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 외딴 성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서혜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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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서점대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 이외의 여러수상이력이 이 책의 표지에 빼곡하다. 워낙 많은

서점 어워드들이 있으니 별 감흥을 일으키는 항목은 아니지만, 이 책의 마지막 책장을 넘기며 올해의

책 한권을 꼽는다면 주저없이 이 책을 꼽게 될 것같다.

등장 인물은 학교가 두려운 아이들이다.  거울속 세상을 통해 소통의 과정을 배워가는 모습에서, 2017년

크지슈토프 보디츠코 전시에서 해설했던 Dis-Armor라는 작품이 내내 생각났다.
이소설의 배경도 일본이고 Dis-Armor(2000년 作)도  크지슈토프 보디츠코 작가가 일본의 등교거부 학생을

비롯한  학생들이 스스로 말하고 표현하는데 어려움을 극복하게 하기위한 보조기구였다.
삶 속에서 충격적인 사건을 겪은 학생들이 사람들과  직접 눈을 마주치고 말하기 힘들어 하기때문에

간접적으로 매개를 통해 소통하도록 도와주는 장치이다.
실제로 이 기구를 이용했던 등교거부 학생은 후에 일본에서 정신과의사가 되었다.

 

책속 스토리는 일본의 1년 교과과정이 진행되는 1년을 3학기로 구분한 단순한 구조를 스토리의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어느날 우연히 방안에 있던 거울을 들여다 보던 주인공은 마치 마술처럼 거울속의 세상으

로 빨려들어간다. 이 부분에서 옷장속으로 들어가며 새로운 세상을 접하게 되는 나니아 연대기를 떠올리

게 했다. 완벽한 구원과 위로의 소설이라는 표제어가 처음 도입부에서는 별 기대를 주지 않았던 대목이다.

일단 이 책의 페이지수는 과히 600페이지를 넘어가는 만만치 않은 길이의 소설이다.

판타지라는 장르가 생각보다 신선하지 않았기도 했고, 등교거부 학생들의 어떤 탈출기쯤으로 예상하고

시작했지만 책을 읽으며 몰입도가 높아져서 읽는내내 책을 놓을수가 없었다. 

흥미진진해지는  판타지의 설정은 과학이론 중 평행이론 Parallel Life 에 빚대어 더 넓은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서로가 서로를 알아가는 이들은 표면적으로는 경쟁의 구도에 놓이게 되지만 의외로 이들은

그간 등교거부를 불사할 만큼 어려웠던 관계에 비해 오히려 수월하게 인물들에게 접근해나가며 관계에

대한 습득을 배워나가기 시작한다.

이들을 거울속 외딴성으로 불러들인 늑대가면을 쓴 등장인물은 이들의 관계속에서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하나하나 풀려가는 실타래같은 스토리속에서 이들은 거울속 외딴성에서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며

그 미션의 핵심을 풀어나가려고 노력을 한다. 또래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이들의 모습은

때로는 대견하고, 때로는 마음한켠이 더 찡하다.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일본이나. 우리나라의 청소년기 아이들은 과연 옆을 볼 여유나 있는 생활을 하고

있는것인지 늘 안스럽고, 심지어 성숙한 어른이 되기도 전에 너무 큰 짐을 지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계의 방법을 배워가는 아이들.

그리 특별하지 않게 이야기가 마무리 되나보다 생각하며 몇장 남지않은 책장을 넘기다,,,,,,대 반전. ㅠ

그야말로 눈물샘 자극하는 극적인 결말에 너무 당황스러웠다. 이 부분에서 이야기의 흐름속 설정은 책속

동화책 한권도 결론의 복선을 깔고 있음을 알고 과연 서점대상다운 치밀함을 느낀다.

근간에 읽었던 책, 혹은 영화를 통틀어 이렇게 감정폭발을 일으킨 작품은 없었던 것 같다.

"힘내서 어른이 되어줘" 

글을쓰는 작가와 한 예술가 그리고 어른인 우리모두가
세상의 모든 청소년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이보다 더 진심어린 표현이 있을까? 세상의 중심으로 나서는 너희들을 응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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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다언니의 기초 자수 수업 - 친절한 제주 언니의 귀여운 프랑스 자수와 소품
박준영(판다언니) 지음 / 나무수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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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창시절에 수업시간에 배웠던 기억이 있던 자수, 성인이 되고나서 퀼트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한지

거의 10년만에 도전했다. 가방을 만들고 싶어서 배우기 시작했는데 막상 퀼트를 시작하고 보니 자수가

생각보다 많이 활용이 되어야 만들어지는 퀼팅작품도 완성도가 높아진다.

기억을 더듬어보고, 영상을 찾아봐도 생각보다 잘 되지 않아서 마음만큼 활용되지 못했는데 실용적인

활용가이드북을 만났다.

 

막상 자수를 시작하고 보니 재료가 생각보다 너무나도 다양해졌다, 학창시절 문구점에서 일괄적으로 구매

하여 사용하던 생각을 하고 시장에 갔다가 깜짝놀랐다. 퀼트나 자수는 모두 수공예로 손이 많이 가는 작품

이다보니 재료의 질에 따라 작품의 완성도가 달라진다. 그래서 더 깐깐하게 고를수 밖에 없다.

그저 모양을 만들고 작품이 되는것이 아니라 조금 더 예쁘고 실용적인 작품이 되려면 재료와 바느질방법

을 조금 더 욕심내게 된다. 학창시절에 자수라고 알고있던 바느질법이 요즘은 프랑스자수라고 불리운다.

기억을 더듬어 하나하나 바느질의 기초부터 활용을 해본다.

간단한 기초바느질 만으로 토끼가랜드를 만들었다. 기본적인 스티치가 벌써부터 필요한데

판다언니의 기초자수수업 책에는 27가지의 기본 스티치의 방법을 자세하게 수록해 두었다.

책속에 수록된 자수명칭이나 완성된 모습을 보니 새록새록 기억이 난다. ^^

몇가지 기본적인 스티치만으로도 실용적인 브로치며 다양한 소품들을 만들수 있다는게 신기하다.

하나 만들어보고 생각보다 더 실용적인 활용이 가능해서 몇개 더 만들어 선물하고싶어 재료도 사왔다.

요즘은 완성된 자수브로치나 소품도 시중에서 쉽게 살수 있지만 완성품은 가격도 만만치 않고, 조금만

품을들이면 꽤 유용하게 활용할 것들이 많다.


이 브로치에 사용되는 스티치도 서너가지만 활용하면 이렇게 예쁜 작품이 된다.

기본적인 스티치를 몇가지 연습하고 좀더 난이도를 높여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무엇보다 이 책은 자수

도안도 50가지가 넘게 수록이 되어있다. 일일이 다운로드하지 않아도 간단히 복사를 하거나 그려서

다양한 곳에 활용하기 참 좋다.  퀼팅작품들은 한작품당 재료비도 꽤 많이 들어가고 하나의 완성품을 만드

는 시간이 꽤 오래걸린다는 단점이 있는반면 자수작품은 몇시간만 잠깐 시간을 내면 훌륭한 작품이

만들어지는 재미도 있다.

몇가지 스티치 만으로도 가을맞이 집안 꾸미기나 일상의 소품에 멋을 내기 참 좋겠다.

아이디어도 가득한 판다언니의 자수수업!! 아~~ 풍성하다.

책속의 다양한 작품들 중에서 속옥파우치!! 간단하게 만들어서 친구 생일선물로 준비해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전에 나도 여행준비를 하느라 속옷파우치를 구매했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비싸서 깜짝놀랐다.

파는 기성품이 아닌 나만의 정성가득한 소품들에 대한 아이디어와 만드는 제작방법에 대한 가이드가

참 실용적이다. 

생활의 필수품들에도 정성가득 자수작품으로 멋을 내보자! 차량 주차번호판에 정성가득 담긴 자수번호판

보는사람도, 만든 사람도 어딘지 모르게 더 안전운전 하게 만들것 같은 한땀한땀 정성을 담아보자.

산들산들 가을바람 부는 요즘은 창가에 작은 액자소품만으로도 분위기 전환이 충분하다.

이왕이면 따뜻한 느낌의 자수액자로 계절감을 느껴보는 공간도 마련해보고싶다. 따라하고 싶은 작품이

가득 수록된 판다언니의 기초자수 수업,.그야말로 실용백과.

한때 프랑수자수를 본격적으로 조금 더 배워보고 싶어서 알아보니 기본적인 수업을 배우는데도 꽤 수강료

가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가는 시간도 절약하고, 필요에 따라 선택해서 활용할 수 있는 이 책이

그래서 더 반가웠다.

추석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생각해보니 그간에 받았던 선물중에서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행주를

자수로 리폼한 선물을 받은적이있다. 지금까지 아까워서 장식장에 고이 모셔두었는데 이번추석 선물로

나도 정성가득한 선물을 이참에 몇개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있다. 한땀한땀 정성가득한 마음

주는기쁨만큼 받는 그 기쁨을 나도 알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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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스타브 도레의 판화성서
귀스타브 도레 그림, 신상철 해설 / 한길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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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신상철 교수님 강의듣고보니 이책 갖고 싶어요.
교수님 강의도 너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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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죽재전보 클래식그림씨리즈 4
호정언 지음, 김상환 옮김, 윤철규 해설 / 그림씨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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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그림씨리즈로 접하는 두번째 책이다. 클래식그림씨리즈의 특징이기도 한 누드양장제본은 이

책에서도 계속된다. 클래식그림씨리즈는 한권한권이 마치 자체로 작품같다.

마치 한편의 고서화같은 인상으로 다가왔던 책. 제목도 생소하고 호기심을 일으킨다.

 

십죽재전보는 문인이자 출판업자여던 호정언(1584-1674)이 기획, 제작하여 당시 문인사회의 품격과

격조를 높이고, 또 이들의 생활방식을 동경하며 추종했던 시민사회이 분위기를 소개한다.

명말 문인취향이 만들어낸 시전지를 소개하는 책으로 시전지"라고 하는건 편지나 시를 적는데 쓰이는

시전지의 미학이 담긴 화보인 셈이다. 그러고보니 수록된 그림들이 아기자기하고, 낭만적인 인상마저

느끼게 한다.

십죽재전보의 저자인 호정언은 명말과 청나라 초기 예술가로 호가 십죽재이다. 묵암노인으로 불리기도

하며 인물그림과 꽃그림에 능했던 인물로 알려져있다. 수록된 초반부의 글을 보면 글씨에도 재주가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호정언의 집주변에 대나무를 심어놓았던데서 비롯된 그의 호와 천년이 넘은 시전지의

기술에서 눈에 띄는 실력을 가졌던 그의 작품들을 통해 당시 중국의 문화를 또 하나 알아간다. 

 

책의 서두에 중국 문인사회의 출판에 관한 배경설명과 인쇄기법의 발달과정을 통해 시전지가 하나의

고유한 출판문화의 흐름속에서 활용되고 발전해 가는 과정을 이해할 수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조선시대

에 전해져 많은 문인들이 시전지에 글을 썼다고 전해진다고 하니 종이에 담긴 글뿐아니라 시전지 문화

의 또 한 장르가 어우러져 보이는 계기가 될 것같다. 사실 평소에 옛선조들의 시나 글을 볼때 어우러졌

던 그림들의 출처가 궁금한 적이 많았는데 지금보니 그런 그림들은 작가가 아닌 시전지에 글을 쓴

경우가 아닐까하고 유추해본다.

 

각페이지마다 아기자기한 그림들이 참 예쁘다. 각각의 그림에 대한 인쇄기법을 설명하거나 그림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기도 한다. 시전지의 역할들을 생각해 볼때 글에 걸맞는 그림과 기법들을 찾는 일또한

글을 더욱 빛나게 해줄 중요한 요소인것을 그 오래전 시대부터 인지하고 개발했다는것이 놀랍다.

페이지를 한장한장 넘길때마다 책이 아니라 마치 작은 갤러리에서 그림을 보는 느낌이다.

하나하나 작고 단아한 그림들에서 묘한 매력이 있다.

 

각 장면들에서 보여지는 그림들은 그림을 통해 시대를 반영하기도 한다.

당시의 소품이나 여러가지 그림들을 통해 삶의 미학이 전해온다.

 

십죽재전보는 클래식그림씨리즈에서도 꽤 신선한 장르였다. 제본방식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분야의

유행처럼 번지는 주제들이 아닌, 참신하고 새로운 기획과 시도가 점점 더 감동스럽게 느껴지는 이유이다.

한창 유행하는 장르의 주제물이 아닌 잘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시선들을 담아줄 이 시리즈의 다음주제가

더 궁금하고 기대된다.

 

http://yeonv6.blog.me/221215387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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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만나려고 물 너머로 연밥을 던졌다가 - 허난설헌 시선집
나태주 옮김, 혜강 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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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인의 편역으로 읽는 허난설헌(허초희, 1563-1589)의 詩

전통적인 일러스트레이터인 혜강의 그림과 어우러져 한폭의 그림같고 애잔하게 다가오는 시들.

 

허균의 누이로 더 잘알려진 조선시대 시대부집 여성으로, 이매창, 황진이와 더불어 조선시대의 주목할

만한 시인으로 꼽힌다. 성리학과 남성중심의 시대였던 그 시대에 짧은생을 살았던 그녀의 시들은

그래서 더 주옥같고 애잔하다.

문장가를 많이 배출한 집안이었던 그녀의 아버지는 개방적인 성격으로 선진문화와 글을 사랑하는 사람

으로 사신으로 중국을 다녀오는 길에도 자녀들을 위해 서책을 사왔다고 하니 집안의 분위기가 미치는

영향들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하게 된다.

조선시대의 유교사상에 따라 여성들은 교육의 기회가 전혀 없었다고 할 수있는데 그녀의 아버지는 아들

들과 마찬가지로 딸에게도 교육의 기회를 똑같이 주었다고 하니 그녀가 시를 짓곤하던 일들은 일상에서

그녀의 생활태도로 자연스럽게 키워졌던 부분이었으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 그녀의 결혼생활이후의 생활은 모든일들이 순탄치않게 흘러간다.

연이어 아들과 딸을 여의고 결국 생을 마감하는 그녀는 유언으로 자신의 습작 시들을 모두 불태워 줄것

을 부탁하지만 그의 동생인 허균에 의해 지금까지 전해지게 되었다.

늘 동생에게 시를 지어 읊어주곤 했던 누이와, 그 시를 모두 기억했다가 기록으로 남긴 그의 동생 허균.

두 남매의 의리도 감동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었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 삽입되어 유명해진 시.

드라마를 보지는 않았지만 남겨진 시 구절만으로도 장면들이 연상이 된다.

혜강의 일러스트들과 담백한 시들이 한편의 수채화 같은 느낌으로 잔잔하게 다가온다.

단소리도, 쓴소리도 시를 통해 전달되면 심호흡을 하는것 같다. 삶의 과정에서 마음대로 되지 못하는

것들에 대해 시대를 달리해도 누구나 겪게 되는 시간들.

 

통신수단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의 편지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역할을 했을듯.

애틋한 편지구절은 길지 않아도 충분히 보내는 이와 받는이의 마음이 전달된다.

 

연이어 자식을 떠나보낸 어미의 마음이 글로 어찌 표현되랴만 구절마다 애절함이 쌓이고 쌓였다.

 

사랑하는 이에게 아낌없이 모든걸 나눠줄 수 있지만 다른이에게 전해질까 마음졸이는 마음이 담겼다.

책의 말미에는 한시의 원문이 수록되어있다. 고어로 읽는 한시와 쉬운 입말로 편역된 두가지 글의

묘미를 맛볼 수 있는 구성이다.

함축된 언어로 표현하는 시는 그만큼 강하고, 그만큼 여운을 남긴다.

9월이 문득문득 실감나지 않는 가을의 초입에 참 잘 어울리는 한권의 시집, 허난설헌 그녀의 감성에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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