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랑전 1
야마하라 요시토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199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한참전에 이 책을 20여권 보다가 그만뒀었다. 길기도 길거니와, 역시 빌려 읽는 책은 끈질기게 봐지지를 않는다.  뒤가 좀 궁금했지만, 다른 볼거리도 많았기에 기회를 못잡았다가 요번에 31권까지 한꺼번에 장만했다.  아아~ 서른 한권.. 징하게 길다. 그런데, 검색해보니 두권 더 나와있네....ㅡ.ㅡ

뜬금없이 삼국지의 세계로 떨어져 버린 두 소년, 소녀의 이야기다. 그들이 뭣때문에 이쪽 세계로 오게 되었는지에 관한 건 자세히 나오지 않는다. 단지 차원이동이 시로라는 소년이 가진 목걸이의 힘에 의한 것이고, 그들에게 주어진 사명이 있다는 것만 얼핏 보여질 뿐이다.

용과 함께 떨어져 용의 아이로 불리게 된 시로와 수미는 그들에게 추앙받으며 각각 숨어있는 힘을 발휘하게 된다. 유비의 군사가 된 시로는 유비를 도와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조조에게 납치되어 용의 무녀로 살게된 수미는 그들의 정신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시로와 수미가 나타남으로 인해 삼국지의 역사는 우리가 알고있던것에서 조금씩 엇나가게 된다.  전쟁이라는 특수상황이라지만, 사람을 죽여야 한다는 것은 시로와 수미에게는 고통이다. 그들의 고민은 처음부터 31권에 이르는 지금까지 끊임없이 계속된다.

이야기는 오나라 손권과 위나라 조조의 싸움인 적벽대전을 기점으로 확연히 달라진다. 앞 쪽이 삼국지의 내용을 따르는 역사물쪽에 가까웠다면, 그 뒤부터는 거의 환타지물이라고 봐야할 것 같다.  시로는 용의 아이로서 갖은 무술을 익혀 거의 신기에 가까운 싸움을 계속하고, 수미는 용랑랑으로서 한번씩 특수능력(비를 내린다거나....ㅡ.ㅡ)을 발휘하기도 한다.

31권까지 읽은 지금으로서는 끝이 어떻게 날지 짐작할 수가 없다. 삼국지란 것이 딱히 어느 부분까지를 마무리로 보기에는 좀 그렇고...  난세가 정리되는 것이 마무리로 가장 좋은데, 그러려면 아직 멀었고...
흠, 작가는 도대체 이 사태를 어이할 것인지....

작가가 이 책을 연재하는 동안 조조에 대한 역사인식이 조금씩 바뀌었음이 느껴진다. 처음에는 그다지 비중 없는 역할이더만, 뒤로 갈수록 위대한 인물로 봐준다. 요즘은 이게 대세지...
삼국지를 굳이 몰라도 읽는 데는 지장이 없지만, 알고 있다면 조금 더 흥미로울것 같다. 

몇 권이 더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기왕이면 시로의 초인적인 능력만 자꾸 개발하는 '드래곤볼식' 말고,  삼국지 이야기를 좀 떠 써먹는 방향으로 나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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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rim 2005-06-08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거 읽다가 말았는데.. 다시 읽어볼까요... 흠..
그런데 삼국지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군요. ㅎㅎ

클리오 2005-06-08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작가 걱정하시는 부분이 압권입니다..

하루(春) 2005-06-09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33권까지 나오고도 완결이 아닌가요? @@

날개 2005-06-09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느림님, 님도 읽다가 말으셨군요..ㅎㅎ 삼국지 안읽어보셨으면, 한번쯤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듯 싶어요.. 이게 한번 시작하면 무지무지 재밌거든요..^^
클리오님, 이거 읽다보면 저절로 걱정이..^^;;;;;
하루님, 네.. 완결아니예요...ㅠ.ㅠ 무지 길죠?

로드무비 2005-06-09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날개님 존경하는 걸로 그칠래요.^^

날개 2005-06-09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흐~ 만화 읽다보면 30권 넘는건 예사로 알아야지요..^^ 지금 30권까지 나와있는 <이니셜D> 막 시작했어요..^^;;;;

oldhand 2005-06-09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20권 근처까지 읽다가 손뗀지 한 3-4년 된것 같네요. 각 장수들의 전투력이 거의 무협지 수준으로 뻥튀기 되어 있는... 그래도 재미는 있었는데 말이죠. 언제쯤 기회가 되면 다시 볼수 있으려나요.

날개 2005-06-09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갈수록 전투력이 올라가는게 장난 아니죠..^^ 다시 보시려면, 좀 더 기다렸다가 한꺼번에 보세요~

사마천 2005-06-12 0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갑습니다. 삼국지 소재 만화가 또 한 종류 있군요.
제가 써놓은 삼국지 페이퍼도 한번 봐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날개 2005-06-13 0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마천님, 님 서재에 있는 삼국지 글들.. 요즘 읽고 있답니다.. 아직 조금밖에 못읽어봤지만요..^^ 삼국지에 대해 그리 잘 분석을 해놓으셔서 대단하다고 생각했었답니다..

모1 2005-07-06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보다 말았어요. 전 한 10권?? 너무 길어지니까..좀 김빠져서 못 보겠더군요. 후후..

날개 2005-07-06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은 역시 한꺼번에 봐야되더군요..^^
 
불면증 1
박은아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1년 5월
평점 :
품절


어쩌면 보통 사람들은 용납 못할 이야기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소재에 불편해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금지된 사랑이란 소재를 좋아하지 않지만, 나는 이 책에서 인간을 본다. 이루지 못할 사랑에 흔들리는 인간을 보고, 마음의 벽을 쌓아 가로막은 인간을 보고, 절망에 고통받으면서도 감추어버리는 인간을 본다.
무표정한 그녀.. 잘 웃지도 울지도 않던 그녀에게서 아픔을 본다.

여름날이 갔다. 한밤에도 잠 못 들던 여름이..
하지만 나는, 오늘도 잠들지 못해.
무얼까.. 불면의 밤에 나와 함꼐 있는 것은-

주인공 희진은 아빠의 재혼으로 피도 섞이지 않은 영호와 남매가 된다. 부모의 결혼으로 이루어진 가족 안에서 조용히 숨어 지내던 희진에게.. 자꾸만 영호의 그림자는 다가온다. 부인하고 또 부인하고.. 내치고 또 내쳤건만 사랑이라는 감정은 그런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다.

생각해보면 난 항상 어떤 '틀'안에 있었다.
외부의 힘에 의해 그 속에 들어간건지, 아니면 내 스스로 들어간 건지는 잘 알수가 없다.
'틀'속은 안전했다.
'틀'은 외부의 자극으로보터 날 지켜줬다. 날 아프게 하는 모든 자극들로부터-
'틀'에게 나도 모르게 치루고 있던 대가는 얼어붙어가는 심장과, 유리보다 약한 인간관계들-
그 중에 유난히 파고들어왔던 넌 누구보다도 날 잘 이해하고 스스럼없이 대해줬지.
그리고 알아버렸어. '틀'속에 있는 건 행복하지 않다는 걸-
차라리 이젠 고통을 느끼는 편이 낫겠다.

희진과 영호가 연인사이로 발전하고, 새엄마가 그 사실을 알아버린건 언젠간 닥칠 일이었다.  강제로 영호와 떨어져 있게 되고, 불의의 사고로 영호가 죽게되는건 이 나라에서 허용할 수 있는 유일한 결말이리라...
희진은 다시 두터운 벽을 쌓고, '틀'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 옛날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울지 않았던 것처럼, 다시금 그녀의 마음은 얼어버렸다.

아픔을 저 밑바닥에 감추어 놓고, 스스로는 이겨냈다고 혹은 상처가 아물었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생각일 뿐이다.  어느날 바닷가에서 영호가 얘기하던 마모되어 보석처럼 변한 사이다병을 발견하고 그녀는 목놓아 운다. 내 가슴이 먹먹해지도록...

기억의 조각들은.. 아주 사소한 것을 계기로 불시에 찾아와- 무더기로 쏟아져 버린다.
그리고는 무방비상태에 있던 인간을 순식간에 무너뜨려 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렇듯 괴로운 시간이 지나가면 곧 괜찮아질것이다. 나는 아마도 또 벽을 만들어갈테니까.
저번것보다 훨씬 두껍고 튼튼한 벽을-
그러니 지금 이 순간만큼은 실컷 슬퍼해도 괜찮다.
이런 순간들이 반복되다 보면 깨진 유리조각처럼 예민했던 그 시절들의 나는,
언젠가 말끔하게 다듬어진 스스로를 발견하게 될것이다.
오랜시간 거친 파도에 마모된 바닷가의 유리돌처럼-

그래.. 어른이 되어 간다는건 그런 것이다.
아픔들이 쌓이고 쌓여  나중엔 그 고통이 무디어져버리고, 감정 표현마저 자유롭지 못한 것..
어떤 자극에도  동요하지 않은 척, 내 마음을 가둬버리는 것.. 그런 것이다.

이 작가의 다른 작품인 <스위티 젬>이나 <다정다감>은 나와 코드가 맞는 작품이 아니었다. 내가 생각하기엔 연령대를 십대에 맞춘 좀 유치한 사랑이야기라 느꼈었다.  그래서, 그다지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이 작품은 느낌이 확연히 틀리다.  

잠이 오지 않는 밤...  이 책 한 권 읽는다면 어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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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春) 2005-05-23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2권짜리네요. 아구 짧아서 반가워라.. 일단 보관함에 담아놓죠. ^^

날개 2005-05-23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볼려면 역시 짧은게 부담없죠? ^^

로드무비 2005-05-24 0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지금 박은영과 헷갈리신 거 아닙니까?
저도 다정다감 너무 재미없었어요.
읽다가 집어치웠죠.
박은아는 좋아요. 불면증도.^^

로드무비 2005-05-24 0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나으 착각.
박은영이란 작가의 만화가 재미없었는데...뭐였더라?ㅎㅎ
<야야>였던가?
다정다감은 그럭저럭 괜찮지 않았수?^^

날개 2005-05-24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야>는 강은영이예요..^^ 강은영 작가 작품은 좀..... 그렇죠? ㅎㅎ
<다정다감>은 굉장히 오래전에 3~4권 정도만 봤었어요.. 당시에 그냥 그랬다고 생각했는데, 이 <불면증>을 보고 났더니, 내가 뭘 놓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게다가 로드무비님도 괜찮았다 하니... 아무래도 다시 봐야 할것 같아요..^^

진주 2005-05-24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이런 책을 잠이 오지 않는 밤에 보라니..고문입네다.
너무 가슴 절절해서 읽었다간 그날은 꼬박 뜬 눈으로 밤 새우겠어요^^;;;

인터라겐 2005-05-24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거덕... 진주님 가슴 절절하다굽쇼... 저 요즘 가슴 절절한 얘기가 필요해요..
지도 보관함으로...

날개 2005-05-24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 가끔 뜬 눈으로 밤새우는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흐흐~
인터라겐님, 뭔일 있습니까? 절절한 이야기가 필요하시다니...^^

2005-05-25 09: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날개 2005-05-25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접수했습니다..^^* 글구, 아까 말씀드린 책은 로맨스 소설입니다.

미미달 2005-06-01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 어른이 되어 간다는건 그런 것이다.
아픔들이 쌓이고 쌓여 나중엔 그 고통이 무디어져버리고, 감정 표현마저 자유롭지 못한 것..
어떤 자극에도 동요하지 않은 척, 내 마음을 가둬버리는 것.. 그런 것이다.

이 말 너무 멋집니다. 생각해보니 저는 좀 일찍 어른이 되기 시작한 것 같군요.


날개 2005-06-02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미달님, 어른이란 참 서글픈 겁니다. 그죠? ^^
 
날 울리지마 1
카즈기 와타루 지음 / 시공사(만화) / 2004년 3월
평점 :
품절


초등학교 5학년의 막 사춘기에 접어든 귀여운 꼬마 라이타가 등장하는 만화다.  아버지는 별거하여 못본지 오래고, 할아버지는 치매에 걸려있고, 형 토키오는 입시에 실패한 후 불량학생으로 전락했다.  가정부인 이고는 호모이고, 엄마는 형을 실패작이라 부르면서 공부 잘하는 라이타에게는 뭐든지 사준다.

이렇게 쓰고 보면 엄청난 문제가정을 그리는 만화같지만, 읽다보면 그렇지 않다. 
엄마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있는 라이타는 사실은 낙제생 형을 동경하고 있다. 인생의 낙오자일것만 같은 형 토키오는 나름대로 인생의 계단을 밟아나가고 있다.  호모인 가정부 이고는 정이 많고 따뜻해 한 가족처럼 지낸다.  토키오를 실패작이라고 인상쓰며 말하는 엄마 또한 숨겨진 사랑이 느껴진다.

별로 크지않은 일상의 이야기들을 통해서 가족을, 사랑을... 그리고 성장을 이야기한다.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를 드나들며 그들안에 숨겨져 있는 깊은 정을 느끼게 해준다.  별 것 아닌것 같은 이야기인데도 그 속에 들어있는 다정함을 느낄 수 있었던건 나만은 아닐 듯하다.

<아름다운 남자>, <소리쳐주세요>, <무지개색 가면>등으로 독특한 작품세계를 만든  사토스미 타카구치 원작이다. 그림은 와타루 카즈키가 그렸다. 그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묘한 매력을 발산한다. 뭐가 재밌었냐라고 물어보면 똑똑히 대답하기 힘들면서도 자꾸만 뒷 여운이 남는다. 이 작품 또한 마찬가지였다.

무거운 듯한 주제를 무겁지 않게 풀어나간, 경쾌하고 즐거운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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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05-16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스토리 소개를 보니 재밌을 것 같아요.
그림도 괜찮은가요?^^

날개 2005-05-16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좋아하는 스타일의 그림이예요.. 명랑스타일은 아니고, 순정그림체에 속한다고 봐야겠죠? ^^

겨울 2005-05-24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도 글도 맘에 쏙 드는 만화책이죠? 짧다면 짧은 3권 완결인데 아주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해서 긴 이야기를 읽은 느낌이었어요. 원작자가 '무지개색 가면'의 작가라는 건 처음 알았네요. 굉장히 독특한 미스테리물로 기억해요.

날개 2005-05-24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울과몽상님도 읽으셨군요..^^ 저 이 작가 참 좋아해요..
 
성 도체스터 학원 살인사건
김연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2년 1월
평점 :
절판


김연주의 작품을 이전에는 읽어본 적이 없다.  그러고보니 내가 우리나라 작가들에게는 너무 인색했던게 아닌가 싶다. 몇몇 들려오는 신인작가들의 작품소식을 들어도, 줄기차게 일본작가의 신작만을 찾고 있었으니.. 한데, 요즘 계속 읽게 되는 우리 나라 작가들의 작품들은 결코 떨어지지도 뒤지지도 않는 듯 하다. 오히려 그 감각이 더 곱고 섬세하다.

<성 도체스터학원 살인사건>이란 김연주의 단편집은 오래전부터 이름만은 들어왔다. 읽으려고 부단히 노력했으면 오래전에 읽었을 책을, 이렇게 지인의 선물을 받아 이제서야 읽게 되다니.. 조금은 반성하고 있다.

제목에서 풍겨오는 이미지는 마치 본격 추리만화의 장이 펼쳐질 듯 하나, 사실 그런 내용은 아니다.
엄숙할 것만 같이  살인사건 으로 시작하던 첫 페이지는.. 범인으로 의심받고 있는 에르가르트의 약혼녀 필리아스에 의해 경쾌한 분위기로 돌변한다. 에르가르트를 믿고 진범을 잡기 위해 들쑤시고 다니는 필리아스와 에르가르트를 의심하여 그를 피해다니는 학생들..   그 뒤에는, 폭소가 터져나올 결말이 기다리고 있다..^^

내용상으로 상당히 짧은 단편이다. 이 책에는 그 외에도 김연주의 데뷰작을 비롯한 여러 단편이 실려 있다. 
<성 도체스터 학원 살인사건>에 나오는 두 주인공 필리아스와 에르가르트는 연이어 있는 단편 <위노빌양의 수요일>에도 출연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책 한권이 그들의 이야기로 계속 되었어도 좋았을 것 같다.  무뚝뚝한 남자 에르가르트와 적극적인 여자 필리아스의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기 때문에..

이 책 속에 있는 몇몇 단편중에서 <36.5>는 특히 마음에 든다.  서로 적이었던 두 사람이 동행길에 끈끈한 신뢰의 정을 쌓는 이야기..  결론 부분이 조금 부족한 마음이 들었지만, 여운이 남는 만화다.

느낌이 좋은 작품들이다. 한번 읽고 휘리릭 던져버리는 게 아니라, 음미하게 되는 이야기들이다. 일부 내 능력이 딸려서 이해가 안가는 부분들도 있었지만, 기분 좋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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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05-12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6.5'는 저도 보고 싶네요.
날개님 이벤트 24인 남았네요.^^

날개 2005-05-12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중에 빌려드릴께요..^^ 로드무비님도 참가하실거죠?

로드무비 2005-05-13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깜빡했어요.
그리고 캡쳐라 하면 무조건 자신없어요.
캡쳐 이벤트는 신경도 안 쓰는데...날개님 이벤트라 참가하려고 했는데...
ㅎㅎ 용서해 줘요.^^

날개 2005-05-13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캡쳐라서 안오시나보다.. 그랬어요..^^ 좀 섭섭했지만 이리 오셔서 용서해 달라시니 제가 어찌 배겨나겠어요~~ 히히..

반딧불,, 2005-05-13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이제사 봤다지요.
요사이 접속불가이다보니^^;;

날개 2005-05-13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반딧불님..
 
그러니까 좋아 - Flying Flower 시리즈 2
이시영 지음 / 시공사(만화) / 2002년 2월
평점 :
품절


유쾌하고 상큼한 만화를 읽고 싶은 마음에  이시영의 단편집을 펴들었다.  그리고, 20살의 나이차를 뛰어넘은 두 사람의 이야기를 흐뭇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순수함이 뚝뚝 흘러내릴것만 같은 19살 소녀 하이안.. 
가수겸 배우이자 여고생인 그녀는 사실 영악에 가까운 소녀이다. 순진을 가장한 건 어렸을 때부터 찍어왔던 남자 이문도에게 다가가기 위한 나름의 포석이었다.

바람둥이로 알려져있는 39살 아저씨 이문도..
배우이자 두 아이의 아버지인 그는 사실 마음은 한없이 여린 남자이다. 이상하게도 딸 또래의 소녀 이안에게 자꾸만 신경이 쓰인다.

현실세계에서 19살의 소녀와 39살 먹은 아저씨가 사귄다는 얘기를 들으면, 아마도 대번에 '도둑놈' 소리가 나왔을 것이다. 주위의 반대에 부딪혀 혹은 스스로의 틀에 매여 채 피지도 못하고 시들었을것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건 만화잖아..!  나이도 인종도 국경도 상관없이 오직 사랑만이 우세해도 좋다. 편견도 쉬이 사그라들고, 족쇄도 금방 벗어버릴 수 있다.  
그녀 하이안과 그 이문도는 바로 그렇게 했다.

- 아내의 조건이 바다같은 사람이라고 했던 건?  솔직히 말하면 부담스런 여자죠.  마시기엔 너무 짜고 적당히 즐기기엔 너무도 깊으니까.

그 남자의 냉정하고 허탈한 발언에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 어머, 왜요? 마셔버리지 않으니까 계속 바라볼 수 있고, 즐기지 못하는 대신 오랫동안 느낄 수 있잖아요.

조금씩 다가가는 그녀는 진지하고, 자꾸만 그녀를 바라보게 되는 그는 두려워 한다. 부끄러운 사랑이 아니라 미안한 사랑이라고 말하는 그가 귀엽다.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고 이루어지는 사랑이 대견스럽다.

코믹을 적절히 섞어놓아 웃어가며 읽었다.  알고보니 그는 이시영의 <feel so good>에 나오는 주인공들의 아버지라 한다.  물론, 그 작품을 읽지 않아도 내용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었지만, 읽었었다면 심정적으로 더 빠져들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feel so good>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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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라겐 2005-04-30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20살 차이면? 현실에선 난리나겠죠?

날개 2005-04-30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리 정도가 아니겠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