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주는 레시피
공지영 지음, 이장미 그림 / 한겨레출판 / 201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그냥 요리책으로도 훌륭하다 . 특히 마늘빵과 안심스테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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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19금 )

 

1. 혹시 시정마(始情馬)라는 단어를 아시는지 모르겠다. 시작할 시(), 정사할 정(), 말 마() , 말 그대로 정사(情事)를 시작하는 또는 준비하는 말이라는 뜻이다.


수억 원을 호가하는 몸값 비싼 경주마들 중에서도 최고의 말로 뽑히게 되면 이른바 종마로 극진한 대접을 받으며 1년에 수백 마리의 암말과 동침하는 꿈 같은 일(?)만 수행하게 된다.  그런데 발정기의 암말이 그리 온순한 상태가 아니라서 종마의 옥체를 보호하기 위해 인간들의 꼼수가 발휘된다.


이른바 시정마의 등장이다. 시정마는 쉽게 말하자면 테이블세터의 역할을 하게 된다. 발정난 암말을 좀 더 성적으로 흥분시키고 교미하기 쉬운 상태로 만드는 것 까지가 시정마의 역할인데 이 전희의 과정에서 암말들에게 무수히 차이면서 심한 경우 다치기도 한단다.


그런데 문제는 상대 암말을 애무하고 흥분시키는 과정에서 자신도 심하게 흥분한다는 것( 왜 안 그렇겠는가? -_- )이다.  하지만 잔인한 인간들은 이 흥분한 시정마가 절대로 마무리(?)를 못하게 한다. 비싼 돈 들여 종마의 씨를 받으러 온 마주들이 이 별 볼 일 없는 시정마의 씨앗으로 자기의 암말이 잉태하는 것을 원할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마지막 순간 시정마는 안 끌려 나갈려고 발버둥 치는데 그 모습이 차마 눈물 없이는 볼 수 없을 정도로 처절하다고 한다. 버둥거리며 암말을 향해 소리치는 것은 예사고 눈물까지 흘린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 시정마는 끌려 나가고, 무대가 준비된 상태에서 몸 값 비싼 종마가 유유히 등장하여 이미 흥분해 있는 암말에게 홍등을 걸고 승은(?)을 내리게 된다고 한다.


그럼 시정마는?


물론 시정마는 다음날에도 열심히 암말 애무만 담당한다. 바쁜 날에는 하루에 몇 마리도…. 하지만 시정마가 그토록 갈망하는 마무리는 결코 허락되지 않는다.


가끔 이를 긍휼히 여겨 1년에 한번 정도는 아무 씨를 받아도 상관없는 천한(?) 암말을 데려다 주어 맘껏 욕구를 발산케 해주는 맘씨 좋은 주인님도 있다는데 전체 시정마 중 이런 은혜를 받는 애들은 몇 안 된다고 하니 참으로 불쌍한 인생, 아니 마생(
馬生)이 아닐 수 없다.

 

 

 



예전에 학창시절 나랑 같이 주말만 되면 밤거리를 헤매며 술을 마시러 다니던 녀석 둘이 있었다.

한 놈은( 철수라고 하자) 183에 생긴 게 손지창 느낌이 있어 외모로는 제법 먹어 주던 녀석인데 문제는 말이 어눌하여 겨우겨우 여자를 꼬셔오는데 까지는 잘 성공하는데 늘 그 이후를 감당 못하는 녀석이었다.

또 한 놈은(만수라고 하자) 외모도 그저 그렇고 말재주도 그냥 그런데, 용돈 풍족하고 늦게 귀가해도 집에서 아무런 잔소리 안 듣는 게 장점인 녀석이었다.

그럼 나는?  지금의 나를 보면 전혀 상상이 잘 안 되겠지만 여자 꼬셔오는 재주는 별로 없어도 일단 꼬셔온 여자들 재미있게 해주고 우호적이면서도 끈적한 분위기 조성하는 분위기 메이커로는 발군이었다. 유치한 농담과 각종 심리테스트부터 19금 농담까지 거의 서너 시간 여자애들 재미있게 해주는 것은 일도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나의 치명적인 문제점은 집에 통금시간이 엄격히 정해져 있어 11시면 눈물을 머금고 술자리에서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무튼 우리 셋은 나름 역할분담이 잘되어 술집이나 거리에서 철수가 언니들 데려오면 내가 재미있게 분위기 이끌고 만수가 뒷마무리하는 조직적인 분업체제를 유지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 연말,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 둔 이 맘 때였나 보다.


신촌 길거리에서 제일 눈에 띄는 아가씨들 세 명을 보고 우리가 시키기도 전에 용감한 철수가 고려시대 해동청처럼 날아가서 말을 걸고 아가씨들을 낚아채왔다. 그 중에 한 명, 정말로 예쁜 아가씨가 있었는데 딴 맘이 살짝 생겼던 나는 평소 보다 더 신나게 분위기를 띄웠다.

우리는 취해 가고, 아가씨들은 더 취해가고, 연말에다 크리스마스 분위기까지 겹쳐 살짝 갈 데 까지 가보자는 심상찮은 분위기가 감지될 무렵, 아….. 야속하게도 시간은 11시가 다가오고 있었다.


모태 범생이었던 나는 아쉬움을 달래며 이리 같은 녀석들에게 아가씨들을 맡기고 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며칠 후 들은 얘기는 ….  



천하의 몹쓸 만수놈이 천인공노할 종마 짓을 했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저 분위기나 띄워주는 시정마였고 … ㅠㅠ


아무튼 그 이후로 나는 분위기메이커로서의 역할을 접고 본연의 범생이 모습으로 되돌아 갔다.

요즘도 그 철없던 시절 신촌의 밤거리를 헤매며 하던 뻘짓들이 가끔 생각나는데 몇 일 전 오랜 중국 파견에서 돌아온 철수와 간만에 통화를 했다.


지금 철수는 모 대기업에 잘 다니고 있고, 만수 역시 모 증권사의 잘 나가는 애널리스트가 되어 있다(신문에도 자주 나온다 ㅎㅎ). 조만간 만나서 술 한잔 하자는 게 통화의 골자였는데….  아마도 술자리의 주된 안주는 여느때 처럼 시정마와 종마 얘기가 될 것 같다. 바쁜 시즌이라 술 마실 시간이 날 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새해엔 세상의 모든 시정마들(어디 인간세상엔들 시정마가 없으랴)과 을(
)들이 좀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
)질 없는 세상을 기원하며.

 

 

 

 

2. 요즘 읽었거나 읽고 있는 책들.  이상하게도 항상 일이 바빠지면 책이 더 땡긴다. 

 

 

 

 

 

 

 

 

 

 

 

 

 

 

특히  <진짜 영어 공부>라는 책을 장난 삼아 읽었다가 나도 사전을 전부 외워보겠다는 무모한 욕심에 며칠째 열병처럼 시달리고 있다. 바쁜 사람들이 읽기엔 치명적이고 아주 어마무시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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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14-12-23 02: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정마라는 존재가 있군요.
그야말로 인간이 얼마나 잔인한지 보여주는 이야기네요.
자신의 이익을 위해 동물들을 저렇게 학대하다니!

연말은 늘 바쁘죠?
일도 많이 몰리고, 약속도 많이 몰리고요.
어서 시간이 지나 좀 한가해졌으면 좋겠네요.

야클 2014-12-23 10:28   좋아요 0 | URL
감은빛님 잘 지내셨죠? ^^ 연말 송년회는 마무리되어 가나요? ㅎㅎ
사실 우리사는 세상도 궂은 일 하는 사람 따로, 맨 마지막에 숟가락만 얹는 사람 따로인 경우가 참 많죠. 내년엔 조금씩이라도 나아져야 할텐데요.

마립간 2014-12-23 07: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낙타가 바늘귀로 나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 하시니 (마가복음 10:25) - 저는 요즘 이 성경 구절을 되새기고 있습니다. 과연 아이에게 뭐라고 조언을 해 줘야 할지.

야클 님, 오랜 만에 인사 댓글 남기고 갑니다.

야클 2014-12-23 10:33   좋아요 0 | URL
마립간님 잘 지내시죠? ^^ 가끔씩 마립간님의 `학습 육아일기`는 관심있게, 또 흥미롭게 읽고 있습니다( 주로 전철에서 읽느라 댓글도 못남겨 드렸네요). 꼼꼼한 밑줄 긋기도요.

바쁜 연말 마무리 잘하시길 바랍니다. ^^

무해한모리군 2014-12-23 08: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에 티비에서 본적 있어요... 정말 너무 불쌍했어요 ㅠ.ㅠ

헌팅 같은거 한번 당해보는게 꿈이 었는데 저희들은 원체 촌스러워서 기회가 없었어요 ㅋㄷㅋㄷㅋㄷ
해보신게 어디예요!

야클 2014-12-23 10:34   좋아요 0 | URL
오잉? 의외군요. 헌팅을 못당해보셨다니요. ㅎㅎ

원인은 촌스러워서라기 보다는 너무 미모가 출중하셔서 남자 헌터들(?)이 아예 미리 포기를 한 경우가 아닐까요? ^^

다락방 2014-12-23 09: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 글을 읽으니 헌팅 한 번 당해본 적 없는 제 과거가 떠올라 슬퍼지네요. 그런데 휘모리님은 왜 헌팅 안당해봤죠? 초미모인데...

어제 보쓰가 제대로 갑질하는 걸 봐서 오만정이 다 떨어졌어요.
갑질 하는 사람들은 나와서 눈물흘리고 고개 숙여봤자 어차피 그게 잘못이라고 생각해서 그러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만약 그렇다면 우리 보쓰도 그런 뉴스를 보면서 갑질을 그만두겠죠. 처절하게 을이 되어 때려치지도 못하고 있는 제가 불쌍하지만..

야클님, 우리 잘 지내보도록 합시다.
메리 크리스마스 ㅠㅠ

야클 2014-12-23 10:39   좋아요 0 | URL
ㅎㅎ 여전히 그 보쓰는 다락방님께 스트레스를 주고 있나 보군요. 어쩔 수 없는 그쪽 부류 사람들의 특징인가봐요. 항상 장 봐 와서 상 차리는 사람들 따로, 숟가락만 들고 앉아서 음식타박이나 하는 사람 따로... 별로 종마같지도 않은 것들이 종마 행세를 하니 참... -_-;

그나저나 내일이면 무려 크리스마스 이브네요. ㅎㅎ 즐겁게 보낼 준비 잘하시길!

단발머리 2014-12-23 09: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야클님~~ 모태 범생님이 주도하시는 우호적이면서도 끈적한 분위기, 완전 보고싶은데, 이제는... 나이가 안 도와 주네요.
아니예요. 외모가 안 도와 줍니다~

저도 위에 <진짜 영어공부> 눈여겨 보고 있어요. 저자 블로그에도 가보고요. 대략봐서는 귀에 솔깃한데요.
정말 가능할까요? 사전을 통채로 외우는게요. T.T

야클 2014-12-23 10:42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안녕하세요? 여전히 머리는 찰랑찰랑 단발이신가요? ㅎㅎ

저도 대충 훑어본다는게 후딱 다 읽었는데. 요 며칠째 사전만 만지작 거리면서 무모해 보이는 사전암기에 도전해 볼까 고민이에요. ㅎㅎ 저자 이혜영님이 언어의 귀재니까 가능한 학습법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하면서요. 혹시 도전 시작하시면 살짝 알려주세요. ^^

stella.K 2014-12-23 1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명글이군요!!!
시정마가..............!ㅠㅠ
하여튼 인간 세계나 동물 세계나 좀 씁쓸하네요.

헉, 이거 이런 뜻이 아니었는데...왜 이러죠?
그런데 책 정말 많이 읽으시네요.
특히 저 권력의 법칙이나 기드 모파상의 책은 만만치 않을텐데요.
아무튼 메리 크리스마스구요, 해피 뉴 이어 하시라구요. 3=3=33

야클 2014-12-23 12:32   좋아요 0 | URL
와우~ 오랜만이에요 ㅎㅎ
안그래도 그 두 권은 두툼해서 틈날 때 마다 조금씩 보는 책이에요. 한호흡에 읽다간 좀 지칠 것 같아서요.
스텔라님도 연말 마무리 잘하시고 근사한 새해 맞이하세요.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

레와 2014-12-23 14: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 전 설마설마하면서 읽었습니다.
그런 말이 있다는 것 조차 몰랐어요. 네. 제가 모르는게 어디 이 뿐이겠습니꽈. ㅡ.ㅜ


무튼.
야클님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요~*
건강 조심하시구요!

야클 2014-12-23 18:13   좋아요 1 | URL
ㅎㅎ 레와님 오랜만 ^^

시정마 너무 불쌍하죠 ㅠㅠ 적절한 비유는 아니지만 맛난 음식 눈 앞에서 보여만 주고 먹는 건 늘 엉뚱한 넘들이 먹으면서 약만 올리면 아마 돌아버릴거예요.

하여간 레와님도 크리스마스 즐겁고 `화려하게` 보내세요. ^^

yamoo 2014-12-23 16: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헐~ 시정마가 있다는 걸 야클님으로부터 첨 듣네요...근데, 야클님은 그 시정마 역할을 줄창 했네요..--;;

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ㅎ
친구분들이 다 잘나가는군요. 역시 야클님두 잘 나가실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 글이네요^^ 학창시절 범생이 나중에 한자리 차지하는 걸 무수히 봐 온지라..^^;;

야클 2014-12-23 23:14   좋아요 0 | URL
yamoo님 안녕하셨어요? ^^ 가끔씩 님서재에 놀러가 밀린 글들(특히 수트에 대한 글! 놀랐어요 ^^) 종종 읽곤 했는데 게을러서 댓글까지는 못남겼네요. 사실 저 별로 잘 못나가구요.... -_- 하지만 미식축구 전진하듯이 조금씩 천천히 나아가고는 있습니다. ㅎㅎ 새해엔 우리 같이 잘 나가봐요~ ^^

무스탕 2014-12-23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시정마는 티비에서나 볼 수 있을줄 알았더니 야클님 글로도 읽다니요.. ㅎㅎㅎ

바쁘신 시기가 돌아 왔다니 건강 잘 챙기시고 연말 따땃~하게 보내세요 ^^

야클 2014-12-23 23:20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 반가워요 ^^ 제가 요즘 서재활동이 뜸해서 자주 뵙지를 못했네요.
시정마를 TV에서 했나보죠? 전 신문기사에서 본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인터넷에서 한번 찾아봐야겠군요.

무스탕님도 연말 즐겁게 마무리 잘하시고 새해엔 엄청 행복하세요 ^^

transient-guest 2014-12-30 0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문득 저의 어린 시절이 떠오르네요.. 시정마...-_-:
연말 잘 보내시고 희망찬 새해 맞으시길..

야클 2014-12-30 23:21   좋아요 0 | URL
어인 사연이 있으시길래 시정마 생각이... ㅎㅎ
님도 연말 마무리 잘하시고 새해 첫날 좋은 꿈 꾸세요 ^^

마태우스 2015-01-13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 오랜만. 여전히 이런 아름다운 글을 쓰고 있군. 이 글은 정말 다른 사람들이 배워야 할, 멋진 글일세. 나 역시 시정마 자질이 있는데, 반갑네. 근데 꼭 마무리를 해야 즐거운 건 아니지. 분위기 띄우는 것도 알고보면 큰 재미인데.

야클 2015-01-13 23:56   좋아요 0 | URL
앗! 마교수님 아니신가? ㅎㅎ 어인 일로 이리 누추한 서재를 다.... ^^
우리 모두 한때 종마를 꿈꾸던 시정마로서 (아니 마교수는 시정마의 삶을 궁금해 하던 종마였는지도... -_-) 조만간 밥이나 한잔 합시다. ㅋㅋ

마태우스 2015-01-14 12:55   좋아요 0 | URL
흥, 밥이나 먹자고 해놓고 또 일년 끌려고 그러지? 과거를 돌이켜보면 나보다 야선생이 훨씬 더 바빴던 것 같아. 지난 2년은 나도 좀 바빴고....올해는 덜 바쁘려고 하니까, 시간 한번 맞춰보자고!

야클 2015-01-14 14:05   좋아요 0 | URL
ㅎㅎ 나야 땡큐지. 요즘 술은 많이 못할테니 그전처럼 밥으로만 4차까지 달려 보지뭐. ^^

paviana 2015-01-14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밥으로 4차라니...정말요?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ㅎㅎ

야클 2015-01-15 00:12   좋아요 0 | URL
파비님 오랜만 ㅎㅎ 같이 밥 먹은 지가 언젠지..... 파비님도 같이 4차까지 한번 달려봐요 ^^
 
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방황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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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한국판 빌 브라이슨의 '나를 부르는 숲'이라 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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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4-12-15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그정도란 말입니까??

야클 2014-12-15 14:13   좋아요 0 | URL
헐~~ 다락방님의 `그 정도`란 기준이 조금 겁나긴 하지만 보는 내내 낄낄대며 읽은 건 사실이에요. ^^

Mephistopheles 2014-12-15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채워지지 않는 별 하나의 의미가 궁금합니다.

야클 2014-12-15 14:16   좋아요 0 | URL
(일단 인사부터) 씩씩하게 잘 지내시나요?
글에 비해 약간 모자란 듯한 사진자료? 아무튼 글빨에 비해 시각자료의 아쉬움 때문에 만점은 못줬네요. ^^

yamoo 2014-12-15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정말 그정도입니까?!!

야클 2014-12-15 14:19   좋아요 0 | URL
ㅎㅎ 야무님글 재밌게 읽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발자국 못남기고 다녔네요. 저도 정유정 작가의 소설느낌만 생각하고 읽었는데 의외로 코믹하고 재밌더라구요. 기회되면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

바람돌이 2014-12-15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정도면 격찬인데 정유정작가가 제 취향에서 조금 먼 전 어쩌라고요ㅠㅠ

야클 2014-12-15 23:03   좋아요 0 | URL
이전의 소설작품들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글이니 취향의 차이를 한번 극~뽁 해보시죠. ^^

moonnight 2014-12-15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 오랜만이에요. ^^ 이 책 입원한 친구에게 기분좋아지라고 선물했었는데 야클님 평가로보면 성공이네요. ^^ 저는 그냥 훑어보기만 했는데, 배변문제의 고통이 굉장히 감정이입되더군요. ㅠ_ㅠ;;;;;;;;

야클 2014-12-15 23:05   좋아요 0 | URL
달밤님 오랜만 ^^ 요즘은 음주생활 어떠하신지요? ㅎㅎ 책은 여전히 왕성하게 읽고 계시죠?
입원하신 친구분이라면 기분 약간 up시키고 긍정적으로 만드는데 도움이 될 책일거예요. ^^

춤추는인생. 2014-12-15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유경 작가 목소리만 들으면 뭔가 선머슴같았는데 ^^ 지난번 한겨례인터뷰에서 최재봉기자와 인터뷰하는것 보고 놀랐어요
어찌나 꼼꼼한지 스케지 하는솜씨도 남다르고 !! 작가의 방을 찬찬히 구경하고 싶을정도였어요
야클님. 잘 지내시죠? ^^

야클 2014-12-15 23:07   좋아요 0 | URL
뭐 이래 저래 바쁘게 지냅니다. ^^
춤인생님은 학교 마치고 외국행 준비하시는 중인가요? 많이 바쁘시겠네요. 외국 어딜 가도 알라딘은 거의 연결될테니 알라딘마을에서 자주 만나요. ㅎㅎ

무해한모리군 2014-12-19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유정 작가와 낄낄거림 사이의 간극... 제가 그녀를 오해했군요.. 오호

야클 2014-12-19 14:55   좋아요 0 | URL
저도 읽으면서 좀 의외였답니다. ^^
 

 

 

1. 대부분의 일들이 그렇지만 이 일의 발단도 아주 사소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내가 졸업한 영등포에 위치한 자칭 명문 K고에 나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늦장가 가서 나름 늦둥이를 본 이아무개라는 친구가 있는데 이 친구가 며칠 전 대뜸 이런 글을 동창밴드(SNS)에 올린 것.

 

얼마 전부터 양파와인을 아침, 저녁으로 먹고 있음.

이명증, 침침한 눈, 다이어트, 백발, 주름감소 등 효능이 좋다고 해서 시작한 건데.., 엉뚱한 데서 효능이….

이러다 둘째 볼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미루어 추측해 보건데.. 양파와 와인이 만나면 환각성분이 생성되는 듯함. 그렇지 않고서야 웬수같던 마누라가 갑자기 손예진으로 보일 리가 없는 거 아님? 아침, 저녁으로 이틀째…. 뭔가... 내가 모르는... 

 

 

 

 

평소 불의를 보고 잘 참지 못하듯이 신성한 동창밴드에 사이비과학이 판치는 걸 차마 볼 수가 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와인 몇 잔에 마누라가 손예진으로 둔갑을 하다니  있을 수 없는 일 아닌가?

 

일단 인터넷 검색부터 해봤다.  , 그런데…..  이 친구가 올린 글처럼 양파와인 효능에 대한 증언들은 매우 많았다. 친구가 말한 효과 뿐만 아니라  남자의 정력 증강에 탁월한 효과 “, “ 원기 부족한 남성의 스태미너에 좋아 등 거의 엄청난 보약처럼 소개되고 있었다. 심지어는 요즘 내가 고생하는 불면증에도 효과가 있다는 게 아닌가? 

 

잠시 고민 후 나는 구국의 결단을 내렸다.  내가 직접 사이비과학을 검증할 마루타가 되기로.

 

정력 증강, 원기 회복 뭐 이런 건 솔직히 내게 하나도 필요 없지만 불면증에 효과가 있다는 건 솔직히 좀 솔깃했다.

 

당장 마트로 달려갔다. 와인 매장에 가니 요즘 양파와인 열풍을 반영하듯 매장아가씨가 대뜸 양파와인용으로 양 많고 값 싼 와인으로 많이들 사가신다며 내게 하나를 권했다. 일단 싸구려 1.5 리터 짜리 대형와인을 한 병 샀다. 인터넷에 보면 하루 소주 두 세 잔 분량 정도 마신다고 했으니 한 보름 이상은 충분히 먹을 양이었다. 양파는 천 원만 줘도 주먹만한 양파 6~7개를 주길래 그걸로 끝.  자르고 담기까지 30분이 채 안 걸렸다.

 

그리고 숙성기간 2일을 기다렸다. 마침내 금요일 밤 양파와인 단지의 봉인이 풀리는 날.

 

 

 

두 둥~~~

 

생각했던 것 보다 양파냄새가 심하고 고약했다. 와인 특유의 향긋한 향도 거의 없어서 솔직히 썩내키지는 않았다. 

하지만 내가 누군가?  무려 사이비과학 철퇴의 사명을 (아무도 안 줬지만) 스스로 부여하고 고되고 힘든 마루타 체험을 자청한 내가 아니던가?

 

 

사람들은 소주 두 잔 정도를 마시라고 했지만 난 맥주 글라스에 두 컵을 마셨다. ‘순수하게하루라도 빨리 사이비과학의 실체를 파헤치고 싶은 조바심에….

 

 

그런데 역시나 그날 밤도 잠을 잘 못 이루고 밤새 화장실만 들락거리며 잠을 뒤척였다. 다음날 아침 마누라의 얼굴도 손예진과는 거리가 먼 원래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 역시 저잣거리에서 나도는 뜬소문이었나….

 

다시 하루가 흘렀다. 토요일 밤의 달이 뜨고 이경(二更)이 지날 무렵 비장한 각오로 남은 양파와인과 아몬드 한 통을 책상에 올렸다.

 

그리고 다시 마루타로서 소임을 다하고자 맥주 글라스에 와인을 따라 엄숙히 마셨다. 한 잔, 또 한 잔….. 다시 또 한 잔.

 

거의 빈 속에 마신 탓에 마지막엔 아마 휘청~ 하며 벽을 붙잡고 일어난 것 같다. 물론 양파와인 병은 텅 비었고.

 

 

역시나 순수하게하루라도 빨리 사이비과학의 실체를 파헤치고 싶은 조바심에 그랬다는 걸 사람들은 알고 있으리라.

 

 

그런데…. 놀랍게도 그 순간부터 기억이 뚝. 그리고 연극무대의 암전(暗轉)처럼 눈을 뜨니 벌써 날이 밝아 오고 있었다. 

 

 

한 달 넘게 고생하던 불면증이 사라진 것이었다!!!  간만에 맛 본 숙면으로 피곤이 좀 풀린 듯 했다.

 

 

양파와인에 대한 소문이 완전히 낭설은 아니었군.

 

하지만 기쁨도 잠시. 난 순간 공포에 휩싸였다. 아니? 양파와인에 대해 나돌던 소문이 과연 사실이란 말인가? 그렇다면….. 그렇다면  예쁜 우리 마누라가 손예진으로 둔갑했으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온 몸을 덥쳐왔다.  믿기 싫었지만 손예진으로 변한다는 양파와인의 소문이 정말 진짜라면….

 

안 되는데손예진으로 바뀌면 정말 안 되는데…. 

 

떨리는 마음으로 옆을 돌아 보니 다행히도 우리 마누라가 아직도 쌔근쌔근 원래의 자기 얼굴로자고 있었다.  마음이 놓였다. 진짜 말이 그렇지 하루아침에 마누라가 손예진으로 변한다면 이 얼마나 황당한 사태겠는가? 아마 예쁜 마누라 둔 유부남들은 다 이해하겠지만.

 

그래서 난 기쁜 마음에 일요일 하루 종일 감사하고 봉사하는 자세로 극진히 마눌님을 모시며 휴일을 보냈다.

 

 

지금 우리집엔 또 한 병의 양파와인이 숙성되고 있다.

 

 

 

2. 요즘 읽고 있는 책들

 

 

간만에 책 읽으면서 저자의 똑똑함과 예리함에 감탄하며 즐겁게 읽고 있는 책.

 

아무리 책 쓰는 사람 머리가 좋아도 짜증나고 밥맛 없이 글을 쓰는 저자들도 많은데 이 책은 참으로 탄복하며 읽고 있다. 마치 평소에 지루하고 설명도 잘 못하는 강사들의 강의만 듣다가 머리에 쏙 들어 오면서도 재미나게 강의하는 명강사를 만난 기분이다.

 

요즘 많이들 화제에 올리는 빅데이터와 여론조사, 그리고 통계에 얽힌 재미난 사례들이 많이 나오는데 두껍고 책값도 만만치 않지만 여름휴가철에 권할 만한 책인 것 같다.

 

 

 

가끔 제조업체들, 특히 소비재를 생산하는 업체들을 다녀보면 아직도 물건만 제 기능에 충실하게 잘 만들면 겉 모양에 상관 없이 소비자들은 우리 제품을 선택해 줄 것이다라는 믿음에 사로 잡힌 사장님들을 종종 만난다. 그렇지만 요즘은 물건도 외모가 예뻐야 팔리는 시대다. 다들 공감하시겠지만 책도 마찬가지. 이 책을 집어 든 순간, 그리고 내용을 좀 살펴보니 앞에 말한 그런 사장님 생각부터 났다. 

 

책 내용은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다. 우리가 먹는 먹거리의 거의 전분야에 걸쳐 상식적으로 알고 있으면 매우 도움이 되는 정보들, 특히 세간에 잘못 알려진 먹거리 상식들에 대해 저자의 유려한 글 솜씨를 통해 잘 담겨있다.

 

 

그런데…. 책표지와 편집 상태는 그야 말로 안타까움 그 자체다마치 고등학교 교지 같은 느낌의 얇은 겉지와 빌 브라이슨의 <거의 모든 것의 역사>를 처음 봤을 때 느꼈던 답답한 편집 상태.   부디 2쇄 본에서는 내용 보다는( 다시 말하지만 책 내용만으로는 지금도 별 5개다) 외모에 신경써서 이 좋은 책이 사장되지 않길 바란다식탁에서 먹거리와 관련된 풍부한 대화주제를 원한다면, 그리고 책 디자인에 상관없이 오로지 책내용만 중시하는 분이라면 추천할 만한 책이다.

 

그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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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4-07-16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라고요? 손예진이라고요??????????????????????????????손예진처럼 될 수 있단 말입니까, 양파와인만 마시면? 음....양파 냄새를 견딜 생각을 하니 끔찍하지만 손예진이라니.....................알겠어요.

야클 2014-07-16 15:53   좋아요 0 | URL
저.... 그런데요, 과용하거나 체질에 안 맞는 경우에는 가끔 손예진이 아니라 임예진 여사로 둔갑하는 부작용도 있다고 하니 조심을.... -_-+

세실 2014-07-16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저 와인 병에 양파를 그대로 넣었단 말이죠?
오늘부터 당장 먹여야 겠어요~~~ 누굴? ㅎㅎㅎ

야클 2014-07-16 16:33   좋아요 0 | URL
ㅎㅎ 그건 아니구요, 입구 큰 병에 담궜다가 다시 옮긴거죠. 마트에서 아마 제일 싼 와인일거예요. ㅋㅋ
그런데 설마 손예진 둔갑 목적은 아니실테고.... 이미 세실님 미모는 뭐..ㅋㅋ ^^

춤추는인생. 2014-07-16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야클님 올만에 나타나시어!! 마법같은 레시피를 !! 당장에 저도 시도해봐야겠어염!!^^

야클 2014-07-16 17:32   좋아요 0 | URL
앗! 춤인생님 오랜만. 잘 지내셨죠? ^^ 곧 방학이라 마음이 좀 홀가분 하시겠군요. 요즘엔 게을러서 서재 관리도 전혀 안했네요. 그래도 간만에 글 올리자 바로 찾아 와주셔서 감사 ^^

레와 2014-07-16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누구한테 테스트해보나.. ( ") ㅋㅋㅋㅋ

야클 2014-07-16 17:49   좋아요 0 | URL
ㅎㅎ 레와님 안녕하세요? 일단 먼저 술을 담그고 그건 나중에 고민 하심이.... ^^

건조기후 2014-07-16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불면증에 이명증이 좀 있는데... 게다가 침침한 눈에 다이어트에 주름감소에도 좋다니! 저도 당장 마트 가야겠네요!
그러니까, 여자가 마시는 것과 손예진은 아무 상관이 없는 거죠? ㅜㅜㅜㅜㅜ

야클 2014-07-16 22:33   좋아요 0 | URL
증상을 들어보니 건조기후님은 드셔도 많이 드셔야겠네요. ㅎㅎ 그리고 여자분이 복용하셨을 때는 보슬비 글에 달아드린 댓글처럼 .... 일단 한 번 드셔보심이... 매일 아침 낭군님 얼굴 확인하시면서... ㅋㅋ

건조기후 2014-07-17 21:55   좋아요 0 | URL
테스트해볼 낭군님이 없으니 손예진은 그냥 포기하고 ㅋ 착실하게 건강이나 챙겨야겠어요 ㅎㅎㅎ

야클 2014-07-17 23:06   좋아요 0 | URL
앗! 죄송.... -_-+
언젠가 생기시면 손예진테스트는 그때 하시고 지금은 그저 건강목적으로만. ^^

단발머리 2014-07-17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 너무 좋은 정보 감사드려요.
짠~ 나타나시어, 헉!한 정보를....
생각보다 심한 양파냄새를 참아내라,고 말했어요. 부끄~~~~

야클 2014-07-17 10:29   좋아요 0 | URL
ㅎㅎ 단발머리님 안녕하셨나요? ^^
부끄럽긴요. 양파가 아닌 마늘냄새라도 참아야죠. @#$$%$ 하게 해준다는데 ^^ ㅎㅎ
더운 하루 건강하게 잘 보내세요. ^^

moonnight 2014-07-17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 오랜만에 인사드려요. ^^
양파와인이란 걸 사람들이 만들어 마시고 있었군요. 첨 들어봐요. +_+
그나저나, 빈속에 여러잔 드시고 잠들어버리신 거 아닌가요. 굳이 양파와인이 아니어도 되지 않나요. ㅎㅎ
저는 그냥 와인만 마시는 걸로. ^^;

야클 2014-07-17 23:09   좋아요 0 | URL
앗! 달바~~~암님 ^^ 잘 지내셨죠?
간만에 글 하나 올리니 달밤님도 뵙는군요. ㅎㅎ 요 며칠 약 먹는게 하나 있어 다 먹고 나면 다시 실험해보려구요. 검증이 필요하죠 ㅋㅋ ^^

사실 그냥 와인만 마셔도 잠은 잘 올 것 같기는 해요. 손예진효과만 빼고. ^^

라로 2014-07-18 16:41   좋아요 0 | URL
야클님께 보은하러 왔다가 또 좋은 좋은 얻어가나보다 했는데 달밤님 댓글보고 제가 멍청하다는 것을 깨달았아요~~~~.ㅋ

그나저나 달밤니임~~~~~~많이 보고싶었어요!!!!!!!ㅜㅜ(보은하러 왔다가 더더욱 왜 이렇게 일이 꼬이나;;;;;)

야클 2014-07-18 17:09   좋아요 0 | URL
아롬님 ㅎㅎ ^^

2014-07-18 16: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7-18 17: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transient-guest 2014-08-14 0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외모가 손예진으로 변하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성격만 변하면 골치가 아플 것 같네요.ㅎㅎ 양파와인은 저희 부모님이 즐겨 드시는 건데요. 불면증을 위해 마신다는 얘긴 처음 봤습니다.ㅎㅎ

야클 2014-08-14 11:20   좋아요 0 | URL
메일 보고 댓글 남기신 것 알았네요. 잘 지내시죠? ^^
많이 희석되긴 했지만 그래도 알콜인지라 자기 전 빈 속에 한 잔 마시면 잠자는 데는 도움이 많이 되더라구요.
알라딘에 책 사러는 자주 오는데 도통 글을 안올리네요.분발해야겠어요. ^^

transient-guest 2014-08-16 08:20   좋아요 0 | URL
덕분에 이렇게 잘 지냅니다ㅎㅎ. 됫병짜리 갈로와인은 값도 그렇고 여러모로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맛좋은 보통와인은 아깝잖아요.ㅎㅎ 바쁘면 좋은거죠. 저도 리뷰가 늘 밀려서 페이퍼로 한꺼번에 써버립니다.ㅎㅎ

야클 2014-08-18 00:07   좋아요 0 | URL
계신 곳 날씨는 제가 잘 모르지만 서울은 이제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붑니다. 음.... 책 읽기 더 좋은 계절인 것 같아요. ㅎㅎ 좋은 책 많이 읽으시길. ^^
 

 

 

모든 조건을 완벽하게 구비한 남자들에게 여자들은 매력은 느낄지언정 정작 이성으로 쉽게 다가가지는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완벽해 보이는’ 남자들 중에 의외로 애인이 없는 경우가 왕왕 있다. 한때 유행했던 ‘외로운 킹카’라는 말이 그냥 나온 말은 아니라는 얘기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여러 신들 중에서 아폴론은 요즘 말로 하면 거의 완벽한 스펙을 갖춘 신이었다. 제우스의 아들로서 집안(?) 좋았지, 잘생겼지, 지적이었지 게다가 예술 분야에도 조예가 깊었다. 하지만 아폴론은 수없이 많은 사랑에 실패한다. 월계수로 변한 다프네가 그랬고 카산드라도 그 중 하나.

 

 

 

 

 

 

 

아폴론은 “나와 동침하면 너에게 세상 모든 일을 내다 볼 수 있는 예언의 능력을 주겠다.”라며 카산드라를 유혹한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카산드라는 아폴론의 사랑을 외면하게 된다. 화가 난 아폴론은 카산드라에게 ‘예언의 능력’을 주긴 했지만 그 예언의 ‘설득력’을 빼앗아 버린다. 아무도 그녀의 예언을 믿지 않게 된 것이다.

 

 

 

 

 

 

조국 트로이가 파리스가 데려온 헬레네에 의해 위기를 맞게 되리라는 예언도,  ‘트로이의 목마’가 조국을 망하게 할 것이란 예언도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고 결국 트로이는 그리스에게 멸망 당한다. 그녀 역시 그리스의 총사령관 아가멤논의 전리품으로 전락하게 되고 원치 않았지만 아가멤논의 자식을 둘이나 낳게 된다.

 

 

 

 

 

 

그녀 생의 마지막 순간, 아가멤논과 같이 있던 그녀는 자기와 아가멤논이 비참하게 죽게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아가멤논에게 그것만은 미리 예언하지 않는다. 결국 질투에 눈이 먼 아가멤논의 아내에게 둘 다 비참하게 죽게 된다.



아폴론의 사랑을 거부했지만 정작 그녀도 진정한 사랑이나 행복한 삶과는 거리가 먼 생을 살다간 것이다.

 

 

 

 

 



어느 시대에도 카산드라같이 남보다 앞서 ‘깨어 있는’ 인물은 늘 있어왔다. 항상 일이 터지고 나서야 그 말을 귀담아듣지 않는 것을 사람들은 후회했지만….


혹시 여성 알라디너분들 중에 가족이나 회사동료 및 주변 사람들에게 아무리 옳은 말을 해도 다들 한 귀로 흘려듣거나, 아예 들으려고도 안 하는 경우가 있는가?

 

 

그렇다면 젊은(또는 어린) 시절, 아폴론같이 잘생긴 남자의 사랑을 외면하고 울린 적이 있는 건 아닌지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해 볼 일이다. 그 남자를 울린 죄로 저주를 받았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나는 와이프의 말을 항상 의심 없이 믿고 착한 아이처럼 잘 따른다. 그녀는 나의 사랑을 거부하지 않았으므로 ‘설득력’을 상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요즘 다시 틈틈이 그리스신화와 관련된 책들을 읽고 있다. < 로마인이야기 > 10권 넘어가면서 황제이름들이 헷갈리기 시작해서 결국 외우기를 포기했는데, 도대체가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여러 번 읽었건만 항상 신과 등장인물들의 이름, 그리고 그에 얽힌 에피소드들은 기억이 엉키고 가물가물하다. 머리가 나쁘면 반복학습을 할 수밖에.

 

 

 

 

 

 

 

 

 

 

 

 

 

 

 

 

 

 

 

 

 

 

 

 

 

 

 

여기저기 펼쳐놓고 읽고 있는 다른 책들

 

도스토예프스키의 <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 이야기 전반부의 장황하고 지루한 얘기들이 항상 이 책 읽을 때의 고비다. 부디 이번에는 끈기있게 완독해야지.

 

그밖에 조경란의  < >, 쉼보르스카의  < 끝과 시작 >, 마크 쿨란스키의 < 대구 >를 집안 곳곳에 놔두고 동시다발적으로 찔끔찔끔 읽고 있다

 

 

 

 

 

 

 

 

 

 

 

 

 

 

사놓은 책들은 많고 읽을 시간은 항상 부족하다.  이것 또한 핑계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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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4-05-11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일요일 이 시간에 야클님의 페이퍼라니, 반갑습니다!
저 입술 사진이 유독 눈에 띄네요. ㅎㅎ
전 입술이 참 좋더라고요. (이게 뭔말인지 저도 잘 모르겠네요.)

야클 2014-05-11 15:55   좋아요 0 | URL
그래도 입술하면 역시 안젤리나 졸리의 입술 아니겠습니까? ㅎㅎ

카스피 2014-05-11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정말 오랜만에 글을 올리시네요^^

야클 2014-05-11 23:03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입니다. 1월부터 시간의 여유 보다는 글 쓸 마음의 여유가 없었네요. ^^

paviana 2014-05-12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간만에 오셨길래 마태님 새책이야기 인줄 알았어요. ㅎㅎ 자주 오세요.

야클 2014-05-12 17:37   좋아요 0 | URL
파비님 오랜만 ^^ 마태 이 아자쒸는 새 책 내도 아무런 귀띔도 안하고 -_-;

마립간 2014-05-12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반성하고 갑니다.

야클 2014-05-12 17:38   좋아요 0 | URL
하하 혹시 예전에 미녀의 사랑을 거부하셨었나요? 그래서 설득력을 잃으셨나요? ㅋㅋ

레와 2014-05-12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야클 2014-05-12 17:38   좋아요 0 | URL
레와님도 오랜만 ^^

paviana 2014-05-13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시비돌이님 페북에서 알았어요. 우리 버림받은거 맞죠 흑

야클 2014-05-13 12:31   좋아요 0 | URL
원래 잘생긴 남자들이나 하는 짓인데..... 이해가 안되네요 -_-;

세실 2014-06-23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페이퍼 스타일도 세련되었고, 사진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그리스 신화 다시 읽는 야클님 멋져요!

야클 2014-06-23 16:33   좋아요 0 | URL
요즘은 주로 친구들 밴드에만 글을 올리다 보니 알라딘에 글을 통 안올리게 되네요. 분발 좀 하겠슴다 ^^

oren 2014-06-24 0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 님의 이 페이퍼를 지금에야 읽게 되는군요.

저도 작년과 올해 '그리스·로마 신화' 많이 읽었어요. 뒤늦게(?) 『이윤기의 그리스·로마 신화』도 완독하고, 천병희 님이 번역하신 오비디우스의 『원전으로 읽는 변신 이야기』도 읽었구요.(오비디우스가 로마 시인이라 어차피 '똑같은 신들의 이름'이 전부 다 로마식으로 뒤바뀌어 나오는 통에 '신들의 이름'이 여간 헷갈리는 게 아니더라구요.)

아폴론과 카산드라의 이야기도 정말 여기저기 자주 등장하는 신화여서 야클 님의 글을 통해 다시 만나니 몹시 반갑네요. '설득력'을 읽어버린 공주 카산드라는 고대 그리스 비극시인들 여러 작품들 속에서도 자주 등장해서 조금은 낮익은(?) 여인이란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아이스퀼로스의『아가멤논』, 소포클레스의『엘렉트라』, 에우리피데스의 『트로이아 여인들』, 『엘렉트라』등에서도 그녀가 꼬박꼬박 나타났던 듯해요.

『까라마조프 형제들』은 저도 정말 좋아하는 작품이에요. 저는 대학 입학하기 직전에 읽었는데 정말 그 소설에 푹 빠져서 그 두꺼운 소설을 (조금 과장하자면) 단숨에(그래도 낮밤으로 따지자면 아마도 열흘쯤은 걸렸을지도...)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야클 님께서도 그 재미있는 소설을 이번엔 부디 완독하시길 바랄께요~

야클 2014-06-24 11:02   좋아요 0 | URL
역시나 oren님의 그리스고전이나 신화에 대한 내공이 엄청나셔서 어설픈 제 글이 부끄럽네요.^^
<카라마조프 형제들>은 이번에는 한 줄 한 줄 음미하면서, 다른 책들도 읽어가면서 읽느라 아직 완독 전입니다. 역시나 많은 분들이 명작이라고 손꼽는데는 다 이유가 있구나 하는 것을 다시금 느낍니다.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드리고 여행 준비 잘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