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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의자 위의 노인 윌 듀란트

 

 


  베란다에 앉아 흔들의자에 앉아 책을 읽는다. 까딱 까닥 흔들의자가 흔들리며 저 멀리 푸른 초원을 한번씩 쳐다보면 새가 지저귀고 하늘은 맑고 조용하다. 이런 오후의 어떤 날을 맞고 있는 인생의 후반기, 노후의 삶을 상상해본다. 하얀 머리 나부끼며 인생의 많은 지혜와 경험을 생각해 보는 의자 위의 한 노인의 모습은 내가 아니다. <철학이야기>와 <문명이야기>의 저자 윌 듀란트다. 96세, 한 세기를 살아간 이 사람이 회고하는 자신의 과거의 모습은 어떨까. 

 

 

 

 지난 시절을 회상하며 


  그는 1885년에 미국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이민 온 프랑스계 캐나다인이었으며 매우 신앙심이 깊은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가톨릭 교구 성베드로 부속학교에서 수녀님들로부터 가르침을 받았다. 그의 부모는 성직자의 삶을 희망하였다. 물론 그 자신도 사제라 되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열여덟에 다윈, 헉슬리, 스펜서의 책을 읽게 되면서, 이들이 무신론자이었기에 종교에 대한 회의감을 가지게 되었다. 이로써 성직자의 길을 바라는 부모와 갈등하게 된다.

  결국 그는 성직자의 길이 아니라 1905년 가톨릭교회와 사회주의를 결합하려는, 사회주의 철학을 실험하게 된다. 1907년에는 졸업하여 기자로 일을 하기도 했고 라틴어, 프랑스어, 영어, 기하학을 시튼 홀 대학교에서 가르쳤다. 1909년 스피노자의 ‘에티카’를 읽은 후 격한 공감을 느끼게 된다. 스피노자가 종교의 신념을 부정하고 진리를 추구하다 파문당한 것에 자신을 투영했기 때문이다. 또한 가톨릭과 사회주의를 결합하고자 했던 자신의 꿈이 잘못되었다고 느끼게 된다. 이러한 그의 공감은 그가 신학교를 떠나게 하는 힘이 되었다. 그는 수중에 40달러만 쥔 채 1911년 그가 가르치고 있던 신학교를 떠나게 된다. 

  신학교를 떠나 뉴욕의 페러 모던 스쿨로 옮기면서 그는 그의 아내를 만나게 되고 결혼하면서 다시 철학 공부를 하게 된다. 1917년 콜럼비아 대학에서 ‘철학과 사회문제’로 박사 학위를 받고, 콜럼비아 대학에서 강의를 하게 된다. 그러나 1차 세계대전으로 수업을 졔속 진행할 수는 없었다.

  그는 성인 노동자들을 가르치는 학교를 조직하고 그들을 대상으로 철학, 문학, 과학, 음악, 예술의 역사에 대한 강의를 했다. 그리고 우연히 그의 강의를 듣게 된 출판업자(Little Blue Books 시리즈의 발행인인 줄리어스)의 제안으로 책을 출간하게 된다. 처음에는 강연을 원고로 만든 작은 팸플릿이었지만 1926년 단행본으로 출간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철학이야기’이다. 월 듀란트는 강의 자체도 돈을 위한 목적이 아니었기에 출판업자의 제안을 단박에 거절하였지만 대단한 인기를 거둔 시리지의 출판자인 출판업자 역시 끈질겼던 탓에 철학이야기가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월은 이 책을 위해 11년간의 준비를, 그리고 500권의 철학서 원전을 읽었으며 3년간 썼다고 한다. 당연,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어 월 듀란트의 경제적인 안정을 보장하여 이후 문명이야기의 시리즈를 발간하는데 주요한 기폭제가 된다.

  그리고 이후 그의 삶은 사랑하는 아내와 곳곳을 돌아다니며 자료를 얻고 책을 읽으며 문명이야기 시리즈를 발간하는데 주력한다.

 

아내와 함께 동행하는 길

 

   월 듀란트는 1913년 뉴욕의 페레 학교에서 아이다 카우프만을 만난다. 그녀는 13살 어린 그의 제자였으나 그들은 사랑에 빠졌고 그들은 결혼한다. 그들 사이에는 에덜이 태어났고 아들 루이스를 입양한다. 그가 에이리얼이라 부르는 그녀의 아내는 50년 이상의 세월 동안 그의 인생의 동반자가 되었다. 그녀는 아내로서가 아니라 그의 저작에 공저자로서 문명이야기 시리즈를 엮는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 그가 철학이야기의 성공으로 경제적 여유를 얻게 되어 문명이야기를 출간하는데 전념하는 동안 그의 아내는 함께 있어 주었고 긴 여행에 동행했다. 또한 공저자로 책의 집필에 참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에이리얼은 공저자로 인정받지 못하다 1961년 문명이야기 시리즈 제7권부터는 공저자로 공식 인정을 받게 된다. 그 중 1968년에 출판된 10권 <루소와 혁명>은 그와 에이리얼에게 퓰리처 상을 안겨주었으며 1977년에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포드 대통령으로부터 ‘자유 훈장(Medal of Freedom)’을 수여 받는다.

   그는 평생 동안 하고 싶은 일을 하는데 힘을 쏟았던 행복한 사람인데, 더구나 그 작업을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할 수 있었다. 끊임없이 새 책에 대한 구상을 펴던 그는 점점 몸의 이상을 느꼈고 결국 에이리얼은 뇌졸중으로 쓰러지고 그 또한 심장병으로 눕게 되었다. 그의 아내가 죽은 후 13일 후 그 역시 세상을 떠났다. 그의 나이 96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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