그들의 삶을 더 아프게 해야하는 것이 현실을 더 사랑하는 일이다. 애꿎은 짝사랑. 현실 속에 과거를 향유하는 이들에게 기대하는 것이 과잉이다. 이런 생각들이 불쑥불쑥 든다. 며칠의 모임으로 스스로 다짐한다. 홀로 낭만 사이사이를 져며, 쓰리디쓰린 소금을 뿌리지 않으면 되지 않는다고. 붓고 곪아터져야 아마 낭만은 현실의 곰팡내를 조금 알 수 있을지 모른다.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인문의 유행이라는 낭만에 현실을 심어 더 탄탄해질 수는 없는 것일까? 가진 것이 점점 많아진다. 결정과 손에 가진 것은 버리거나 내리는 것으로 안절부절한다. 몸으로 섞여 뒹군 생각들만이 현실의 연결망을 조금이나마 수선할 수 있으며, 그래도 다가올 보수의 시간을 희미하게나마 지탱할 수 있을지 모른다. 모둠, 모임의 자생성은 섞임의 잔뿌리..그리고 그 깊이만이 현실이다. 그들에게 유행이 장기간이고 스스로 바꾸는 것이 진짜 유행이라는 현실적인 힘이 되어야 그제서야 새로운 유행을 쫒을 것이다. 인문이 낭만의 향을 내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향을 내는 변곡의 지점이 없으면 또 다시 무덤이다. 



자본주의를 싫어하는 이도, 반자본주의를 선언하는 이들도, 사회주의를 주장하는 이들도 믿지 않으려 한다. 오직 민주주의를 만드는 이의 행동과 그로 나아진 현실만큼만을 믿기로한다. 낭만과잉이다. 인문이란 누드 외피를 쓴 선정성만이 지금을 배회하고 있다.  돈과 명예와 이름에 날치기 당하는 순간, 네몸은 내몸은 네몸이 아니다. 어쩌면 그 순간 뺏긴 영혼은 중독이 안방차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름중독-명예중독-돈중독-때문에중독... ... 나도 예외일 수 없지만 간절함을 너에게로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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쟈니 2010-03-04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현실' 아닐까 합니다. 낭만 과잉..
세상에 현실을 안겪은 사람은 없고. 가진 게 없는 사람도 없겠지만,

어떤 현실을 겪었는가 뿐만 아니라, 무엇을 가졌다고 스스로를 정의내리는가에 따라, 사람의 태도는 달라지나 봅니다.
글이 아프게 와닿습니다.

여울 2010-03-07 08:07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무엇을 가졌다고 여기는지? 무엇을 갖고 싶은지에 대해 물어봐야 하는군요. 은밀하든, 은밀하지 않든, 하려고 하거나 하고싶은 것에 대해 물어보지 못한 것은 아닌가 싶어요. 어쩌면 '사람들의 태도는 스스로 가진 것과 부족한 것에 정의내리는 것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일리를 마음에 붙여봅니다. 바쁜 듯 지나쳐버린 흔적이 놓치고 있는 부분을 챙겨줘서 고마워요.

님의 지적을 담지 않고서는 또다른 낭만과잉을 조장하겠다 싶네요. 그렇게 담게되면 다가올 수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도 열어둔 것이 되니 덜 조급해도 되구요.
 



토吐한 흔적만 남는 것 같아 낯설다. 비문만 잔뜩 퍼부어놓아 이게 글인지 난수표인지하는 의아심이 째려본다. 그 황망함 사이로 쓰레기더미같다는 자성이 들어선다. 흔적들을 되돌아보기에 앞서 일상의 바쁨을 놓치지 않으려 도망가듯 걸어놓은 흔적들이 미안하다. 그만큼 삶과 이곳 공간의 격을 두지 않으려 한 것이 오히려 후회로 가끔 밀려오기도 한다. 흔적을 저축하는 것과  자성의 소리를 들어 비문을 정리하는 것이 외려 깔끔한 일이다. 유독 바쁘다는 핑계만 두어, 여유를 살펴 먹지 못하는 모습이 불편하게 하고 불안하게 한다.

이제서야 그 화살이 면전을 향한다. 정해진 시간도 없이 언젠가 손을 보면 되겠지 하는 미룸증이 노려보고 있다. 그 녀석을 패대기쳐 코피라도 흘리게 하지 못하면 또 다시 슬그머니 어깨를 감싸면서 비웃음을 날릴 것 같다. 작심한 것이 얼마나 잔잔하게 멀리 퍼져나갈지 모르겠지만 [먼 나]의 머리를 붙들어 헤드락을 건다.  바쁨을 핑계로 두어 두장의 종이처럼 널려있는 양면 사이에  깐깐함을 붙인다. 흔적들이 내 속마음만 표현하고 스스로 위무만 하는 것이 아니라, 외려 나도 피해자가 되고 있다는 사실이 무섭기도 해, 어눌함을 줄여보기로 한다.   

 

바람에 날아가지 않게 돌멩이를 올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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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쟈니님의 "답은 없을지도.."

쟈니님 이제야 새해인사 드리네요. 복 예쁘게 만드셔서 쓰시길.ㅎㅎ. 저도 비슷한 생각을 품어보았습니다. 지금도 여전하지만...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1900년에서 1910년생..그리고 그들이 맞은 1930년과 1940년..그들이 서른 마흔이 되었을때죠. 평범한 그들의 삶과 생각..어떠했을까요. 기차도, 영화관도...찻집도...서울의 거리는 어떠했을까요......그리고 자본주의....우리는 스물이고 서른이고 마흔입니다.....그러다가 또 생각을 해봅니다. 1년짜리, 3년짜리 10년짜리, 30년짜리...그리고 우리의 삶도 말입니다. 늘 포트폴리오는 있어야되는 것인데..세상은 당장 바뀔 듯 이야기합니다.....자본주의에 비해 삶은 짧고..어림도 없음을 알지만.....과연.....가끔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일제시대라고 하지만 뒤에 거슬러 쓴 역사입니다. 만약 지금 이대로의 삶이 거꾸로 자본의 시대로 기술된다면...지금 우리는 어떠할까요. 1930, 40년의 흥청망청한 서울의 풍경과 일상, 지금과 너무 닮아있는 것은 아닐까요....그러면서 어쩌지도 못하는 스스로를 되새김질하면......그렇다고 답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이렇게 막막함을 나누고 싶어하는지도 모르겠습니 다. 

 

 

 

 

뱀발. 오늘도 출근길 눈이 내립니다. 남도에서 지난 달도 매일 눈이었지만, 이곳 금강을 따라 내리는 눈, 그리고 눈빛 사이로 뜨는 햇살이 포근합니다. 그리고 어김없이 포크레인은 강을 뒤짚고 있습니다. 눈물을 삼키고 다독거려주던 갈대숲도 이젠....울어줄 사람도 찾지 못한 채 사라지고 있습니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은 알고 있을까요. 강물로 제몸을 사르는 눈꽃들은 알고 있을까요. 출근길 퇴근길 품는 마음을 씁쓸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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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08 유식학 입문, 상식의 힘, 권세/복종 평등/  , 인과의 끝은 없다. 상식의 대조되는말은 무엇일까? 끝이없음 endless 비판은 무수한 차이를 깍아 균등하게 만든다. 학문에 있어서 권세는 드러나려고만 하며, 위에 서고자 하는 마음뿐이게 되는 것이다. 권세만 있는 학자들만 있는 것은 아닌가? 

100109 아카데미-참터 과학교육, 신화학과 별자리, 수학의 역사,...아바타, 마음의 우물, 머리의 힘, 시각의 힘과 왜곡, 몸의 언어,  

100110 아이들과  양이 아니라 질적인 농도...에 대한 생각 / 창조적 진화 강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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