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마태우스 > 리뷰 특강(5): 영화 리뷰 쓰기

* 회가 거듭될수록 유치해지는 리뷰 특강 시간입니다. 오늘은 영화 리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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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무코님이 단 댓글이다.

nemuko
마태우스님, 책 리뷰는 이제 좀 쓰겠는데 영화 리뷰를 못쓰겠어요. 가르쳐 주세요! -2005-04-02 11:16
 

사실 영화리뷰, 막상 쓰려면 막막하다. 줄거리를 쓰자니 스포일러겠고, 줄거리를 안쓰자니 달리 쓸말이 없고. 반전이 하이라이트인 <식스센스>에 관한 클리오님 의 리뷰다.

[...같이 보기로 한 사람이 늦게 오는 바람에 나 혼자 먼저 들어갔다. 표를 미리 사두었기 때문에 한 장이라도 건지려면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20분쯤 지났을 때, 어디냐고 문자가 온다. “어디긴, 극장 안이지”라고 답을 보냈더니 그런 게 어디 있냔다. 아니 늦게 온 지가 잘못이지, 먼저 들어간 내가 잘못인가. 빨리 나오라는 그의 말을 무시한 채 영화를 보는데, 문자가 계속 온다.

그: 클리오, 이 치사한 인간아.

그: 문자 씹기냐. 니가 나한테 그럴 수 있어?

그: 한번만 봐줘, 응? 지금이라도 나와 봐.

그: 열 셀 때까지 안나오면 나 삐진다.


문자 때문에 영화에 집중할 새가 없어서 옆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밖으로 나왔다. 그를 데리고 들어와서 다시 영화를 보는데, 상황을 모르는 그가 자꾸만 물어본다.

그: 저게 왜 저런 거야?

 : 쟤 눈에 귀신이 보이는 거야.

그; 근데 왜 브루스 윌리스랑 같이 다녀?

 : 브루스 윌리스는 정신과 의사야, 이 귀신아!

그를 데리러 갔다오는 동안 놓쳐버린 장면이 아까워 죽겠는데, 이 인간 정말 도움이 안된다...(나와서 그와 대판 싸웠다는 걸로 마무리하고 있다)]


 

이게 과연 영화 감상문일까? 스포일러를 안주기 위해 노력한 점은 가상하지만,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까지 영화 외적인 얘기만 하는 건 문제가 있다. 그럼 어떻게 써야 할까. 내가 본 영화 감상문 중 가장 뛰어난 작품은 바로 플라시보님의 <툼 레이더: 판도라의 상자> 리뷰다. 카이레님, 선인장님 등 기라성같은 영화 고수들이 있긴 하지만, 읽기 쉬우면서도 핵심을 잘 지적한 플라시보님 의 작품을 보면서 영화 리뷰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배워 보도록 하자.

 

 

우선 영화를 보게 된 배경을 써야 한다. 느닷없이 “<마파도>를 봤다”로 시작하면 보는 사람의 감정이 급격히 고조되어 숨이 가쁘다. 하지만 플라시보님은 특유의 쿨함으로 툼 레이더를 집은 이유를 기술하고 있다.

[원래는 니모를 한 번 더 보려고 비디오 가게로 갔으나 니모가 없는 바람에 그냥 툼레이더를 빌렸다. TV에서 연말 시상식으로 지들끼리 상주고 받으며 잔치하지만 않았어도 나는 툼레이더를 빌리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나는 방송사의 시상식들을 미워하게 되었다]


속편인 경우 1편에 대해 언급해 주는 게 필요하다. 1편이 후졌다면 ‘기억이 잘 안난다’는 식으로 쓰는 것이 신뢰감을 준다. 예컨대 ‘조폭마누라’를 말하면서 “1편은 이러저러한 내용이었는데, 워낙 감동을 받아 2편을 기다렸다”고 쓴다면 자신이 쌓아온 정체성이 송두리째 흔들리기 마련이다.

[원래 툼레이더의 얘기가 뭐였는지도 모르겠다. 1편에서는 라라 크로포드라는 여자애가 아버지가 남긴 유물을 찾아내고 어쩌고 하면서 악의 무리와 맞서고 했던 내용인것 같은데 2편에서는 1편과 거의 상관없이 내용이 진행되었다. 원래 그래야 하는 것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1편을 보지 않아도 2편을 보는 것에는 무리가 없겠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배우에 대해 평하는 건 꼭 필요하다. 산드라 블록은 눈, 키애누 리브스는 긴 다리, 이런 식으로 배우를 대표하는 부위를 콕 찍어서 말해야 한다. 안젤리나 졸리는 두말할 나위 없이 가슴이다.

[달라진 점은 안젤리나 졸리의 가슴이 조금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그녀의 가슴은 매트릭스 3편에 나오는 빨간옷의 모니카 벨루치 만큼이나 빵빵했었는데 전사에게 있어 수박만한 가슴은 나름대로 부담이었는지 이번에는 그나마 인간 같은 가슴 사이즈로 돌아왔다]


영화에 대한 전반적인 평이 뒤따라야 한다. 그런데, 재미없다는 얘기를 쓸 때도 그냥 “재미없다”고 쓰면 안된다. 다음에 나오는 것처럼 세련된 표현이 필요하다.

[그녀의 신체적 변화를 빼자면 조금 더 유치해져 버렸다는 것이다. 1편 역시 유치하긴 했었지만 그래도 아주 못봐줄 정도는 아니었었다. 그런데 2편은 보다가 중간에 정지 스위치도 누르지 않고 담배를 피러 거실로 나가고 주방에서 핫쵸코를 만들 만큼 지루했다. 그래도 끝까지 본 것은 비디오 대여료 1,500원의 승리다]


자신이 비판하는 근거가 무엇인지에 대해 좀더 자세한 설명을 해야 한다. 구체적인 장면을 예로 드는 것은 필수적이고, 다른 영화에서 본 황당한 장면과 비교한다면 더더욱 전문가답다.

[예전에는 안젤리나 졸리가 그 넓디넓은 집구석에서 천정에 줄로 매달려 마치 발레같은 액션을 펼쳤던 씬이 가장 기억에 남았었는데 2편에서는 그런 기억에 남는 씬이 없다. 그냥 너무 오바하는 느낌 뿐이었다. 예를 들어 제트스키를 타면서 한번 뒤집지 않아도 될 장면에 뒤집어 주시고 봉을 타넘어야 하는 부분에서도 그냥 걸어가거나 기어가면 될 것을 굳이 덕수를 넘으며 가는 졸리를 보고 있자니 정말 졸릴 지경이었다. 감독이 바뀌었나? 예전의 졸리는 뭐 나름의 오바는 했지만 그래도 멋진 구석이 있었는데 지금 졸리의 오바는 그냥 웃길 뿐이다. 얼마전 레골라스의 코끼리 씬 만큼이나 어이가 없다]

‘졸리를 보고 있자니 졸릴 지경’이라는 표현을 보라. 이런 해학이 오늘의 플라시보를 만든 것이 아니겠는가.


나름의 장점도 말해줘야 한다. 너무 까기만 하면 재밌게 본 사람들로 하여금 반감을 사고, 혹시 안티가 아닌가 의심받을 수 있다. 물론 여기서도 찬양만 하면 안되고, 이런 걸 기대했는데 약간 아쉬웠다 이런 식으로 써야 좋다.

[툼레이더나 미녀 삼총사 그리고 킬빌을 봐 주는 이유는 다른것도 있겠지만 머리는 비었어도 근육만은 꽉찬 남정네들의 액션이 너무 지겹기 때문이다. 람보, 브루스 윌리스 그리고 장 끌로드 반담, 반 디젤로 이어지는 액션 계보가 지겨워도 너무 지겨웠다. 그래서 여자들이 액션 히어로로 나오는 것이 보고 싶었었다. 대리만족이냐 묻는다면 굳이 부정하지는 못하겠다. 아무튼 가슴달린 여자들도 공기 저항을 받지 않으며 힘껏 내달리고 맨날 남자한테 따귀 한대만 제대로 맞아도 기절해 주시는 여자들이 아닌 남자랑 같이 때려패고 싸우는 여자들을 보고 싶었었다. 그렇게 따지자면 킬빌이 가장 충실했다. 미녀 삼총사는 그냥 액션만 했으면 될텐데 그녀들을 두두두 하는 소머즈로 바꿔놓았고 툼레이더는 액션 자체가 사라져 버렸다. 졸리는 그저 이리 저리 휙휙 매달려서 장소 옮기기에만 열중했지 우리가 원하는 액션을 보여주지 않았다]


끝날 때쯤 ‘한마디 더’ 한다면서 슬쩍 비판을 하는 것도 좋다.  영화에 대한 리뷰어의 시각은 대개 ‘한마디 더’에 들어가 있다. 노골적으로 ‘보지말라’고 하는 대신 이렇게 하는 게 더 세련되어 보이지 않는가? 여기에 과학적인 지식이 들어간다면 리뷰의 신뢰도는 크게 올라간다.

[하나 더 짚고 넘어가자면 졸리가 위기에 처해서 어떻게든 물 위로 가려고 상어를 이용하는 장면이다. 정말 감독이 무뇌아구나 싶은 장면인데 상어를 유인하기 위해 졸리가 팔에 상처를 내고 그 냄새를 맡고 상어가 온다. 여기까진 좋았다. 그런데 웃기는 건 졸리가 주먹으로 상어를 꽁 하고 때리자 상어는 실 방향을 바꾸고(이빨한번 쫙 벌려보지도 않음) 졸리는 그 꼬리를 타고 손살같이 올라가서 물 밖으로 나오는 장면이다. 내가 알기로는 인간이 그렇게 빨리 물위로 올라오면 기압차인가 뭐시긴가 해서 고막이라도 뻥 터지는 것으로 아는데 말이다. 바다 저 밑바닥에서 위로 한번 숨 참을 동안 다 올라올 수 있다면 차라리 우리 제주도 해녀들을 시켜 탐사를 보내지 뭣하러 그 잘난 수중장비를 지고이고 갔나 싶을 뿐이다]


자, 그렇다면 클리오님이 쓰다가 실패한 <식스센스> 리뷰를 써보자.


먼저 영화를 본 배경을 쿨하게.

[<긴급조치119>를 보려다 매진이 되는 바람에 할 수 없이 식스센스를 봤다. 만나기로 한 친구가 조금만 더 일찍 왔다면 이 영화를 보지 않았을 것이다. 웃기는 영화에만 몰리는 우리 관객들이 원망스럽다]


전편에 대한 언급.

[이 영화는 센스 시리즈의 여섯 번째 영화로, 시각, 청각, 촉각, 통각, 미각에 이어 육감의 신비에 대해 밝히고 있다. 전편인 fifth sense가 맛만 보다 끝난, 다소 지루한 영화였기에 이번 영화도 그다지 기대를 하지 않았다]


배우에 대한 평.

[평소 액션스타로 나오던 브루스 윌리스가 이번에는 평범한 정신과 의사로 나오는 점이 특이했다. <다이하드> 시리즈에서 수많은 악당들을 혼자 무찌르던 그가 어느 틈에 의사 면허를 따서 정신과 의사가 되었단 말인가? 그건 그렇다쳐도, 그의 머리가 점점 빠지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 탈모가 노화의 징표라 해도, <나인야드>처럼 가발이라도 쓰는 것이 관객을 위한 배려가 아닐까 싶다]


영화에 대한 전반적인 평.

[영화는 유명 정신과 의사로 분한 브루스 윌리스가 유령들과 싸우는 얘기다. 그런 영화라면 <퇴마록>도 있고, <여고괴담>도 있는데, 굳이 이런 영화를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 지루해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뒤에서 날 쳐다보고 있다는 육감을 받았다. 기회를 잡아 갑자기 목을 뒤로 획 돌렸는데, 그만 목뼈가 삐끗해 버렸다. 나와 눈이 마주친 관객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역시 날 보고 있었음이 틀림없다. 미모는 이래서 피곤하다]


비판의 근거 제시.

[레이져 빔을 쏴서 유령을 해치우는 건 좀 진부했다. 요즘은 병원에서도 레이져를 쓰는 등 레이져가 대중화된 마당인데, 영화에서마저 레이져 빔이라니! 차라리 장풍을 썼더라면 더 그럴듯했을 거다. 브루스 윌리스는 왜 이런 영화를 찍었을까? 레이져빔을 쏘는 영화를 찍느니, 나랑 브루스라도 한판 땡기는 게 더 좋았을 뻔했다]


장점 제시.

[요즘은 유령들이 희화화된다. <고스트>의 유령은 살아생전 모습과 똑같고, <고스트 바스터즈>의 유령은 장난감같다. 안무서운 유령이라니, 이게 말이나 되나? 그런 면에서 <식스센스>의 유령은 유령 본연의 모습에 충실한, 무서운 유령이어서 맘에 들었다. 하지만 유령이 흰 옷만 입는다는 설정은 너무 구태의연했고, 백의민족으로 알려진 우리로서는 항의라도 한번 해야지 않나 싶었다]


마지막 카운터 펀치.

[한마디 더. 영화의 반전이 대단하다는 얘기가 파다해서 기대를 했었다. 하지만 그 반전이 너무 빨리, 급작스럽게 나타남으로써 놀라움보다는 멍함을 선사한다. 나야 이해를 했지만 모두 나처럼 머리가 좋은 건 아니지 않는가? 나랑 같이 본 인간은 “저게 뭐야?”라며 연방 고개를 갸웃거리다 목의 인대가 늘어났단다. 관객 수준을 우습게 보지 말라!]


영화 리뷰는 이렇게 쓰는 거다. 여기 어디에 스포일러가 있고, 어디에 줄거리가 있는가. 스포일러와 줄거리 없이도 얼마든지 쓸 수 있는 것이 영화 리뷰다. 정말 어려운 것은 어렵다는 생각 그 자체에 있을 뿐, 세상에 어려운 일은 없다. 다른 것에 비하면 영화 리뷰는 쉬울 터, 주말에 극장을 찾든, TV 명화극장을 보든 영화 한편을 보고 리뷰를 써보자. 리뷰는 쓰는 사람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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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03 19: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날개 2005-04-03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님, 내일 보내드릴께요..^^*

2005-04-03 2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날개가 그대를 떠나기 전에 무릎 꿇고 경배하라"   --- 사해문서 ---

 

                          격문

벤트력 창제이래 가장 혹독한 초장기 군부독재의 압제 아래  하루하루 삶의 끈을 간신히 쥐고 있는 천만 알라디너에게 서광을 비춰주는 명저가 드디어 홀연히 나타났다.
이젠 기억도 희미한 오래세월전 "조조성" 이란 자가 (이자는 "어얼리모닝스타" 라는 서국이름도 갖고 있다 한다)
현제익종대왕의 비장고문서를 탈취하여 완성시킨 초세극암비기술로 강호의 허다한 영웅호걸들을 단칼에 베고 천하를 장악한 이래 암흑기는
시작 되었던 것이다.
이제 익종대왕의 40대손이신 "생체가변익" 대현께서 (이분은 날개라는 코드명으로 알려져있는 재외우국지사시다)
무예를 배워서 군부독재에 저항을 하고 싶어도 할수 없는 수많은 알라디너들을 어여삐 여겨 이제 이 고대의 극비문서를 누구나 손쉽게 익힐수 있도록 다시금 집대성 편찬하였도다.
자! 한시가 급하도다. 모든 알라디너들은 이 서적을 시급히 취득하여 날밤을 아껴 자신의 것으로 만듦으로서 이제 선진조국 알라딘국을
재창조하는데에 목숨을 아끼지 말아야 할것이다!!

비보

지금 이시간 군부독재의 농간으로 비서 "캡처 달인의 비밀노트"를 입수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날개님은 어떻게 생기셨나?

알려져 있는 이 사진은 날개님 생후 14개월 전후해서 촬영한걸로 사진분석결과가 나왔습니다.



날개님은 가시광선으로는 포착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다음의 최근 사촌들의 모습으로서 추정 할 수 있겠습니다.




다음 사진은 감마엑스레이 분광기로 촬영된 유일한 날개님 사진입니다.
좌측 남자형상은 아직 누구인지 추정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날개님의 날개구조 및 비행역학에 대해서 궁금하신분에게는 마태님의 의학전서 12권 "비익족의 가변익 해부학적 고찰" 혹은 라이트형제가 쓴 "우리는 날개님의 종이었다" 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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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물만두 > 날개님과 물만두^^

http://www.aladin.co.kr/blog/mypaper/647789



왜 여자들은 날 더 좋아하고 남자들은 내가 더 좋아하는지^^

날개님 마음은 알았지만 제 맘은 저거보다 헐씬 큽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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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5-03-28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이 물만두님은 93%사랑하신다는 건가요? 아님 그 반대인가요?^^

날개 2005-03-28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거예요.. 제가 물만두님을 93% 사랑하고, 물만두님은 저를 2% 사랑하신다는..ㅠ.ㅠ

stella.K 2005-03-29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행인가요? 흐흑~

날개 2005-03-29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이 맹세하셨어요.. 자기의 사랑은 저 수치보다 훨~씬 크다고..흐흐~
 

이러고 보니, 무슨 스토커 같은 생각이..^^;;; 하날리님 댓글을 읽다보면 넘 재밌어서 그냥 넘기기에 아깝더라구요..  몇 가지만 올립니다.. 하날리님 괜찮죠? ^^

 

2005. 03. 23   치카님 서재 > 딸국질에 관한 대화 (http://www.aladin.co.kr/blog/mypaper/645899)

hanalei
딸꾹질은요
기관지 12번,13번 에어센스핀의 셋업각도가 온도차나 기타 미묘한 한경변화로서 약간 어긋나서 생기는 걸랑요.
수정필드교범에 의하면 이경우 귀뒤 헤어라인 13도 하반 1.4인치 연장선에 있는 밴드캡을 검지로 1.5g압력으로 누른다음 "치키.치크.치카.치타" 를 3회 반복합니다.
이후 목천장쪽에서 딸깍 소리가 나면 넥락핀이 풀린겁니다. 그러면 좌로 18도 우로 9도 다시 좌로 22도 우로 17도로 목을 돌려주면 머리와 몸통이 분리됩니다.
이때 개방된 기도로 알콜솜을 넣어 에어센스핀을 살짝 터치하면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머리의 조립방법은 상기와 반대로 하면 됩니다.
그럼 좋은 하루 되시구요.. - 2005-03-23 12:22

 


2005. 03. 23  연보라빝 우주님 서재 > 요즘 직장생활  (http://www.aladin.co.kr/blog/mypaper/646119)

hanalei

왜 이렇게 조용하죠?
잘 못 왔나?
미녀님 서재 맞죠?

(하기 댓글은 상기 본문과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스텔라댓글의 요청으로 하나리가 올립니다.
스텔라댓글은 회사서 열심히 알바하다 추적에 걸려 인터넷 사용 정지 먹었습니다.
한달동안 외부연결을 집중 감시 당합니다.
대신 제가 열심히 댓글도 달고 무조건 추천도 꽝꽝 해 드리겠으니 너무 노여워 마시기 바랍니다.
일단 이것 부터 달아놓고 읽어 봐야지~~ 선댓글후감상!!
그림도 하나 달아 드리겠습니다. 남의 그림 내 맘대로... 보고 웃으셔요. 뒷북이라구요?




뒤에 골킾보는 노랑옷 입은 애,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골 위치 정확히 잡아 바람처럼 가 있습니다.

 

 

2005. 03. 03 LAYLA님 서재 > 노대통령부부의 쌍거풀에 관해.(http://www.aladin.co.kr/blog/mypaper/634250)

LAYLA
다시 사진을 보니 진짜 웃겻던 이유는 부부가 똑같이 쌍꺼풀 수술을 했단 것이다.
노대통령 부부가 아니었더라도 이런 상황은 웃겼을거 같다 - 2005-03-03 20:22
 
hanalei
그건요.. 제가 알아봤거든요
부부가 같이 하면 30% 할인이래요 - 2005-03-03 22:28
 
LAYLA


hanalei님.......친구 2명 같이 가면 30프로 안해준대요?
결혼할때까지 기다리려면 너무 막막해요. - 2005-03-03 23:21
 
hanalei
그럼요..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벌써 다들 하고 있어요
1) 남친인 경우 --> 위장 결혼
2) 여친인 경우 --> 동성 혼인으로 위장 (곧 동성혼 금지법이 폐지된다잖아요) - 2005-03-03 23:40

 

 

2005. 02. 28 LAYLA님 서재 > 하날리님이 다니는 길 앞에서...(http://www.aladin.co.kr/blog/mypaper/632635)

hanalei
감사합니다. 라이라님. 저 요즘 무척 잘 나가는것 같드니만 드뎌 라이라님글에서도
실명으로 등장했습니다.
저 찾는거 쉬워요. 일요일 9시전 교문앞 전방 200미터 별다방서 혼자 진한 아메리카노에 베이글 한개 치즈 발라서 아침으로 먹고 있는 가죽잠바에 쥐어뜯긴 청바지, 칼자국있는 얼굴 183센티 78키로 가슴둘레 105 짜리 인간을 찾으면 돼요. 쉽죠? - 2005-02-28 22:08

 

2005. 03. 06 플라시보님 서재 > 피부색에 관해 (http://www.aladin.co.kr/blog/mypaper/635797)

hanalei
아~ 플라시보님 피부가 무척 희군요.
저도 흰데요.. 이게 무척 컴플렉스였답니다. 여자애 같다니..사내가 머 저러냐니..
무척 태울려고 노력했는데요...안되요.
특수설계인지....좀 까매졌다하면 여지 없이 피부가 떨어져 나가고 다시 하얗게 되버려요
구리빛..운운은 이제 꿈일뿐이랍니다. - 2005-03-06 20:32

 

2005. 02. 26 플라시보님 서재 > 인간 안되는것도 유전일까? (본 내용은 http://www.aladin.co.kr/blog/mypaper/630797,  답변은 http://www.aladin.co.kr/blog/mypaper/630901)

hanalei

(인간 안되는 것도 유전일까?)
네 유전 맞아요. 똘파리가 그랬어요. 근데요 Y염색체에만 그 인자가 있데요. 그러니까 "그녀"분은 절대 관계없어요
남자로만 유전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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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2005-03-23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날리님 요즘 내 서재 안와. 미워할까봐, 흑.

날개 2005-03-23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날리님이 플라시보님과 LAYLA님과 마태우스님을 편애하세요..ㅋㅋ

chika 2005-03-23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625577  ^^

깍두기님, 우리가 '그녀'님만을 너무 좋아한다고 생각하는거 아닐까요? ㅡ.ㅡ


날개 2005-03-23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이 심하게 '그녀'를 찾긴 했죠...ㅋㅋ

하루(春) 2005-03-23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날개님 하날리님 스토킹하세요? --; 혹시 스탤라댓글도 하날리님이신가? 궁금 궁금... 남들 다 아는데 나만 모르는 건가? 우~ 모르겠다. 암튼 심하게 재밌어요.

LAYLA 2005-03-23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많이 등장하네요 어머 '_ '
전 치카님 댓글이 제일 웃겨요 크크큭

날개 2005-03-23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님, (소근소근)아는 사람은 다 아는 비밀입니다만, 두 분 동일인물입니다..ㅎㅎ
레이라님, 저도요.. 사실 저 댓글을 읽고서 이 페이퍼를 써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울보 2005-03-24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어느새 하날리님의 펜이 되어버렸답니다,,,,

날개 2005-03-24 0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보님도? ^^ 저두요...

연우주 2005-03-24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웃겨요...^^

날개 2005-03-24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날리님 유머는 독특하죠? ^^

nemuko 2005-03-24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날개님이 더 재밌어요^^ 어째 저렇게 다 모으셨답니까....

날개 2005-03-24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그게 모았다기 보다는..^^;;; 사실 빠뜨린 게 더 많답니다..ㅎㅎ

마태우스 2005-03-24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재밌네요. 모으니까 더 재밌는 것 같아요!

날개 2005-03-24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은 이미 유머의 경지를 넘어서셨잖아요..^^

조선인 2005-03-25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마태님이랑 하나리님은 대단해요. ㅎㅎㅎ

날개 2005-03-25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위대해 보인다니깐요~ ^^
 
 전출처 : 마태우스 > 리뷰특강(4): 미술사 리뷰

* 뭐든지 회를 거듭하면서 신선도가 떨어지지요. 그래서 안할까 했는데, 어떤 분이 왜 특강 안하냐고 협박을 하시는 바람에 4회를 만들어 봤어요. 유치하더라도 참고 봐주세요. 요즘 머리가 잘 안돌아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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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분이 질문을 하셨다.

클리오

리뷰특강 잘 읽고 있습니다. 저 근데 서평과 리뷰가 어떻게 틀려요?

- 2005-03-16 21:27 삭제
 
마태우스
 

그건 같은 말입니다. 서평, 리뷰, 독후감, 독서감상문... 다 같죠

. - 2005-03-16 23:30 수정  삭제

클리오
 

저도 그런 줄 알았는데 바람구두님 서재에 가니까 서평과 리뷰가 따로따로 있더군요.

.. - 2005-03-16 21:27 삭제
 
마태우스
 

음... 그럼 다른가보다. 지금 생각하자면 리뷰는 줄거리 위주로, 서평은 느낌이나 인상을 위주로 기술하는 것 같네요.

... - 2005-03-17 13:30 수정  삭제

 

 

이렇게 대답하고 바람구두님 서재에 갔다. 과연 서평과 리뷰가 다른 카테고리에 묶여 있다. 서평을 클릭했다. 품절된 책이 많아서 혹시 오래된 책을 읽으면 서평인가 싶었더니 그게 아니다. 알고보니 리뷰는 영화 리뷰고, 서평은 책의 리뷰다. 헛소리를 했다싶어 얼굴이 화끈거렸다. 그냥 같다고 우길 걸, 괜히 그랬다...

 

 

대중문화, 특히 미술 관련 책들은 리뷰 쓰기가 난감하다. 그림 한편 한편을 본 소감이 다 다를진대 어떻게 리뷰를 쓴담? 특히 미술입문서를 읽으면 뭘 써야할지 난해하다.  <곰브리치>를 읽고 나서 이런 리뷰를 쓸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리뷰 대신 간단한 퀴즈를 냄으로써 미술에 일가견이 있는 분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본다. 답은 댓글로 달겠습니다. 재미로 풀어보시길!

1) 감미로운 성모상을 그리는 화가로 인식되어 있는 화가로, 그가 <요정 갈레아테>를 완성했을 때 누군가가 도대체 어디서 그런 아름다운 모델을 찾아냈냐고 물었다. 그는 “어떤 특정한 모델을 모사한 것이 아니라 그가 마음속에 가지고 있던 생각을 따랐을 뿐”이라고 대답했다. 페루지노의 제자인 그의 묘비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이제 그가 죽었으니 그와 함께 자연 또한 죽을까 두려워하노라” 누구일까.


가. 라파엘로          나. 조반니 벨리니

다. 티치아노          라. 코레조                    ]


이건 사실 리뷰 쓰기가 막막해 궁여지책으로 쓴 거지, 제대로 된 리뷰는 아니다. 이 리뷰에 대해 어떤 분이 서재주인보기로 단 댓글을 보자.


이틀(春)
으하하~(일단 웃고) 마태우스님, 이걸 어찌 리뷰라고 쓰셨나요!!! - 2004-08-11 14:11 삭제

 

3만6천원짜리 <천년의 그림여행>을 19,800원에 특가판매 했을 때, 남들이 다 사기에 나도 샀다. 읽긴 다 읽었는데 리뷰를 쓰자니 영 막막했다. 아까처럼 쓰자니 남들의 비웃음을 살까 두려워 한달 반이 되도록 리뷰를 못쓰고 있는 중인데, 나같은 분들이 또 있을까봐 대중예술 리뷰의 황제이자 페라가모 구찌 3세 바람구두님의 리뷰를 분석함으로써 미술책 리뷰를 어떻게 쓰는지 배우는 시간을 마련했다.


유명인의 리뷰가 다 그렇지만, 바람구두님 역시 이렇듯 고풍스럽게 리뷰를 시작한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출판사란 것이 있다. 프랑스의 갈리마르, 일본의 이와나미 같이 종합출판사로 명성을 얻은 출판사가 있는가 하면 예술관련 서적을 전문적으로 출판하여 명성을 얻는 전문출판사도 존재한다]

이런 말은 전문적인 지식이 없으면 할 수가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꼭 그런 건 아니다. 자신이 아는 걸 대충 버무리면 남들이 그냥 넘어가 준다. 예컨대 “‘고’로 시작하는 화가는 고흐와 고갱, 고야가 있지만, 그 셋은 결코 형제가 아니다”라든지, “루브르 박물관은 프랑스에 있지만, 런던에는 없다”는 식의 난해한 얘기를 하면 되는거다.


[영국하면 신사의 나라, 프랑스하면 예술의 나라, 독일하면 철학의 나라, 오스트리아하면 왈츠와 모차르트가 연상되듯 국가에는 국가이미지란 것이 있다...우리나라에서도 지난 1970년대부터 정부차원의 국가 이미지 홍보 사업을 벌여왔다....그 중 하나가 프랑크푸르트 도서전(Frankfurt Buch Messe)이다...오는 10월에 개최되는 이 도서전에서 우리나라가 주빈국으로 선정되었다. 우리의 국가이미지, 출판수준과 문화를 알리는데 더할 나위없는 호재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우리는 이 행사 준비에 여러가지 차질을 빚고 있어 주위의 염려를 사고 있다]

이 책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이 도대체 무슨 상관이냐고 한다면, 그 사람은 리뷰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사람이다. 알라딘 리뷰 회칙 3조 5항을 보면 ‘리뷰란 게 꼭 책에 관해서만 써야 하는 게 아니며, 책을 통해 연상되는 모든 것들을 다 써도 무방하다’고 되어 있으며, 5항 끝부분에 가면 이런 말도 있다. ‘줄거리를 나열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책과 관계없는 연상을 하는 게 더 낫다’. 어찌되었건 구두님의 리뷰는 도서전을 통해 결국 미술로 이어진다.


[예경 출판사가 미술 출판이라는 외길을 28년간 걸어왔다는 것은 성과는...축하해야 마땅하다....미술 분야의 책을 내는 것은 출판의 다른 분야에서도 매한가지 고충이긴 하지만 특별히 공은 더 많이 들어가고 상대적으로 실속은 적은 편이다. 도판 하나, 사진 한 컷 이용하려 해도 저작권 문제를 일일이 해결해야 하고, 이미지를 많이 다루는 책의 특성상 일반 인쇄용지말고, 고급지를 사용해야 하며, 책의 판형도 고려해야 하고, 컬러인쇄다 보니 인쇄 감리에도 여간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우리 미술 분야에 대한 독자층이 넓은 것도 아니다 보니 책의 가격 산출에도 고심하지 않을 수 없다... 36,000원이든, 19,800원이든 이 책이 그 값을 하는 책이라면 좋은 평을 들을 만한 것이고, 아무리 값이 싸도라도 제 값을 못하면 좋은 이야기를 듣기 힘들다. 그에 대한 나의 결론은 이 책은 좋을 평을 들을 만하다는 거다]

외길 인생을 걸어온 출판사에 대한 칭찬-이상하다. 예경에서 백화점도 하고, 비누도 만들었던 것 같은데...-과 그 과정에서 겪어야 했던 고난을 언급한 뒤, 구두님은 이 책이 읽을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구두님은 이어서 책을 읽기 전에 조심해야 할 사항에 대해 일러준다.

[문제는 우리의 독서습관에 달려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2만원에 가까운 책값을 지불했으니 이 책을 통해 본전을 빼야겠다 생각하는 건 당연하다...하지만 한 권의 책으로 서양회화 1,000년의 역사를 이해하겠다는 욕심은 그 자체로 그릇된 것이다....그런 책을 읽고, 그 분야에 대해 '다 알았소' 할 욕심이라면 광고와 상관없이 그것이 도둑놈 심보다...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그런 한계 속에서 이 책이 얼마나 많은 것을 성취하고 있으며, 한계를 보충하고 있는가를 살펴야 한다]

맞는 말이다.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를 하루에 읽는 게 힘든 것처럼, ‘하루’ ‘30분’ 이런 책치고 진짜 그 시간에 이루어지는 건 하나도 없다. 그래서 구두님은 성급한 기대를 가지고이 책을 읽지 말라고 경고한 뒤 책의 내용에 대해 살핀다.


[우선 이 책은 1,000년이란 시간적 제약을 두고 서양 회화를 살펴본다....각각의 본문들은 대개 펼친 페이지 형태로 구성해서 한 명의 화가를 소개함에 있어 그 작가의 시대적 위치(사회적 영향이나 예술사적 위치)와 평가, 간략한 작품세계를 알리고, 대개 메인 컷 한 두 개와 서브 컷 서너 개를 삽입하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물론 이 정도로 이 작가에 대해 모든 걸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이 분야에 대해 전문가가 되길 소망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 정도 상식과 교양을 갖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책의 구성에 대해 언급한 뒤 이 정도만 알아도 상식과 교양을 갖춘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함으로써 나같은 문외한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그 다음, 한마디로 이 책을 정리한 뒤 책에 대해 가벼운 비판을 가한다.

[이 책은 일반인을 위한 서양회화사 입문서 혹은 교양서로서 적당한 난이도와 풍부한 도판을 지닌 책으로 별 다섯을 충분히 줄 만하다...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이 책의 목차가 좀더 성의있게 만들어졌다면 하는 것이다. 이 정도 정성을 들여 만든 책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목차가 달랑 4개의 구분 '여행에 앞서, 천년의 그림여행, 화가연표, 찾아보기'으로는 천년의 여행을 즐겁게 시작하는 초입치곤 너무 빈약하다]


나 역시 목차가 빈약한 것에 좀 황당했었다. 세일품과 정품이 다르듯, 특가로 사서 그런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을 정도. 어찌되었건 구두님은 이런 비판 다음에 칭찬을 함으로써 책 만든 이가 삐지지 않도록 유도한다.

[끝으로 예경출판사의 28년 걸어온 길을 진심으로 축하하면서 앞으로도 좋은 책들을 많이 출간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우리 미술의 아름다움을 다른 나라들에도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획을 많이 하는 훌륭한 출판사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이쯤해서 끝날 줄 알았는데, 구두님은 친절하게도 어떻게 읽는 게 좋은가에 대해 나름의 방법을 얘기한다.

[일단 한 권 구입해놓고 침대 머리맡에 놓고 잠들기 전 차근차근 그림 중심으로 보는 것도 좋을 것이고, 괜찮은 서양미술사랑 같이 펼쳐놓고 "천년의 그림여행"이랑 비교해가며 읽는 것도 좋은 여행 방법이다]


자, 어떤가. 좀 감이 잡히는가? 그림이나 화가에 대해 개별적인 언급을 하는 것보다, 이렇듯 책의 개괄적인 내용과 구성을 언급해 주니 머리에 쏙 들어오는 느낌이다. 그래서 바람구두님을 가리켜 ‘알라딘의 슈발리에’라고 부르는 것이고, 이 리뷰가 추천을 16개나 받은 이유도 거기에 있다. 자, 그럼 이런 지식을 가지고 내가 전에 썼다가 실패한 <곰브리치 서양미술사>를 써본다.


먼저 고풍스러운 시작.

[‘곰’으로 시작하는 사람을 난 많이 알지 못한다. 우리나라에서 ‘곰’은 그다지 좋지 않은 의미로 쓰이기 때문이다. ‘곰탱이’ ‘곰바우’ ‘곰상’ 하나같이 나쁜 말이다. 하지만 그런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곰브리치를 올바르게 읽을 수 없다]


그 다음, 관련 현안에 대한 언급.

[최근 주일대사가 독도는 일본땅이라고 주장한 데 이어, 시마네현은 다케시마의 날이라는 걸 조례로 제정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들 중 독도에 가본 사람은 얼마나 되며, 화가들 중 독도를 소재로 그림을 그린 사람은 또 몇이나 되는가. ‘독도는 우리 땅’을 불렀던 정광태 이후 독도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던 것이 이런 사태를 맞은 게 아닌가 후회가 된다]


출판사 얘기.

[예경출판사가 그간 미술 진흥을 위해 애쓴 것은 칭찬할 만한 일이지만, 예경 역시 독도에 대해 관심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독도 미술전을 한다던지, 곰브리치를 독도에 초청한다든지 하는 행사를 함으로써 범국민적 관심을 환기시켰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다른 할 일도 많은데 일개 무인도까지 챙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독도는 연어알과 물새알 새들의 고향이고 해녀 대합실이라고 일컬어질 만큼 풍부한 자원이 있는 곳이며, 일본이 호시탐탐 노리는 섬이기도 하다. 뒤늦게나마 예경이 독도 지키기 운동에 동참한다고 하지만, 때늦은 감이 있다]


책을 읽기 전에 주의할 사항.

[다시 말하지만 곰브리치는 곰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그러므로 이 책을 읽고 정력이 좋아질 것을 기대한다면 당장이라도 책을 덮는 게 좋다]


책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

[곰브리치 서양미술사는 오래 전부터 서양미술사의 바이블로 불렸고, 우리나라에서도 한때 ‘곰브리치를 모르고서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 책이 워낙 비싸 훔쳐가는 사람도 많았고, 책의 두께 때문에 베고 자다가 목이 꺾인 사람도 있을 정도다. 그만큼 곰브리치는 내용이 풍부하고 해설이 잘 되어 있어, 미술로 일가를 이루겠다는 사람의 입문서로는 적합하다]


책에 대한 비판.

[고교 때 곰브리치를 들고 다니던 미술 선생님한테 책으로 맞은 적이 있다. 그런 사람을 위해서 책을 좀 손볼 필요가 있다. 표지에다 솜을 깐다든지 하는 식의 배려를 해준다면 좋을 것 같다]


마지막 칭찬.

[곰브리치 위에 곰브리치 없고, 곰브리치 밑에 곰브리치 없다. 정말 좋은 책이었다]


책읽는 방법.

[그냥 책만 보면 금방 까먹는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책에 나오는 그림들을 물감을 이용해서 한번씩 따라그리는 거다. 그렇게 한다면 화가들이 얼마나 잘그렸는지, 색감을 내려고 노력했는지 알 수가 있을 것이다.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그렇게 한다면 이 책은 온전히 당신 것이다(그럼 사진에 나오는 건축물도 만들어 봐야 하나??)]


정말 별 거 아니지 않는가. 모든 일은 방법을 알면 쉽다. 이제 밀렸던 <천년의 그림여행> 리뷰를 써야겠다. 특강을 받은 당신도 어서 미술책을 읽어라. 그리고 멋진 리뷰를 한번씩 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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