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노래
김중혁 지음 / 마음산책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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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오버 아티스트. (도대체 못하는 게 뭐야, 당.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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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노래
김중혁 지음 / 마음산책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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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머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 정현종, 방문객--112쪽

외로움이라는 것은 아마도 사라지는 것들을 그리워하는 감정일 것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혼자라면 절대 알 수 없을 감정. 우군가를 위해 자신의 영토를 줄여본 사람이 아니라면 알 수 없을 감정. 함께하는 순간이 영원하길 바라지만 결코 그게 이루어질 수 없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의 감정이 바로 외로움일 것이다. 앨범에서 가장 쓸쓸한 트랙은 <멀리서>라는 곡이다. 조용히 노래를 부르는 객원 가수 김지혜 씨의 목소리와 기타 소리 위에 사람들의 소리가 겹친다. 텔레비전 소리 같기도 하고 공연장에서 들리는 소리 같기도 하다. 사람들은 웃고, 환호하고, 박수 치고 있다. 그들이 환호하고 돌아가는 시간의 어두운 골목에서, 웃음과 박수가 모두 끝난 후의 적막 속에서, 자려고 누운 침대 위로 보이는 어두운 천장에서, 외로움과 쓸쓸함은 순식간에 그들을 기습 공격할 것이다. 순식간에 심장을 후벼 파고 우울을 극대화할 것이다.
외로움이 오기 전에 우리가 먼저 찾아가자. 그게 훨씬 덜 아프다. 외롭지 않다고 자신을 세뇌하다가 어이없는 한 방에 무너지지 말고 우리가 먼저 찾아가자. -1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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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선 그대가 꽃이다 - 시들한 내 삶에 선사하는 찬란하고 짜릿한 축제
손미나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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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악명높은 파리지앵이라 할지라도 그와 나 우리는 모두 36.5도의 체온을 가진 인간이라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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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선 그대가 꽃이다 - 시들한 내 삶에 선사하는 찬란하고 짜릿한 축제
손미나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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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 말을 잘 생각해봐요. 삶이 비극이란 말은, 다시 말하면 비극적이지 않다는 말이야.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 삶은 정말 슬픈 일들로 가득해요. 누군가에게 실망하고 버림받고 상처받고 부모를 떠나 보내고 늙고 병들고... 결국은 죽게 되지. 모딜리아니와 잔의 사랑 얘기가 과연 정말 비극인걸까? 그렇게까지 사랑할 수 있는 사람과 함께 있었다는 것은 그나마 축복이 아닐까? 언젠가 떠나는 것은 다 마찬가지인데 그것이 조금 빠르거나 늦은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모딜리아니는 수없이 많은 초상화를 그렸지만 한 번도 눈동자를 그려넣지 않았대요. 잔의 초상화를 그릴 대도 마찬가지였고. 그 이유를 묻는 잔에게 모딜리아니는 이렇게 말했다지. '언젠가 당신의 영혼을 완전히 이해하게 되면 그려 넣겠다'라고. 근데 <어깨를 드러낸 잔>이라는 작품을 보면 눈동자가 선명하게 박힌 인물이 있지 뭐야. 나이를 먹고 보니 한 사람의 영혼을 완전히 이해한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들은 달랐던 거죠. 그러니 그런 사랑을 경험한 자들을 비운의 주인공이니 운운하는 것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의 경솔한 입놀림에 불과하지. 그들의 삶만 비극인 것이 아니고, 누구에게나 인생은 그 자체가 비극이지. 그렇기에 실제 우리의 삶 속에는 비극이 존재하지 않는지도 몰라."


그는 예순여덟 살의 노인네라네. 이제는 일을 그만하고 쉬어야 할 때, 보고 싶어도 매일 떨어져 살던 마누라와 놀아야 할 때, 그런데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네. 마치 10대 소년처럼 여전히 꿈을 꾼다네. 그는 예순여덟 살의 노인네라네. 그렇지만 자기가 열일곱 살인줄 착각한다네. 그 덕에 나는 졸지에 과부처럼 살아야 하네. 밤마다 혼자 저녁을 먹고 외롭게 잠자리에 들고 주말에도 혼자일 테지. 괘씸하고 미워질 줄 알았는데 신기하게 그렇지 않네. 아마도 나는 여전히 그를 많이 사랑하고 있는 것 같네. 예순여덟 사리라는 현실을 잊고, 철부지처럼 새로운 일을 하겠다는 프랑시스는 여전히 내 목숨같은 사랑이라네. 아무리 사랑해도 변함없는 사실은 내가 이 나이에 철없는 남편 때문에 외로워야 한다는 것. 그럼에도 나는 온 마음으로 그를 으원하고 사랑해줄 거라는 사실. 자기가 예순여덟 살이라는 것을 까먹은 정신나간 영감 프랑시스는 영원한 내 사랑, 내 남편이니까."

".. 프랑스스의 은퇴 기념 만찬때 깜짝 선물로 내가 준비한 거야. 원래는 유명한 프랑스 생송인데 내가 가사를 다시 붙이고 친구한테 부탁해서 미리 녹음해두었다가 그날 갑자기 무대 위에 올라가 립싱크를 했지. 모두들 놀랐고 프랑시스는 감격해서 울먹이기까지 했단다."


솔직히 우리는 제대로 토론하는 법을 알지 못한다. 나와 다른 의견을 내는 사람이 있으면 불같이 화를 내거나 무조건 틀렸다고 비난하다가 다시는 얼굴을 보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 작은 나라에서 지역, 출신학교와 학별, 나이, 경제적 지위, 정치는 종교적 견해 등등에 따라 얼마나 많은 파가 갈리는 가. 나와 다른 사람은 지구 상에 공존해서는 안 된다는 식의 험악한 논리가 판치고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

그래서인지 프랑스 철학카페에서 그들이 토론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웠다. 일단 나이나 직업에 상관없이, 남을 멸시하거나 기죽는 일없이 어쩌면 그렇게 당당히 자기 의견을 펼칠수 있을까 감탄스러웠고, 위험수위까지 가는 듯 팽팽한 토론을 벌인 뒤에도 곧 웃으면서 '당신의 의견은 그렇고 내 의견은 이렇지요'라고 마무리한 뒤 함께 차를 마시는 모습도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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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전
김규항 지음 / 돌베개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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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무리 천하고 막돼 먹어 보이는 사람일지라도 품위 있게 살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하루에도 몇 번씩 악다구니를 쓰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사람이 어떻게 품위를 유지할 수 있는가. 반대로 1년 내내 얼굴 한번 찌푸리지 않고도 충분히 안락하게 살 수 있는사람이 굳이 다른 사람들 앞에서 품위를 잃을 행동을 할 이유가 있겠는가. 사람은 품위 있는 사람과 품위 없는 사람으로 나뉘는 게 아니라 품위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과 유지할 수 없는 사람으로 나뉘는 것이다. -59쪽

평화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듯 어떤 무작정하게 조용하고 온순한 상태가 아니다. 평화론 '온 세상이 잃어버린 조화를 회복하는 것'이다. 억압과 착취와 불평등이 존재하는 사회에서 유지되는 조용하고 온순한 상태는 평화가 아니라 오히려 가장 악랄한 형태의 폭력이다. -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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