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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탄력성 - 시련을 행운으로 바꾸는 유쾌한 비밀
김주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심리학과 자기계발 사이에서

 심리학 서적으로 베스트셀러가 된 책을 꼽자면  '몰입-미치도록 행복한 나를 만난다'와 '설득의 심리학'을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습니다. 거의 10년 전에 출판된 책들이 아직도 순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스테디셀러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적절할 듯 합니다.  

 하지만 직접 이 책들을 살펴보았을 때, 저는 약간의 실망감을 경험했습니다. 자세한 설명과 풍부한 사례로 구성된 훌륭한 책들이기는 하지만, 거칠게 말하면 심리학 개론서만 살펴보아도 1~2페이지로 잘 요약된 내용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이후 다양한 책들을 접하게 되면서 이러한 실망감은 저자의 잘못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의 잘못임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몰입'은 몰입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몰입이라는 현상을 조사하고 분석한 심리학 서적입니다. '설득의 심리학'은 설득의 달인으로 만들어주는 비법서가 아니라, 우리가 서로에게 어떠한 방식으로 심리적 영향을 주고 받는지 살펴본 커뮤니케이션 서적입니다.  이처럼 학술적 내용을 재미있게 풀어썼지만 심리학 서적이 분명한 책을 자기계발서로, 그것도 저급한 수준의 목적으로 잘못 읽을 때 독서는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키게 됩니다.  

 커뮤니케이션학 박사이신 김주환님의 '회복탄력성'을 받았을 때, 이러한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다른 때보다 좀 더 신경을 써서 정독해보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다소의 아쉬움과 실망감을 안겨주었습니다.

  

자기계발의 관점에서 본 회복탄력성        

  자기계발서로서 살펴본 회복탄력성은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오히려 다른 자기계발서들이 갖지 못한 미덕을 갖추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자기계발서들은 사례를 중심으로 자신의 주장을 전개합니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자신의 개인적 경험만을 소재로 하기도 하고, 보통은 유명하거나 극적인 사례를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반면에 이 책은 회복탄력성에 대한 정의로부터 시작합니다.   

 회복탄력성(resilience)이란 원래 제자리로 되돌아오는 힘을 일컫는 말로 ‘회복력’ 혹은 높이 되튀어 오르는 ‘탄력성’을 뜻한다. 그러나 심리학에서는 주로 시련이나 고난을 이겨내는 긍정적인 힘을 의미하는 말로 쓰인다.   -책날개앞  

 이 정의를 바탕으로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들의 사례를 살펴보고, 저자가 연구 개발한 한국형 ‘회복탄력성 지수’를 체크할 수 있는 53개 KRQ 문항을 통해 자신의 회복탄력성을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합니다. 이 후, 회복탄력성을 자기조절능력과 대인관계능력으로 나누어 살펴보고, 회복탄력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며 끝을 맺습니다.  

      

심리학적 관점에서 본 회복탄력성  

 자기계발서로서 이 책이 갖는 엄밀한 구조와 풍부한 실험 데이터는 심리학과 커뮤니케이션학이 부여하는 강점입니다. 하지만 이 책은 글의 전개 과정에서 개념과 이론이 갖추어야 할 논리성이 의심스런 부분이 있습니다. .     

 저자는 충동통제력이라는 개념을 설명하면서 우리의 교육현실을 비판합니다. 책에 인용된   OECD 교육국 PISA 관리 책임자인 베르나르 위니에  말은 충격적입니다. "한국 학생들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들인 것은 분명하지요. 하지만 행복한 아이들은 아니에요." -p.125     

 이러한 현실의 원인을 저자는 출세 지향적이며 미래를 위해 현실을 무조건 희생하는 개인의 태도에서 찾고 있습니다. 고질적인 한국의 입시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정의하고, 학문을 그 자체로 즐기라고 요구하는 것은 아쉽기만 한 점입니다. 우리의 교육문제는 사회구조와 입시제도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으며, 이를 개선하지 않는 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은 보편적인 문제인식이기 때문입니다.  

 자기 계발서를 표방하는 이 책은 독특하게도 자기계발서의 처방전식 교훈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심리학자인 류모미스키 교수와 동료들의 연구들 인용해(p.230) 자기계발서들은 그럴듯한 처방만을 나열했을 뿐, 그 효과가 검증된 바는 없다는 것입니다.  충분한 연구를 거치지 않은 잠언과도 같은 말로는 행복해질 수 없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입니다. 하지만 회복탄력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제시된 '감사하기'와 '운동하기'는 비록 통계와 실험을 근거로 했다지만, 그야말로 모든 자기계발서들이 주장하는 바임을 고려하면 아이러니가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저자의 연구와 독자의 비판적 독서가 필요하다.

 이 책은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심리학 서적이자, 깊이가 있는 자기계발서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이 책은 학문적 엄밀성이 미흡한 심리학 서적이자, 모순적인 자기계발서입니다. 따라서 이 책의 장점을 받아들이고, 오독을 피하기 위해서는 독자의 균형잡힌 성찰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자의 지속적인 연구와 실험으로 보다 깊이 있는 내용과 공감가는 해결책을 담은 후속작을 기다려 봅니다.  

ps. 5월 4일 추가합니다.  자기계발서가 주는 '희망고문'에 지치셨다면 사회 비평가 바버라 에런라이크가 사회, 기업, 자본주의, 종교, 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와 긍정주의와의 연관성을 살펴본 '긍정의 배신'을 추천해봅니다. 이런 사회과학책과 함께 읽는다면 더욱 균형잡힌 독서가 가능할 듯 싶네요. 긍정심리학의 대가 마틴 셀리그만과의 인터뷰가 가장 흥미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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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4시간 - 내 인생의 숨은 기적을 찾는 즐거운 프로젝트
신인철 지음 / 리더스북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첫 페이퍼를 쓰던 것보다 더 떨리는 마음으로 9기 신간평가단의 첫 리뷰를 시작합니다. 본격적인 리뷰에 앞서 전반적인 리뷰에 대한 방향에 대해서 몇 자 적어봅니다. 자기계발서는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리는 분야입니다. 자기 계발서'라면' 무조건 읽지 않는 사람과 자기 계발서'만' 읽는 사람을 주변에서 흔히 보게 됩니다.   

 마음의 양식이라 불리는 독서라면 그 어느 쪽도 바람직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음식도 편식하지 않고 골고루 먹어야 건강하듯이, 독서도 조화롭고 균형을 이루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자기 계발서에 대한 극단적인 평가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요?    

 제 생각에는 자기 계발서들이 '같지만 다른 이야기, 다르지만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복되는 주제에 대한 다양한 해석, 천차만별인 개인의 경험에서 도출되는 비슷한 결론이 자기 계발서에 대한 열광과 무시의 근원일 것입니다. 똑같은 내용에 대한 이런 평가는 자기 계발서의 위치와 경계를 보여주는 '싸인'일 것입니다.   

 그래서 이 책을 시작으로 앞으로의 리뷰는 자기 계발서가 가지는 한계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기존의 자기 계발서와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해보겠습니다.  이를 통해 그 책의 가치와 한계를 평가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첫  리뷰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4월 추천 신간 페이퍼를 작성하면서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선택한 책이 바로 『토요일 4시간』입니다.  다른 평가단분들도 지적했듯이 [무한도전]으로 시작해 [1박 2일]로 끝나는 허무한 주말이라는 문구에 뜨끔하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저 또한 자유롭지 못함을 솔직하게 고백합니다. 그래서 이 책이 리뷰 도서로 선정됬을 때 너무 기뻤고, 책들을 받고 먼저 이 책을 펼쳐보았습니다.   

 시간 관리에 관한 책임을 증명하듯 프롤로그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저자는 자신만만하게 4시간 정도 투자해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합니다. 그러면 그 이상의 가치를 얻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 말에 순순히 따라서 차근차근 약 2간 30분만에 이 책을 다 읽어보았습니다.    

 책은 크게 4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1부에서는 무의미하게 보내고 있는 주말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고, 2부에서는 저자가 주장하는 '토요일 4시간'에 대한 일반론과 의의에 대해 설명합니다. 3부에서는 토요일 4시간을 잘 활용한 유명인과 일반인들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를 충분히 보여주며, 4부에서는 토요일 4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방안에 대해 알려줍니다.  

 전반적으로 이 책은 평이한 문체와 다양한 국내외 사례,  토요일 4시간을 보낼 수 있는 유익한 정보로 이루어져 빠르고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 저자가 주장하는 바도 제목처럼 간결하면서도 강렬합니다. "토요일 4시간을 확보하여 자기계발에 힘쓰라"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저자의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시간 관리의 고전을 꼽으라면 아놀드 베넷의 『하루 24시간 어떻게 살 것인가』를 들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 베넷은 "자신의 직업 외의 시간인 아침이나 저녁을 이용해 자기 계발에 힘쓰라'라고 말합니다. 하루와 주말의 차이가 있지만 시공을 뛰어넘어 베넷과 저자는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가 수많은 자기 계발서를 통해 찾으려는 시간 관리의 황금률은 존재하지 않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다른 진리처럼 심오하지만 평범한 진리가  바로 우리 눈앞에 놓여있지만 외면하고 있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시간은 자연의 법칙에 따라 흘러갈 뿐 비축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주어진 시간 속에서 자신의 이상을 위해 최선을 다할 수 있을 뿐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명확한 목표가 있을 때 우리는 최선을 다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토요일 4시간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서는 먼저 잃어버린 꿈과 희망부터 찾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주어진 환경에서 알맞은 방법으로 꾸준히 노력하기만 하면 언제가는 원하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고 이 책은 말합니다.  

 그런 점에서 변호사이자 오디오 마니아인 박경호씨와의 인터뷰는 참으로 인상적입니다.  

"나도 그럴 줄 알았죠. 그런데 지나고 보니까 변호사인 지금뿐만 아니라 검사였던 17~18년 전에도, 연수원생이었던 25년 전에도, 법대생이던 30여 년 전에도, 촌구석 출신 학생이던 40년 전에도 나한테 '마이마이(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와 주말시간은 있었거든요. 그거면 되는데 지금까지 미뤄온 것뿐이죠. 2억짜리 스피커도, 수천만 원짜리 앰프도 필요없습니다. 혹시 지금 MP3 플레이어와 주말에 몇 시간만 음악에 투자할 열정이 있습니까? 그 정도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p.110 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저자의 특이한 이력이 책에는 반영되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알라딘의  저자 소개는 다음과 같습니다.  저자 신인철님은 3년간 준비했던 MBA 유학이 수포로 돌아간 뒤, 미국 유명 경영대학원에서 강의하는 세계적인 석학들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 그들에게 받은 조언과 추천 교재로 자신만의 MBA 커리큘럼을 짜서 독학으로 MBA 과정을 마친 '독특'하고 '독'한 이력의 소유자라고 합니다. 이런 저자 자신만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토요일 4시간 활용법'이 소개되었다면 더욱 생생하고 효과적이었을 것이라는 의견을 끝으로 리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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