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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과 북플, 페이스북을 연동하는 과정에서 무언가 꼬였다! 원래 쓰던 북플 계정이 사라지고...ㅠㅠ 물론 그 계정에 별 내용이 없긴 했으나.. 여튼- 글을 올리기 위해 계정을 다시 파고 연동하고 그게 안되서 또... 아- 일단 새로 계정을 만들었으니. 여기에 안착하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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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먹는 법 - 든든한 내면을 만드는 독서 레시피 땅콩문고
김이경 지음 / 유유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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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먹는 법: 든든한 내면을 만드는 독서 레시피], 김이경, 유유 

읽은시기: (2016.2.11~2016.2.14/2회독)

메모작성: 2016년 2월 29일 


나 스스로 자신 있게 책을 많이 읽어 왔다거나, 아는 것이 많다거나, 책을 잘 읽는다고는 할 수 없다. 그렇지만 책을 좋아한다고는 기꺼이 말할 수 있다. 책에 대한 책을 읽는 것도 좋아한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책을 읽는지, 어떻게 독서를 즐기는지 궁금하다. 그래서인지 그냥 책을 읽는 것보다 책에 대한 책을 읽는 것을 더 좋아하고, 그만큼 즐겁게 읽는다. 작년에 한 번 읽고, 올 해 들어 한 번 더 읽었다. 

이 책은 책 읽기에 대한 책이다. 물론 책 읽기의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하는 다른 책들과 비슷하게 어떻게 읽는 것이 좋은 방법인지를 설명하고 있다. 얼핏보면 책 읽기의 방법 자체는 다른 독서법 책과 다르지 않다. 그렇지만 이 책은 어떤 자세로 책을 대할 것인가, '독서'라는 것은 어떤 것인가에 대해 질문하고 있기도 하다. 그 점이 인상적이었다.

책 읽기는 어떤 면에서는 개인적인 행위일 수 밖에 없다. 책은 왜 읽는가? 라고 질문해 보면, 나 역시 어떤 국면에 부딪혔을 때이다. 개인적으로 어려운 문제 앞에 있거나, 무언가 알고 싶은 것이 있을 때, 이유는 모르겠는데 마음이 답답할 때 말이다. 나는 운 좋게도 어떤 문제에 부딪힐 때마다 거기에 맞는 고민과 해결의 실마리를 던져주는 책들과 만나곤 했다. 물론 그 독서가 한 두권으로 끝나기도 하지만, 어떤 문제에 대한 독서는 지난하게 지속 되기도 한다. 어쨌든 나는 어떤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 책을 읽는다.

  ​  ​ 나를 아는 것, 나의 무지를 깨닫는 것보다 더 큰 앎은 없습니다. 질문하는 독서는 바로 그 앎을 위한 작은 시작입니다. p36


하지만 저자는 이 독서의 의미를 독자의 의무와 사회적 독서에 대한 이야기까지 끌어올린다.


저는 독자에게는 오독하지 않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자의 권위에 짓눌리지 않는 자유로운 독서는 지지하지만 이런 적극적인 독해와 무관한 오독은 마땅히 피해야 합니다. 더욱이 필자를 비판하고 싶다면 정확한 독해는 전제이자 의무입니다. p41


그러나 아무리 판단하지 않으려 해도 책을 읽다보면 어느 순간 필자에게 몹시 열광하거나 혹은 냉소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잠깐 책 읽기를 멈추고 돌아보세요. 지금의 열정 혹은 냉정이 어디서 연유하는지 따져 보는 겁니다. 글에 매혹 되었다면 어떤 부분이 그런지, 불만이 생겼다면 무엇 때문인지, 지나온 책장을 되넘기며 숙고하는 거지요. 10분 만이라도 그런 되새김 과정을 거치면 열정과 냉정으로 뜨거워졌던 눈길이 차분해지면서 눈앞의 글을 쓰인 대로 읽을 마음의 여백이 생깁니다. p46

이를테면 독서라는 것이 무언가를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행위가 아니라는 것, 그 안에 독자의 의무와 몫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건강한 시각은 읽는 사람의 마음도 환하게 만든다. 우리는 '제대로 읽을 의무'가 있다. 그것이 독서가 가지는 사회적 책임이라는 것이다.

즉 독서의 사회적 책임을 생각할 때 정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쓴 사람의 피땀어린 공력, 만든 사람의 수고로움, 그걸 읽고 살아갈 내 삶의 소중함 그리고 내가 이 모든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갈 세상을 생각하면 정성것 정밀히 읽는게 당연하지요.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여러 독서법도 바로 이 '정성껏 정밀히' 읽는 법에 관한 것입니다. 글자 하나도 그냥 넘기지 않는 꼼꼼함은 그 출발이라 할 수 있지요. p55

책을 통해 나를 생각하고, 남을 생각하고, 사회를 생각하는 방법이 있다. 그 방법은 의외로 쉽다. 책을 제대로 읽는 것이다. 정성껏 정밀히 읽는 것이다. 물론 책을 제대로 읽는 것은 어렵다. 과거의 나의 경험만 돌이켜 봐도 그렇다. 대학에 들어가 처음 들어보는 사회학자와 경제학자들을 알게 되고 두꺼운 정치학 책을 읽게 되었다. 내가 다녔던 학교의 선생님들은 매시간마다 교재를 읽고 난 자신의 느낌을 A4 1장짜리의 쪽글로 제출하게 했다. 나도 그 쪽글을 늘 쓰기는 했지만 선생님이 주시는 점수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본 적이 없었다.

되돌아보면 나는 내가 가진 편견에 기초해 책을 읽었고, 책의 내용을 통한 사고를 하기 보다는 내가 기존에 알고 있는 것으로 책의 내용을 평가해 버리곤 했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책을 읽고, 쪽글을 쓰고, 또 선생님께 평가를 받고 했던 경험이 없었다면 왠지 나는 아직도 그렇게 책을 읽고 있을 것 같다. 지금도 내가 좋아하는 대학 시절의 선생님이 예전 수업시간에 하셨던 말씀이 기억난다. 대학에서는 책을 읽는 법과 공부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고, 대학에서의 그 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너희들의 공부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는 요지였다. 돌아보면 그 말씀이 참 맞는 이야기이다.

저자는 다독보다는 정독을 추천하고, 혼자 읽기 보다는 함께 읽기를 권한다. 저자 또한 오랫동안 독서 모임을 통해 사람들과 책을 함께 읽고 있다고 한다. 같은 책을 읽더라도 사람들이 얼마나 다르게 이해하고, 다른 느낌을 가지게 되는지, 그 순간에 직면하며 무수한 다름을 알게 되는 것이 책을 잘 읽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독서 모임의 핵심은 '듣는' 겁니다. 독서 모임에서는 내가 읽은 느낌을 이야기 하자마자 다른 사람이 읽은 느낌을 들어야 합니다. 저렇게도 읽을 수 있구나 하는 놀라운 독후감만이 아니라 어떻게 저런 식으로 읽을 수 있지 싶은 황당한 소감마저 들어야 하지요. 함께 읽는다는 건 그 무수한 독법을 경험하는 것이며 모든 다름에 내 귀를 열어두는 것입니다. 그것이 여럿이 함께 읽는 이유입니다. p62


 나 역시 책을 함께 읽는 경험을 좋아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다름에 직면하면 괴롭다는 기분을 먼저 느끼곤 했다. 왜 저렇게 이해하는거지? 라는 생각이 먼저 들곤 했다. 지금도 나는 사람들과 책을 함께 읽는 모임을 하고 있다. 요즈음의 '다름'에 대한 나의 태도를 평가해 보자면 다름-각자의 경험과 독서 습관 그리고 평소의 생각 등으로 확연히 달라지는-역시 받아들이려는 것이 필요하다고 깨다는 중이랄까. 이제는 그 '다름'이 괴롭게만 느껴지지는 않는다. 때때로 즐겁고 흥미진진한 경험이 되기도 한다.


이 책에서 제일 귀여웠던 대목은 어려운 책은 어떻게 읽을까? 라는 질문과 그에 대한 답으로 제시한 '아무리 어려워도 일단 70쪽까지는 읽는다'는 저자의 처방이었다. 정말 적절하게도 70쪽은 너무 적지도, 너무 많은 것도 아닌 분량이다. 50쪽은 부족하다고 느껴지고 100쪽은 많다고 느껴지는데 70쪽은 (왜 그런지 정확히 설명할 순 없지만) 적절하다. 앞으로 나도 어려운 책을 읽게 될 때 이 방법을 활용해 보려 한다.


그 외에 저자가 제시하는 책읽기 방법을 시도해 볼만한 부분들이 있었다. <고전 읽는 법>에서 제시한 책 읽기의 방법이 그렇다. 나는 최근에 <자본론>을 읽기 시작하면서 저자의 이 방법을 따라해보고 있다. 이런 독서법들도 저자의 이야기에 따르면 그저 쉽게 얻어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책에 쓴 방법들은 모두 제가 삶의 고비마다 안간힘을 쓰며 찾아낸, 제 삶의 고민이 담긴 애틋한 비밀입니다. 그러니까 소중히 여기라는 말이 아니라 그러니까 당신도 당신의 삶을 걸고 당신의 독서법을 찾으라는 얘기입니다. p13


새삼스럽지만 독서의 경험을 누군가 대신할 수는 없다. 그럴 듯한 방법을 안내해 주는 책을 읽더라도 그것을 통해 독서라는 과정을 통과하는 것은 자신의 몫일 수 밖에 없다. 이 책을 독서법에 대한 책으로 쉽게 읽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짧은 책에 속하기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여러가지 생각을 하며 꼼꼼하게 읽었다. 무엇보다 저자의 부드러운 문체와 잘 읽히는 문장이 좋았고 옮겨 적고 싶은 구절들을 많이 만난것도 반가운 일이었다. 앞으로 읽고 싶은 책에 대한 책, 책 읽기에 대한 책의 목록도 덤으로 얻었다.

책은 닫혀 있지만 한 번 열어 책을 읽기 시작하면 항상 하나의 새로운 세계에 닿게 된다. 새로운 책을 읽는 것은 또 하나의 새로운 세계를 만나게 되는 경험이기도 하다. <책 먹는 법>은 독서하는 법을 안내하는 책이기도 했지만, 독서의 사회적 의미에 대해 새삼스레 고민할 수 있는 계기를 준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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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습관의 힘 - 하루 5분 나를 성장시키는
신정철 지음 / 토네이도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메모 습관의 힘], 신정철, TORNADO 

읽은시기: (2016.2.9~2016.2.11/1회독)

메모작성: 2016년 2월 21일 


이 책의 저자인 신정철이 처음 유명해진 것은 2014년 9월 말이라고 한다. <왜 적어야 하나? 2년간 노트를 쓰며 내게 일어난 변화>라는 블로그 포스팅은 많은 이들로부터 '나도 이렇게 해봐야겠다'라는 반응을 불러 일으켰고, 많은 화제가 되었다. 다음 메인에 게재되기도 했다고 한다. 나 역시 2014년 말쯤 저자의 블로그 포스팅을 인상적으로 읽었고,(나는 이 포스팅을 이 시기에 ㅍㅍㅅㅅ에서 보았다.) 필자의 방법을 따라하며 2014년 말부터 노트를 만들어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려고 노력해왔다. 


나 역시 저자처럼 자료나 책을 읽는데 그것이 '나'의 것으로 남지 않는다는 고민이 있었고, 바쁜 와중에 어떻게 공부를 효율적으로 하고 그것을 기록으로 남길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기 시작하던 시기이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메모 습관의 힘>은 저자가 작성했던 두개의 블로그 포스팅 <왜 적어야 하나? 2년간 노트를 쓰며 내게 일어난 변화>와 <회사 생활이 편해지는 업무 노트 습관>의 내용을 확장하여 기술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나는 이 책에서 이야기 하는 방법 중에 책을 읽으며 메모하는 방법을 꾸준히 실행해 온 편이다. 작년 한해 동안 친구들과 진행했던 정치세미나를 하면서, 더불어 작년 공부의 큰 방향이었던 정당정치사를 공부하는 과정에서 이 정리의 방법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올해는 읽는 것을 넘어서 글로 남기는 작업을 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것도 이 책에 나와 있는 내용의 영향이 크다. 사실 일상적으로 책을 읽을 여유나 무엇을 끄적일만한 정신이 없던 것이 재작년까지의 상태였는데 그나마 무엇인가를 읽을 수 있고, 써야 겠다는 생각을 하는 정도까지 안정된 것이 여러모로 이런 습관을 만들려는 노력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개인적인 독서와 메모의 경험을 어떻게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사회적 자원으로 만들 것인가를 안내하는 책이기도 하고, 메모라는 행위를 통해 개인이 어떻게 자신의 의지와 이야기를 발견하고 그를 통해 성장할 수 있는지를 저자의 경험을 통해 설명하는 책이기도 하다. 나 역시 작년부터의 관심은 유익한 습관을 어떻게 형성할 것인가, 불필요한 시간을 어떻게 없애고 절약할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생활을 단순하게 만드는 것이 좀 더 많은 일을 힘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책은 구체적으로 메모를 하는 법과 문구류를 선택하는 법, 아날로그 메모와 디지털 메모를 연동하고 활용하는 법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구체적인 것은 책에 자세히 제시되어 있다. 나로서는 지난 1년간 형성해 온 메모 습관을 어떻게 발전시키고, 이후 또 어떤 활동으로 연결시켜 갈지를 정리하게 해주는 기회가 되었던 독서였다. 앞으로 메모를 하고, 글을 쓰고, 그것을 공유하는 일을 꾸준하게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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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물정의 물리학 - 복잡한 세상을 꿰뚫어 보는 통계물리학의 아름다움
김범준 지음 / 동아시아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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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물정의 물리학], 김범준, 동아시아

읽은시기: (2016.1.5~2016.1.22/1회독) 

메모작성: 2016년 2월 19일 


김범준의 <세상물정의 물리학>을 읽었다. 새해의 목표중에 하나가 과학 분야의 책을 읽고, 공부한다는 것이었는데 시작할 만한 대중서가 없을까 고민하다가 고른 책이다. 과학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2015년 말즈음 하게 되었다. 내가 일하고 있는 '가재울라듸오'의 프로그램중에 '작은것이 아름답다'라는 생태관련 방송을 진행하게 되면서 진행을 하기 위해서는 기본 소양 정도는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이 첫번째 이유이다. 그리고 또 다른 면에서는 그동안 역사와 정치 문학 정도에 치중되어 있던 독서의 분야를 다양하게 확장하고 싶다는 욕구 때문이었다. 읽은 기간이 2주 넘게 걸렸는데 그렇게 읽는데 오래 걸리는 책은 아니고 여러 권의 책을 한꺼번에 읽는 내 버릇 때문이다.  


어쨌든 나에게는 '처음 읽는 과학 책'이었고 '통계물리학'이라는 생소한 분야를 만날 수 있었던 기회였다. 저자가 그간 여러곳에 연재했던 칼럼들을 다시 실었다고 들었다. 사회적, 대중적인 주제를 중심으로 과학적 개념이나 사고, 과학에 대한 생각을 연결 시키는 짧은 글들의 모음이라고 볼수 있다. 이 짧은 글들 중에는 통계를 통해 지역감정의 연원을 추적하는 <누가 지역감정을 만드는가: 그래프로 확인한 영호남이라는 괘씸한 잣대> 다소 이견은 있으나 과학적 실험(혹은 사회적 결정)에 참여하는 사람의 수를 늘리면 그것이 정답이나 옳은 방향에 가까워질 가능성이 높다고 이야기 하는 <개미는 알고 정치인은 모르는 비밀-'집단지성'은 대체로 옳다> 다양한 도시에 있는 프로야구팀의 각각의 이동거리를 최소화하는 문제를 연구한 <프로야구팀 이동거리 차이를 최소화하라-공평한 경기일정표의 비밀, 몬테카를로 방법에 있다.> 한국에서 시대별로 유행했던 여성들의 이름의 연관성을 추적한 <영자의 전성시대, 굳세어라 금순아-네트워크로 본 이름의 유행 변천사>등의 꼭지가 인상적이었다.     


물론 읽으면서 대체 이런 실험은 왜 하는걸까 싶은 실험도 많았고, 우리가 사회적으로 이미합의하고 있는 것들을 객관적으로 증명해내기 해 이루어진 실험의 경우 그 실험 자체가 무용해 보이기도 했지만 (내가 과학 관련 뉴스를 보면서 제일 자주 했던 말은 '대체 왜 저런 하나마나한 결론을 얻기 위해 실험을 하는거야? 라는 질문이었다.) 이후에 이어진 다른 과학 도서의 독서와 이 책에서의 저자의 여러 언급을 통해 객관적인 결과를 확보하는 것 그 자체의 의미와 향후에 사회적으로 이용될 재료로서의 '실험들'에 대해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다소의 과학적 개념에 대한 이해도 도모할 수 있었다. (허나 워낙 문외한이라...) 그리고 언젠가 용어만 들었을 때부터 공부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복잡계 네트워크'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도 얻을 수 있었다. (복잡계 네트워크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공부할 계획이다.) 


나의 이런 이색 연구가 지금이나 앞으로나 일말의 기술적인 응용 가능성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래도 나는 이것도 과학이라고 생각한다. 과학은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대상을 바라보는 '방법'을 의미한다고 믿으니까. 

많은 사람이 과학과 기술을 합쳐 '과학 기술'이라 부른다. 나는 과학은 기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니, 과학은 기술이 아니어야 한다고 믿는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은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위성항법장치GPS 기술을 가능하게 하는 이론적 기반이다.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이론을 연구한 '이유'가 수십년 뒤 GPS에 응용하기 위해서였을까. 많은 과학자로 하여금 매일 설레는 가슴으로 연구실, 실험실로 향하게 만드는 것은 '이걸 연구해 나중에 어떻게 응용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만은 아니다. p154 



모든 학술 용어를 순우리말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처음 물리학을 공부할 때는 뉴턴의 '만유인력'이라고 배웠다. 요즘 강의할 때는 '보편중력'이라는 용어로 바꿔 쓴다. 두 용어 모두 질량이 있는 모든 물체 사이에는 서로 끄는 힘(인력)인 중력이 항상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 다 한자어지만 '만유'라는 단어보다 '보편'이 과학 용어로 더 좋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보편이라는 말은 우리가 일상에서 훨씬 더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단어인 반면, 만유라는 단어는 만유인력 말고는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p200 



통계물리학 분야의 연구자들이 자연계에서 벌어지는 가장 흥미로운 현상으로 여기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저절로 깨지는 대칭성'이라 불리는 것이다. 중력으로 깨지는 사람의 위-아래 대칭성과는 달리, 명확한 외부 원인이 없음에도 사람 심장의 위치처럼 대칭성이 깨져 있는 것을 생각하면 된다. 좀 딱딱한 말로 적자면, 통계 물리학적인 시스템을 기술하는 해밀토니안이나 라그랑지안에는 어떤 대칭성이 확실히 있는데도, 실제 자연에서 관찰하면 대칭성이 깨져 있는 것을 의미한다. pp237-238



 

'세상물정의 물리학'이라는 책 제목이 보여주듯 물리학적 사고와 '사회'의 힘을 연결하려고 하는 '노력'들이 곳곳에 보인다. (내 입장에서는 너무 '노력'처럼 보여 조금 아쉽긴 했지만) 그럼에도 이런 노력은 필요하고, 계속 시도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과학의 대중화라는 측면에서 이런 책들이 더 많이 나와주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이 분야에 생소한 이들이 처음 접하고, 읽어보기에는 적절한 책인 듯 하다. 어쩌다보니 이 책이 2016년에 처음 읽은 책이 되었다. 지금은 이 책에 이어 같은 분야의 이어지는 독서로 빌 브라이슨의 <거의 모든 것의 역사>를 읽고 있다. <세상물정의 물리학>을 처음 읽을 때보다는 좀 더 많은 물리학자의 이름과 실험, 이론에 익숙해지고 있는 중이다. 2016년에 과학분야에서 새롭고 다양한 독서-경험을 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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