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학의 권유]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독학의 권유
이중재 지음 / 토네이도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기적같은 성공 스토리를 만나다.

 알파벳도 모르던 축구선수에서 독학으로 1999년 공인중개사 합격을 시작으로 2002년 법무사시험 수석합격 그리고 2004년 사법시험 합격했다는 이 기적같은 이야기는 독자를 한순간에 사로잡는 마력이 있습니다. 언론에서도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되어버렸다고 거론할만큼 이제는 부와 성공이 고착화되고 있는 현실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이 놀라운 성공담의 주인공인 변호사 이중재씨가 자신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독학의 권유』라는 책을 내었습니다. 자신의 성공만큼이나 제목과 내용 모두 도발적입니다. 수많은 명강사들, 각종 사교육이 더욱 인기를 얻고 있는 요즘 인내와 노력을 필요로 하는 '독학'을 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성공담의 원조이자 베스트셀러를 꼽자면 장승수씨의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와 고승덕씨의 『포기하지 않으면 불가능은 없다』를 들 수 있습니다. 이 책들을 염두에 두고 『독학의 권유』만이 가지는 독특함을 찾기위해 정독해 보았습니다.         

   

명쾌한 원칙에 가려진 저자의 경험담이 아쉽다.   

 이 책은 이전의 책들과는 달리 자서전 형식이 아닌 자기계발서의 원칙에 따라서 쓰여졌습니다. 저자는 자신의 합격과정을 시간순으로 기술하지 않고, 말하고 싶은 명제들을 분류하고 정리하여 목차를 만들고 이에 대한 자신의 의견과 경험을 서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원칙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원칙들을 뒷받침해주는 저자의 경험담이 너무 단편적입니다. 게다가 그가 전하는 이야기들을 살펴보면 "나는 기본적으로 8시간 자지 못하면 다음날 절대 집중하지 못하는 스타일이다."(p.97) 라든가 "서점에서 우연히 들춰 본 공인중개사 수험서는 나의 공부 욕구를 자극했다."(p.28) 와 같이 지극히 개인적인 체험이어서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따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인용구를 싫어한다. 당신이 아는 것을 말해보라"라는 책의 3장을 여는 랄프 월도 애머슨의 말과는 달리 이 책을 채우고 있는 생생한 사례들은 포스트잇, 안철수,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용"들입니다.  가장 극적인 체험담을 가진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생생하게 전달하지 않고 왜 이런 방식을 선택했는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강렬한 동기를 얻을지 또 한 번의 무력감을 얻을지는 독자들의 선택이다.  

 이 책에 대한 섣부른 판단을 내리기 전에 다른 독자들의 40자평을 살펴보았습니다. "열정과 희망을 주는 책인것 같다. 독학은 힘들지만 그만큼 돌려 주는것 같다."(고래의 꿈)라는 긍정적인 평이 많았지만, "소수의 성공신화가 다수의 대중을 무능력자로 만든다."(정언명령)같은 비판적인 평도 있었습니다. 결국 이 책을 통해서 강렬한 동기를 얻을지 또 한 번의 무력감을 얻을지는 독자들의 선택일 것입니다.  

 이러한 선택은 개인의 몫이지만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독자의 비판적인 독서가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작가 이중재 변호사가 성공적인 독학을 통해서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열린 독서'를 통해서였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 책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서 저자가 전하는 '독학의 권유'는 학습마저도 수단화, 자본화되어가고 있는 요즘 남다른 의미를 지닙니다. 바로 공부란 꿈을 이루기 위한 치열한 과정이자, 목적 그 자체라는 평범한 진리 말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첫 문장의 두려움을 없애라] 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첫 문장의 두려움을 없애라 - 당신을 위한 글쓰기 레시피
김민영 지음 / 청림출판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글쓰기를 책으로 배운다?

 자기 계발서가 가지는 매력 중에 하나는 배우고 싶은 목표에 대한 좋은 스승을 쉽고 빠르게 만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글쓰기도 예외는 아니어서 작가를 지망하는 이를 위한 많은 책들이 시중에 나와 있습니다.     

 저 또한 작가를 꿈꾸지는 않지만, 업무나 취미를 위한 글쓰기를 잘 하기 위해서 몇몇 글쓰기 책들을 읽어보았고, 나름의 성과와 결론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꾸준히 노력하라는 평범한 진리였습니다.   

 신간 평가단에 지원해서 운좋게 합격하고, 부족한 서평이나마 지속적으로 올리고 있는 것도 그러한 진리를 실천하려고 하는 저의 조그마한 노력입니다. 이제 저에게는 꾸준한 노력만이 필요한 뿐 더 이상의 교재는 필요없다고 생각했기에 이 책을 7월 추천도서로 뽑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받고 리뷰를 하기 위해 책을 펼치면서 '어디 얼마나 잘 썼나 보자'라는 마음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몇 장 읽기도 전에 저의 오만한 마음은 산산이 부서져 내렸습니다.     

  

편안한 구어체와 탄탄한 구조가 돋보인다.   

  이 책을 첫 페이지를 열면 우선 편안한 구어체의 문장이 우리를 맞이합니다. 섬세하고 자상한 문체는 지은이가 다정다감하면서도 자신의 일에 열정적인 여성임을 짐작하게 합니다. 새로운 지식과 방법을 전달하는 자기 계발서는 딱딱하다는 단점을 이 책은 이렇게 극복하고 있습니다.  

 쉽고 자세한 문장으로 된 설명이 끝나면, 내용을 요약하고 실천할 수 있는 요령이  나오고 실전연습 문제로 마무리를 합니다. 이렇게 1단계 글감찾기부터 13단계 공개하기까지 각 장은 설명-요약-문제라는 탄탄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안정감과 동시에 알찬 내용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합니다.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내용입니다. 따뜻한 문체와 엄밀한 구조 속에 담겨진 내용은 특별함보다는 솔직함과 성실함으로 가득합니다. 작가 소개에 따르면 그녀는 "인생의 8할이 글쓰기였다. 글을 쓰기 위해 증권회사를 박차고 나와 프리랜서의 궁핍한 생활을 견뎌냈다. 시트콤 작가, 영화 평론가를 거쳐 출판 기자가 되어 원 없이 글을 썼다"고 합니다. 이러한 그녀의 글쓰기 인생은 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있습니다.  

  

첫 글쓰기 교재로 삼아라!      

  앞서 말한 것처럼 이 책은 글쓰기 과정을 총 13단계로 나누어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습니다.  독자이자 예비 작가 지망생들은 이 책을 늘 곁에 두고, 수시로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찾아 고쳐나간다면 더욱 효율적으로 자신의 역량을 향상 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것이 화폐 앞에서 제 가치를 잃어가고 있는 요즘 글 역시도 그 빛이 조금은 바랜 듯한 느낌입니다. 하지만 시대가 암울할수록 명문은 더욱 환하게 빛나며 우리의 등불이 되어주었습니다. 부디 이 책을 동반자로 삼아 많은 이들이 세상을 비추는 좋은 글을 더 많이 썼으면 합니다.   

 끝으로 이 책의 주제와 일맥상통하며, 첫 문장의 두려움을 가진 모든 이들이 가슴 속에 새겨둘만한 어느 영화의 명대사를 적어봅니다.   

"아니. 생각은 하지마. 생각은 나중에 해. 우선 가슴으로 초안을 쓰고 머리로 다시 쓰는 거지. 작문의 첫 번째 열쇠는 그냥 쓰는 거야. 생각하지 말고."  - 영화 『파인딩 포레스터』 중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진짜 공부는 서른에 시작된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진짜 공부는 서른에 시작된다 - ‘생존’을 넘어 ‘성장’을 부르는 내 인생 공부 혁명
이창준 지음 / 리더스북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무난한 자기계발서

 이 책은 경영학 박사이며 리더십 개발 전문 컨설팅사인 GURU PEOPLE'S (주)아그막의 대표인 이창준 박사가 집필한 자기계발서입니다. 저자 소개에 의하면 이창준 박사는  15년간 국내 수많은 기업의 리더들을 대상으로 리더십 훈련을 수행하며 최고의 리더십개발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저자의 학문적 역량과 경험이 응축된 『진짜 공부는 서른에 시작된다』에 대한 저의 첫인상은 기본에 충실한 무난한 자기계발서라는 느낌입니다.  성인교육, 리더십, 인적자원개발(HRD), 심리학, 뇌과학 분야의 연구결과(p.14에서)를 바탕으로  저자의 경험, 기업의 사례, 고전, 영화에 이르는 풍부한 예시를 더해 알기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책의 1부에서는 가짜 공부에 빠트리는 학습 함정에 대해  알아보고, 2부에서는 진짜 공부인 오센틱 러닝을 위한 준비 요소를 살펴봅니다. 3부에서는 오센틱 러닝을 위한 실천 방법 4가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들은 쉽고 인상적이기는 하지만 저자가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이 어떤 면에선 새롭지 않으며(p.14), 우리가 익히 알고 있지만 소홀히 하는 것들입니다.     

 

탁월한 문제제기  

 자기계발서로서 이 책이 평범한 반면, 이 책이 제기하는 문제의식은 교육과 사회구조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을 담고 있습니다. 저자 이창준 박사는 "오늘날 우리들의 비극은 바로 이런 삶의 이중성과 그로부터 초래하는 소외라고 할 수 있다. 삶의 행복과 일이 분리되고, 일과 생활이 분열되고, 꿈과 현실이 괴리된 삶은 지금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다."(p.11)고 말합니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을 저자는 '거짓학습'에서 찾고 있습니다. 거짓학습의 주범은 "자본과 결탁한 우리 사회의 경쟁구조이며, 그로 인한 결과주의 문화"(p.11)입니다.  능률과 성과는 있지만, 과정과 행복이 없는 이러한 현실 속에서 행복은 그저 신기루에 불과할 것입니다.   

 그 어떤 사회과학서적보다 간결하고 명확한 진단은 그래서 이 책을 색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게 합니다. 자기계발서를 뛰어넘어 교육과 사회에 대한 비판과 대안을 생각하게 훌륭한 지침서가 될 가능성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문제와 개인적 해결책 사이에서... 

 탁월한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무난한 자기계발서가 된 까닭은 사회적 문제에 대해 개인적인 해결방법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분명 자기계발서이므로 그러한 선택은 당연한 것입니다. 하지만 거대한 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근본적인 해결은 어렵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에 대해 칼럼니스트 김규항씨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한없이 사나운 얼굴로 말한다. ‘세상이 바뀌려면 사회구조를 바꾸어야 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한없이 온유한 얼굴로 말한다. ‘세상이 바뀌려면 내가 바뀌어야 한다.’ 그리고 현명한 사람들은 조용히 말한다. ‘세상이 바뀌려면 사회구조도 바뀌고 나도 바뀌어야 한다. 둘은 본디 하나다."라고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사족 한 마디. 이 책은 다양한 용어들을 따로 정리해주기도 하고,  등장인물들을 각주를 통해 쉽게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센틱(authentic)의 의미에 대해서는 그냥 지나치고 있습니다. 혹시 모르는 이를 위해 그 뜻을 말씀드리면 "진짜의"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오센틱 러닝은 책 제목저럼 "진짜 공부"를 이르는 말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마]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마 - 빈털터리 고아에서 노르웨이 국민영웅까지 라면왕 Mr. Lee 이야기
이리나 리 지음, 손화수 옮김 / 지니넷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또 하나의 성공신화?

 이 책은 MBC 「네버엔딩 스토리」, 「성공시대」, KBS 「한민족 리포트」 등 국내외 TV 프로그램에도 방영된 화제의 주인공 라면왕 이철호씨(책에 쓰여진 호칭을 그대로 사용합니다)에 관한 공식 일대기입니다.  

 이철호씨는 6.25 때 수류탄에 의한 부상으로 43번의 다리수술을 받기 위해 노르웨이에 가게됩니다. 하루 한 끼 물에 불린 새 먹이용 빵이 유일했을 만큼 가난했고, 혼자서는 걸을 수도 없을 만큼 불편한 몸을 이끌고도 그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어떤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합니다. 그 결과 라면사업을 통해 총리보다 더 유명한 사람이 되어 노르웨이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리게 됩니다.
    

 이러한 이철호씨의 감동적인 성공 스토리는 힘든 경제 위기를 견뎌나가는 우리에게 감동과 용기를 주기에 충분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성공신화(?)에 대해서 비판적입니다. 물론 이 분의 성공을 폄하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러한 성공이 무의식적으로 혹은 의식적으로 열등감을 조장하고, 경제적 성공만을 강요하는 것을 경계하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오히려 제가 이 책을 주목한 것은 이철호씨의 일대기 속에 담겨진 슬픈 우리의 역사와 저자인 노르웨이 언론인 이리나 리의 글솜씨입니다.    

 

이철호, 아치 그리고 아투르  

 이철호씨를 머나먼 노르웨이로 떠나게 만든 원인은 6.25 전쟁으로 인한 부상이었습니다. 지금 이 리뷰를 쓰고 있는 지금 공교롭게도 6.25 기념일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6.25를 직접 겪어보지 못한 저에게 전쟁의 참상은 늘 간접적이고 추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전쟁으로 인한 부상과 43번에 걸친 수술, 낯선 노르웨이로의 이주와 적응을 겪어야했던 이철호씨의 절절한 사연은 전쟁이 가져오는 참혹한 비극을 생생하게 전달해줍니다. 이철호라는 이름으로 태어나 미군에 의해 아치라 불리우고, 노르웨이에서 아투르라고 불리워야 했던 혼란은 아직도 이 땅의 수많은 이들이 감내하고 살아가는 상처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그리고 수많은 실향민들이 그러했듯이 이철호씨는 불행에 절망하지 않고, 언제나 용기와 긍정으로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도전하고 전진하기를 멈추지 않습니다.  그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는 하는 단 한 가지가 있다면 바로 책의 마지막에 나온 한 마디 일 것입니다.  

 "구름 없는 태양은 사막을 만듭니다. 도전하세요!!" -p.259에서   

 

독특한 저자 - 노르웨이 기자의 글을 처음으로 접하다.

 이 책의 저자는 이철호씨의 막내딸인 이리나 리입니다. 언론인인 그녀는 아버지의 일생(그의 일대기와 지혜)을 보존하기 위해서 이 책을 썼다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그녀는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기자 특유의 조직적이고 까다로운 방식의 취재를 감행했으며"(p.11), 아버지와 자신을 포함한 가족 모두를 작가의 시점에서 서술했습니다.  

 그 결과는 꽤나 만족스럽습니다. 우선 문체와 시점 모두 3인칭이어서 감정에 매몰되지 않고, 객관적인 묘사로 신뢰감을 줍니다. 꼼꼼한 자료 조사를 통해 풍부한 사진을 첨부했으며, 관련인물의 인터뷰를 통해 엄밀함을 더했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철저한 기자의 저널리즘으로 승화시킨 이리나 리의 노력은 그래서 더 큰 사랑을 느끼게 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 책을 또다른 성공신화로 읽는 것은 오히려 좁은 시야의 독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개인의 일생 속에 숨겨진 역사와 그 역사 속에서 최선을 다하는 개인의 모습을 읽어낼 때, 우리는 비로소 이철호씨와 이리나 리가 전하는 진정한 메시지를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상의 종말에서 살아남는 법]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세상의 종말에서 살아남는 법 -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생존 매뉴얼
제임스 웨슬리 롤스 지음, 노승영 옮김 / 초록물고기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괜찮은 서바이벌 입문서 

 몇 년간 증가해온  세계적인 규모의 기상이변, 자연재해,  치명적인 테러와 인재(人災), 급속한 전염병과 기아는 우리에게 충분한 불안감을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실질적인 생존기술을 알려주는 책 『세상의 종말에서 살아남는 법』이 5월 신간평가도서로 선정되었습니다. 이번 달에는 제가 추천한 책이 한 권도 선정되지 않아서 조금은 아쉽지만, 선정된 책들도 관심이 있던 터라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베스트셀러 소설 『패트리어트』 작가이자 SurvivalBlog.com 운영자인 생존 전문가 제임스 웨슬리 롤스가 가르쳐주는 필수적인 생존 도구와 기술이 담긴 책입니다.       

  저자 소개에 의하면 롤스는 미 육군 정보장교를 지냈으며 생존대책 컨설턴트로서 포춘 500대 기업 경영자, 성직자, 사업가, 펀드 매니저 등을 자문했습니다. 현대 생존대책 운동을 대표하는 롤스는 ‘로키 산맥 서부 모처’의 산악 지대에 자리 잡은 (풍족하고 자급자족이 가능한) 은신처에서 가족과 살며 자신의 주장을 실천하고 있다고 합니다.     

 서바이벌에 문외한인 제가 살펴본 바로는 이 책은 괜찮은 서바이벌 입문서입니다. 우선 저자 자신이 생존에 관한 전문가이며, 자신의 삶 속에서 생존주의를 실천하며 살고 있습니다. 책의 구성과 내용 또한 탄탄합니다.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마음가짐(1장)으로 정신을 가다듬은 후, 생존을 위한 은신처에서부터 식량, 동력, 통신, 자급자족과 물물교환에 이르기까지 꼼꼼하게 알려줍니다.  책의 번역 또한 환경 단체에서 일하는 노승영님이 맡아, 생소한 서바이벌 관련 단어를 꼼꼼하게 주석을 달아서 읽기 편하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다만 미국인 저자가 쓴 책이기에 한국의 환경과 정서와는 약간 괴리감이 느껴지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특히 다양한 총기에 관한 내용은 총기 소지가 쉽지 않은 우리나라에는 적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한 점을 감안해서 읽는다면, 생존주의 개념을 이해하고 재난에 대비하기 위한 전반적인 준비서로서 손색이 없습니다.    

 

생존주의 뒤에 숨겨진 개인주의

 이 책은 분명 생존주의에 관한 매뉴얼이지만, 읽다보면 극단적 상황에 대처하는 개인주의적인 생각과 행동을 군데군데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다른 모든 사상이 그러하듯 개인주의는 긍정적, 부정적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저자가 말하는 개인주의는 대부분 긍정적인 의미로 다가옵니다. 타인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개인의 자유와 생존을 추구하고, 여력이 있으면 기꺼이 남을 도우라고 저자는 말합니다.저자의 이런 생각은 다음과 같은 문장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아무리 백만장자라도 손수 일하는 법을 배워하며, 손을 더럽힐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p.31에서   

 "마르도록 쓰고 닳도록 입자. 있으면 있는 대로 없는면 없는 대로 살자." -p.35에서  

"내 조언은 (지금이든 어려운 시기든) 넉넉하게 베풀되 거리를 유지하라는 것이다" -p.145에서    

 하지만 극한의 상황을 상정한 이러한 개인주의는 사회보다는  본인과 그 가족에게 더 무게를 둘 수 밖에 없습니다. 집단의 이익에 반하는 개인의 이기주의 또한 허용할 수 밖에 없는, 이러한 개인주의는 그래서 개인의 총기 소유와 자기 방어를 당연시하게 됩니다.    

"이를테면 롤스파 생존주의자 중에서 자금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대개 자동차를 휘발유, 경유, LPG, 전기용으로 넉대까지 소유한다." -p.31에서  

"당신에게 자유가 소중하다면 자신의 후손의 자유를 위해 싸우는 것을 두려워 말라" -p.35에서     

"풍요로운 시대에 비축하는 것은 사재기가 아니다." -p.301에서      

종말에 대비하기에 앞서 종말을 상상해보자.

  세상의 종말이 어떻게 다가올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너무나 끔찍하고 허무한 상황이지만, 그 때를 상상해 보는 것은 의외로 필요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상상력이 부족하다면, SF소설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SF거장 14인이 그린 핵전쟁 이후의 세상을 그린 단편집 『최후의 날 그후』는 종말 이후의 끔찍한 세상을 체험하게 해주는 훌륭한 타임머신 역할을 합니다다. 특히 인간이 사라지고 홀로 작동하는 어느 가정집의 자동화 시스템의 하루를 보여주거나, 반대로 문명은 사라지고 그에 대한 단어만을 기억하는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는 레이 브래드버리의 작품은 절제되어있기에 더욱 섬뜩합니다.  

 우리는 대부분 아주 먼 미래가 아닌 가까운 시기에 종말이 다가온다면 그것은 바로 우리 자신의 어리석음 때문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자기는 제 3차 세계대전의 무기는 알 수 없지만 제 4차 세계대전의 무기는 분명 새총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지금 해야할 일은 종말에 대비하기보다는, 종말을 상상하고 '지금 여기'에서 서로 대화하고 이해하며 배려하는 삶과 사회를 만들어가는 일이 아닐까하는 소박하지만 거창한 생각을 해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