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마, 잘 갔다왔나? 어떻데?
아유, 죽다가 살았어. 당최 누가 누군지, 뭔소리들 하는지 알 수가 있어야지.
그러게 내가 서재 공부 좀 하고 가라 안했나, 이 가스나야. 집주인은 날개고 안경쓰고 머리묶은 거는 판다, 아 둘 데꼬 오는 거는 수니나라, 남자는 매너, 머리짧은 선생님은 깍두기, 아들 하나 데꼬 오는 아주메는 네무코, 그라고 연보라빛 우주하고 숨은 아이, 또 쿨에이든가 하는 거는 니가 눈치껏 하라 안캤나, 이 문디야.
그거 파악하는 데만도 한시간은 걸렸다구. 갑자기 매넌가 하는 인간이 집주인보고 쌍기역 어쩌구 그러지 뭐야. 어, 날개라고 했는데, 갑자기 쌍기역이 웬말이지????? 너같으면 안헷갈리겠어? 지들끼리도 저모양인데.
그라문 입이나 닥치고 있지. 괜히 날개보고 날깨아인교, 이란 헛소리 한 거는 아이제?
아웅, 당연하쥐. 내가 누구야, 미모와 지성을 갖춘 너의 대타, 우마 서먼 아니야?
우마 서먼인지 원더우먼인지 내사 모리겠다. 근데, 느그 딸래미는 연기 잘 했나?
그래. 니 딸 안데리고 가길 정말 잘했어. 애들은 거짓말을 못하잖아. 우리 엄마 아니에요, 이랬으면 어쩔뻔했냐구. 그래도 니 이름은 현서다,라고 주입시키는 건 정말 힘들었지. 아직 어려서 다행이야. 큰애들은 그게 안먹히잖아? 큰딸은 블럭방 보냈다고 사기친건 훌륭한 수였어, 사탕.
그라모 됐다. 니 정말 들킬 짓 같은 거 하나도 안했재?
아니.... 근데 매너라는 작자가 눈치를 챈 것같기도 해.
와? 뭐라카드나?
날 척 보더니 첫마디가 너무 젊으시다나.....
머라꼬? 아이고, 억울해라..... 내가 갔어야되는긴데.... 니가 을메나 늙어보이는데 니보고 젊다 우짠다카노. 내가 갔시몬 진짜로 청춘이다 소리 들었을 거 아이가.
웃기시네. 내가 갔으니까 그정도였던 거야. 우주인가 하는 아가씨는 나보고 미인이래, 오홋홋홋! 역시 미인은 미인을 알아본다니까!
놀고 자빠졌다, 문디 가스나. 니가 이뻐서 그랐겠나, 입만 열었다하몬 푼수티가 팍팍 났을낀데 그 아지메가 뭘 몰라서 그란거 가꼬 디게 좋아하네.
샘내지 말어. 이래뵈도 할말은 다 했다구. 남들 안들리게 소곤소곤 ㅋㅋㅋㅋ 근데, 아, 정말 매너 그 인간, 사람 간 떨어지게 했어. 갑자기 손가락을 구부려보라지를 않나.....
손가락은 머한다꼬?
니가 하도 컴맹 소리를 해대서 글찮아. 그 사람 손가락이 많이 구부러지길래 난 쪼끔만 꼬불쳐줬어, 잘했지?
그래그래, 니 똑똑타.
또 갑자기 클래식을 틀더니 이게 무슨 곡인지 맞춰보라지 않아? 그땐 정말 죽는 줄 알았어.
머시라? 참말로 니 들킬 뻔 했네.
그러니깐, 알지도 못하는 클래식 듣는 척 좀 하지 말란 말이야. 니가 갔어도 모를 거였어, 흥!
딴 사람들은 어떻데? 와 자꾸 매너 얘기만 하노?
홍홍홍.... 미녀는 총각한테만 관심있잖아....
(퍽! 퍽! 퍼벅!)
아, 알았어. 애 데리고 대타까지 해줬는데 왜 때려?
근데, 날개 아줌마도 나를 좀 의심하는 것같았어......
머라? 니 도대체 우짜고 온기고?
아니, 니가 경상도 억양쓴다고 했다며? 근데 내가 그게 안되잖아. 날개 아줌마는 경상도 사람 티가 나더라고. 나하고는 천지차이로. 내가 애들 방에 숨어있는데 자꾸 쫓아와서 말시키잖아. 아무래도 내가 수상했나봐, 흑!
그래서?
뭐가 그래서야. 되도록이면 조그만 소리로 짧게 대답해줬지. 잘 표시 안나게 말이야. 잘했지?
잘했다. 그마이 했시몬 된기다. 다른 사람들이야 만화보느라고 신경도 안썼겠지,모.
그래. 내가 가만히 있었더니 원래 이런 사람인가보다 하더라구. 나중에 후기 올려놓은 거 다 봤잖아. 의외로 조신하신 별사탕님, 우핫핫핫핫! 사실 나도 조신한 거 아닌데 말이야 ㅋㅋㅋㅋ
내가 봐도 영 뻘쭘하다. 니나 내나 조신하고는 거리가 멀다 아이가.
근데 나 짜장면 안먹고 우동 먹었어.
왜? 짜장면 아이면 짬뽕 먹는 벙개였는데?
짜장면이나 짬뽕 시킬려니까 갑자기 오기가 나지 뭐야? 내가 대타까지 해주는데 내가 먹고 싶은 것도 못먹을게 뭐냐고? 그래서 당당하게 우동시켰지.
니가 미칬나? 그라다가 들키몬 우짤뻔 했노? 베라벨 오기가 다 있네. 마 내한테 우동 사달라카지.
근데 우리 딸이 자꾸 짜장면 달라 그래서 죽을 뻔했어. 으이그, 그 눈치없는 것이......
거 바라. 아아들은 짜장면 주고 입을 막아야되는기라.
어쨌거나 잘 놀고 왔어. 맛있는 거도 많이 먹고. 깍두기 아줌마랑 네무코 아줌마 얘기가 얼마나 재밌었는데! 넌 못들은 게 아쉬울껄? 아웅~ 앞으로도 그럴 일 없겠네. 내가 계속 쭈우우우욱 나갈테니깐, 호호호홋!
아이씨. 우야꼬...... 진짜 커밍아웃인가 먼가 한번 해야되는기가? 미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