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떠다니던 물방울들은 공기가 차가워지자 지면으로 내려앉는다. 어디엔가 정착하고 싶다. 안정된 삶이 필요해.

그러나 무엇을 위한 안정?

아침이 되고 해가 떠오르자 자기도 모르게 기화되어버리고마는 몸뚱이는 물방울에게 방랑자가 되게 한다. 다시금 자유를 얻었다.

그러나 무엇을 위한 자유?

떠올랐다, 내려앉는다.
내려앉았다,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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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언어가 생겨나기 전에 모든 것은 하나였다 호랑이이자 사슴이었고 산이자 바다였으며 건축가이자 의사였다 빛이자 어둠이었던 이 모든 개념은 세상의 탄생과 함께 분화되어 다시는 하나가 되지 못한다 사람들의 무의식은 이같이 파편화되기 이전의 총체적인 하나됨의 세상을 기억하고 있고 이것을 절대자 혹은 신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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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반대방향으로 걷고 또 걸어서
도착한 신세계

그러나 그 곳은
다시 출발점이었다

바다와 산과 강을
무던히도 건너서 도착한 곳은
다시 로마였던 것이다

몸을 둥글게 말아올려
발끝을 얼굴로 끌어당겨
김연아의 흉내를 내던 그때에

허리가 부러지고 말았다 와자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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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시간을 공유했고

동감했으며 

충만함을 느꼈다.


이제 자신들의 세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마천루를 건설하기로 결정한다.


한층 한층 쌓여올라갈 때 마다 

희열을 느꼈고 

탑이 완성되었을때

세상의 정점에선 자신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욕망이 현실이 되자 

삶과 죽음은 동의어가 되었고

꿈에서 깨어나는 동시에 

모든 것은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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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수매트의 열기가 몸과 영혼에 균열을 만들어

공기 중으로 흘러나온 내가 방안을 가득 채운다.


나의 의식은 껍데기 뿐인 나를 바라보다가 문득 생각에 빠진다. 

너와 어울리는 행동을 해야해, 타인이 너를 바라보며 기대하는 행동 양식을.

너는 고양이 울음소리를 흉내내고 있어.


그래, 나는 한마리의 견공.

개는 짖어야한다.

꼬리를 흔들며 주인을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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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gore 2013-02-11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훌륭한데!

일개미 2013-02-11 02:17   좋아요 0 | URL
ㅋㅋㅋ너무 동감하면 슬픈건데