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주의의 뿌리 - 서구 세계를 바꾼 사상 혁명
이사야 벌린 지음, 나현영 외 옮김 / 이제이북스 / 2005년 6월
절판


여러분은 이 강의가 어떤식으로든 낭만주의를 정의하거나 적어도 어떤 일반론을 통해, 여기서 내가 말하는 낭만주의의 뜻을 명확히 하는 것으로 시작하리라 기대할지 모른다. 그러나 나는 이런 뻔한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 한다.

-9쪽

낭만주의의 중요성은 이것이 서구 세계의 삶과 사고를 근본적으로 바꾼 가장 광범위한 근대의 운동이라는 것이다. 내게 이것은 서구인들의 의식에 일어난 단일한 변화로는 가장 지대해 보이며, 19세기와 20세이게 일어났던 다른 모든 변화들은 이보다 비교적 덜 중요하거나, 적어도 이운동에 깊이 영향을 받은 듯하다.-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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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3
다자이 오사무 지음, 김춘미 옮김 / 민음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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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란 게 도대체 뭘까요. 인간의 복수複數일까요. 그 세상이란 것의 실체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무조건 강하고 준엄하고 무서운 것이라고만 생각하면서 여태껏 살아왔습니다만, 호리키가 그렇게 말하자 불현듯 "세상이라는게 사실은 자네 아니야?" 라는 말이 혀끝까지 나왔지만 호리키를 화나게 하는 게 싫어서 도로 삼켰습니다.-93쪽

지금 저에게는 행복도 불행도 없습니다.
모든 것은 지나간다는 것.
제가 지금까지 아비규환으로 살아온 소위 '인간'의 세계에서 단 한가지 진리처럼 느껴지는 것은 그것뿐입니다.
모든 것은 지나갈 뿐입니다.
저는 올해로 스물일곱이 되었습니다. 백발이 눈에 띄게 늘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흔 살 이상으로 봅니다.-133쪽

마담이 무심하게 말했다.
"우리가 알던 요조는 아주 순수하고 눈치 빠르고...... 술만 마시지 않는다면, 아니 마셔도...... 하느님 같이 착한 아이였어요."-1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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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21
미겔 데 우나무노 지음, 조민현 옮김 / 민음사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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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구스토는 생각했다. '인간이 사물을 이용한다는 것, 즉 그것을 사용해야만 한다는 사실은 불행한 일이다. 사물의 가장 숭고한 기능은 단지 그것을 바라 볼때에 있다. 먹기전의 오렌지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러한 문제는 우리 모두가 천국에서 진지하게 신을 명상하고 신 안에서 모든 사물을 바라볼 때 바뀔 것이다. 여기 이 가련한 인생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보살피는 것이 아니라 신을 섬기는 것이다. 우리는 신을 이용하는데 급급하여 우산을 펴듯 신을 펴서 모든 악으로 부터 우리를 보호하려고 할 뿐이다.'-25-26쪽

여행에 대한 편집증은 새로운 곳을 가보고 싶은 욕구가 아니라 누군가가 발견한 장소에 대한 혐오에서 유래한다. 수많은 곳을 여행하는 사람은 새로운 장소로 계속해서 옮겨 다니는 사람이 아니고 도착한 장소로부터 끊임없이 도망가려는 사람이다-27쪽

권태는 생의 기저에서 놀이와 유희, 소설과 사랑등을 발명해 내었지. 인생의 안개는 달콤, 쌉사래한 술인 감미로운 권태를 배어나오게 한다.-51쪽

"이봐, 오르페오. 사랑에 빠진 것과 그런 상태에 있다고 믿는 것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지? 나는 진정으로 존재하는 걸까? 나는 에우헤니아를 사랑하고 있지 않는 건가? 그녀를 볼 때 가슴속에서 심장이 뛰고 피가 끓어오르지 않는단 말인가? 나는 다른 남자들 같지 않단 말인가"? 오르페오. 나도 그들과 마찬가지 사람이라는 것을 그들에게 증명해보여야 한다."-99쪽

'이러한 내 삶은 소설인가 소셜인가, 아니면 그 무엇인가? 나와 나를 둘러싼 사람들에게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은 현실인가 아니면 허구인가? 이 모든 것은 신 아니면 누군가의 꿈은 아닌가? 그래서 그가 깨자마자 사라져버릴 것은 아닌가? 그러기에 우리는 그를 잠들게 하고 꿈을 꾸게 하기 위해서 그에게 기도하고 찬미의 노래로 경배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모든 종교의 모든 예배와 의식은 신이 깨어나지 않고 계속해서 우리를 꿈꾸도록 하기 위한 방식은 아닌가?-162쪽

"도련님, 우리는 모두 어떤배역을 맡기를 원합니다. 아무도 본래의 자신일 수 없고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주는 역을 맡아서 할 뿐이지요."-194쪽

"침대에서 꼼짝 않고 잠들어 있는 사람이 꿈을 꿀 때 무엇이 더 존재하는 겁니까? 꿈을 꾸는 사람으로서의 그입니까? 아니면 그의 꿈입니까? 그는 어떤 방식으로 존재하는 겁니까? 꿈을 꾸는 사람으로서입니까? 아니면 자기 자신에 의해서 꿈꾸어진 사람으로서입니까? 그밖에 선생님은 저와의 토론을 받아들임으로써 이미 선생님으로부터 독립된 저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세요.-2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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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처럼 - 우리시대의 지성 5-016 (구) 문지 스펙트럼 16
다니엘 페낙 지음, 이정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4년 4월
구판절판


부디 이 책을 강압적인 교육의 방편으로 삼지는 말았으면 합니다.

-D. P.-.쪽

교육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을 때, 우리는 얼마나 훌륭한 교사였던가!-23쪽

무상의 베풂. 아이는 그렇게 이야기를 들었다. 선물로 말이다. 일상의 시간을 벗어나는 한순간. 모든 것을 접어둔채...... 밤마다 듣는 이야기는 아이에게서 하루의 무게를 덜어주었다. 닻줄이 하나하나 풀리면, 아이는 바람을 따라 항해를 했다. 한없이 가벼운...... 그 바람은 바로 우리들의 목소리 였던 것이다.
그 항해의 대가로 아이에게 아무것도, 단돈 한 푼도 요구하지 않았다. 그 어떤 응분의 보상도 요구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아이에게 주는 상도 아니었다. 책을 읽는 동안은 모든 것이 무상의 나라에서 이루어졌다.
무상성, 그것이 바로 예술이 내거는 유일한 값이다.-41쪽

이야기꾼이었던 우리는 이제 몇줄, 몇장까지도 꼬장꼬장 챙기는 회게 감시원이 되어버렸다.

"좋아! 이제 텔레비전 볼 생각일랑 하지도 말어!"
그렇다.

변명할 여지가 없다. 텔레비전이 보상이라는 지위로 격상됨에 따라, 당연히 독서가 억지로 해야 할 고역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게 된 것은 ..... 다름아닌 바로 우리에게서 나온..... 우리 스스로의 발상이었다는 사실을.....-64쪽

어른들은 저녁나절, 한참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빠져있는 아이를 결코 납득시킬 수 없을 것이다. 이제 그만 책을 읽고 자야만 하는 이류를 강변하는 어른들만의 논리를 아이는 결코 납득할 수 없을 것이다.


아버지가 평생 저녁마다 장부의 수지타산을 맞추는 일만 했던 프란츠 카프카는 어린 시절, 이렇게 ›?-77쪽

그렇게 하여 당면한 저마다의 인생이 펼쳐진다. 아이는 독후감 노트의 암거래로, 우리는 아이의 유급에 대한 노이로제로, 국어 교사는 자신의 과목이 형편없이 무시당하고 있는 현실로 전전긍긍하면서...... 아무튼 책 만세!-88쪽

"어머어머 어떻게 스탕달을 좋아하지 않을 수가 있어요?"
물론 그럴 수 있다.-뭐였더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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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 한 지식인의 삶과 사상
리영희, 임헌영 대담 / 한길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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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는 나의 유일한 목적은 '진실'을 추구하는 오직 그것에서 시작하고 그것에서 그친다. 진실은 한 사람의 소유물일 수 없고 이웃과 나누어야 하는 까닭에, 그것을 위해서는 글을 써야 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우상'에 도전하는 행위이다. 그것은 언제나 어디서나 고통을 무릅써야 했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영원히 그럴 것이다. 그러나 그 괴로움 없이 인간의 해방과 행복, 사회의 진보와 영광은 있을 수 없다."-1쪽

이 긴시간에 걸친 나의 삶을 이끌어준 근본이념은 '자유'와 '책임'이었다. 인간은 누구나, 더욱이 진정한 지식인은 본질적으로 자유인인 까닭에 자기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그 결정에 대해서 '책임'이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존재하는 '사회'에 대해서 책임이 있다는 믿음이였다. 이 이념에 따라, 나는 언제나 내 앞에 던져진 현실 상황을 묵익하거나 회피하거나 또는 상황과의 관계설정을 기원으로 얼버무리는 태도를 '지식인'의 배신으로 경멸하고 경계했다. 사회에대한 배신일 뿐만 아니라 그에 앞서 자신에 대한 배신이라고 여겨왔다.-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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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5-05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많이 안 읽으셨나봐요

가넷 2006-05-05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 지금 급하게 써야될 글이 있어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