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리고수의 길 마음을 보는 사주 심리학 시리즈 1
김재완 지음 / 지천명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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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이해에 별 도움도 안되는 비슷비슷한 강의 사진을 수십 장이나 집어 넣고 백지도 여러 장 끼워서 겨우 260쪽.제대로 편집했으면 200쪽도 안 될 책.하드커버도 아니면서 3만 원이면 내용을 떠나 책값 거품이 너무 심하다. 저자가 주장하는 마음공부 매일 하면 뭐하나. 본인도 물욕이 끝이 없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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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독서 - 책은 왜 읽어야 하는가
서민 지음 / 을유문화사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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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에서 서민이란 본명 보다 마태우스라는 필명으로 더 유명한 서민 교수가 새 책을 냈다.   이름하여 <서민 독서>.

 

 

 

건방진 얘기 같지만 우리나라 평균적인 수준 보다 내가 그리 책을 덜 읽는 편도 아닌 것 같아서 평소 책읽기의 좋은 점에 대해 지루하게 열거하고 독서를 권하는 이런 류의 책들에 대해서는 별로 구미가 당기지 않았다. 그래서  같은 알라딘 이웃으로서 예의상책을 사긴 했지만 당장 읽을 책 리스트에 올리지도 않았었다.

 

 

 

 

그런데 책 서문만 읽어 봐야지, 하고 몇 페이지를 뒤적거리다가 책이 심해의 빨판상어 보다 더 강한 흡인력으로 나를 끌어 당겨서 거의 논스톱으로 완독을 하고 말았다. 그리고 난 지금 몹시 반성을 하는 중이다.

 

 

기억 하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2000년대 초중반 알라딘 서재계는 마치 중세의 르네상스시대처럼 재미있고 멋진 글들이 쏟아지던 서재부흥 시기였다. 어느 정도였냐면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이라 많은 알라디너들이 출근하자마자 컴퓨터를 켜면 서재에 올라오는 새 글 읽으려고 업무메일 보다 알라딘 홈페이지에 먼저 들어온다는 사람들이 여럿 있을 정도였으니까.

 

 

 

글 하나 올리면 실시간 댓글은 기본이었고 서재 방문자들 수도 장난이 아니었다. 물론 지금도 알라딘엔 글에 관한 한 초절정 고수분들이 많이 포진해 계시지만 그때만큼 재미난 글들이 많이 올라 오는 것 같지는 않다.  하여간 그 시기에 알라딘서재를 주름잡던 쟁쟁한 고수 중의 한 명이 마태우스 교수였다.  하여간 글 하나 올리면 댓글 수십 개는 기본이었고 종종 백 개도 넘기는 자타공인 최고의 인기 서재 주인장이었다.

 

 

 

 

그런데 지금 와서야 고백하지만 그 당시 마교수의 글솜씨에 대해 난 그리 넘사벽 수준으로 평가하지는 않았었다. “ 뭐야 이렇게 썰렁하고 유치한 아저씨 유머라니…. 재벌이라더니 아마 이벤트를 자주 해서 인기가 많을거야……이 정도 수준이면 나도 조금만 노력하면….”하는 비딱한 평가를 속으로 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어제 이 책을 읽으면서 이제 마교수는 내가 감히 넘볼 수 없는 고수 글쟁이로 거듭났구나, 라는 고백을 할 수밖에 없었다. 물 흐르듯이 읽혀지는 매끄러운 문장력, 적절한 인용과 재미난 유머, 그리고 무엇보다도 강한 글의 설득력. 조금만 더 신경 써서 글을 쓰면 마교수보다는 더 재미있고 근사하고 훌륭한 글을 쓸 수 있을 거라고 한때나마 (속으로) 건방을 떨었던 내가 부끄러워 진다. 나는 여전히 동네 조기축구 수준에 머물러 있는데 그는 이미 K리그를 넘어 프리미어 리그를 향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난 10여 년 간 마교수의 글솜씨나 사회를 바라는 보는 시야의 폭은 장족의 발전을 한 것 같은데 나는 글과 사고의 수준이 그때나 지금이나 별로 발전이 없는 것 같다.  내가 생각해도 한심하고 민망한 수준의 글들이라 감히 알라딘 서재에도 못 올리고 동창회 밴드에서만 만날 허접한 잡글을 끼적거리는 이유가 도대체 뭘까하고 생각해보니 결국 이유는 독서량의 부족이라고 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의 책에서 인용되는 참고서적들의 다양한 스펙트럼이나 종종 올리는 그의 서평들을 보면 상대적으로 편협하고 부족한 나의 독서량이 지금의 그와 나와의 독서력 격차를 만든 것 같다.

 

 

 

마교수는 방송도 하고 학교강의도 하고 논문도 쓰고 강연도 하고 책도 쓰고 칼럼도 쓰고 어부인에게도 잘 하는 것 같은데, 게다가 그 와중에 책도 많이 읽나 본데 나는 띵까띵까 노는 데만 신경을 썼구나 하는 통렬한 자기반성을 하며 앞으로는 좀 더 체계적이고 밀도 있는 독서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물론 그가 책에서 주장하는 내용에 내가 전부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예를 들면 도서정가제 같은 부분), 그리고 인용된 사례가 전부 다 완벽하고 적절해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책을 읽게 만드는 강력한 동기부여 측면에서는 굉장히 잘 씌어진 책이라고 본다. 무엇보다도 책의 1순위 덕목인 재미라는 측면에서 최고점을 주고 싶다.

 

 

 

요즘 들어 마교수의 책 출간되는 간격이 매우 짧아졌다. 그만큼 다작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책의 띠지나 책 곳곳에 실려있는 여러 장의 그의 사진들( 무슨 조화인지 그는 별로 늙지도 않고 심지어는 미모가 한창 피어나는 것 같다만)을 보며 행여나 다음엔 화보집을 내는 건 아닌지 하는 우려를 잠시 해본다.  물론 나야 또 사보겠지만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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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7-10-23 14: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러실 것 같아 저는 책을 내도 야클님에겐 안 보냈잖아요.ㅋㅋㅋ
이즈음 진짜 독서에세이는 너무 흔한 책이라
이젠 거들떠도 안 보는 것 같습니다. 마 교수님 정도는 되야지.
저도 서민독서 읽어보고 싶어지더군요.

야클님도 이제 밴드에서 그만 노시고 다시 복귀하십시오.
사람은 놀던 물에서 놀아야죠.ㅋ
진짜 서재부흥기가 있긴 있었죠.
서재 역사에 그런 한 페이지가 있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이던지...흐흐

야클 2017-10-23 14:24   좋아요 1 | URL
앗! 스텔라님 안녕하셨어요? ^^ 제가 너무 알라딘 서재를 떠나있었군요. 스텔라님 책을 읽어보지도 못했네요. 늦었지만 꼭 찾아서 읽어 볼게요.

stella.K 2017-10-23 14:34   좋아요 1 | URL
ㅎㅎ 아유, 아니어요. 무슨...
그냥 알아만 주시는 것도 감지덕지여요.ㅠ

야클 2017-10-24 16:55   좋아요 0 | URL
스텔라님 본명(필명?)을 몰라 책 겨우 찾았네요. 일단 보관함으로. ㅎㅎ 동창 밴드에선 글 올리는게 부담없는데 여긴 워낙 고수분들이 많아 허접한 글 부끄러워서 못 올리겠어요 ^^

stella.K 2017-10-24 19:17   좋아요 1 | URL
ㅎㅎㅎ 아니, 그런 불친절이...?!ㅠㅠ
아유, 왜 그러십니까? 야클님도 만만찮은 고수신데!

책 원하시면 한 권 보내드릴 수도 있는데 옛 우정을 생각해서...ㅋ

야클 2017-10-25 10:19   좋아요 1 | URL
앗! 저자 사인본이라면 탐이 나긴 하지만..... 그래도 제가 2쇄본 인쇄와 신간 출간을 응원하는 의미에서 사서 보겠습니다.^^

stella.K 2017-10-25 15:38   좋아요 0 | URL
ㅎㅎㅎ 어느 세월에...ㅠㅠ
그 보단 제 사인본을 받으시는 게 더 빠를텐데요.
그러시고 나중에 책 한 권 선물해 주시면 되잖아요.
늦게나마 축하하는 의미로다...ㅋ
뭐 강요하는 건 아니구요.
생각 바뀌시면 저의 서재에 언제든지 주소 3종 세트 달아주세요.^^

야클 2017-10-26 10:10   좋아요 0 | URL
ㅎㅎ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마태우스 2017-10-25 00: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의 일기: 야클님이 문자를 보냈다. 리뷰를 썼는데 댓글도 안달린다고. 그 생각이 나서 댓글 달러 와봤더니 다섯개나 있는 게 아닌가. 엄살이구나 싶어서 보니까 스텔라K님과 대화한 거네.ㅜㅜ 스텔라케이님 아녔으면 ㅠㅠ 한때 야클님은 정말 인기가 많았다. 당시 알라딘 마을의 구성원이 대부분 여자분들이라 야클님의 존재는 귀하디 귀했다. 그런데 지금은 거의 무댓글이다시피하니 이게 다 야클님이 결혼을 했고, 또 그 뒤 알라딘을 등진 데 있다. 둘 중 하나만 해도 배신인데 둘 다 하셨으니.... 나 역시 같은 길을 걸었지만 그래도 방송에 나온 게 배신감을 희석시킨 게 아닐까. 야클님, 답은 매스컴입니다!

야클 2017-10-25 10:27   좋아요 1 | URL
ㅋㅋㅋ 이러다가 김영란법이 개정될 때 < 댓글 청탁 >도 규제하는 법안이 추가 되는 건 아닐까요?

냉정하게 되돌아 보면 총각시절에도 하루 반나절을 알라딘에 상주했지만 마교수 인기에는 감히 범접할 수 없었다는...... ㅠㅠ

마태우스 2017-10-25 00: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참참, 저는 이런 리뷰가 참 좋습니다. 자기 일상에 곁들여 이 책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까요. 잘 읽히고 오래 남는 리뷰야말로 잘쓴 리뷰가 아닐까요. 야클님이 이런 리뷰를 쓸 수 있는 것도 다 ˝남들에 뒤지지 않을만큼 책을 읽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좋은 리뷰 감사드려요

야클 2017-10-25 10:28   좋아요 1 | URL
부끄럽습니다 ㅠㅠ

transient-guest 2017-10-25 03: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민님의 책은 확실히 흡인력이 있습니다. 저도 한번 잡으면 그대로 읽어버리게 됩니다. 조금 더 젊었고 글빨도 좀더 좋았던 저의 2000년대 초반에 알라딘 서재를 만나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네요.ㅎ 다시 종종 뵙겠습니다.

야클 2017-10-25 10:29   좋아요 1 | URL
님의 ‘글빨‘은 요즘도 나날이 진화하고 있더군요. 부럽습니다 ^^

transient-guest 2017-10-26 01:50   좋아요 0 | URL
저는 갈수록 퇴보하는 것 같습니다.-_-: 리뷰의 조건인 줄거리정리가 너무 약해요...

야클 2017-10-26 10:13   좋아요 1 | URL
ㅎㅎ 남들이 읽기엔 안 그래요. 좀 더 나아지고 있더라구요. 그리고 리뷰에서 글 쓰는 분들 마다의 취향의 차이는 있겠지만 줄거리 요약이 필수적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자부심을 가지시고 오늘도 좋은 하루! ^^

transient-guest 2017-10-26 10:19   좋아요 1 | URL
용기를 주는 글 감사합니다 힘찬 하루 보내세요 ㅎㅎ

moonnight 2018-02-09 0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 글을 이제야 읽었네요. ㅠㅠ; 저도 예전 알라딘서재를 회상했어요. 컴퓨터를 켜자마자 서재로 직행하고 일은 뒷전인 채 실시간댓글에 매진하던 그 시절을 생각하니 웃음이 나네요. 그 중심에 마태우스님과 야클님이 계셨구요.^^ 잘 지내시지요? 야클님의 촌철살인 유머 페이퍼 자주 읽고 싶어요~^^

야클 2018-02-09 10:04   좋아요 0 | URL
앗! 달밤님 오랜만입니다. 잘 지내시죠? ^^

요즘도 글은 자주 끄적거리는데 감히 알라딘에 올릴 정도는 아니라서 그저 친구들 밴드에서만 소진됩니다. 달밤님이 좀 더 가까이만 계셨어도 스케일링 핑계대고 자주 뵈러 갔을텐데 아쉽네요. 그저 예전 알라딘 올드멤버들의 무사 안녕과 행복만 기원합니다. 추운 날씨 잘 이겨 내시고 언제나처럼 재밌게 생활하시길. ^^

인터라겐 2018-11-01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계정도 잠겼던 알라딘에 접속하게 만드는 힘이 있으시네요. 출근해서 알라딘에 접속하고 즐거운 책읽기를 했던 그 시절이 그립네요. 지금은 심각한 노안으로 책읽기가 버거운 나이가 되어버려 슬프지만 이런 추억을 찾는 글속에 나도 있었다는 행복함을 느끼고 갑니다. 늘 건강하세요~ 대문사진 안바꾸신건 신의 한 수이십니다.

야클 2018-11-02 11:23   좋아요 0 | URL
와우~ 정말 오랜만입니다. 잘 지내셨죠? ^^
알라딘 서재가 메일과도 연동되어 있어서 새로운 댓글이 올라왔다길래 깜짝 놀랐네요.
책 사는 양은 여전한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요즘 서재관리는 잘 안하게 되네요. 간만에 찾아주셨는데 차린 글들이 없어서 쑥스럽고 죄송합니다. 님도 항상 건강하시고 즐거운 독서생활 잘 하시기 바랍니다.
동창회의 홈커밍데이처럼 알라딘서재도 그런 날이 있으면 좋겠네요. ㅎㅎ
 
바보야, 문제는 돈이 아니라니까 - 몸과 우주의 정치경제학
고미숙 지음 / 북드라망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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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의 전개나 문장들이 그리 매끄럽지는 않지만 흥미로운 분석들이 제법 있다. 개인블로그에 올리는 잡글도 아닌데 `^^`같은 이모티콘의 과다한 사용은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처럼 이 책도 여전하다. 나는 눈에 좀 거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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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6-08-19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이분 이모티콘 좀 많이 쓰더군요.

야클 2016-08-19 17:10   좋아요 0 | URL
모리님 안녕하셨어요? ^^ 님도 보셨군요. 아마 고미숙씨 취향인가봐요. ㅎㅎ
 

 

 

 

이 길이 끝날 때까지 누가 뒤에서 아무리 당신의 이름을 부르더라도 절대로 뒤를 돌아보면 안됩니다.”

 

 

 

하지만 주인공은 결국 마지막 순간 뒤를 돌아 본다. 그리고 결국 지키지 못한 약속에, 자기의 어리석음과 부족한 인내심에 절망한다. 전설의 고향뿐만 아니라 수많은 서양의 신화에서도 이런 류의 이야기가 많은 걸 보면 약속을 지킨다는 것과 하지 말라는 금기사항을 끝까지 참고 버티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인가 보다.

 

 

그리스 신화에서 한 노래 하는 것으로 유명했던 오르페우스는 우리가 흔히 뮤즈(Muse)라 부르는 무사이의 아홉 자매 중 한 명인 칼리오페의 아들이었다. 엄마부터가 이름난 그리스 가요계의 스타이다 보니 아들 역시 노래방에서 부르는 노래 마다 100점이었고 청중들의 앵콜 요청이 쏟아지는 그리스 신화 최고의 카수였다. 어느 정도였냐면 오르페우스가 노래를 부르면 숲 속을 노닐던 모든 동물들이 그의 노래를 듣기 위해 그의 주변으로 모여들었고, 나무들 조차도 그의 노래를 듣기 위해 가지를 오르페우스 쪽으로 늘어뜨렸다고 한다. 노래로 뱃사람들을 유혹하여 목숨을 빼앗는다는 세이렌들도 그의 노래 앞에서는 명함 조차 내밀지 못했다.

 

 

 

 

 

 

 

노래 잘하는 남자에게는 예쁜 여자들이 잘 따르는 법(물론 예외도 많다만…. 내 친구 중에도… -_-) 오르페우스의 아내는 이름 마저도 아름다운 숲 속의 님프였던 에우리디케였다. 하지만 이 인물 좋고 노래 잘하는 부부 앞에 신혼의 단꿈은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에우리디케가 뱀에 물려 그만 세상을 떠나고 만 것이다(자나깨나 뱀 조심ㅠㅠ).

 

노래는 커녕 식음을 전폐하고 죽은 아내의 죽음을 목놓아 슬퍼하던 우리의 오르페우스 선수, 용감하게도 저승세계까지 아내를 찾아 나선다. 무기라곤 오로지 리라라는 하프 비숫한 악기 하나와 아내에 대한 사랑, 그리고 공기반 소리반의 절묘한 조화를 이룬 꿀성대밖에 없었다.

 

살아서는 인간이 들어갈 수 없는 저승세계였지만 오르페우스의 연주와 노래는 하데스의 저승세계 마저 순순히 문을 열어줄 정도로 감동적이었나 보다(훗날 글룩이란 작곡가가 오페라 <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에서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내가 / 에우리디케도 없이 / 어디로 갈 것인가 / 나의 연인도 없이 로 시작하는 아리아는 이 상황을 노래한 것이라고 한다).

 

https://youtu.be/C1B85UQT4AY

 

 

 

노래라곤 담쌓고 살던 하데스와 저승세계의 온갖 음울한 괴물들도 오르페우스의 노래에 그만 넋을 잃고 감동에 빠져 든다. 고통과 비명만 가득하던 저승세계에 잠시 아름다운 노래로 평화가 찾아든 것이다. 마침내 저승세계의 왕 하데스는 에우리디케를 내어 준다. 하지만, 쪼잔한 하데스는 여기에 토를 단다.

 

반드시 저승세계를 벗어날 때까지 뒤를 돌아 보지 말 것”.

 

 

 

 

꿈에도 그리워 하던 아내의 손을 잡고 오르페우스는 저승세계를 빠져 나온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에우리디케가 촉촉하고 달달한 목소리로 오르페우스여 제발 저를 한번만 봐주세요. 왜 저를 안 보시나요?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는 건가요?”란 말에 오르페우스는 " 무신 쏘뤼~~ "하며 뒤를 돌아본 순간, 에우리디케는 연기처럼 사라지고 만다.

 

오르페우스는 절망한다. 자신의 어리석음과 지키지 못한 약속 때문에.

 

노래도 어느 정도 흥이 나야 나오는 법. 자신의 실수로 아내를 잃었다는 자책감에 오르페우스는 더 이상 노래를 부르지 않는다. 아니 부를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여인들은 그런 오르페우스를 그냥 놔두지 않았다. 자신들을 위해 노래를 불러 달라고, 자신들을 사랑해 달라고 밤낮으로 오르페우스에게 애원했다. 그러나 남산 위의 저 소나무처럼 독야청청 절개를 지키던 오르페우스는 결국 이 철없는 여자 사생팬들에게 죽임을 당한다. 목이 잘리고 강에 던져진 것이다.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의 그림 < 오르페우스의 머리를 발견하는 님프>는 바로 죽은 오르페우스의 모습을 묘사한 것이다.

 

 

 

 

이 어처구니 없는 죽음은 그래도 나름 해피엔딩으로 끝이 난다. 죽어서 저승세계로 간 오르페우스가 하데스 왕과 페르세포네 왕비의 배려로 다시 에우리디케를 만나게 된 것이다.

 

살아서 같이 행복한 것과 죽어서 영원히 같이 행복한 것. 어느 것이 더 낫냐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한 일일 것이다.  

 

 

돌아보지 말라고 하면 끝까지 돌아보지 말아야 한다.

 

 

 

앞으로는 내가 퇴근하고 집에 일찍 들어오라고 하면, 그 누가 뒤에서 당신 이름 부르며 술 마시자고 해도 절대 뒤를 돌아보면 안 되요. 알았죠? ~~~ 

 

 

마눌님의 2016년 새해 신년사다.

 

아마 지엄하신 그 분부를 어기고 뒤를 돌아보게 되면 오르페우스처럼 대형 참사가 나를 기다릴 것 같다. 이미 전설의 고향과 수많은 그리스 신화들이 증명하는 사실이다.

 

 

 

새해에는 그저 돈만 열심히 벌고 책이나 엄청 읽어야겠다.

 

 

 


   마누라 보다 오래 살면 절대로 안되겠다는 생각이 불끈불끈 나는 책. 배우자 보다 오래오래 살고 싶다는 욕망을 가진 사람은 절대 읽지 마시라.

   책 읽은 후의 여운이 제법 오래 가는 책.

 

 

 

 

 

 

 

 

 

   한 달에 최소한 고전 하나씩은 읽으려고 나름 갸륵한 결심을 하고 실행 중이다.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에 나오는 등장인물들 보다 장광설은 덜하지만 이 책에서도 이상한 사이코들은 많이 등장한다. 역시나 도스토예프스키의 책은 인내심을 가지고 읽을 만하다.  글씨가 작아서 노안을 재촉하는 책.

 

 

 

 

 

 

 

 

   가요평론만 하는 줄 알았더니 강헌 아저씨가 이렇게 명리학의 고수일 줄이야. 사주명리학에 관심있는 분들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하지만 열심히 공부하여 만인이 명리학자가 되자는 결론은 글쎄올시다이다.  예전 고미숙의 <나의 운명 사용 설명서> 리뷰( http://blog.aladin.co.kr/yahkle/5853420 )에서도 밝혔지만 적당히 상식선에서만 공부하자는 것이 여전한 내 주장이다. 이 책의 후반부 내용은 적당한 상식선을 살짝 넘는 수준이지만 자기 사주명식을 이해할 정도의 공부를 위해서 이 정도 수준까지 공부하는 건 괜찮겠지. 어설프게 선무당이 되어 남의 운명상담만 안해준다면.

 

 

 

 

 

읽겠다고 사서 여기저기 놔 둔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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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6-01-08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막토막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얘기를 알고 있던 저로서는 이 한 방에 쫙 풀린 얘기를 읽노라니 머릿속에 확 들어오고 또 엄청 재미있네요. 정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흣.

그나저나 어제 술마시고 피곤한 저로서는, 누가 술 마시자고 해도 이제 뒤도 안돌아보고 거절해야지, 싶지만... 사실 제가 술마시자고 유혹하는 편이라...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

새해에는 알라딘에서 더 자주 뵐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야클님. 결심하신대로 책 열심히 읽고 지금처럼 재미있는 글 많이 많이 써주세요!

야클 2016-01-08 11:00   좋아요 0 | URL
앗! 숙취의 고통을 뒤로하고 이렇게 장문의 댓글을 남겨주셔서 감사드려요 ^^
그간 잡글들은 많이 썼는데 주로 동창밴드들에만 올리고 알라딘엔 올리지 못했네요. 아무튼 새해엔 일과 독서뿐만 아니라 좀 부지런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듭니다. 다락방님도 건강하시고 행복한 독서 & 음주생활 그리고 예.쁜. 사.랑.하시길! ^^

oren 2016-01-08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새해 결심으로는 너무 아름다운걸요~ 야클 님의 의심스러운(?) 결심이 오르페우스의 뤼라 반주에 곁들여지니 마치 노래처럼 근사하게 들리네요... 그런데, 오르페우스의 절창이야 의심의 여지가 없겠지만 시인 오비디우스가 오르페우스의 노래 실력에 대해 묘사해 놓은 대목은 약간의 `뻥`이 들어간 듯해서 더욱 재미있더군요. 그가 아내를 찾으러 저승에 내려갔을 때 불렀다는 `탄원가`를 들은 `청중들의 놀라운 반응`을 덧붙여 봅니다.
* * *
그가 뤼라를 연주하며 이렇게 노래했을 때 핏기 없는 망령들도
눈물을 흘렸다. 탄탈루스는 도망치는 물결을 잡지 않았고,
익시온의 바퀴도 놀라 멈춰 섰으며, 새들은 간(肝)을 쪼지 않았고,
벨루스의 손녀들은 항아리를 내려놓았으며,
시쉬푸스여, 그대는 그대의 돌덩이 위에 앉아 있었소.
그때 처음으로, 소문에 따르면, 자비로운 여신들도 노래에
압도되어 볼이 눈물에 젖었다고 한다. 왕비도, 하계를 다스리는
이도 차마 탄원자의 청을 거절할 수가 없었다.

- 오비디우스, 『원전으로 읽는 변신 이야기』, 제10권

야클 2016-01-08 12:44   좋아요 1 | URL
ㅎㅎ oren님 댓글 고맙습니다. 역시 원전을 읽으신 분의 의견 답네요.
그래도 아직까지 금년 7일 동안은 잘 버티고 있답니다. 저도 천병희님 번역 원전은 여러권 사놨는데 완독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네요. 항상 진지한 책읽기를 하시는 oren님이 존경스럽고 부럽습니다. ^^

레와 2016-01-08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절대 ..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고. 막..ㅎㅎ

야클님 오랜만이에요! ^^

야클 2016-01-08 15:59   좋아요 1 | URL
하핫! 레와님 ^^ 잘 지내시죠? ㅎㅎ 그래도 잘 생긴 남정네가 중저음의 부드러운 목소리로 부르면 꼭 돌아 보시길.... 아주 우아하게 .ㅋㅋ

건조기후 2016-01-09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강헌님이 그 강헌님인가 정말 놀랐네요. 어젯밤 자기 전에 팟캐스트 보다가 노유진의 정치까페에 나오신 거 있어서 들었는데, 강헌님 본인 이야기도 신기하고 유시민 진중권 두 분 경험 얘기하는데 것도 참 신기신기하고. 그런 것들이 보이는 원리가 있다는 게 가장 신기하고 흥미롭고 그렇더라고요. 책 바로 주문했는데 알라딘 택배야 언제나 오매불망 기다림의 대상이지만 오늘은 특히 더 그렇습니다 ㅎㅎㅎ

야클 2016-01-09 17:24   좋아요 0 | URL
음, 아마 책의 처음 1/4~ 1/3 정도는 술술 읽히는데 그 이후 부터는 음양오행이나 명리학의 기초가 어느 정도 있어야 이해하며 읽으실 수 있을 거예요. 물론 집중해서 읽으신다면야... ^^ 잘 지내시죠? 요즘 날씨는 정말 건조한데 가습기라도.....(아,썰렁 -_-). ^^

페크pek0501 2016-01-09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무신 쏘뤼~~ ˝ 여기서 빵 터졌어요. 웃음 나오니 그 뒤의 글은 더 재밌게 읽혀지네요.
역시 글은 유머가 필요해요.
이렇게 재밌는 글을 놓쳤다면 억울할 뻔했어요. 새해에도 기대하겠습니다. ^^

야클 2016-01-10 00:50   좋아요 0 | URL
페크님 안녕하세요? ^^ 별 내용없는 잡글에 유머라도 느끼셨다니 다행입니다. 저야말로 페크님의 주옥같은 페이퍼 금년에도 계속 기대하겠습니다. ^^
 
라면을 끓이며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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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의 방법대로 라면을 끓였더니 맛은 별로 였다. 하지만 이 책은 꽤나 괜찮았다. 콩나물 넣고 약간 맵게 끓인 해장라면이 생각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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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5-12-23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김훈이 어떻게 끓였길래...
그래도 그의 방법대로 끊일 생각을 하셨다면 김훈을 꽤나 좋아하시는가 봅니다.

콩나물 들어간 해장라면 좋죠. 캬~!
라면은 무조건 야채가 많이 들어가면 좋습니다. 그러면 라면 잘 끊이는 줄 안다니까요.ㅋㅋ

야클 2015-12-23 12:28   좋아요 0 | URL
ㅎㅎ 오랜만입니다 스텔라님. 김훈식 라면은 좀 싱겁다고 할까요? 연말이라( 사실 연초, 연중도 큰 차이는 없지만... -_-b) 술자리가 잦아 해장라면 생각이 간절하네요. 오늘 점심은 그냥 전주식 콩나물국밥. ^^

Mephistopheles 2015-12-23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말이라 많이 달리시나 봅니다..

야클 2015-12-23 13:24   좋아요 0 | URL
앗! 메피님. 반갑습니다. ㅎㅎ 그저 조깅 수준으로..... 꾸준히.... ^^

transient-guest 2015-12-24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년부터는 좀더 활발하게 외부활동을 할 생각입니다. 순전히 연말을 위해서..ㅎㅎㅎ 조금 달리고 싶네요.

야클 2015-12-24 13:06   좋아요 0 | URL
ㅎㅎ 연말 마무리 잘 하시고 내년에는 님의 소원대로 활발하게 더 많은 활동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