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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 수사학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ㅣ 현대지성 클래식 30
아리스토텔레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2월
평점 :

올해 계획中 하나가 고전 읽기를 꾸준히 실천하자 였는데 1월에 이어 2월에도 꾸준히 잘 진행이 되고있다.
1월의 첫도서는 무려 600여페이지에 달하는 올리버트위스트 완역본.
그간 내용도 익히 알고있던 책이었지만 완역본이 주는 탄탄함에 지루한줄 모르고 몰입해서 읽었다.
2월의 도서는 바로 '설득의 기술'로 잘 알려진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修辭學 이다.
'연설'에 관한 가장 체계적이고 분석적인 저서로 무려 2.400년 동안 읽히고 연구되어 온 책이다.
이 책도 그리스어 원전을 완역한 도서라는 장점이 있다. 특히 고전은 완역본이나 번역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기에 잘 선택해서 읽어야 하는 부분이다.
수사학이라는 용어 자체가 무척 낯설다. 수사학은 사상이나 감정 따위를 효과적이고 미적으로 표현 할
수 있도록 문장과 언어의 사용법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부분에서 수사학을 설득의 기술이라고 정의 내리기도 했다. 연설과 수사학은 청중
설득을 목적으로 하기때문에 사람을 설득하는데 어떤 수단이 필요한지 아는것이 중요하다.
'최고의 목적'이라는 뜻을 지닌 아리스토텔레스 (BC 384-322)
정의 正義를 현실세계에서 실현하고자 했던 그의관점에서 수사학은 그 정점에 있는 저술이다.
행복은 미덕을 실천하는 삶, 풍요로운 삶, 지극히 즐겁고 안전한 삶, 재물이 풍족하고 육신이 편안한
가운데 그런것을 지키고 사용할 힘이 있는 것이다. 내적으로 좋은것은 정신과 육체에도 좋다.
그 외에도 부의미덕, 명성, 명예에 대한 정의를 비롯해 좋은것과 이로운것, 삶의 다양한 명제들에 대한
탁월한 정의를 풀어놓았다. 그런 개념들이 우리가 일상에서 종종 마주하고 한번쯤은 생각해 봤을만한
명제들인데 어렵다기보다 정의내리기 힘든 추상적인 것들에 대한 탁월한 해석을 내려주어 공감가득하다.
철학서 같기도하고, 심리학 같기도 한 문장들이 구구절절이 와닿아 밑줄이 가득해진다.

많은 문장들 중 치구에 대한 정의
'친구가 많은것'과 '훌륭한 친구가 있는것.' 친구란 어떤 사람에게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그를
위해 하려고 애쓰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많으면 친구가 많은 것이고, 그들이 고결하다면 당신에게는
훌륭한 친구가 있다고 할 수 있다는 대목을 읽으며 새삼 내 주위의 좋은 사람들이 떠올라 감사했다.
책을 읽다가 마친 동기샘과 잠깐 이야기를 나누는 와중에 상대방의 슬픔은 오히려 공감하기 쉽지만
친구의 기쁨에 공감하기 어렵다는 말도 씁쓸하게 와 닿았다.
행복에 관한 정의에서도 좋은것이 많은 것이 행복이라고 일반적으로 생각하지만 나쁜게 없는 것도
행복이라는 문장을 비롯해 생각의 폭을 확장시키는 문장들이 가득하다.
밑줄에 밑줄을 그으며, 여러번 읽어보고 싶은 문장들이 참 많았다. 보통 필사하며 책을 읽곤하는데
이 책은 책한권이 구구절절 와닿아 정작 한줄도 쓰지 못했다.
책의 페이지에는 수사학 베케판본의 본문의 쪽과 단과 행이 표기되어있다. 좀더 깊이 공부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참고 자료가 될 것같다.

수사학의 고유한 방법론은 설득작업과 연관되어 일종의 증명작업이라고 소개한다. 자시과 정반대입장
에서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본성적으로 참되고 더 훌륭한 것을 더 쉽게 증명할 수 있고
솔직히 말해 더 설득력도 있다. 그런면에서 수사학은 각각의 사안과 관련해 거기 내재된 설득력이 있는
요소들을 찾아 내는 능력이기도 하다. 나쁜것을 버리면 동시적으로 좋아지는 결과가 따르고,
좋은것을 얻으면 후속적으로 좋아지는 결과가 따른다는 이론이 바로 그것이다.

이상과 같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은 총 3부로 나뉘어 구성되어있다. 당시 소피스트들이 정의와
윤리를 배제하고 사람들의 감정을 움직여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려고 한것과 달리 아리스토텔레스는
변증학적 기초위 개연성을 토대로 증명하는 수사학을 통해 설득의 기술로 발전시키고 소개했다.
놀랍게도 2,400년간 이런 소통의 화두는 현대사회에서 오히려 더 중요하고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다.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때 사회곳곳에서 파열음이 생길수 밖에 없는 부작용이 점차 커지는
요즘 이 책을 읽으며 오히려 마음이 편안하고 생각이 많아진다.
고전이 주는 힘! 제대로 느끼게 했던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 강력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