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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20.2 - 지령 600호 기념호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0년 1월
평점 :
품절

2020년 1월 샘터 창간 50주년 기념호에 이어 2월은 무려 600호 기념호로 출간이 되었다.
한차례의 위기를 맞으며 오랜내공 이어온 샘터는 2020년을 맞아 활기찬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다양하고 새로운 기획기사들로 분위기를 바꾸고, 분량의 변화를 가져온 코너도 있고, 오랜세월 이어온
역사적인 내공을 살려 지난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코너도 레트로감성 충만하게 새로움을 준다.
샘터는 내가 친정아빠와함꼐 보는 잡지이기도 해서 얼른보고 전해드리면 아빠도 가방에 이 잡지를 넣어
외출하시기도 하고 여행길에도 샘터를 챙겨가신다. 세대와 세대를 아우르는 샘터만의 힘.

샘터는 해마다 표지컨셉도 다양해서 매월호의 표지화가 또 샘터를 기다리는 맛을 주기도 한다.
창간호 표지는 너무나도 내 취향저격, 볼때마다 마음에 쏙드는 컨셉.
작년한해는 뷰티풀코리아 컨셉으로 한국정서 가득했다면 올해 2020년은 먹으로 그린 수묵화 감성이다.
올겨울은 유난히 날씨가 온화한 겨울이 이어진다. 아직 겨울이 한창이지만 벌써 2월호를 맞는 기분은
섣부르게 봄을 기다리게 한다. 매화향을 암향이라고 하고, 매화 감상법을 문향이라고 했다는데
매화의 은은한 향기는 귀로 들어야 한다는 뜻이란다. 눈속에서 가장 먼저피는 매화꽃,
벌써부터 봄이 멀지않았음을 알리는것 같아서 마음이 설렌다.
나도 학창시절에 서점과 레코드가게를 운영하는 삶을 꿈꾼시절이 있었다. 책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
나 한번쯤은 꾸어봤을 꿈. 요즘엔 오프라인 작은책방들과 온라인 대형서점간의 다양한 컨셉으로 출판
계를 움직이고 있지만 작은 책방들이 주는 각각의 특색있는 공간은 여전히 누구에게나 로망이기도하다.
커다란 대형서점과는 다른 작은 책방만의 특색과 배려가 어우러져서 안락한 공간들이 탄생하며 컨셉
공간으로 요즘 다시 활기를 띄는것 같아 개인적으로 참 반갑다.
이번호 역사타임캡슐에서는 우리나라 초기의 잡지들을 소개한다. 덕수궁미술관에서 전시해설을 하는
나로서는 이분야가 무척 익숙하고 친근한데, 지금과는 다른 격동의 시대에 미디어의 역할까지 했던
이런 시대상을 반영하는 기록들은 시간여행을 떠나는것 같다.
가난과 전쟁과 암울했던 시대속에서도 문학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그것을 통한 변화에 대한 기대를
엿볼 수있다.
샘터 반세기를 기념하여 당시의 코너글들이 매월호에 소개되고있다. 일단 물가의 현저한 차이가 가장
낯설고, 시대적인 정서를 또 반영하고 있어서 마치 먼나라이야기를 듣고있는것 같다.
소박한 서민들의 일상에서 미래의 조금 나아진 날들에 대한 희망을 읽다보면 지금의 우리의 삶과 또 크게
다른것이 없는것같다는 생각도 든다.
<연암의 눈으로 세상보기>코너는 매월 내가 기다리고 유익하게 보는 코너중 하나이다.
삶과 죽음은 누구나 한번은 겪게 마련임에도 불구하고 어딘지 낯설고, 막연한 일이기만하다.
사랑하는 이가 떠나면 남겨진이들에게 더 아픔과 고통이 남기 마련이지만, 아름다운 삶의 마무리에
대해 기피하기보다 자연스러운 과정을 받아들이는 준비를 해나가는것도 필요하다. 죽음또한 자연의
한 현상이라고 봐도 무관하지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샘터와의 오랜인연인 법정스님의 글이 다시 열반 10주기를 맞아 수면위로 올라왔다.
개인적으로 출간소식에 그간의 책들을 다시 볼수 없었음에 늘 아쉬워했던터라 무척 기대가 되었다.
책을 받고 밑줄그어가며 단숨에 읽고 아주오래전 스님이 남긴 말씀이 여전히 마음에 와닿음에 감동했다.
비롯 생생한 스님의 목소리는 아니라도, 종교와는 별개로 많은이들에게 새겨지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스님의 "텅빈 충만함"이란 단어를 떠올리게 하는 최정화작가의 선으로 만들어진 탑을 다시한번 찾아봤다.
색도, 모양도 특이할게 없는 선으로된 이 작품에 빛이 투여되어 그림자로 재현되면 특히 그 텅비어있던
공간들에 무언가 가득찬 감동을 느끼게하는 작품이다.
보이는것이 다가 아니다. 우리는 늘 눈에 띄는 화려하고 시선이 끄는것들에 현혹되어 본질을 놓치고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본다.
레트로 열풍중 하나로 과거추억의 아이콘들을 다시 소환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나도 여전히 어릴때봤던 명작동화나 감성들에 취해 아이와 공유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소장한 것들이
꽤 있는데 촌스럽다기보다 그시절 감성의 소환이라는 행복감은 느껴본 사람만이 아는 즐거움이다.
늘 앞으로만 나아가고 발전해나가는 피로감에 때로는 이런것들이 휴식이다.
새해들어 출간된 샘터의 다양한 책들이 모두 추천하고싶을만큼 마음에 와닿는다.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읽으면 좋은 <어린이 기자상담실>을 비롯해서 인지심리학을 다룬 <창의력이
없는게 아니라 꺼내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법정스님의 글을 접할 수 있는 책 <스스로 행복하라>
모두모두 새해 내 마음에 담은 책이다. 이 외에도 샘터에는 다양한 이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따뜻한 감성
으로 마음의 온도를 높여주는것 같다. 다음호는 벌써 3월호다. 겨울이 이제 정말 얼마안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