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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학사론 ㅣ 이기백 한국사학논집 15
이기백 지음 / 일조각 / 2011년 6월
평점 :
근래에 들어서 역사에 대한 관심도가 급격히 높아졌고, 그에 마찬가지로 史學史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올라갔다. 각 시기마다 어떠한 역사의식을 가지고 있었고, 어떤 내용의 역사서를 편찬하였는지 궁금해진 것이다. 며칠전에 오랜만에 교보를 직접 들렀다가 발견하고 구입했다. 아마 사학사를 다룬 책으로는 처음 읽는 책이다. 본 책은 고 이기백선생이 직접저술하신 책은 아니고, 제자들이 선생의 강연 녹음한 것을 토대로 엮은 것이다. 기존에도 이 책을 낼 계획이 있었던 차에 내게 된 것으로 보인다.
간단하게 본책에서 말하는 사학사, 그러니까 해당 시대에 특징적인 사학들을 이야기 하자면, 고대에는 신이적 역사 서술을 그 특징으로 보았다. 일반적으로 왕과 귀족들의 탄생과 행적에 대해서 지금 현대적인 합리적인 관점에서는 이해가 안되는 일들이 적혀져 있는데, 그런 신이한 일들을 기록하는 것은 다소 약했던 왕권을 드높히기 위하여 왕들의 출자를 신이하게 서술하면서 자신들의 권위를 높히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아마 삼국 당시의 사서는 볼 수가 없지만, 삼국유사를 살펴볼때 그런 신이한 행적들도 거르지 않고 다 서술하였을 것이므로, [책에서는 직접구분을 짓지는 않지만]고대의 역사서술은 신이적 역사서술이라고 평할 수 있겠다.
그리고 삼국사기에 이르러서는 '도덕적 합리주의'에 따른 역사서술이 정착된다고 이야기 한다. 이런 삼국사기의 특성은 첫째 유교적 도덕주의을 내세우고 있으며, 사료의 선택에 합리적이다는 것을 들 수가 있다. 후대의 유학자들은 김부식의 삼국사기를 저술함에 있어 철처하지 못했다고 보았으나, 사실 각종 신이한 행적들이 기록된 앞선 사료들을 선택함에 있어서 김부식의 본인의 고심이 많았을 것 같다. 당시에는 후대에 만큼 유교적 관념에 철차하지 못한 던 탓도 있었던 것 같다. 마지막 특성은 기전체로 쓰여 졌다는 점이다. 이 기전체는 역사의 본말을 알 수 있어 좋은 방식이라 평해지고 있다. 정사라고 칭함은 기전체로 쓰여졌다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도덕적' 합리주의는 우리가 현재 가지는 합리주의에 대한 앎과는 다르게 '도덕'이라는 닷대에 따라 흥망이 결정된다고 보았다. 신이적인 사관보다는 앞섰다고 할 수 있지만, 현대적 합리주의에 비해서는 달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여준다.
그 다음은 오는 단계는 '양반개혁을 위한 역사학'이라 칭하였는데, 주로 내용은 실학자들의 역사인식과 저술에 대한 것이다. 그리고 조선후기에 이르러서는 향리,중인,서서얼들은 다소 당시 주류에서 벗어나있고, 소외된 계층을 중심으로 역사저술이 이루어지기도 하기도 했다. 여튼 기본적으로 실학자들은 [대푲거으로 성호 이익은] 정통이 중국뿐만 아니라 우리 조선에도 있다고 이야기 하며, 중국도 그냥 붙어 있는 땅 한조각일 뿐이라는 서술은 당시에 실학자들로 통칭되는 그룹에 인식이 상당히 변화했음을 보여주는 바가 되지 않을까 싶다. 한마디로 이야기 하자면 화이사상을 배격했다는 점인데, 당시에 시대적 배경이 명-청교체후 중화가 조선에게로 넘어갔다는 조선중화론의 영향탓도 아닐까 싶다. 여튼 이런 것을 생각하면 오랑캐에게도 배울점이 있다면 배워야 한다는 것을 보고 중국과 이민족으로 구분하교 이민족을 배격하는 사상을 지양하겠다는 것 보다는 기본적으로 그런 전제는 깔려 있고, 필요한 것만 빼내자는 것을, 화이사상 자체의 배격으로 보는 것은 좀 이상하다고 느낀다. 그 다음으로는 애국적 계몽사학과 민족주의사학을 연달아 소개하는데, 이 둘 구분한 이유는 모르겠다. 여튼 둘다 기본적으로 국권을 상실한 상태에서 어떻게든 독립정신과 해방운동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였다는 점에서 비슷한 듯 하다. 과학의 역사학은 유물사관에 기초를 둔 것으로, 이전에 정신을 강조하던 민족주의 사관으로부터 구제하는데 '공헌'하였다 저자는 평하였다. 실증사학 역시 하나의 개별사실들의 실증에 열심힌 것은 방법론 측면에서는 좋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이나, 전체적인 사회구조를 보고 서술을 하는데에는 부족함이 있다 평하기도 했다. 여튼 민족주의 사학, 유물사관, 실증사학은 일정하게 한국사에 제각각 공헌을 했다고 보고있다.
구분에 있어서 기준이 뭔가 조금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역사인식과 역사서술의 전통에 대해서 기본적인 틀을 잡을 수 있다는 면에서도 좋았고, 앞으로 사학사에 대한 관심도 더 둘 생각이다[현재로는 정구복 선생의 한국사학사 연구 시리즈(???해당명이 총서명이 아니고 그냥 이름붙혀져 본 것.)를 읽을 까 싶다. 이외에는 단행본으로서는 사학사를 다룬 책을 찾기 힘들어 보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