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관찰학 입문
아카세가와 겐페이.후지모리 데루노부.미나미 신보 지음, 서하나 옮김 / 안그라픽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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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호기심으로 길에 흔하게 널린 것들을 유심히 들여다보는 사람들이 있다. 『노상관찰학 입문』

거리에서 관찰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대상으로 하는 ‘노상관찰학’의 깃발 아래, 도시의 현장 활동가들이 거리의 숨은 표정을 발견하는 즐거움과 그것을 생생하게 포착하는 여정을 따라가 본다.
✍️이 세상에 실재하는 것은 정의(定義)가 아니라 실례(実例)다. [아라마타 히로시, 「박물학은 노상관찰의 아버지」中]



노상감각° 이란 주물로 만들어진 닳고 닳은 맨홀 뚜껑에서 도시의 애상을 절절하게 느끼고,담벼락 벽보에서 세상의 애달픔을 느끼고, 더 이상 쓸모가 없어 우두커니 서 있는 녹슨 철제 수동 펌프 안에서 피어난 별꽃풀에서 호중천지(별천지)를 떠올리는 감각이다.

예술을 넘어선 <초예술 토머슨> 이라는 전작이 궁금했는데 용어적 의미는 거리에 있는 각종 건축물에 속해 보존되는 무용의 장물적 물건을 말하며, 이에 대한 좀 더 능동적인 움직임은 이 책을 통해 좀더 구체화된다.

노상 관찰의 기초는 '아이의 눈'이라는 관점에서 시작된다. 점점 어른이 될수록 주변의 소소한 풍경을 느끼며 감상할 마음의 여유가 없어지는 건가. 그래서 종종 일상을 벗어나는 여행이 고파지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런 와중에 책 속에서 소개된 이들의 노상 관찰의 다양성은 예상을 뛰어넘는 재미있는 소재가 많았다. 읽으면서 나도 여행이나 낯선 도시에서 혹은 일상에서 발견하는 재미있는 장면들을 종종 카메라에 담곤 하는데 그래서 하나 찾아왔다. 서울대공원 맨홀은 이렇게 감성적이었다는 사실!을 나는 또 알게모르게 노상감각을 발휘하고 있었네.


일찌감치 압도적으로 넘쳐나는 노상의 사물들 속에서 황홀하게 감각 기관을 열어놓고 살던 사람들의 시선을 따라가보는 여정들 속에서 나도 노상 관찰자적 관점을 감각한 편에 담고 살고 있음을 일깨웠던 시간이었다. 각박한 세상을 좀 더 느긋하게 바라보고 살아보자.
세상에 널린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관점. 노상관찰학!!

그러고 보니 나는 일상에서 종종 신문의 파편을 모으고 도심 걷기에서 소소한 노상 관찰의

행보를 걷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한 책이었다. 역시 세상에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없음을

기상천외한 노상 관찰의 세계가 궁금한 이들은 책 속에서 확인해 보시길! 노상 관찰은 결론이

나지 않는 추적놀이 같은 시선이라는 점도 무궁무진한 관점을 담아내는 『노상관찰학 입문』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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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컬렉터 - 집과 예술, 소통하는 아트 컬렉션
김지은 지음 / 아트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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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전 우연히 한국 현대미술작가들의 작업실을 소개했던 저자의 책을 읽었는데, 팬데믹의

긴긴 터널을 지나며 이번에는 세계각지의 현대미술 컬렉터들인 지인들과 안부를 나누며

다이얼로그로 스펙트럼을 넓혀갔음에 그 과정과 내용이 더 궁금해지는 책이었다.

21명의 컬렉터들은 사는곳도, 직업도, 취향도 모두 다른 이들로 마치 21개의 갤러리 전시를

보는 느낌으로 책을 읽는 나날들이 풍성해져갔다.




미술감상이 이제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가능한 시대가 되었고, 미술작품을 소장한다는 

것에 대해 그저 막연한 이들에게 이책은 그런점에서 특별한 길라잡이가 되어줄 만한 책이다.

다양한 방식과 기준으로 자신들의 컬렉팅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좀더 특별

하게 느껴졌던 이유는 그들의 컬렉팅에는 하나같이 스토리가 담겼다는 점이었다. 미술작품

을 감상하는 과정은 관람자를 다른세상으로 인도하는 창이되고 마음을 움직이고, 감동이 더

해 지는 과정은 작가와 관람객의 유대감을 높여주는 과정이라는것을 실현하고 있는 이들.


이상적인 컬렉팅은 세상의 유행에 따르지도, 미술시장의 논리가 아닌 자신들의 미감과 작품

속에 숨겨진 스토리를 따라 그위에 자신들의 이야기를 더해나가는 것이다. 책에서 마주한

컬렉터들의 큰 공통점이 바로 그런점이었다는 데서 각각의 소장품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그 과정에서 작가의 인지도가 아니라  각각의 작품에 더해진 의미들이

그 작품의 가치를 특별하게 높여주고 있다.

거기에 더해진 저자의 작품관련 미술이론이나, 작가의 작업방식과 배경등은 작품들을 이해

하고 감상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컬렉터들의 작품들을 구경하는 재미중의 하나는 새롭고 낯선 작품들 이외에도 이제는 유명

한 작가들의 잘 알려지지 않은 초기작들을 만나는 순간이나 다양한 작품들이 설치된 공간들

도 다양한 컬렉터들 만큼이나 각양각색의 방식이었다는 점이다. 작품은 공간을 살리기도

돋보이게도 하는 능력이 있다.

다양한 컬렉터들의 작품들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참고할 만한 전시나 작품을 QR로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록된 400여점의 사진과 더불어 더욱 풍성한 작품세계가 펼쳐진다.




일상뮤지엄을 실현해나가는 이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따라 나선 여정은 기대보다 더 설레고

감동스러웠다. 작품하나하나에 스토리가 더해지는 과정자체의 감동과 더불어 그 과정에서

작품들은 인생의 급류에 휩쓸리는 것같은 위기의 순간에 집안 곳곳에서 구명조끼로 작용을

한다는 말만큼 와닿는 말이 있을까? 삶의 현실이 지나치게 적나라해서 오히려 초현실적으로

보이는 순간에도 예술은 현실을 제대로 바라볼 적당한 거리를 확보하게 하는 완충역활을

하는것을 다양한 컬렉터들의 이야기에서 공통적으로 느끼게 했던 시간이다.

작품들은 그렇게 시대와 세대를 이어가며 더 많은 이야기들을 만들어낼 것이다.

막연하기만한 컬렉팅의 세계가 궁금한 이들에게 길라잡이가 되어줄 책으로 추천한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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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이하의 것들
조르주 페렉 지음, 김호영 옮김 / 녹색광선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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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이라고 하는 단어가 주는 끌림이 있다. 더군다나 조루주페렉이라면 더더욱.
홀린듯 북펀딩에 참여했고, 이제 온전히 누리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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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오버 - 국가, 기업에 이어 AI는 우리를 어떻게 지배하는가
데이비드 런시먼 지음, 조용빈 옮김 / 와이즈베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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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년 전 미래를 예측한 그림들이 현실에서 더 빠르게 실용화가 되는 과정에서 문득 드는 불안감은 삶의 편리함과 별개로 많은 생각거리를 던지고 있다. 인공지능이 일상에서 실용화 된 범위가 생각보다 광범위한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로봇이라는 단어가 등장한 시기는 이제 100년 남짓 되었다. 과학혁명, 산업혁명, 자본주의, 세계화 과정에서 인류의 행위로 인해 지구환경이 변하게 된 현재의 지질학적 시기 인류세까지.


저자는 인류는 이미 300여년 전부터 인공적인 메커니즘으로 '국가'와 '기업'이라는 인공 대리인을
만들었고 국가와 기업은 인류를 더 부유하고, 안전하고 능력있게 만들었다고 분석한다. AI는 현대에 들어서 새롭게 등장한 인공 대리인으로 단순히 과학기술로서가 아니라 생각하는 기계로까지 발전되었다.

검색엔진이나 알고리즘은 우리에게 답을 주도록 설계되었지만 결정을 내리도록 설계되지는 않았다는데 함정이 있다. 저자는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예로 들어 무엇이 인간을 특별하게 하는지 설명하며 인간 역사의 다음 단계인 디지털 혁명에 대한 담론으로 확장시킨다.



자연의 제약을 받았던 인간의 삶이 미신에 의지했던 시기였다면 과학지식과 인공 대리인에 의해 현대 국가와 기업이 탄생했고, AI 인공 대리인은 또다시 인간의 상태를 바꾸고 있다. 결국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미래의 모습을 탐구하려는 시도를 담은 것이다. 인류의 편의를 위해 만든 초인적인 능력을 지닌 기기들이 너무 강력해서 웬만한 전화번호들을 기억하곤 했던 사소함들이 이제는 퇴화된 기능처럼 인간의 기억력을 퇴화하게 만든 현실이 가끔 소름 돋을 만큼 와닿는 경험을 다시 한번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인류의 변화는 어디까지 실현될 것인가.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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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세요, 미래를 바꿔주는 택시입니다
기타가와 야스시 지음, 김윤희 옮김 / 북폴리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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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의 끝자락에 읽은 책으로 어른을 위한 힐링 판타지의 정수로 꼽을만한 책이다.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마음속의 온도가 훈훈하게 차오르는 느낌이었다.

언젠가부터 "시간이 빠르다."를 반복하며 살고 있는데 첫 문장이 딱 와닿는 요즘.주인공 슈이치는 설상가상"이라고 할만한 일들이 연이어 일어나서 좌절의 늪에 빠진 상황에서 의문의 택시 기사가 운전하는 택시에 오른다.

밝고 긍정적인 마음을 갖지 않으면 운의 기회를 잡을 수 없고, 짜증이나 화부터 내는 사람은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엄청난 기회 앞에서 허둥지둥하며 기회를 놓쳐버린다는 사실을 우리는 종종 일상에서 확인하면서도 막상 내 앞에 현실이 되었을 때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누군가가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을 다독이고 힘을 얻게 되는 경험이
종종 있다. 하지만 막상 자신의 일이 되면 조급함에 갇혀버리곤 하는 우를 범한다.

운은 포인트와 같아서 좋다 혹은 나쁘다가 아니라 '사용한다. 적립한다.'라고 해야 한다는 책 속 문장에 너무 공감한다. 위기의 순간마다 눈앞에 멈춰 서는 택시를 타고 이동하며 주인공은 삶이 세대와 세대로 이어지며 연결되어 있다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운명적으로 마주하는 많은 순간들이 어쩌면 유기적인 연결고리들의 필연적인 결과일지도.

요즘 식도락 메뉴에서 유행하는 대접받을 요리의 메뉴와 요리 방식을 셰프에게 모두 맡기는
오마카세처럼 주어진 운을 나보다 타인 혹은 다음 세대에게 양보하게 되는 오마카세 택시.
생각의 전환은 삶의 위기의 순간에서도 빛을 발하게 된다는 깨달음을 감동적으로 전한다.
다가온 새해가 마치 책 속 오마카세 택시처럼 새롭게 다가온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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