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키메 스토리콜렉터 26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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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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奇譚を賣る店 (文庫)
芐邊 拓 / 光文社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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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들판 구매. 번역판은 나오지 않았다.


˝ー또 사고 말았다.˝
이렇게 중얼거리며 고서점을 나온 ‘나‘에게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고서와의 만남으로 비롯된 기이한 이야기 여섯 편을 엮은 ‘고서괴이담‘.
옛날 서적을 복각해놓은 듯한 레트로한 책표지가 주는 인상을 배반하지 않는 내용이다. 요즘 세상에서는 슬슬 보기 힘들어진 정통 환상기담 장르. 저자 아시베 다쿠는 미스터리 소설계에서 알려진 사람으로, <홍루몽 살인사건> <열세 번째 배심원> 같은 장편이 우리나라에도 번역되어 있다. 저자의 이력 때문인지, 특히 앞쪽 단편일수록 미스터리적인 장치가 눈에 띈다. 각 단편들이 똑같은 대사와 상황에서 시작한다는 점은 쓰쓰이 야스타카의 <노크 소리>나 온다 리쿠의 <방문자>를 연상케 한다.
수록 단편의 제목이 그대로 등장한 고서의 이름인데, 목차만으로도 어떤 취향을 노리는지 딱 감이 잡힌다.

『제도 뇌병원 입원안내』
『기어오는 그림자』
『여기는 X 탐정국 / 괴인 유귀박사의 권』
『푸른 수염 성 살인사건 영화화 관계철』
『시간의 극장 ・ 전후편』
『기담을 파는 가게』
저자 후기 - 혹은 호사가를 위한 노트

저자 후기는 문고판과 전자책판에만 들어갔다. 후기에도 나름대로 기담 장치(?)가 되어 있는 점이 좋다.

읽다 보면 ˝작가 자신의 얘기 아냐?˝싶은 느낌이 든다. 저자 후기를 보니 정말 약간 사소설 요소들이 들어갔다고 한다. 그래서인가 이 기이한 이야기들이 묘하게 생생하고 친근하다. 환상기담 장르의 이야기를 읽으면 허실의 경계를 헤매는 듯한 감각에 사로잡히는 때가 있는데, 이 책 같은 경우는 그 경계가 좀 더 피부에 와닿는다.

문장 쪽을 보면 소위 ˝전설의 환상소설작가˝로 일컬어지는 경우들이 곧잘 그렇듯 문장력 자체에서 주는 압도감이나 현기증 같은 효과는 없다. 다소 연배가 있는 작가가 템포를 흐트러트리는 일 없이 정중하게 써 내려갔다는 느낌. 굳이 말하자면 평이한 편이다. 그래서 압도적인 독서체험을 원한다면 실망할지도 모른다. <기묘한 이야기> 같은 꽁트 드라마를 감상한다는 감각으로 접하는 게 좋을 것이다. 이 책의 외견과 제목, 목차에 이끌려 읽기 시작했다면 무난하게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이 이야기집의 전반적인 정서는 역시 레트로함, 1930년대풍 에로그로 기괴취미에 대한 향수다. 단편들의 주인공 ‘나‘가 만나는 고서점과 고서들은 흘러간 옛시절의 정서를 가득 품고 주인공을 유혹한다. 결코 떳떳하게 드러낼 수도 없고 드러난다 해도 이제는 이해받기 어려운 취향. 그런 수상하고 괴상한 ‘감각‘을 결코 부담스럽지 않게 재미있는 이야기로 잘 엮어낸 점이 이 책의 추천 포인트일까.

모든 단편이 내게는 베스트로 만족감을 주었지만, 굳이 베스트 오브 베스트를 꼽자면 <푸른 수염의 성 살인사건 영화화 관계철>과 마지막 에피소드이자 셀프타이틀 <기담을 파는 가게>. <푸른 수염>같은 경우는 알기 쉬운 반전의 묘가 빛나는 소품으로 일본의 독자들도 베스트로 꼽는 경우가 많다. <기담을 파는 가게>는 각 연작들을 하나의 이야기로서 묶어주는 역할을 하면서, 가장 강렬한 환상감을 전달한다.

평하자면 환상기담을 좋아하고, 결코 경험해본 적 없는 시대의 기괴취미에 대한 야릇한 환상을 품고 있는 독자라면 일독할 가치가 있는 가작.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국내에 번역되어 나오길 희망한다. 만약 나온다면 책의 장정은 일반적인 소설보다는 에세이, 특히 언더그라운드 출판 쪽에서 참고해서 만들었으면 좋겠다.

아래로는 각 에피소드에 대한 소개와 감상.

<제도 뇌병원 입원안내> : 고서점에서 메이지시대에 개관한 ‘제도 뇌병원‘의 입원 안내 책자를 산 ‘나‘는 그 안에서 아름다운 소녀의 사진을 보고 관심을 갖게 된다. 함께 실린 전개도를 보고 병원의 디오라마를 만들고, 거기서 한 의사가 불가사의한 죽음을 당한 사실을 조사하는 등 여러모로 병원에 매혹되던 나. 그러던 중 디오라마 안에서 있을 리 없는 ‘사람‘들의 그림자를 보게 되고...... 가장 미스터리적인 장치가 사용된 작품.

<기어오는 그림자>: 고서점에서 충동구매한 <기어오는 그림자>라는 사가판. 1940년대부터 잡지 등에 연재된 어떤 작가의 추리소설을 게재지 그대로 엮어낸 조잡한 만듦새로, 혹시나 하여 읽어보았지만 역시나 처참한 망작뿐. 그러나 나는 추리소설의 역사에서 깨끗하게 사라진 이 실패한 작가에 대해 흥미가 솟는다. 여러 방면으로 알아보던 중, 반세기 전에 활동했을 작가가 극히 최근에도 작품을 투고했다는 정황이 포착된다. 그리고 다가오는 정체불명의 ‘그림자‘...... ‘창작‘이라는 마성에 사로잡혀 귀신이 되고 만 삼류작가의 비참하면서도 어딘가 웃기고, 여하간 기괴하기 짝이 없는 이야기. 처음에는 ‘크툴루물인가...‘했지만 결이 달랐다. 이 연작들에 사소설적인 면이 있다는 걸 생각하면 뭐라 말하기 힘든 묘한 감상이 든다.

<여기는 X 탐정국 / 괴인 유귀박사의 권>: 어릴 적 몰두했던 만화가 연재된 잡지를 고서점에서 발견한 ‘나‘. 단행본화되는 일 없이, 제대로 된 완결편조차 나가지 못하고 흐지부지된 그 만화에 관해 조사하고 연재지를 모아 나가던 나는 자신이 기억하던 만화의 설정과 실제 연재판이 다른 것을 발견하고 의구심을 갖는다. 분명 이 이야기는 어른 탐정이 주인공이고 소년탐정이 보조하는 형식이었을 텐데, 실제 연재본에서는 어른 탐정의 그림자가 거의 비치지 않는다. 그리고 연재 중단 직전의 에피소드에서 소년탐정은 연기처럼 밀실에서 사라져 버린 채 트릭이 밝혀지지 않는 점도 신경 쓰인다. 궁금해하던 끝에 내가 얻은 해답은........ 이것도 상당히 미스터리적인 장치가 활용된 단편으로, 일본 독자들에게선 ‘베스트‘로 꼽히는 경우가 많다. 연재 만화에 대한 추억이 있다면 고개를 끄덕이며 읽을 수 있을 작품. 상쾌하면서도 씁쓸한 라스트가 여운을 남긴다.

<푸른 수염의 성 살인사건 영화화 관계철>: 자신의 작품을 영화화하는 관계로 영화 스튜디오에 자주 드나드는 작가 ‘나‘는 고서점에서 환상의 일독 합작 영화에 관한 내부자료를 발견한다. 비록 중단되었으나 무척 화려한 캐스팅, 특히 주연 여배우 시치조 쇼코의 아름다움이 눈길을 끈다. 스튜디오에 발걸음한 겸 영화 제작 관계자에게 이 영화과 여배우에 관해 아느냐고 물어보려던 나. 그런데 그 자리에서 내 원작 영화의 여주인공으로 발탁된 젊고 아름다운 여배우와 대면하게 된다. 시치조 쇼코와 판박이처럼 닮은 데다 이름도 ‘쇼코‘인 그녀. 그러나 시치조 쇼코는 50년도 전의 사람인데...... 우아하고 알기 쉬운 트위스트가 사용된 작품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일본의 독자들에게도 베스트로 손꼽히는 가작.

<시간의 극장 ・ 전후편>: ‘나‘는 정체불명의 스토커에게 쫓기던 중 영락해 보이는 고서점으로 도망친다. 거기서 발견한 <시간의 극장>이라는 책. 전후편으로 나뉘어진 그 책의 전편을 손에 쥐는 찰나 스토커가 가게로 들어오고, 나는 당황하여 몸을 숨긴다. 스토커가 가게를 떠난 후 안도의 한숨을 쉬며 다시 서가로 가지만, 책의 후편은 사라지고 없다. 할 수 없이 전편만을 계산하고 나온 나는 몇 대에 걸친 가족 이야기가 전개되는 전편이 바로 자신의 가계 이야기임을 알아차린다. 전편은 ‘주인공‘의 탄생에서 끝나고, 후편이 ‘주인공‘인 ‘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확신한 주인공은 인터넷 옥션과 고서시장을 돌며 후편을 손에 넣으려 분투한다....... 묘하게 신변 이야기처럼 읽혔는데, 작중의 고서 경매나 인터넷 옥션에 대한 이야기는 실제 아시베 다쿠의 체험담이었다. 리얼리티와 페이소스(?) 면에서 만점을 주고 싶은 이야기. 나도 절판본을 찾으려 노력해본 적 있기에 더욱 아픈 공감이 갔다. 완성도와 재미 면에서도 수작.

<기담을 파는 가게>: 한산하고 좀스러운, 시간을 역행한 듯한 고서점에서 나는 <기담을 파는 가게>라는 책을 만난다. 묘한 끌림에 계산하고 돌아선 나. 책에는 ‘제도 뇌병원 입원안내‘ 팜플렛을 산 후 일어난 기이한 이야기, ‘기어오는 그림자‘라는 사가판 잡서에 들러붙은 삼류작가의 망집, 잊혀진 소년 탐정 만화에 얽힌 미스터리... 등등 일인칭 화자를 주인공으로 한 기담이 엮여 있다. 어째서인지 읽어서는 안 될 책을 읽게 되었다는 불길함에 사로잡힌 나는 책을 반품하기 위해 다시 고서점을 찾지만...... 셀프타이틀 괴기담. 허실의 경계가 모호한 메타픽션 식으로 되어 있는 게 ‘응당 그래야지‘싶으면서도 정취가 있다고 할까. 이 작품집에 딱 어울리는 그럴듯한 폐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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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보고 싶어진 쓰즈키 미치오의 소설들!

엄청 오래 전의 작가인데(한 50년대? 60년대쯤에 활동했던가?), 특히 일본 추리작가들이 많이 언급한다. 우리나라에는 소개되지 않은 것 같다.
<잘린 머리에게 물어봐>를 읽어서 갑자기 읽고 싶어진 건지도 모른다. 잘린머리~ 자체가 쓰즈키 미치오의 제목에 대한 오마주다.
우리나라에 출간된 다른 작가들의 책에서 쓰즈키 미치오에 대한 존경과 헌사를 볼 수 있다.

1) 노리즈키 린타로의 <잘린 머리에게 물어봐>
쓰즈키 미치오의 <민달팽이에게 물어봐> 제목의 오마주
(잘린머리 = 나마쿠비, 민달팽이 = 나메쿠지. 발음상의 유사성)

2) 쿠라치 준 <별 내리는 산장의 살인>
작품의 서술적인 장치를 쓰즈키 미치오의 <일흔다섯 마리의 까마귀>에서 빌려옴

3) 미치오 슈스케
‘미치오‘라는 필명을 쓰즈키 미치오에서 빌려옴. 쓰즈키 미치오의 <기괴소설이라는 이름의 기괴소설>이란 작품을 읽고 큰 충격과 함께 영향받았다고 언급한 적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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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린 머리에게 물어봐 - The Gorgon's Look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0
노리즈키 린타로 지음, 최고은 옮김 / 비채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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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린 머리에게 물어봐, 다 읽었다.

복잡해!!

딱히 메모해 가면서 읽은 것도 아닌데 그냥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지쳤다. 이 책이 특별히 어려워서 그런 걸까? 아니면 안 맞아서? 내 컨디션이 안 좋아서 그런 건지도 모른다. 어제 먹은 게 체해서 새벽에 겍겍 토했다.

컨디션 최상일 때 읽었다면 꽤 즐겼을지도 모르지만, 지금 감상은 ˝쓸데없이 복잡하다!˝ 정도... 감상 포인트는

1) 경찰 인력들의 무능함이 두드러진다....ㅠㅠ 소설 전개적으로 필요하다는 건 알겠지만 중요한 용의자를 눈앞에서 놓치고 허를 찔리고 갈팡질팡 허둥지둥한다. 좀 불쌍했다.

2) 탐정 노리즈키 역시 무능함이 두드러진다;; 얘도 가짜 증거와 위증에 휘둘리고 놓치고 속아서 이상한 데를 파는 등 허둥지둥의 온퍼레이드. 범인의 의도에 휘둘리는 명탐정이라는 것은 노리즈키 린타로라는 작가가 천착한 테마라고 한다. 그 점을 감안해야겠지만 그래도 보고 있기가 안타깝다고요;;

게다가 이 이야기가 ˝복잡하다˝는 인상을 주는 데 크게 기여한 요소가... 범인측이 탐정의 행동과 의도를 읽어서 탐정을 미스리딩하고, 탐정은 그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자연히 가짜떡밥을 물 수밖에 없다는 것. 이게 탐정의 수사 과정에서 실시간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읽는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워진다. 이것도 노리즈키 린타로 작가의 전매특허같은 기법이라서 익숙해지면 ˝이 탐정 또 속고 있겠구만˝하고 계산해 넣고 읽어 나갈 수도 있을까 싶은데... 역시나 독자 입장에서도 탐정이 입수한 정보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수가 없다.

트릭과 사건의 진상은 음.... ˝아~ 그렇구나!˝라는 상쾌한 인상이라기보다는 ˝에엣 그건 좀...˝에 가까웠다. 의문이 몇 가지 남는데, 그 점에 관해서는 일본의 독자들도 비슷한 비판을 제기했다고 한다. 좀 안심했다. 나만 이상하게 느낀 게 아니었구나;;

이것저것 수상 전력이 화려하지만, 기대에 비하면 즐길 수 없었던 책. 하지만 나중에 다시 한 번 찬찬히 읽어보면 치밀한 전개의 진가를 맛볼 수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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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감 2017-02-04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읽었습니다. 신랄한 혹평이 아주 시원하시네요! ^^
 

로지텍 키보드가 왔다! 폰으로 글쓰기 너무 힘들었는데(독수리타법) 키보드가 있으니 편하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읽고 있는 책의 중간 감상.

노리즈키 린타로의 <잘린 머리에게 물어봐>다. 제목이 무시무시해! 2005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 수상작이니까, 그 근처에 출간되었던 작품이다. 우리나라에는 2010년에 나왔다. 벌써 7년 전이다.

도서 내용 소개는 생략하고 감상만 간단하게 남겨본다.

전체 552페이지. 지금 400페이지 남짓하는 분량을 읽고 있는 중인데... 오리무중! 전혀 모르겠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죠 ;ㅁ;

영어 부제가 ‘고르곤의 시선‘이라는 뜻이므로 뭔가 눈빛과 관련이 있는 트릭이 쓰였으려나 싶었는데 읽을수록 잘 모르겠습니다... 중간에 눈빛은 트릭이 아니라 동기와 관련이 있는 거 아닌가 싶어서 메모해두었다.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으니 공개는 못하겠지만...

그러고 보니 이 책은 내가 읽은 노리즈키 린타로 책 중 세번째 장편이다. <킹을 찾아라> 같은 장편이나 단편 몇 개는 엄청 좋아서 생각만 해도 엄마미소 아빠미소가 듬뿍 지어진다. 근데 이 책은 뭔가 기분이 나쁘다..ㅠㅠ 진상까지 다 봐야 제대로 평가할 수 있겠지만 사건의 진행이 뭔가 탐탁지가 않다. <요리코를 위하여>를 읽었을 때는 ˝아니 왜 하드보일드를 안 했지?! 로스 맥도널드 풍으로 했으면 훨씬 좋았을 텐데...˝ 싶어서 씁쓸했는데 이 책은 뭐랄까 그거랑도 다른 의미에서 불길한 느낌. 뭐랄까, 작가가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 ‘순수 본격 추리소설‘이 될 거 같은 느낌이 들어서... 설마 그쪽은 아닐 거라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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