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빨간 거짓말 1 - Bird Red Lie
이시영 지음 / 시공사(만화) / 2003년 8월
평점 :
품절


다른 사람이 이시영이란 작가에 대해 떠들때에도 난 별로 관심이 없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그냥 그럴때가 간혹 있다.  그러다가 이 작가에 대해 처음으로 눈길이 갔던 작품은 <지구에서 영업중>이다. 순진해 보이는 캐릭터들과 다소 황당한 배경설정, 그리고 상큼한 유머가 넘치는 만화였다. 결국, 이 작가의 작품을 다 보기로 결정했다.

그리고서 내 손에 들어온 단편집 한 권. <새빨간 거짓말>이다.  빨간색이 표지를 장식해야 할 것 같은 제목이지만, 이 책의 표지는 새까맣다. 제목만이 빨간 글씨로 빛나고 있다. 그래, 이 책의 내용은 전부 거짓말이다.

화성인 지구정복

사랑하던 사람이 죽던 날, 지구는 멸망했다.그가 없는 세상은 그녀에겐 조금의 미련도 없다. 공허한 일상이 계속되고, 그녀는 혼자 있을때만 운다. 그런 그녀에게 죽은 남자가 되돌아왔다. 그는 누구일까?
죽은 사람을 잊지못하는 지구인들을 위해 그 자릴 채워주는 리턴맨은 화성인이다.  잃어버린 사랑이 너무도 아파, 그 누군가라도 대신 채워주기를 바라는 마음.. 그건 나약한 인간의 본성이려나?  내가 그 상황이었대도 받아들였을것만 같은 슬프고도 가슴 아픈 아니, 어쩌면 행복한 이야기이다.

 

정말 불가능한 일입니까?

자연분만된 여자들이 성인처럼 떠받들려지는 시대, 인공수정된 클론 남성의 순진하고도 사랑스런 방황기이다. 말하자면, 여자와 진심으로 친구가 되기를 원하는 이 엉뚱한 클론 남자의 좌충우돌 러브스토리라고 하는게 낫겠다.  설정 자체는 완벽하게 가상세계..라고는 하지만 남녀의 위치를 살짝 바꿔놓은 감이 든다.  

- 글쎄 굳이 말하자면 TV를 보려고 리모콘을 밤새워 찾았지만 실패했을 때, 죽어도 손으론 켜긴 싫은 느낌 같은거랄까?

여자주인공의 이 대사가 난 왜 이리 와닿나 모르겠다..ㅎㅎ

 

공상과학전기

반전이 있는 만화다.  비슷한걸 많이 봤는데....라고 생각했더니, 작가  왈,  나름대로 많이 알려진 설정을 사용했다고 한다. 역시....^^;
인간형 로봇에 대한 이야기지만 내용이 들어가면 스포일러가 될 것 같다.  그냥 대사 한 마디...

- 겉으로 말하는 것과 속마음이 같은지, 또 같더라도 언제 변심할지 모르는 타인보단 본인이 직접 프로그램한 방식으로만 생각하고 행동해 줄 로봇을 원하는건 어쩜 당연한 것 아닐까요?

인간보다 더 인간같은 로봇이 언제고 나오고야 말리라.....ㅡ.ㅜ

 

작품마다 항상  유머가 넘친다. 슬픈 분위기도 유쾌하게, 가슴 아픈 상황도 경쾌하게 느껴지는 건 작가의 능력일 듯. 왜 팬이 그토록 많은지 조금은 알것 같다. 다른 작품도 더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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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오 2005-04-24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만 봐도 저절로 보고 싶어집니다. 언제쯤 볼 수 있을려나 모르겠지만요. 흑흑...

하루(春) 2005-04-25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빨간 부분, 굉장히 와닿네요. 제 얘기인 듯... ^^;;

날개 2005-04-25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 많이 바쁘신가봐요? 단편이니 금~방 읽는답니다.. 맘만 먹으면..흐흐~
하루님, 저도요, 저도...! ㅋㅋ

부리 2005-04-25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연분만된 여성이 떠받들여지는 시대라..... 전 이 대목이 마음에 남습니다. 설마, 그런 날이 올까 싶네요. 우리나라 40%인데 WHO에서 계속 줄이라고 얘기하거든요....

날개 2005-04-25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모르죠.. 계속해서 여자의 인구가 줄어들어 그 비슷한 현상이 발생할지..^^;;
그렇게 되기전에 부리님이 빨리 여자친구를 만드셔야 할텐데...흐흐~

내가없는 이 안 2005-04-25 1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 님 서재에서 만화를 몇 권 건져갔어요. 그리고 오늘은 이 책 건져가면서 살짝 말씀드리고 갑니다. 혹시 님 리스트에 강추하는 단편집이 있나 잠시 보고 왔더니 없네요. 님 그거 만드셨으면 꼭꼭 씹어먹으려고 했는데. 전 주로 단편만 보거든요. 그나마 본 것도 별로 없음. ^^

날개 2005-04-25 1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안님이 제 서재에 와주실줄은 몰랐어요..^^*
단편집 리스트라구요? 한번 고민해 볼께요.. 흐음~ 단편을 좋아하시는군요..

로드무비 2005-04-27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중에 없던 작가인데 관심이 생기네요.^^

날개 2005-04-27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안중에 없던 작가인데.. 하도 유명하길래 본거였죠.. 주인공들이 눈을 반짝반짝 귀염모드로 하고 있으면 정말로 귀여워요..ㅎㅎ
 
카멜레온 자일 - 단편
이노우에 타케히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5년 4월
평점 :
절판


<슬램덩크>, <배가본드>, <리얼>로 유명한 이노우에 타케히코의 단편집이 나왔다.  작가의 명성도 명성이거니와, 강렬한 눈빛을 뿜어내는 표지그림의 남자도 마음에 들어 망설임없이 책을 주문했다.  단편집 치고는 책값이 좀 비싸다 했더니, 보통 책 두배 정도의 두툼한 두께가 투덜거림을 없애주었다.

알고보니, 이 작가 초기의 단편만을 모아놓은 것이었다.  총 4편의 작품은 표제작인 <카멜레온 자일>을 비롯하여 , , <카에데 퍼플>이다.  여기에서 <카멜레온 자일>이 책 대부분을 차지하고, 나머지 작품들은 그냥 간단한 단편이다.

카멜레온 자일

최강의 리스크 헌터(위험청부인)인 카멜레온 자일은 경찰에서 처리하지 못하는 유괴, 테러리즘, 살인방지등 수많은 위험에 대처하는 범죄방지의 프로페셔널이다.  그의 특이한 능력은 얼굴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는 것... 초인적이라 할 수 있는 집중력으로 미간에 있는 '차크라'에 모든 신경을 집중 시킨 뒤, 생명에너지를 폭발시켜 육체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는데...-.-;

다른때에는 이런 설정도 잘 받아들이는 편이었는데, 이 작품에서는 어쩐지 그런 말이 황당하게 느껴지는건.. 아마도 균형잡히지 않은 초기의 어설픔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하드보일드 코믹액션을 내세운것 답게, 일을 할 때는 제법 진지한 얼굴에 호쾌한 액션을 선보이다가,  평상시엔 푼수같은 행동을 서슴치 않는 자일을 보여주어 웃음짓게 만들기도 한다.

그림은 지금과 많이 다르다. 얼핏 지금의 모습이 눈에 뜨이기도 하지만, 작가이름을 모르고 봤다면 눈치를 못챘을 것이다. 말하자면, 그다지 특이할 것 없는 액션만화다.

BABY FACE

네 단편 중 가장 마음에 든 작품이다. 순진한 얼굴을 가진 암살자의 이야기인데, 희망도 사생활도 없는 그의 아픔이 느껴졌다. 짧지만 강렬한 이야기이다.

JORDAN처럼

가장 슬램덩크를 많이 느끼게 한 이야기이다. 아마도 슬램덩크의 기초가 되지 않았을까? 서태웅과 흡사한 인물이 나와서 즐거웠다. 3 대 3 농구를 통해 농구의 짜릿함을 잠깐이나마 보여준 이야기이다.

카에데 퍼플

역시 농구 이야기이다. 농구를 통해 깨닫고 성장한다는 뭐 그런류를 그리고 싶었던 것 같은데, 주인공 카에데의 무표정하면서도 관조하는것 같은 얼굴을 제외하면 다른 캐릭터들은 그다지 맘에 들지 않았다.

슬램덩크나 배가본드의 짜임새를 기대하고 책을 읽는다면 실먕할 것이다. 차라리 모르는 작가의 단편이라 생각하는것이 선입견을 가지지 않고 작품을 대할 수 있는 비결이 아닐까 싶다. 어느 작가나 초기의 시행착오를 거쳐가며 탄생했기에,  이런 책들도 어느 정도 애정을 가질 수는 있을 것 같다.

큰 기대없이 보기에는 그럭저럭 무난한 평작 정도는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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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04-13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기 단편들이 좋은 작가들 별로 못 봤어요.
그림체는 그렇다 치고 아이디어나 창의성이 제일 뛰어날 때였을 텐데......

날개 2005-04-13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디어는 좋아도 그걸 제대로 구현해낼 세련됨이 부족해서 그런가봐요..
저 작가가 <카멜레온 자일> 같은 아이디어로 지금 다시 쓴다면, 아마도 멋진 작품이 나올걸요?^^

oldhand 2005-05-12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초기에는 그림실력과 연출력이 많이 떨어지긴 하지요. 물론 <무한의 주인>같은 데뷔작을 그리는 사무라 히로아키 같은 작가도 있지만요. 이런 경우엔 또 후속작이 데뷔작을 뛰어넘지 못하고 버벅이게 되는 경우가 흔하지요..

날개 2005-05-12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무한의 주인>은 정말 대단하지요? 데뷰작이면서도 그런 섬세한 작품을 그릴 수 있다는게 놀랍습니다..
 
과학축구단 1 - 위기의 학교를 구하라, 스포츠 과학 학습만화-축구 스포츠 과학 학습만화 1
그림나무 글 그림, 이인호 감수 / 뜨인돌 / 2005년 4월
평점 :
절판


애초에 애들용으로 나온 책들은 웬만하면 안본다.  애들책까지 일일이 들여다보기에는 내가 볼 책이 너무 많다. 한데, 이 책 <과학축구단>은 읽어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초등학교 2학년인 울 아들이 나를 줄줄 따라다니며 책을 낭독해주는데다, 얼마나 키득거리며 웃어대던지..  
결국, 도대체 얼마나 재밌는지 보자며 책을 펴들었다.

주내용은 학생수가 14명밖에 안되어 폐교위기에 몰린 들꽃초등학교의 학생들이 축구를 통해 학교를 살리는 이야기이다. 아이들이 푹 빠져들 수 밖에 없이 만드는 만화의 요소들 - 축구에 천부적 소질을 가진 영웅, 반칙을 일삼는 다른 팀의 악당, 위기의 순간에 힘을 합쳐 해결하는 감동  등등 - 이 곳곳에 배치되어 왜 우리 아이가 그토록 책에 매달렸는지 알것 같았다. 게다가 이야기를 코믹하게 엮어놓아, 웃음을 연신 자아내게 한다.

스포츠 과학 학습만화를 표방한 책답게 이 책에는 축구에 대한 이야기가 과학적인 설명과 함께 자세히 나온다.  이야기를 끌어가는 만화 중간중간에 축구에 관련된 과학 상식을 넣어놓아 아이들이 저절로 그것을 익힐 수 있도록 배려했다. 
축구화나 축구공에 얽힌 과학적인 비밀이며, 왜 잔디구장이 좋은지.. 운동전에는 왜 준비운동을 해야하는지.. 등등 그림을 곁들인 쉬운 해설로 아이들도 이해하기 쉽게 해놓았다. 실제로 그 안에 있는 내용을 아이에게 물어보니 제대로 포인트를 집어내어 잘 알고 있어 기특했다.

2권까지이다.  책을 읽는 내내 울 아들은 옆에서 장면 장면마다의 해설을 곁들여 날 웃겼다. 물론, 어른들이 보기에는 좀 유치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적당한 책인것 같다. 재밌게 읽으면서 스포츠 상식까지 익힌다면 일석이조라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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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5-04-10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들의 해설 한번 듣고 싶네요 ㅎㅎㅎ
날개님 아들에게 추천을....^^

2005-04-11 09: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날개 2005-04-11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감사합니다..^^* 하도 옆에서 이 장면이 웃기다느니, 멋있다느니, 혹은 이 장면을 잘 보라는 둥 말을 늘어놓는 통에 정신이 어찌나 산란하던지요..ㅎㅎ
속삭이신 님, 벌써 이 책을 열댓번은 봤습니다..^^ 외우고 다녀요..

겨울 2005-04-11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카아이가 축구를 무척 좋아해요. 마침 뭘 사줄 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 책이 좋겠네요. ^^

날개 2005-04-11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선물이 되면 좋겠네요..^^

2005-04-12 17: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날개 2005-04-12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그랬다니 리뷰 쓴 보람이 있군요..^^ 말씀 고마와요~!
 
내 마음속의 자전거 1
미야오 가쿠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1년 11월
평점 :
품절


어렸을 때 자전거를 타본 적이 있다.  위험하다고 자전거는 못 사주겠다는 엄마의 말에, 남의 집에서 빌려서 자전거를 배웠다. 매일매일 문을 두드리며 자전거를 빌려달라는 내가 그 아줌마는 얼마나 미웠을까..ㅎㅎ
혼자서 조금씩 배운 자전거가 조금 익숙해질 무렵에 한번 크게 굴러버렸다. 그 이후로는 관심 뚝~   내가 좀 겁이 많다..^^

<내 마음속의 자전거>는 자전거가 주인공인 만화다.  자전거를 가업으로 살아온 아오바 자전거포의 주인 토게 코이치와 그의 딸 아오바를 중심으로, 이 자전거포에 자전거를 사러오는 사람들의 조그마한 이야기들이 옴니버스 형식으로 펼쳐진다.

각각의 짧은 이야기들은 그 사람에 맞는 특색있는 자전거를 소재로 재미나게 진행된다.
조립에 재주가 없던 젋은 아버지가 아이를 위해 정성들여 만들어주는 조립식 자전거 '로빈',  몸약한 그녀에게 청혼하기 위해 만든 2인승 자전거 '탠덤',  기계치를 위해 3초만에 접을 수 있다는 '브리지스톤 트랜지트 컴팩트' 등등..
각자의 사정에 맞춘, 각자의 사이즈에 맞는 자전거들로 그들은 행복해진다.

감동적인 이야기, 가볍게 웃을 수 있는 이야기, 눈물이 흐르는 이야기 등등.. 이 책에는 참 많은 사람들과 많은 이야기가 존재한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이야기들이 하나같이 너무 짧다는 것..  감동을 느낄만 하면 끝나버려 뭔가 좀 부족함을 느낀 것이 여러번이다. 기왕이면, 조금만 더 호흡이 길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물론, 자전거에 촛점을 맞추기 위한 거였을지 모르지만, 주인공으로 내세울만한 인물이 특별히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도 극의 재미를 떨어뜨린다. 아오바 자전거포의 주인을 주인공이라고 내세우기는 2% 부족함이 있다. 그는 그냥 도와주는 인물정도라고 해야 할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자전거 얘기를 읽다보면 겁많은 나도 다시 자전거를 탈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내 몸에 맞는 안정감 있고 근사한 자전거가 어디선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다. 아오바 자전거포의 주인을 만나서 나에게 적당한 자전거를 소개받고 싶다. 
그래! 나는 빨강으로 멋을 낸 접이식 자전거가 갖고싶다. 핸들은 손에 적당히 맞아야 하고, 페달은 밟기 편안해야 한다. 접었을때 가능하면 부피가 작고, 가벼웠으면 좋겠다.   그런 자전거 어디 없을까?^^

자전거를 타고 나가고 싶다. 바람을 맞으며 신나게 달리는 상상을 열심히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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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04-10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흥용의 <내 파란 세이버>도 좋죠?
리뷰 좋네요.^^

하루(春) 2005-04-10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전거 다시 타세요. 좀 작은 거 사면 차에 싣고 호수공원(거기도 있는 거 맞죠?)에 가서 타도 되고.

날개 2005-04-10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그 책도 안봤어요.. 이 책도 다른분 말씀듣고 봤는데.. 저 왜 이렇게 안본책이 많죠? ㅡ.ㅜ
하루님, 자전거 사고싶어요.. 부담스럽지 않은 자그마한거로.. 울 딸래미 자전거는 있는데, 그걸로라도 탈까요?^^

날개 2005-04-13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 바로 그거예요.. 아오바는 지름신! ㅎㅎ
 
에덴 1
엔도 히로키 지음 / 세주문화 / 1998년 1월
평점 :
절판


엔도 히로키의 <에덴>은 아직 완결되지 않은 SF만화이다. 바이러스에 의해 그리고, 자랑하던 과학문명에 의해 인류가 얼마만큼 비참해질 수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매우 잔혹한 만화임에 틀림없다.  사람의 목숨이 한갖 파리목숨처럼 너무나도 쉽게 버려지고, 인간들의 이기심은 극에 달해 서로 믿지도 교류하지도 않는다. 어떻게 보면 지금의 인간들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는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에이즈 이후로 인류에게 다가온 것은 경질화 바이러스.. 면역계에 덤벼든 것까지는 에이즈와 같지만, 에이즈와 반대로 면역계를 과잉반응시켜폭주하게 만드는 병이다. 면역이 '자기'를 지키려 한 나머지 '외계'를 셧아웃 시켜버리고, 폐쇄상태가 되어 말그대로 체피가 딱딱한 각질층으로 둘러싸이게 되고.. 그 안에서 내장이 괴사하여 질척한 스튜화 되버리는 것.. 마지막으로 그 스튜는 몸의 구멍이란 구멍으로 모조리 흘러나와 텅빈 껍데기만 남게 된다. 이런 병은 너무 무섭다.

자신들이 만든 기계가 폭주하여 멸망하고, 병에 당해 죽고.. 이런 가운데도 인류는 끈질기게 살아남는다. 다친 몸을 기계로 바꾸는 것이 보편화되어버린 사회, 살아남기 위해 다른 사람을 죽이는게 너무도 쉬운 사회가 된다. 거기다가 잔인한 인간들은 물리쳐야할 바이러스까지 다른 사람을 죽이는 무기로 이용한다.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유명한 마약상의 아들 에리어는 그나마 가장 인간적인 소년이다. 최소한 뭐가 옳은가만은 제대로 판단하려고 애쓰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만만치 않은법.. 복수를 위해 결국 손에 피를 묻힌다. 도대체 어떻게 사는 것이 옳은것인가는 읽는이에게도 숙제거리다.

독자는 이 책에서만은 누구에게도 정을 주어서는 안된다. 작가는 절대로 그걸 허용하지 않는다. 조금만 익숙해지려고 하면 여지없이 죽어버려, 마치 이 비정한 현실을 받아들이라고 강요하는 것 같다.  하지만, 결코 책에서 눈을 떼놓을 수는 없게 만든다. 숨죽여 그들을 지켜봐야 하는건 한편으론 괴롭다.

미완이다. 더 이상의 출판을 기대할 수 없다는게 너무나 안타깝다. 읽느라고 힘들었지만, 나에겐 가슴깊이 남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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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春) 2005-04-01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미완이에요? 게다가 절판.. 흠 그리움만 쌓이는 게 아니구, 궁금증만 쌓여 가네요.

날개 2005-04-01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세주출판사에서 나온거거든요.. 세주출판사 망해서 여기서 나온 책은 전부 절판입니다.. 인기책은 다른 출판사에서 받아서 계속 발행해주는데요, 이 책은 그런 행운도 없을것 같더군요..-.-;

플레져 2005-04-02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화책 읽는 여인, 날개님. 리뷰 잘 보았어요. 추천합니다 ^^

2005-04-02 09: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날개 2005-04-02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님이 그렇게 부르면 되게 고상하게 들려요..ㅎㅎ 감사합니다..^^
속삭이신 님, 잘 하셨어요.. 이제 더 이상 살 수 없으니, 있을때 구입해야죠..ㅎㅎ

2005-04-04 08: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balmas 2005-04-06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걱, 사볼까 그랬더니 절판이네요 ... ㅠ.ㅜ

날개 2005-04-06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주출판사 책들이 다 절판이랍니다..ㅠ.ㅠ

2005-04-06 2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날개 2005-04-06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내일 보내드리겠습니다..^^*

JUNE 2005-04-29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정말 구입하고 싶은데...아 어떻게 좀 안돼나..그럼 일본에선 계속 나왔나요?

날개 2005-04-29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니님, 안녕하세요..^^ 안타깝군요. 책이 절판이어서 지금은 구하기가 힘들구요, 오프라인 서점이나 중고시장을 돌아보셔야 할 것 같네요..
저도 다른 분께 드려서 지금은 없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