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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멜레온 자일 - 단편
이노우에 타케히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5년 4월
평점 :
절판
<슬램덩크>, <배가본드>, <리얼>로 유명한 이노우에 타케히코의 단편집이 나왔다. 작가의 명성도 명성이거니와, 강렬한 눈빛을 뿜어내는 표지그림의 남자도 마음에 들어 망설임없이 책을 주문했다. 단편집 치고는 책값이 좀 비싸다 했더니, 보통 책 두배 정도의 두툼한 두께가 투덜거림을 없애주었다.
알고보니, 이 작가 초기의 단편만을 모아놓은 것이었다. 총 4편의 작품은 표제작인 <카멜레온 자일>을 비롯하여 , , <카에데 퍼플>이다. 여기에서 <카멜레온 자일>이 책 대부분을 차지하고, 나머지 작품들은 그냥 간단한 단편이다.
카멜레온 자일
최강의 리스크 헌터(위험청부인)인 카멜레온 자일은 경찰에서 처리하지 못하는 유괴, 테러리즘, 살인방지등 수많은 위험에 대처하는 범죄방지의 프로페셔널이다. 그의 특이한 능력은 얼굴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는 것... 초인적이라 할 수 있는 집중력으로 미간에 있는 '차크라'에 모든 신경을 집중 시킨 뒤, 생명에너지를 폭발시켜 육체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는데...-.-;
다른때에는 이런 설정도 잘 받아들이는 편이었는데, 이 작품에서는 어쩐지 그런 말이 황당하게 느껴지는건.. 아마도 균형잡히지 않은 초기의 어설픔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하드보일드 코믹액션을 내세운것 답게, 일을 할 때는 제법 진지한 얼굴에 호쾌한 액션을 선보이다가, 평상시엔 푼수같은 행동을 서슴치 않는 자일을 보여주어 웃음짓게 만들기도 한다.
그림은 지금과 많이 다르다. 얼핏 지금의 모습이 눈에 뜨이기도 하지만, 작가이름을 모르고 봤다면 눈치를 못챘을 것이다. 말하자면, 그다지 특이할 것 없는 액션만화다.
BABY FACE
네 단편 중 가장 마음에 든 작품이다. 순진한 얼굴을 가진 암살자의 이야기인데, 희망도 사생활도 없는 그의 아픔이 느껴졌다. 짧지만 강렬한 이야기이다.
JORDAN처럼
가장 슬램덩크를 많이 느끼게 한 이야기이다. 아마도 슬램덩크의 기초가 되지 않았을까? 서태웅과 흡사한 인물이 나와서 즐거웠다. 3 대 3 농구를 통해 농구의 짜릿함을 잠깐이나마 보여준 이야기이다.
카에데 퍼플
역시 농구 이야기이다. 농구를 통해 깨닫고 성장한다는 뭐 그런류를 그리고 싶었던 것 같은데, 주인공 카에데의 무표정하면서도 관조하는것 같은 얼굴을 제외하면 다른 캐릭터들은 그다지 맘에 들지 않았다.
슬램덩크나 배가본드의 짜임새를 기대하고 책을 읽는다면 실먕할 것이다. 차라리 모르는 작가의 단편이라 생각하는것이 선입견을 가지지 않고 작품을 대할 수 있는 비결이 아닐까 싶다. 어느 작가나 초기의 시행착오를 거쳐가며 탄생했기에, 이런 책들도 어느 정도 애정을 가질 수는 있을 것 같다.
큰 기대없이 보기에는 그럭저럭 무난한 평작 정도는 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