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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매스커레이드 호텔 ㅣ 매스커레이드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4년 7월
평점 :
아이패드를 사고 그날 당일 이북을 구입했다. 이 책이 처음 읽은 전차책이 되었는데, 우선... 생각보다 눈이 안 아프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냥 책 읽는 것보다는 확실히 피로도가 있다는 점이다. 루테인같은 걸 챙겨먹어야 할지 모르겠다. 그냥 종이책 읽는 것도 눈의 피로도가 없는 건 아니니... 책 편집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고. 그래서 전자책으로 나와 있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은 몇권 빼고 다 구입했다.
여튼 전자책에 대한 평은 이만 그만하고 책을 이야기 하자면...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 중 제일 좋아하는 책이 될 것 같다는 점이다. 난 단순히 트릭의 기발함이나 정교함 사건을 풀어나가는 논리자체를 즐기는 편은 아니다. 추리소설에서도 확실히 이야기를 중점에 두고 읽는 편이다. 일전에 읽었던 고향이 홈즈 시리즈 정도가 된다면야 짜증이 난다고 생각하겠지만. 사건은 호텔에서 벌어지게 된다. 여기서 다양한 이야기들이 엮이게 되는데, 호텔이라는 장소가 불특정 다수가 모인 곳이나 보니 이런저런 사연의 사람들이 흘러들어오기 마련이다. 그런 사연의 이야기들이 흥미롭게 읽혀졌다. 사건 자체의 추리도 잊혀지지 않는 선에서.
마지막에 범인의 동기를 보면 참 어떤 곳이건 원한을 질지 알 수 없겠다 싶었다. 난 그렇게 되는게 싫어서 남들에게 싫은 소리를 못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혹시나 미움을 받아서 나에게 피해를 주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라는게 솔직한 이야기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내가 워낙에 부정적인 사람이고 하니 이런 생각을 더 하는지 모르겠다. 여튼 그냥 난 착한가면을 쓰고 싶은 건지 나로 인해서 남들이 피해나 상처를 받지 않기는 바란다. 그런데,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도련님>을 읽어가다가 주인공이 '걱정하는 겁쟁이는 친절한 법' 이라고 이야기 했었는데 괜히 뜨금해져 버렸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으로 지낼 수는 없다. 내가 해야할 일이 있기 때문이다. 좋게좋게 친절하게 이야기 하더라도 상처나 원한을 줄 수도 있다는 점은 변함이 없기도 하고. 성격 자체가 워낙 소심해서 어쩔 수 없지만, 내가 스스로 질문을 던져서 상처를 받지 않을 수 있는 정도에서 처리하는 수밖에 없겠다. 남의 가면을 벗겨서 날것을 볼 수 있는 것도 아닌 상태에서 이 외에는 방법이 없을 것 같고 하니. 그럼에도 상처를 주거나 원한을 남길 수 도 있다는 점에서는 각오를 하고 있다. 별 수 없는 일이다.
그나저나... 닛타나 나오미는 과연 어떻게 될까. 알게 모르게 흐르던 두 사람 사이의 기류를 보자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