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삼관 매혈기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푸른숲 / 200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피는 물보다 진하다.
이것은 가족이 무엇보다도 끈끈하다는 것을 말하는 우리나라 속담이다.
여기 물보다 진한 피를 팔아서 피를 나눈 가족을 부양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 있다.

허삼관매혈기.

도시빈민 허삼관은 충동적으로 피를 팔아 그 돈으로 가정을 이루고 '가장'의 위치에 서게 된다.
또 가장으로서의 역할 궤를 매혈기를 통해서 묘사하고 있다.

피를 나누지 않은 일락이와 가족이 되는법.
자연재해에도 굴하지 않는 법. 
무슨 상황에도 자식을 보호하는 법

마지막으로 어떤 순간에도 가족을 버리지 않는 법이 매혈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피를 팔아 가족을 부양하는, 어떻게 보면 궁상스러운 이 이야기는 절대로 눈물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저 담담하게 자신의 운명을 받아드리고 최선의 노력으로 자신의 가족을 지켜가려는 허삼관의 매혈기는 웃음과 해학으로 가득차 있다.

그래서 웃다보면 눈물이 흐르고,
울다보면 지긋이 미소가 떠오르는..
책을 다 읽고 덮으면 가슴에 응어리진 무언가를 느끼게 하는
가족구성원들의 나눔이라는 가장 원초적이고, 단순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그런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스시의 마법사 - 제3권 머나먼 바닷가
어슐러 K. 르 귄 지음, 이지연, 최준영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3월
평점 :
절판


만약 사람을 죽여서 그 재능을 자신의 것으로 할 수 있다면.. 죽이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난 단연코.. 이 아줌마 르권아줌마 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 
탁월한 식견, 기이한 발상, 아름다운 이야기.
그리고 위의 것들을 모두 아우르는 현명한 주제를 이야기 하고 있다.

어스시 마법사의 최종권 '머나먼 바닷가'도 이런 나의 맹목적 추종을 견고하게 만든 소설이다.

어스시의 마법사는 전형적인 소년성장드라마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모험이 준비된 어린 왕자와 그리고 늙은 마법사.
그리고 통치자를 기다리는 예언.

어린왕자가 늙은 마법사와의 모험을 통해서 예언된 통치자가 될 것이라고 의심할 수 없는
어디선가 한번쯤은 보고 들었을 만한 이야기 구조이다.

그러나 르권의 이야기가 아름답고 뛰어난 이유는
어린왕자가 겪게 된 모험이 외부로 향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어린왕자는 불을 뿜는 용을 퇴치하는 것도 아니고
삶과 죽음의 경계를 휘젓는 못된 마법사를 무찌르지 않는다.

어린왕자는 치기어린 소영웅주의, 스스로와 타인에 대한 의심을 딛고
자연에 동화하는 법과, 우주  질서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결과가 아닌 과정을 통해서 그는 성장한다.

작가가 만들어낸 세상 속 이야기이니 만큼 읽는 시간도 집중력도 필요한 소설이지만,
읽고 나면 하루종일 마음 속에 머무는 묘한 여운을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이첵 필립 K. 딕의 SF걸작선 4
필립 K. 딕 지음, 김소연 옮김 / 집사재 / 2004년 1월
평점 :
품절


딕의 소설의 매력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촌철살인이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짧지만, 명쾌하고 상징적인 그의 소설은 장편보다는 단편이 더 잘어울린다.
(뭐하긴 그의 장편은 딱 하나 "높은 성의 사나이" 밖에는 못봤으니까..)

오우삼 감독이 비둘기를 띄우고 사람을 무진장 죽여대면서 그의 멋진 단편
페이첵을 가지고 영화화했다지만(아.. 헐리우드에서 영화화나 해야지
번역되는 우리나라의 Si-Fi소설의 현실이 슬프기도하지만 말이다)
오우삼의 액션은 필릭 K 딕의 철학적 문제를 담아내기엔 너무 번잡스럽기만 하다.

페이첵은 모두 8편의 소설을 담아내고 있다.

전작 '마이너리티 리포트'나, '죽은자가 무슨 말을'에서 보여진것과 같은 완벽한 반전을 기대하면서 보기엔 이번 작품은 조금 무겁고 진중하다.

이 소실집의 소설들은  대부분 평행우주론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는데..
시간 여행이 가능해진 사회. 혹은 시간 여행이 되어진 사회에서
인간이 되돌아 가고 싶은 과거, 혹은 만들고 싶어하는 미래를 보여주며
과학이 발전하는 사회에서 인간이 지켜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이야기 하고 있다.

보면 볼수록 진짜 촌철살인하는 작가.
무한대로 확장하는 그의 상상력에 고개 숙여 찬미하는 바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구 속 여행 쥘 베른 걸작선 (쥘 베른 컬렉션) 1
쥘 베른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02년 11월
평점 :
절판


다시 읽는 쥘베른의 상상력 찬가.

'잠수함'이라는 개념을 이미 알고 있었던 어린 시절에 읽었던 해저2마리는
나에겐 그저 어드벤처 소설이상이 될 수 없었다. 그것이 얼마나 오래전에
쓰여진 소설인지, 그리고 그 상상력에 찬미하기엔 나이가 너무 어렸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른이 되고 난 쥘 베른의 소설은 거의 환상적이라는 찬사가 어울리만큼
대단한 소설이 아닐 수 없다.
지상과 해저, 그리고 지하 그 속을 헤매이는 그의 소설은 한세기 전에 쓰여졌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뛰어나다. 그의 상상력과 관찰력, 그리고 과학적 지식을
소설에 혼합시키는 기술은 현재의 어떤 Si-Fiction보다도 절묘하기 때문이다.
이 소설, 지구 속 여행은 말 그대로 지구 속의 탐험을 그린 소설이다.

엑셀과 그의 삼촌 리덴브로크가 우연히 발견한 중세의 연금술사의 암호를 통해서
누구도 가보지 못한 지구속을 탐험하는 어드벤처물이다.

그의 어떤 상상력 중 대부분은 '과학'의 힘으로 정복했다.
우리의 식견은 이미 우주를 향해있고, 이제 해저에 터널까지 만들정도로
확장되어 있다.
그러나 아직 그의 상상력 안에 있는 것이 바로 지구속이다.
지구속은 core는 아직도 가보지 못한 미지의 세상일 뿐이다
그런 것을 생각하면서 있는 쥘베른의 지구속 여행은
과학적 지식의 많은 부분은 이런 뛰어난 상상력을 지닌 몽상가들에게
얼마나 빚지고 있는가를 다시한번 깨닫게 한다.


100년전의  Si-Fiction!
그의 상상력에 대해 무한한 찬가를 보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구 끝의 사람들
루이스 세풀베다 지음, 정창 옮김 / 열린책들 / 2003년 8월
평점 :
절판


루이스 세폴베다는 알고 있는 것을 실천한 특이한 경력을 지닌 작가다.
독재에 맞서 싸웠으며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 지금도 열심히 글을 쓴다.

이 책 '지구끝의 사람들'도 그런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테라피니스 호
'땅끝'이라는 특이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 작은 배를 타고
신념과 바다를 지켜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환상적인 모습으로 그려내고 있다.

바다만의 간직한 환상과 비밀.
그것은 바로 더불어 살아가는 자연의 힘이다.
그 자연의 힘은 인간의 이기심에 많이 약해져 있지만
그 힘은 그 힘의 존재를 믿고 있는 사람들의 편이라는 것을
이 책은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의 끝에 루이스 세폴베다는
지구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은 누구인지 우리에게 묻는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법을 깨닫고 자유를 찾아 이동하는 고래인지..
늘 자연을 적대시하며 '개발'이라는 이름의 악을 해하고 있는 사람인지 말이다.

장편이라고 이야기 하기엔 좀 얇은

그러나 그 책의 내용만큼은 두터운, 역시 루이스 세폴베다란 말이 부끄럽지 않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